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읽는 습관 - 모든 기획의 시작 좋은 습관 시리즈 4
김선주.안현정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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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초유의 사태로 인해 사회 각 전반에 대한 트렌드 변화를 알리는 언론 매체의 기사를 시시각각 전해 듣고 있는 요즘이다. 몇 달 전에 비하면 그나마 움직임이 좀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문제가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의 모임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공연 실황을 유투브로 보여준다는 기사도 눈에 띄어서 세상이 변화하고 있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이러한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지 못했던 만큼 일상에서 트렌드를 읽는 습관을 알려준다는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하얀 표지의 심플한 디자인이 시선을 끌었다. ‘좋은습관연구소의 네 번째 책이다.

 

 저자 김선주, 안현정은 현재 트렌드 전문 컨설팅 펌인 COA컨설팅의 대표와 파트너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역시 공저로 트렌드 와칭, 마켓센싱하라, 트렌드 코드에서 비즈니스 기회 찾기가 있다. 저자는 트렌드 읽기를 주로 비즈니스 활용에 중점을 두어 연구했기 때문에 일시적 이벤트성으로 생각했지만 습관처럼 매일 해야 하는 일상적인 일로 생각의 전환을 하면서 집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구성은 1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 2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3트렌드를 비즈니스로 연결하기세 가지를 다루고 있다. 더 읽기코너에서는 트렌드 읽기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나 팁을 깊이 있게 알려주고 있다. 어렵지 않고 쉽게 읽혀서 좋았고, 접한 적은 있지만 모호했던 용어들을 검색해 보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1부 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

 

 먼저 트렌드, 패드, 마이크로트렌드, 메가트렌드 등의 용어에 대해 먼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또 트렌드를 읽을 때 트리거(trigger)와 배리어(barrier)가 될 수 있는 거시 환경 요인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자는 트렌드를 폭발적으로 확산시키는 방아쇠(trigger)역할을 하거나 반대로 성장을 멈추고 지연시키는 장벽(barrier)의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는 트렌드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또 트렌드의 중요한 특징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생성, 성장, 쇠퇴의 과정을 거치므로, 주목하는 트렌드가 있다면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트렌드의 사전적 정의는 장기간에 걸친 성장, 정체, 후퇴 등의 변동 경향으로 5~10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유행하는 것을 말한다. 패드(Fad)For A Day의 약자로 지속되는 시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식품 업계에서 핫한 트렌드였던 흑당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시간의 경과에 따라 트렌드로 발전할 수도 있고 패드 상태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몇 달 전 흑당이 주방에 놓여 있어 뭔가 했는데 작은 아이가 사왔다는 걸 알았다. 음악을 하는 아들이 새로운 식품에 은근히 관심이 많다. 자주 밖에 나가고 다양한 정보에 많이 노출되어서 그런가.

 

 마이크로트렌드((Microtrends)5~10년 지속되는 유행이지만 더 좁은 대상을 상대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마지막으로 메가트렌드(Megatrends)는 미국의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n Naisbitt)가 동명의 저서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라고 하며, 어떤 현상 혹은 변화가 특정한 영역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전체로 퍼져 정치, 경제, 문화 등으로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인공지능이나 사물 인터넷, 1인 가구의 증대, 고령화 등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현재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코로나19도 메가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2부 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2부에서는 사람, 매장 거리 모습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장소에서 일상의 트렌드를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뜨는 거리, 핫 플레이스, 전시회, 박람회, 대형 서점, 친인척 집 방문, 다양한 네트워크, SNS 활용, 뉴스 구독 서비스까지 다양한 경로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트렌드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나가는 태도에 달려있지 않을까 한다. 나와는 관련 없다고 단정 짓는 것 보다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내가 속한 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생각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

 

 대형서점은 트렌드의 집합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로웠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유명한 도쿄 구상이야기다. 역시 신간이며 베스트셀러 목록이라면 변화의 흐름을 살피며 신사업을 구상하는 것이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2년 전 도쿄 여행을 갔다가 들렀던 긴자식스의 츠타야 서점에서 보았던 광경이 떠오른다. 수많은 책들이 쌓여있는 것만 해도 웅장하고 눈부실 지경인데, 서점 한 가운데서 명품 경매가 행해지고 있었다. 책만 있는 서점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뭔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는 등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는 변화의 흐름이 느껴졌다. 대형 서점이 트렌드의 집합체라는 말에 수긍하게 되는 이유다.

 

3부 트렌드 비즈니스로 연결하기

 

 이렇게 트렌드를 읽기 위한 4가지 질문의 내용을 알고 12가지 습관을 배웠다면 이제는 내 일의 관점으로 주관화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트렌드를 재빨리 포착했다면 내가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는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트렌드 주관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념 이해보다 트렌드의 원인이 되는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덧붙이자면 해당 트렌드가 어떤 이유로 나타났고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 이해가 될 때 해당 트렌드를 우리 업에 접목시킬 주관화와 연결고리도 쉽게 찾을 수 있’(P153)다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트렌드라는 속성을 볼 때 새롭고 독특한 것이 아니면 시선을 모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익숙한 것만을 연결 짓는 것보다는 관련 없는 산업의 트렌드까지도 함께 가져와서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어제 1인 가구가 600만 시대라는 뉴스 기사를 보았다. 가족과 가정이라는 개념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놓았다고 할 수 있을까. 수많은 트렌드 변화는 이미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도 수많은 형태의 비즈니스 아이템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 일상에서 트렌드를 읽는 12가지 습관 중 단 몇 가지라도 연습을 해보고, 실천할 수 있다면 누구보다 먼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트렌드의 사업화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조직의 협조와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트렌드 변화(Why)가 있었는지 명확하게 했다고 해도 누가, 어느 조직(Who)에서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다면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출해 낸 트렌드로 성공 비즈니스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역량과 조직 내 구성원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다.

 

 트렌드가 확산되고 그에 반하는 역 트렌드가 발생하는데 인간 심리가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코로나 19는 이미 우리의 많은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비접촉을 의미하는 언택트는 온라인 구매부터 재택근무, 화상 회의, 온라인 교육, 원격 의료 등 사회 전반에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에 있다. 꼭 마케팅과 비즈니스가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면 여러 가지 상황에 적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전보다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겠고, 일상적으로 거리를 다니더라도 좀 다른 풍경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시선에서 새로운 기획을 얻고 싶은 직장인이나 트렌드 변화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연결할 수 있을까 궁금한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침묵의 언어'를 살피는 것이야말로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서로 오해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P104)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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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기로 했다 - 내 주머니에 꽂은 빨대처리법
김종삼 지음 / 스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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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책의 제목을 보고 심리학 관련 책인가 했는데 소개를 보니 대한민국 최고 시스템전문가의 생활진단&문제해결을 다룬 이야기였다. 그 아래의 당신은 누군가에게 끌려다니고 있다!는 문장이 비로소 와 닿기 시작했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군에서 시스템 장교로 근무했으며 이 경험으로 사회시스템전문가로서 30여 년간 강의와 저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한다. 냉장고 속 이야기부터 4대강까지 개인적인 생활패턴의 모습은 물론 각종 국가정책의 부조리한 일면을 속속들이 이야기한다. 과연 사회시스템전문가라는 명함에 걸맞게 구석구석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폐해를 읽어내는 직업이구나, 실감했다. 소설도 아닌데 공감을 자아내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속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던 내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꾸준히 출판되고 있는 책 미니멀리즘도 떠올리게 했다. 여기에 이 책은 개인만이 아니라 사회, 국가가 좀 더 잘 살고 효율적인 시스템이 되려면 각자의 현명한 판단과 그 총합체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너머 사회라는 세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함은 당연할 것이다. 풍족한 물자와 문명의 이기로 더욱 편리해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누구나가 힘들다는 세상이다. 우선은 를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스스로 진단해 보고 그 시선을 주변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는 한층 발전하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자본주의의 한 가운데를 사는 우리는 홍수처럼 밀려드는 광고에 현혹당하고 세뇌당하며 살고 있다. 갖고 싶어서 꼭 필요해서이기도 하지만 필요이상의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당신을 위한 상품은 없다 2장 끌려다니지 않기

3장 한쪽만 보다가는 많은 것을 잃는다 4장 그들이 만든 세상


 기업과 삶, 업자와 기득권에 끌려다니는 우리네 삶의 모습을 하나하나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맨 처음 삶을 힘들게 하는 다섯 가지는 대부분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5천만 개의 빨대가 되는 통신비, 안 내도 되는 보험료를 몇 개씩 내고 있으며, 할부, 세금, 기름값 등, 아파트 대출금, 학원비 등 어느 가정에서든 고정지출 항목이 된 지 오래다. 열 가지를 가지면 열 가지 걱정이 있다고 했다. 한번 문명의 이기와 편리함에 발을 들이게 되면 거기서 헤어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조금씩 줄이고 잘라내는 결단이 지갑을 두둑하게 할 것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끌어당기기 쉬운 대상>

청소년

노인

전업주부

할 일 없는 사람(P28)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호시탐탐 노리는 자들이 있다. 현란한 광고로 유혹하고 보이스피싱으로 함정에 빠뜨리기도 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냉장고를 구하라.

 이건 무척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 마트가 멀리 떨어져 냉장고가 꼭 필요한 미국의 생활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험의 사례에서 냉장고 안에 쌓여있던 각종 식품들이 40여 일분이나 된다니 놀랍고도 웃음이 난다. 남의 이야기만이 아닌 것 같다. 오래전에 냉장고를 청소하느라 모두 바닥에 꺼내 놓았는데 좀 보태면 1톤 트럭의 양은 되겠다 싶어서 기겁을 했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겁이 나서 다 들어내지 않고 부분적으로 정리하고 청소를 한다. 제발 버릴 것 버리고 정리를 해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주어야겠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우리가 저녁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빵집, 양조장 주인들이 관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소비자의 현명한 판단과 스스로 삶을 관리하는 주체성을 잃지 않을 때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끌려다니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언젠가부터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꿈을 꾸게 되었다. 전에 어떤 배우의 여러분~ 부자되세요~ 라는 멘트가 금세 떠오를 정도다. 잘 살기 위해서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공부해서 취업에 성공하여 직장에 다니지만 모두들 힘들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행복할 거야, 로 위안을 삼으며 일상을 기계처럼 반복한다. 어떤 사람이 영국의 심리학자 다니엘 레틀의 말을 인용하여 미래에 얼마나 그 사람이 행복할지 정확하게 아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그것은 지금 그 사람이 행복하냐에 따라 미래의 행복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지금 행복해야 나중에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많은 책에서 회자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몰입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이다. 행복은 돈(Rich)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삶(Well Being)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던 그의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높고 큰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라도 자신의 힘으로 달성하여 소소한 기쁨을 자주 맛볼 때 행복은 배가될 것이다.


 빠르고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골목길이 사라졌다. 넓고 확 트인 도로 신식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는 정말 삭막하기만 하다. 어쩌면 가는 곳마다 그렇게 신도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산과 논밭이 파헤쳐져 있는지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이래서는 무엇을 보겠다고 관광객들이 올까 싶다. 고속철이 생기고 새로운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기존에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지역이 매몰되는 현상을 보았다. 4대강 사업으로 수천억을 들이고 강은 죽어가고 있다.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방식과 업적주의에 끌려다닌 결과라는 것이다. 정치인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천문학적인 손해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결국은 국민의 혈세로 충당하게 되니 피폐한 삶의 연속이 아닌가 싶다.


 철도의 원조국인 영국이 아직도 고속철도가 없다는 것에 놀랐다. 김해시는 경전철을 도입하여 하루 2억 원씩 손해를 보고 운행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가 70%의 비용을 지원하는 지하철에 비해 경전철은 100% 전액을 지방예산으로 건설한단다. 모든 운행 시스템을 새로 갖추어야 하니 부대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자전거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창원시의 경우도 이용객이 줄어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호주의 신도시 캔버라를 벤치마킹했다는데 자동차 도시답게 전국에서 유일한 골목이 없는 도시이기도 하단다. 이런 사례가 모두 기득권의 이익과 업자들의 이익을 남겨주었음은 물론이다.


 어린 시절 뛰어 놀던 추억이 서려있는 골목이 없어진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최소한의 골목을 보존하여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풍광에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 일본의 경우를 보면 부럽기만 하다. 길을 만들고 도시를 건설하는 정책에서 함께 하는 문화를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편익을 도모하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례 중에서도 다행으로 생각된 것은 람사르가 인정하는 습지 순천만의 경우였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시장이 선출되면서 오염되어 죽어가는, 쓸모없는 이곳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순천만 국가정원이 만들어졌다 한다. 그저 편하고 속도만을 중점으로 하지 않는 함께 살아가고 숨 쉬는 공간, 나중에는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을 대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고심한다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놓고 애물단지가 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개인적으로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단순한 삶을 추구해야 할 것이고,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서는 업자들, 정치인들에게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회의 구석구석의 모습을 매의 눈으로 바라본 저자 덕분에 우리가 사는 사회, 정치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착실하게 세금을 내고 있지만 그것이 어디로 사용되는지 관심도 없었던 무관심을 반성하게 되었다.

 “도덕적인 가치관이 없고, 물질의 욕망이 가득한 사람들을 다스리기가 가장 쉽다.”(P66)고 했던 한비자나 마키아벨리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정치는 물론이고 물건을 팔기에도 한국처럼 좋은 나라가 없다는데, 더 이상 호갱이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의 공간을 단순하고 쾌적하게 정돈하고 싶어졌다. 개인의 생활 진단의 문제해결, 나아가 사회 현상을 읽어내는 시스템전문가의 이야기는 심플한 삶과 주체적인 삶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조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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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없는 평생직장 편의점으로 먹고살기 - (창업11년차 점주가 알려주는 편의점 경영의 모든 것 먹고살기 시리즈
한상우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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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해서 나는 편의점과 친하지는 않다. 하지만 24시간 영업을 모토로 하는 이용의 편리성 면에서 우리 주변에 자주 눈에 띄는 친숙한 존재이기도 하다. 사회 초년생들이 처음 알바를 하게 되는 곳이 편의점이고, 일본의 소설편의점 인간이 아쿠타가와 상 수상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친밀한 장소가 된 듯하다.(이건 내 생각) 그렇다고 그 공간이 문학으로 표현된 것처럼 낭만적인 공간은 아닐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루하루의 시간을 보내면서 온갖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공간이니만큼 또 하나의 전쟁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대기업의 백화점에서 영업 및 관리 본부장을 지내다가 50대 초반에 직장을 그만두고 의류업 등 사업을 두 번 말아먹고 편의점을 만나 고군분투하여 운영 10년 만에 연 매출 9억을 돌파하며 세븐일레븐 가맹점 중 평당 매출 1위를 달성하였다. 결코 쉬운 일로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시스템화 된 직장이든 자영업이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서툴렀지만 실패를 교훈삼아 성공하려는 강력한 의지가 그런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하나의 점포로 연 매출 9억을 달성하다니 대단하고 경이롭게 느껴졌다. 외국인과 관광객이 많은 부산에 소재하고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였을까. 그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60대가 된 지금 대기업 중견간부 연봉 정도로 안정된 생활을 이루었고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취업 준비생이나 자영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재능기부도 하는 등 동양학 공부와 색소폰을 즐기는 청춘으로 살고 있다는 저자. 은퇴 없는 직장이라는 자신의 일터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넘쳐흘렀다. 역시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성공인의 포스도 대단하다.

 

1. 퇴직 후 도전한 편의점 창업

2. 가맹점 계약 및 입지 선정

3. 개점을 전후해서 해야 할 일들

4. 매장 운영 실무

5. 매출 업up 판매 전략

6. 이윤 업up 판매 전략

7. 고객 늘리는 노하우

8. 직원 관리 노하우

9. 본사와 협력하기

10. 자영업을 꿈꾸는 분들게

이러한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참으로 많은 편의점이 눈에 띈다. 회사별로 브랜드 가맹점이 있다 보니 경쟁도 심할 것 같은데 문 닫은 편의점은 없고 새 건물만 생기면 어김없이 편의점 하나씩은 입점해 있다. 요즘 같으면 최저시급이 인상되어 많은 자영업자들이 울상이라는 기사가 얼른 생각이 난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많은 편의점이 생겨나는 걸까.

 

편의점이라는 창업 아이템이 유리한 이유를 들고 있다.

1. 경험이 없어도 운영이 가능하다.

2. 투자비가 적게 든다.

3. 연평균 수입액을 예측할 수가 있어 안정적 수입을 얻을 수 있다.

4. 신상품의 공급이 원활하다.

5. 여러 곳의 다점포 운영이 가능하다.

6. 투잡을 할 수 있다. 

 

 개인 편의점과 가맹 편의점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보여준다.

 

보통 초기 창업자나 은퇴자가 창업 직종으로 많이 선택하는 것이 프랜차이즈 가맹 편의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1. 깔끔해 보인다.

2. 실패 리스크가 적어 보인다.

3. 경험 없이도 운영할 거 같다.

4. 알바만 투입하면 24시간 잘 돌아갈 것 같다.

5. 투자비가 적어 보인다.

6. 인지도 있는 대기업 가맹점이라 신뢰감이 간다.

 

 이 항목은 무조건 믿기보다는 잘 검토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현장에서 아르바이트 경험도 해보고 각오를 단단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업무에 쉬워 보이지만 근처에 동종 업종이 생기기만 하면 매출이 반토막 날 수도 있으니 위치 선점이 가장 중요함은 물론이다.

 

가맹 편의점 창업 절차

<창업 FLOW>

현장 체험(판매 경험)2. 가맹 브랜드 조사3. 지역 선택4. 상권 분석5. 입지 및 점포 위치 선정6. 점포 앞 유동 인구 분석7. 자금 계획 수립8. 가맹 계약9. 인테리어 공사10. 개점 행사11. 중간 점검(월간, 연간 매출 분석) M/D 개편

 

 이 절차에서 중요한 것은 창업 전에 현장 판매 경험을 꼭 해보라는 조언이다. 개인 편의점을 할 것인지 편의점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것인지 결정하고 지역은 집에서 가까울수록 좋다. 알바가 갑자기 안 나오거나 긴급한 일이 발생할 때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권 분석에 있어서는 본사의 안내나 소상공인 지원 센터 홈페이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인구 분석은 오전, 오후, 야간, 주말 등 시간대를 달리하면서 살펴서 그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계약을 위한 자금 계획에서는 자기 자본을 70~80%로 창업비용으로 활용하며 별도의 여유 자금을 갖추는 것이 좋다.

 

 가맹 계약을 할 때는 가맹 본사마다 계약 조건의 차이가 있지만 다음의 것은 특히 체크해 봐야 한다.

점포 운영 타입

주요 계약 조건: 계약 기간, 본사 지원 항목, 영업시간

이익금 배분율

가맹 본사별 장단점 비교

 

 인테리어 공사까지 마치면 이제는 매장 운영 실전에 들어간다.

저자는 아내와 함께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업무 분담을 하고 직원이 갑자기 안 나오거나 긴급할 때 대체함으로써 내실 있는 편의점 운영으로 성공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상품 준비다. 필수 상품, 신상품, 자신의 상권에 맞는 상품들을 골라서 발주해야 한다. 편의점 업무를 떠올리면 단순한 과자나 인스턴트식품만 떠올랐는데 업무가 꽤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물건이 없어서 손님이 그냥 돌아갈 때라고 하는데, ‘공급이 수요를 창출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알바 구하기, 미성년자 가리기, 진상 고객 대처하기 등 편의점의 애로점에 대해 알려준다. 특히 미성년자에게 술이나 담배를 팔았다가는 범법자가 되고 판매금치 처분을 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판매 부진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편의점도 많을 것이다. 경영주가 좋아하는 상품 위주로 발주하거나 오픈 때 상품 위치가 몇 년이 지나고 변동이 없다거나 폐기 상품 등 판매 직원들 때문에 속을 썩는 경우 등이다. 여러 가지 사정이 복합되면 당연히 매출도 떨어지고 힘들어지기 때문에 의욕을 상실 할 수도 있다.

 

영혼 담은 인사보다 좋은 접객은 없다

1. 진솔함이 담긴 목소리로 인사하기

2. 인사법은 고객에,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하기

3. 가급적 힘차고 활기차게 인사히기

4. 가벼운 유머 인사말 하기

5. 혼이 들어간 인사하기

 

 매출 증가 이윤 증가를 위한 판매 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다양한 행사 상품으로 가격 저항을 피하고 진열을 바꾸는 노력, 주 고객의 눈높이에 맞게 진열 하는 세심함을 기울여야 한다. 박리다매(薄利多賣)보다는 고()마진 상품으로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마진이 낮은데 상대적으로 매출이 높으면 소득세 기준이 높아져서 종합소득세가 높게 부과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변화의 흐름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혼족들이 늘어나는 추세의 변화에 맞추어 간편식 코너를 늘리거나 객단가를 높이는 노력, 단체 고객을 늘리기 위해 찾아가는 발품 등을 통해서 이윤을 높이고 단골 고객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단골손님이 찾는 상품을 기억하는 것은 단골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가 성공의 관건이 아닌가 싶다. 판매 사원이 매출을 좌우한다는 것을 볼 때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보듬고 위해 줄 때 좋은 이미지의 점포를 만들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본사 매니저를 가까이해서 상품 정보를 얻고 판매 전략을 세우는 등 매니저와 소통을 잘 하는 점포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과연 언뜻 보기에 쉬워 보였지만 나름의 노력 없이는 매출 1위 달성이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1등은 둘이 될 수 없으니까. 1위가 아니라도 자신의 직장에서 긍지를 갖고 행복한 마음으로 가계를 꾸려갈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편의점 예찬으로 가득하다. 잃어보기도 하고 다시 우뚝 일어섰으니 그 자부심만으로도 행복할 듯하다. 자신의 가게를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유용하고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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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때려치우고 인생가게로 먹고살기 - 돈 없어도 음식 못해도 장사로 살아남는 소자본 창업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김도현 지음 / 바른번역(왓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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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제목에서부터 벌써 창업이라는 냄새가 진하게 느껴진다. 나는 영업과 장사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삼성맨 이었던 사람이 어떻게 장사라는 길에 들어섰을까 궁금했고, 한편으론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만의 가게를 막연하게라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는 공감에서였다. 정말 막연하게 그런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전에 일드를 본 적이 있는데, 출판사 편집자로 오랫동안 일을 하던 주인공 여성이 어머니의 가업을 이어받아 조그만 가게에서 빵과 수프를 파는 모습이 아기자기하고 편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미소 짓는 모습,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파스텔톤의 커튼이 나부끼는 모습이 참 평화로워서 좋아 보였다.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하게 되면 그런 낭만 같은 건 생각할 틈도 없을 것이다. 뭐든지 좀 된다하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경쟁에 치어 스트레스를 받고 급기야는 문을 닫게 되는 현실을 보게 된다. 아이템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만의 자영업을 한다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수없이 목격한다. 직장인으로서 시키는 일만 하다가 그 분야에 대한 진지한 공부도 하지 않고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팔십 퍼센트 이상이라고 한다. 손해를 줄이고 알찬 결실을 이루려면 사전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 유학을 하고 LA에서도 다년간 직장생활을 했으며 국내 대기업을 다니다가 가족 몰래 때려치우고 장사의 길에 들어선지 12년째라고 한다. 경영학 공부 10년과 12년의 경험과 노하우가 모두 들어있는 책이다.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심자로서 장사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프랜차이즈 창업, 자기만의 독립 점포 창업, 세 번째 가게를 오픈하면서 다점 경영 도전 등 에피소드와 실수담 등 성공하기 위한 전략들을 재미있게 풀어놓았다. 구수한 입담에 어렵지 않은 내용이 술술 읽힌다. 각 장 끝에는 실천 노하우가 있고 본문의 내용을 창업노트로 정리하여 되새김을 해준다. 인생 가게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 단순하게 잠깐 동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평생 동안 편안하게 일 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든다는 정신이 느껴졌다. 잘 일구어놓은 가게는 자녀의 취업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니 멋지지 않을 수 없다.

 

내용의 핵심을 정리해 놓은 '창업노트' 코너에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깨알 팁이 가득이다.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전업작가가 되기 전까지는 자영업자였다.

하루키가 재즈카페를 운영했던 에피소드가 나와있어 흥미롭다.

 

 일전에 자신의 책방을 차리기 위해 일본 도쿄의 서점 탐방을 한 책을 읽었는데, 여기서도 일본 이야기가 나올 줄이야... 일본인 아내를 둔 저자는 일본의 많은 선술집 등을 찾아가 직접 요리를 배우고 그릇이라든가 가게의 분위기에 맞는 기구를 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역시 발품을 팔아서 현장의 분위기를 익히고 고객층의 수요 등 전반적인 것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어떤 아이템이 잘된다고 무작정 따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시키는 일만 하는 직장인과 달리 인사관리, 매장관리, 홍보, 세금 문제 등 하나에서 열까지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의 맛은 기본으로 깔아줘야 하고 점포의 분위기, 인테리어, 상권분석 등 신경을 써야 할 게 정말 많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공부도 하지 않고 시작했다가 3년 안에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니 안타까웠다. 정보수집과 현장 탐방을 통한 공부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되었다.

 

 오뎅바를 운영하다가 두 번째 가게 꼬치구이, 세 번째 추억의 정통 포장마차까지 그야말로 자금조달부터 어렵게 시작하여 세 가게의 어엿한 사장이 되고 이렇게 그 노하우를 책으로 냈다면 성공한 셈 이지 않을까. 이젠 창업하려는 사람들을 행복한 인생 가게를 할 수 있도록 코치하는 일을 꿈꾸고 있단다. 책값 16천원 투자해서 16천만 원 절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 그만큼 직장인에서 그가 말하는 장사맨으로 산전수전 겪으며 세 가게 모두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노하우이니 만큼 자신감과 자부심을 얻었을 터다. 무언가 자신만의 가게를 해보고 싶은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아이템은 다르더라도 창업을 위한 과정은 거의 비슷할 것이니 유용한 정보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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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금난새 -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금난새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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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왜냐하면 꽤 오래 전 드라마를 통해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어가는 지휘자의 세계를 알았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 (배우 김명민분)가 단원들과 하는 연습에서 얼마나 까칠하게 굴었던지. 완벽을 기하는 지휘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 하나는 일드 <노다메 카타빌레>에서도 치아키라는 천재 지휘자가 나온다. 그들은 모두 열정적인 완벽주의자이며 내뿜는 카리스마는 대단했었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의 힘으로 아름답고 조화로운 화음을 연출하는 광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었다.


 이 책의 저자 금난새는 까칠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웃음과 행복을 예찬하는 그의 태도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무뚝뚝하다는 말, 많이 한다. 잘 웃지 않는 문화는 음악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고 한다. 긴장으로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이런 모습은 나라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인 남동생이 몇 년 전 프랑스에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다. 각국의 공무원들이 모여서 만찬을 하며 흥겨운 자리를 가졌다. 유럽 사람들은 그 분위기에 잘 어울려 즐기는데 유독 한국인과 일본인은 막대기처럼 뻣뻣하고 어색해 하더란다. 클래식은 서양에서 들어왔는데, 그것을 즐기는 우리는 본고장의 음악답게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할까. 슬플 때는 슬퍼하더라도 기쁠 때는 확실하게 즐기는 그들이 정말 부럽다. 감정표현에 충실함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참 많았다.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그것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아서 음악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보다는 부모의 권유로 음악을 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그러니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는 거지. 무대에 설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연주를 제안하면 그것을 엄마하고 상의를 해봐야 한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그런 기회를 포착할 수도 없는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게으른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못 이기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이 생각난다. 본인은 별로 마음이 없는데 겉멋으로 음악 교육을 시키는 것은 가정에서도 국가적으로도 커다란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음악을 한다는 건 음악에 미치는 일입니다.’(p34) 다른 이유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해야 만이 흥과 끼가 넘치고 즐거움의 에너지로 주변에 활력을 주는 것이다.

청와대, 시장, 덕수궁, 천막 극장에서 등 장소를 불문하고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오케스트라, 정말 멋지다. 모두 어우러져 화합하는 풍경이 그려진다. 정장차림이 아닌, 반바지 차림으로도 누구나 분위기에 젖어드는 흥겨운 잔치의 장면이었다.


 서울예고 교장, 성남시립예술단 총감독, 한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CEO로 종횡무진하는 지휘자 금난새는 아직도 지휘봉을 들고 무대에 설 때마다 두근거림으로 설렌다고 한다. 그 비결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음악에 몰입한 지 50년이란다. 평범한 우리도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 기쁨과 행복은 보장되지 않을까. 음악의 현장에서 많은 청중들과 만나면서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유쾌하게 들려준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이면서도 결코 명예와 권위로 무장하지 않았다. 친근하고 소탈함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 이런 진정한 예술인이 있어서 얼마나 행운인가 싶다. 세상에 음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사랑에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음악이야말로 국경이 없다.


 모든 것을 청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하고 공연하는 서비스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CEO의 자세가 아닐까. 다른 이유 없이 오로지 청중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원래는 유럽에서 음악활동을 펼칠 생각이었지만,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총감독이자 카라얀 콩쿠르 심사 위원장이었던 슈트레제만 박사의 조언에 따라 국내를 무대로 전환했다고 한다. 음악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다. 음악가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 쉽고 친절한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해설은 음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재미를 선사해 준다. 예술은 물론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핵심은 ‘상상력’이라는 말에 여운이 남는다. 멜로디의 기본 윤곽을 토대로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변주곡, 삶과 경영은 끝없는 변주곡이라는 말이. 클래식 음악계의 스티브 잡스 CEO 금난새의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 세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연민, 음악 인생의 이야기는 유쾌한 웃음과 감동이 멈추질 않는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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