왜 이런 주장이 나오는지 이해하기 위해, 앞에서 이야기한 이중 슬릿 실험을 다시 생각해 보자. 또 이중 슬릿? 자, 미리 말해두겠는데 이중 슬릿은 양자 역학의 알파요 오메가다. 이중 슬릿 없는 양자역학은 맥주 없는 독일, 카레 없는 인도, 김치 없는 한국과 비슷하다. - P44
자, 사기가 아니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시라. 사진을 보면 전사는 왼쪽 또는 오른쪽, 분명 하나의 구멍만을 지난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이중 슬릿 실험을 하면 스크린에는 2개의 줄무늬가 생긴다. 입자니까 하나의 구멍만을 지나고, 따라서 입자의 성질인 2개의 줄무늬가 생긴다. 여기에 모순이라고는 전혀 없다. 그렇다면여태 떠들어 대던 여러 개의 줄무늬는 뭐냐고? 여러 개의 줄무늬를얻으려면 사진 찍기를 중단해야 한다. 과학적인 용어로 하자면, 측정을 중단해야 한다. - P45
실험 결과를 보면 전자가 마치 의식을 가진 생명체처럼 보인다. 누군가 자신을 관측하면 입자와 같이 행동하고, 관측하지 않으면파동과 같이 2개의 구멍을 동시에 지나 버린다는 것이다. 전자는 원자의 일부분이다. 원자는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다. 그런데 이 최소
단위의 일부가 ‘뇌‘를 가지고 있다고? 이건 진짜 말도 안 된다. 측정이라는 것이 뭔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보는 것이무슨 대단한 일이랴. - P46
하지만 뉴턴은 천상계와 지상계가 하나의 법칙으로 기술된다고생각했다. 사과는 땅으로 떨어지는데 달은 왜 안 떨어질까? 이미 2강에서 설명한 것처럼, 달도 지구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상의 달은 지상의 사과와 마찬가지로 떨어지고 있다. 다만 땅에 닿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지상계와 천상계는 하나가 되었다. - P49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원자는 양자 역학적으로 행동할 수 있으니 A와 B의 중첩 상태, 그러니까 A이면서 동시에 B일 수 있다. 독약병이 멀쩡하면서 동시에 깨져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고양이도 살았으면서 동시에 죽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원자는 미시 세계에 속하니까 그렇다 쳐도 고양이는거시 세계에 속하는 존재 아닌가? 고양이는 절대 이럴 수 없다. 그렇다면 독약병도 이럴 수 없고, 원자도 이럴 수 없다. 즉 중첩 상태는 존재할 수 없다. 양자 역학은 틀렸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슈뢰딩거고양이의 역설이다. -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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