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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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부터 <씨네21>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는 저자 이다혜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여러 매체엣 진행한 글쓰기와 말하기 강좌들이 이 책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부터 자신의 글쓰기를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좋겠다. 쓰고 싶은데 막상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시작하고 보고 읽은 것에 대해 쓰는 연습, 에세이스트가 되는 방법 등 실용적인 글쓰기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그 중 소재 발전시키기 방법이 신선했다. 소재 발전시키기의 예로 I Remember 나는 기억한다,~ 는 조 브레이너드가 발견한 기억과 글쓰기에 시동을 거는 주문이라고 한다.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글쓰기 강습에 활용되었다는데 기억을 소환시켜 글쓰기를 하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쓰는 방법도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를 하곤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 일에 대해 반추하면서 앞으로 계획을 다지는 동기부여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운동처럼 꾸준히 하면 당연히 글쓰기 실력도 늘 것이다. 글쓰기를 하는 장소, 시간 정하기, 음악 고르기, 손 씻기, 향초 켜기, 청소하기 등 다양한 루틴이 있는데 마감이야말로 글을 업으로 사람들이 가장 큰 도움을 받는 루틴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글쓰기에 있어 나의 루틴은 무엇이 있을까. 아직은 글쓰기라고 해야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다. 글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일기처럼 메모를 하고 이 리뷰를 잘 써 보자는 나름의 나를 위한 응원 같은 말을 적고 나서 시작한다. 쓰다가 좀 막힌다거나 하면 산책을 하기도 하고 눈을 좀 쉬기도 하면서 사이를 두었다가 다시 쓴다.

 

 리뷰를 쓸 때 그 대상에 대한 첫인상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나왔다검색하기 전에 기록을 남기는 것과 의 경험이 반영된 리뷰가 리뷰 쓰기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했다. 대체로 나도 이런 조언처럼 쓰고 있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첫인상은 사람을 만날 때도 중요하지만 글의 도입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처음에서 잘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야 글 전체를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영화 리뷰 쓰기는 작품이 주는 인상을 생각해야 하므로 내용을 적어 두기를 권하고 있다.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고 어디까지 쓸까를 염두에 두면서 작품과 관련된 글을 찾아 읽을 때 정보가 있는 인터뷰 글이 좋다고 한다.

 

 무엇이든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남자가 42일간의 가택연금을 받아 방 안에서 꼼짝 못하게 되었는데 <내 방을 여행하는 방법>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어떤 상황이든 제대로 직시한 채 살아간다면 밖으로 향하는 문은 열리기 마련이라는 것을.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퇴고만큼 친숙한 단어도 없을 것이다. 퇴고는 공산품 제작과정으로 예들 들자면 최종 검수 작업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서는 남의 시선으로 읽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편집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여러 개 접한 적이 있는데 단행본인가 일간지와 주간지, 월간지와 격월간지인가에 따라 각 편집자, 편집기자, 에디터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편집자를 꿈꾸는 신입사원이 교열부의 직무를 맡게 된 일드를 본 적이 있다. 맞춤법 교정은 물론 사실 확인을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거나 작가를 만나는 등 그런 장면이 나와서 흥미로웠었다. 그런 열정과 노력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구나 싶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따로 있어 전문화되어 있는 영미권 출판문화와 달리 한국의 경우는 믿을 수 있는 편집자를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이런 현실을 보면 내가 쓴 글을 편집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에 수긍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으로 읽기가 필요하다는 거다.

 

**기억에 남는 유용한 문장**

 

1. 퇴고시에는 원고를 가능한 한 빠르게 중얼거리듯 읽어 본다. ‘걸리는부분을 찾아낸다. 이런 부분은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술호응이 맞지 않거나 표현의 흐름이 어색한 부분이다.(p199)

 

2. 단행본을 내려면 일단 글을 많이 써라.(p205)

 

3. 어떤 독자들이 당신의 책을 골라주기를 원하는가. 가상의 독자를 상상하며 기획안을 쓴다.(p224)

 

4. 글쓰기를 좋아는 사람이 되기야말로 꾸준히 글을 쓰는 최고의 방법이다.(p233)

 

5.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면 말하기 능력도 키울 수 있다. 내가 쓴 글을 반복해서 읽어보고 녹음해서 들어보고 멈추지 않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며 모니터한다.(p249~250)

 

또 시대의 변화이니 만큼 SNS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한때 유명인이나 전문작가는 출간하면 판매가 보장된 듯 여겨졌는데 지금은 SNS팔로워가 많은 저자가 강력한 판매력을 지닌다고 했다. '베스트셀러는 신이 만든다.'는 말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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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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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고 서평이라는 것을 쓰기 시작한 지 3년이 훨씬 지났지만 글쓰기는 갈수록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서울대학교 기초교양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나민애 교수의 <서평 특강>으로 엮어진 이 책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서평이 무언지도 잘 모르는 어설픈 상태에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할 수 있었기에 조금이라도 실력이 늘지 않았을까 싶다. 저자는 2007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하여 현재까지 250편 가량의 평론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매년 최소 200명 이상의 학생들을 만났고 200편에서 400편에 달하는 학생들의 서평, 영화평, 감상평을 읽고 첨삭했다하니 많은 시간 동안 읽고 쓴 내공이 담겼을 거라는 기대감에 고무되었다. 저서로 내게로 온 시 너에게 보낸다, 제망아가의 사도들등이 있으며, 2015년부터 현재까지 동아일보에 주간 시평 코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을 담당하고 있다.

 

쓰기란 삼형제 중의 막내와 같다. 쓰기는 결코 혼자, 혹은 먼저태어나지 않는다. 모든 쓰기는 콘텐츠라는 이름의 큰형, 콘텐츠 이해라는 둘째 형 다음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쓰기를 위해서는 읽고, 이해하기를 동반해야 한다. 이 삼형제를 한꺼번에 다루기 가장 좋은 영역이 바로 서평이다. ‘읽고 이해하고 쓴다3단계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쓰기의 절대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다. 그것은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다.’(P6-머리말 )

 

 우연한 계기로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내게 예스블로그는 글쓰기의 기쁨과 힘듦을 동시에 가르쳐주었다. 문학이냐 실용서적이냐 등 분야에 따라 글쓰기의 느낌이 다르고 수고를 들이는 시간도 달랐다. 어떤 날은 잘 써지고 어떤 작품은 작성해 둔 초안으로 며칠 동안 수정을 거듭하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완성된 리뷰를 게시하고 나면 얼마나 후련했던지. 결코 누가 시켜서는 못하는 일이다. 그래서 서평은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고 공부와 글쓰기의 접점이라는 말에 무한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은 1부 서평 체급 정하기, 2부 서평러의 기초 체력 키우기, 부록 서평 쓰기 실전 활용 꿀팁 으로 구성되어 있다. 100자 이내의 짧은 글부터 5,000자 이상의 긴 글까지 모두 서평으로 보는데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보고 난이도에 따라 단계별로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울트라 상급자부터 상급자, 중급자, 초급자, 그 외 특수한 상황까지 단계별 설명이 나와있다.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 비교.

 

 위의 사진을 보면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점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써왔던 독후감은 마음의 소리내 영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면 서평은 이해와 판단의 목소리, ‘분석과 판단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술, 음악, 영화 등 장르는 다르지만 기본 골자는 비슷하다. ‘분석 ? 판단 ? 평가3가지 요소가 들어가는 것이 서평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서평의 정의를 볼 때 서평을 쓰기 위한 책읽기의 방법은 일반적인 독서와 달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상에 치우치다 보면 독후감이 되고 만다. 반면, 중간의 비판의 단계에서 너무 멀어지게 되면 너무 딱딱한 학술논문이 될 우려가 있다. 그래서 서평은 감상과 비판이 적절히 조화된 2단계 독서에 집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책을 좋아해서 글쓰기 능력을 키워보고자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평을 씀으로 해서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그 많은 세상의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궁금한 책의 정보를 우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책의 줄거리와 주제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아는 것으로는 중요한 의미가 되거나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아야 한다고 했다. 직접 읽기를 통해서 책 속에 들어있는 사람들의 의견, 생각, 숨소리, 웃음소리, 고통, 신음, 비판, 미움, 용서, 사랑, 분노 등 온갖 소리의 외침과 숙고해야 할 문제들을 통해서 생각하는 방식과 생각해야 할 방식을 배우고 고민하는 것, 바로 이것이 서평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두뇌의 소득이라고 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서평을 쓰는 수고와 노력의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2부에서는 100자 리뷰인 단형 서평부터 장형 서평까지 서평쓰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준다. 중형 서평은 우리가 흔히 소통을 위해서 쓰는 블로그 서평에 해당하고 장형 서평은 아카데믹한 학술 서평의 세계까지 다루고 있다.

 

먼저 블로그 서평의 기본 조건 세 가지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너무 길면 안 읽힌다.

너무 어려워도 안 읽힌다.

핵심적 한 방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이 룰을 따르기보다는 책의 분야와 서평의 특성을 고려하여 차별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실용적인 책이라면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려는 생각에 길어질 수도 있고 또 리뷰대회에 제출할 서평이라면 좀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평가 부분을 포함시키다 보면 장형으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블로그 서평 쓰기의 단계별 작전에서는 4단계로 보여준다.

 

1단계 - 제목 달기

2단계 게시물 상단에 전체 서지 다 밝히기

3단계 - 줄거리 소개/ 내용 요약은 앞부분에 배치한다

4단계 - 영리한 인용과 핵심 포착. 여기서 진검 승부다

 

 제목 달기의 중요성을 처음 알았다. 그동안 서평 제목을 짓는 일이 좀 귀찮기도 하고 혹은 잘 떠오르지 않아서 대개는 책 제목으로 사용했다. 책 제목’, ‘저자’, ‘키워드는 서평 제목의 3대 요소인데 이외에도 번역자, 출판사, 출간 연도 등이 다 서지사항이며 이것을 밝히고 확정하는 것이 모든 서평의 가장 기본 스텝이라고 한다. 다만, 제목에 모두 쓰게 되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2~3개만 쓰는 것이다. 덧붙이면, 꼭 이렇게 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지만 검색이 가능하기 위해서 최소한 책 제목, 저자, 키워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배운 바를 반영하여 제목 짓는데도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단계의 줄거리 소개/ 내용 요약 부분은 소설책, 이론서와 학술서, 시집, 에세이, 실용서의 경우에 적합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4단계는 우리가 진짜 서평러인지 가늠하는 단계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좋은 서평을 위한 책읽기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했다. 그 방법은 바로 어떻게라는 질문으로 독서를 해야 하는데 위의 사진은 이 질문을 쉽게 해주는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어서 소개해 본다. 책의 분야에 적합한 질문을 뽑아 놓았는데 이 중 1~2개 정도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다룬다면 서평의 방향과 주제를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장형 서평은 아카데믹한 학술 서평이나 서평 대회에 제출하려는 경우 등 전문가 냄새를 좀 풍기고 싶다고 할 때에 적당한 서평이다. 먼저 전체 구성을 나누는 방법이 나온다. 글이 긴 만큼 앞 - 중간 - 삼단 구성으로 나누며 각 부분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두에는 정확한 텍스트 정보와 저자의 간략한 소개 등이 들어간다든가 중반부에는 강약 있는 요약으로 줄거리를 넣고 본격적인 분석을 시작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서평 쓰기에서 바로 이 부분이 제일 어렵지 않나 싶다. 책읽기를 다 마치고도 어떤 것을 분석해야 할지 헤매기 일쑤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줄거리를 요약할 때도 이것도 저것도 넣다보면 장황해지는데, 과감하게 잘라내야 하듯이 분석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 책을 통째로 분석할 수는 없으니 전략적으로 찾아서 세부 사항을 대상으로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메모지에 적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야 한단다. 마지막으로 평가 부분에서는 괜히 위축되거나 전문가인 척 할 필요도 없고 서평의 대상인 책에 새 이름을 붙이고 복권(復權)’을 해주고 재발견한다는 목표로 성실하고 다각도에서 읽고 조사하고 생각하는 자세로 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부록에 나오는 서평 쓰기 실전 활용 꿀팁에서는 책의 분야에 따라 다루어야 할 차별화 리스트를 비롯하여 좋은 서평의 예시 등 유용한 팁이 들어있다.

 

 ‘내 생각 쓰기가 바로 서평의 핵심’(P127)이며 서평의 과정은 질문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 질문은 어떻게이다. 지난 달 책을 읽고 서평 쓰면서 참 힘들었던 작품이 떠올랐다. 역사적 배경이 들어간 문학작품이었는데 왜 그렇게 힘들게 마무리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그 역사적 배경지식의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라는 질문과 어떻게라는 질문의 과정이 생략된 채 우선 빨리 끝내야겠다는 마음이 급해서가 아니었을까 싶다. 다양한 도표와 유용한 TIP, 풍부한 예시를 보여주며 강의를 듣는 듯 실감나고 재미있게 읽었다. 곁에 모셔두고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든든한 마음이다.

 

책 안에 적혀 있는 내용만 가지고

서평을 완성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서평을 정말 잘 쓰려면, 책에 쓰여 있지 않은

책의 내면을 읽어야 한다.

(P167)

 

 

  YES24 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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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김애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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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 마>를 한 편씩 필사하고 해석을 하며 공부를 하게 된 계기는 책 검색을 하다가 어떤 책 목차에서 일흔에 번역가가 된다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집에 와서 보니 바로 그 책이었다.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우선 책 제목에 무한한 공감을 하게 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삶에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돌아다보고 그 과정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게 되었다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작가라면 작가대로 글을 쓰겠지만 작가가 아니더라도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치유하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성장의 인생을 글쓰기의 과정에서 이루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누가 아는가. 그러다가 어느 날 작가가 될지도.


 저자 김애리는 이미 10대 후반부터 20대 후반까지 천 백여 권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스물 다섯 살에 첫 책을 냈고 이 책이 열권 째 책이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을 텐데. 요즘은 작가가 아니라도 책을 내는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쉬운 일은 아니다. 아마도 마음의 열정은 있는데 실천하려는 행동의 열정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여러 권의 글쓰기 관련 책을 읽었는데도 그다지 삶의 변화는 없다.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다섯 가지 방법의 글쓰기를 알려준다. 읽으면서 마음이 뜨거워졌다. 예전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있어 백일장에 나가 수상한 적도 있고 문인협회의 초대장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더 나아가는 일에는 왠지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올려놓고 언젠가는 꼭, 꼭 하고 있지만 아직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책을 읽으면서 이제부터는, 이제부터라도, 달라져야겠다는 마음을 품으며 기대와 설렘, 부러운 마음을 잔뜩 안고 읽어나갔다. 각 장의 이야기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훌륭한 조언 일색이었지만,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 위주로 리뷰로 남길까 한다.


1. 성장의 글쓰기

‘3년의 힘을 믿는다는 저자는 중국어를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서 그 실력으로 강의하고, 번역하고 통역도 한단다. 1만 시간의 법칙이 그 동안 많이 회자되었다. 하루 세 시간으로 10년의 기간이다. 어쩌면 10년의 기간은 처음의 결심이 헤이지기 쉬운 긴 시간이다. 그에 비해 3년은 좀 더 집중하여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3년을 집중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보통의 삶을 보면 정답이 나온다.


 그래도 3년의 시간, 1000일로 무언가에 집중하여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도전해 봄직 하지 않겠는가. 하루를 바꾸는 모닝 라이팅도 실천할 만하겠다. 오늘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서너 개씩 기록하고 하나씩 지워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나의 하루, 한 주, 일 년의 노력의 과정을 기록하는 성장일기를 1년만 꾸준히 할 수 있다면 100권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동기부여를 위해 읽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한 번 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음이 뜨거워진다. 실행이 답이라는 말을 알지만 어느새 마음이 식어간다. 짧게라도 성장일기를 꾸준히 쓰면서 마음을 다독이고 관리하는 일이야말로 목표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공감하게 된다.


2. 치유의 글쓰기

 

 자신에 대해서 백 프로 만족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경제적 능력, 사회적 위치, 신체조건 등등 완벽하게 만족하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비교되고 비교당하는 시대다. 사생활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시절을 살고 있다. 관계 속에서 받는 마음의 상처는 응어리가 되어 켜켜이 쌓여간다.


 저자는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치유의 도구라고 말한다. 치열한 20대의 청춘을 글쓰기로 버텼다는 저자가 힘든 시절을 잘 인내하고 좋은 삶을 가꾸었구나 싶어 감동스러웠다. 아팠던 과거를 치유하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글쓰기가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캐슬린 애덤스의 저널치료 Journal to the self의 일부분을 인용한 문장이 있는데 이만큼 글쓰기라는 행위 자체를 꼭 집어 설명한 것이 있을까 싶다. 바로 이천원 짜리 치료사라고.


나는 거의 30년 동안 동일한 치료사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치료사는 하루 24시간 언제라도 내가 이용할 수 있으며, 30년 동안 휴가를 간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는 내 치료사에게 무슨 이야기든 다 할 수 있다. 나의 치료사는 나의 가장 악하고 어두운 면에 대해서, 나의 가장 기괴한 상상에 대해서, 나의 가장 소중한 꿈에 대해서 조용하게 들어준다. 나는 이 모든 이야기를 내가 원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야기할 수 있다. , 소리치거나 훌쩍거리거나, 몸부림을 치거나 통곡하거나, 격분하거나, 크게 기뻐하거나, 거품을 물고 화를 내거나, 축하하거나 어떻게 말해도 된다. 이쯤 되면 당신은 이 치료사와 상담하려면 돈이 무척 많이 들겠지요?’라고 생각할 것이다. 천만에, 나의 치료사는 돈을 받지 않는다. 이 치료사는 어느 나라의 어는 도시에서든지 단돈 이 천 원이면 살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스프링노트에 적은 나의 저널(일기)이다.”(P89~90)


 어떤가. 어렸을 때부터 일기를 썼던 나는 글쓰기가 주는 치유의 힘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육아일기나 일상의 일기를 꾸준히 써왔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자주는 못쓰고 있다. 여러 인간관계 속에서 부딪히고 상처받은 마음을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할때  글로 쓰기 시작하면 어느새 기분이 가라앉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은 노트보다는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마음에 들지 않을때 수정하고 덧붙이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글쓰기 방법으로 의식흐름기법(stream of consciousness writing)’을 소개 한다.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이 그러한 방법으로 쓰인 책이라 어려웠는데. 물처럼 흘러가는 생각, 심상, 회상, 기억, 감정 등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을 서술하면 된단다. 이런 방법의 글쓰기를 해보면 그런 작품을 읽기가 좀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발명해야 한다. 내가 평생 데리고 살 것은 결국 . 일생의 동반자는 어쨌든 . 우리는 사는 내내 나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고, 발견하며 나아가야 한다.’(P109)


중요한 건 . 소중한 를 제대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야말로 주변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


3. 실천의 글쓰기

 이 장에서는 SNS운영이나 여행지에서 쓰는 글의 좋은 점, 교환노트, 내 책 쓰기를 위한 52의 방법을 알려준다. 난 여행지에서는 거의 사진만 찍고 수첩에 짧게 메모하는 형식만 활용했는데 나중에 활용해 보고 싶다. 현지인과의 대화나 현지에서 보고 느낀 감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나지 않아서 한참을 생각해야 했던 적도 있었으니까.

무엇보다도 매일 15분으로 글쓰기 습관을 만들라는 조언이 마음에 다가왔다. 그저 일상의 나열보다는 주제를 정해보는 것도 좋고 감사일기 등도 활용하라고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계속했을 때 효과는 실로 대단할 것이다. 작심삼일로 그치지 말고 그 작심삼일이라도 쉬지 않고 할 수 있다면 조금씩 변화해가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4. 버티는 글쓰기

 등단 20, 30년이라는 작가의 프로필은 우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한 커리어다. 보통의 사람들이 회사생활을 그만큼 한 것보다는 작가로서 그 세월을 어떻게 보냈을까 생각해보면 만만치 않은 과정일 것이다. 시키는 일을 주어진 시간에 하는 것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편안하지 않을까. 회사원처럼 규칙적으로 활동하며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이루었을 결과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있어 영감보다 중요한 것으로 체력을 꼽는다. 이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다른 책에서도 보았다. 오래 앉아 글을 쓰는 힘은 체력에서 나오며 작가로 살고 싶은 사람은 자신에게 좋은 것을 먹이라고 했다. 먹는 것도 그렇지만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마라톤을 하는 것은 이제 유명한 이야기다. 프란츠 카프카도 건강관리를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수영을 했다고 한다. 날마다 체조를 하고 여름에는 몰다우 강을 1,600m씩 헤엄을 쳤다고. 레이먼드 챈들러는 공무원이었고, 윌리엄 포크너는 우체국장이었다는.


쓰고 싶다면 끝까지 버텨라!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간호사에서 작가의 인생을 살고 있는 소설가 정유정의 말이다. 어디 글을 쓰는 것뿐이겠는가. 공부가 그렇고 인생이 그럴 것이다. 버텨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겠지. 버티는 과정에서 뒤섞여있던 자신의 삶이 제자리를 찾아 질서정연하게 바뀌어가는 것, 최소한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5.평범한 사람들의 글쓰기

 드디어 나왔다. 내가 궁금했던 일흔에 번역가가 되었다는 김욱 할아버지는 현재 85, 어느덧 15년 경력의 베테랑 번역가가 되었다니 경이롭고 그저 놀랄 뿐이다. 백세 시대에 딱 어울리는 감동적인 성공의 사례가 아닌가 싶다. 72세에 처음 한글을 배우고 시인이 된 할머니, 친아버지에게 9년간 성폭행 피해자로 살다가 자신의 아픔을 글로 알리고 두 번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은수연 씨의 이야기 등 평범한 사람의 글쓰기로 변화된 삶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다. 결국 글쓰기는 자신을 구원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자기계발이라고 확신하는 저자는 그에 대한 예찬을 멈추지 않는다. 각 장의 끝에는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글쓰기의 주제나 항목 등 저자가 활용해 본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글쓰기는 오로지 글쓰기로만 배울 수 있다고 글쓰기 관련 책의 저자들은 한결같은 말을 한다. 쓰고 싶지만 게을러지고 자꾸만 헤이해지는 마음을 다잡아 주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나도 좀 바뀌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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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 독서 -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독서혁명
권수택 지음 / 인간사랑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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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신간은 계속 쏟아지고 아직 읽지 못한 명작이며 고전이 산적해 있기에 괜히 초조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별별 독서법에 대한 책이 나오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전에 속청 독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독서에 일가견이 있는 빌게이츠조차도 책을 최고 속도로 읽는 능력을 갖고 싶다고 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신개념 독서혁명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이 오감 독서도 어쩌면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빨리 더 많은 책을 읽는 것에만 급급한 우리에게 효율적인 책읽기의 관점을 깨닫게 해 주었다.

 

내용의 구성은 1.고정관념 깨기 2. 오감 독서법이란? 3. 오감자극 도구 ?내 안의 셰르파’ 4. 오감 독서 하루 실행 법 5. 실생활 적용으로 되어 있다.

 

* 5단계 오감 독서법

묵독(默讀)- 눈으로 읽기

낭독(朗讀)- 소리 내어 읽기

청독(廳讀)- 귀로 듣기

강독(講讀)- 마음으로 읽기

수독(睡讀)- 뇌로 읽기

 

 여기서 묵독이나 낭독은 일반적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 독서법이라고 할 수 있다. 청독은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듣는 방법으로 반복학습하기 좋고 특히 바쁜 생활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독서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강독은 청독을 반복하면 자신이 읽은 글이나 책에 대한 견해, 주장이 숙성되는데 새롭게 느낀 바를 추가하여 자유롭게 말하면서 녹음하는 것으로 더 깊은 책읽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강독의 예로 괴테와 조앤 롤링의 책읽기가 창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알려주는데 과연 명작과 명작가의 탄생과정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독은 녹음한 글을 잠자면서 듣는 것으로 이러한 사이클로 읽는 책읽기가 오감 독서법의 주된 내용이다.

 

 내 경우에도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고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어서 어떻게 좀 빨리 읽는 방법이 없나 해서 속독에 관한 포커스 리딩이란 책을 읽고 따라 해봤는데 내겐 무리였다. 물론 계속 훈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다가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했다! 바로 책을 읽을 때 눈으로 보면서도 속 발음을 한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한 것 아니지만 그런 경향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속 발음은 눈으로 읽은 것이 입 속으로 말하는 과정을 거쳐 뇌에 전달되는 동안 읽기가 중단되면서 글의 내용과 관계없는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거나 잡념을 불러오기도 하며, 소위 멍 때림현상을 유발한다고 한다. 빨리, 많이 읽는 것이 좋겠지만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속독이 도움이 되는 글은 실용서적, 논문, 신문, 잡지, 인터넷 글이고, 시나 소설, 수필, 희곡 등 난해한 철학서적은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어야 효과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책을 빠르게 읽으려는 우리의 조급함이 꼭 욕심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 대목이 있다. 느긋하고 편안하게 읽는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가지만 그런 자세가 계속되면 따분해지고 독서의 흐름이 자주 끊기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신선한 자극에 노출될 때 활성화되는 성향이 있는데 속도가 너무 늦으면 뇌를 기쁘게 해 줄 수 없다는 맥락으로 이해된다. 책읽기의 속도에 대한 고민을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 있다.

 

말의 흐름은 영화필름과 같다. 하나하나는 정지되어 있으며,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에 속도가 결부되어서 따로 흩어져 있던 필름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연결되면 움직임이 발생한다. 읽는 것도 이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략) 마구잡이로 빠르게 읽어서는 안 되겠지만, 숙독(熟讀)으로 음미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느릿느릿해서는 살아있는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 책은 바람과 같은 빠른 속도로 산뜻하게 읽어야 비로소 재미있는 의미를 털어놓는다. 책은 바람과 같이 읽어야 좋다.”(P51~52) (일본의 언어학자 도야마 시게히코의 나는 왜 책읽기가 힘들까?(다온북스, 2016))

 

여기서 묵독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명사와 어근 위주의 빠른 글 읽기가 묵독의 기본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방법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눈에 확 들어왔다.

 

 

 

 

 

 사진의 글은 미국의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문이다. 짙은 색 글씨는 명사와 어근을 강조한 것으로 그 부분에 시선을 더 주고 조사나 접사 어미 등 보조어 부분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듯이 읽는 것이 빠른 글 읽기의 요령이라고 한다. 따라 해 봤더니 처음엔 잘 안되었는데 곧 적응이 되었고 그 덕분에 좀 더 빨리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빠른 글 읽기에 적당한 실용서 등을 읽을 때 활용하면 효과적일 것 같다.

 

낭독은 지금도 유용하지만 학창시절 수업시간을 떠올리면 쉽다. 책읽기를 시켰고 시를 외워서 낭송하는 숙제도 자주 있었다. 저자는 현대인이 누리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음성을 녹음하고 mp3 앱을 다운로드 설치하는 방법과 mp3파일로 변환하는 방법 그것을 모닝콜 알람으로 등록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오랫동안 효율적인 책읽기에 대해 강구하고 고심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낭독에 대한 이슈로 최근 중국에 낭독방(朗讀房)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태블릿PC에 수록되어 있는 유명한 고전작품이나 한시, 명언을 기호에 맞게 낭독하고 그것이 녹음이 되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다운을 받을 수 있게끔 되어 있다니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지키려는 중국 정부의 발 빠른 대처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청독은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 같았다. 평소에도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할 때 노래를 듣거나 일본어 공부를 위해 청해 파일을 많이 듣는데 이 부분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은 일본어로 말하는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생긴 꿈이나 목표를 문장으로 만들어 녹음을 해서 듣는 것이다. 저자가 알려준 대로 알람으로 설정해도 좋겠다. 더 굳건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근사하고 멋질 것 같다.

 

 무엇보다도 와 닿았던 부분은 3장의 오감자극 도구 내안의 셰르파였다.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셰르파라는 단어와 책읽기라는 행위와의 조합이 참신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빨리 읽고 싶다는 조급증에 책을 읽고 나면 그것으로 끝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여기서 나는 어떻게 실생활에 실천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결여되지 않았나 하는 반성하게 되었다. 효율적인 책읽기의 파트너인 셰르파 즉, 내 영혼의 소리, 양심의 소리, 내 생각의 소리,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감 독서는 기존의 독서법에 청독, 강독, 수독의 방법이 추가되어 그야말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한 가지라도 배워서 활용해 나간다면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효율적인 책읽기와 더불어 독서의 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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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부터 강렬한 제목에 끌렸고 절실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거라고 여겨져서 꼭 한번 읽어야겠다고 다짐한 책이었다. 요즘은 작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예전보다 기회가 열려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책을 내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닐 것이다. 공들여 읽고 쓴 시간의 축적이 있고 그것이 실행으로 옮기는 결단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쓴 글을 받아주고 인정해주는 출판사와의 만남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래저래 아직도 자신의 책 한 권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 잠재적인 독자는 넘칠 것이다.


역시나 절실한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와 공감이 가는 문장이 많았다. 글쓰기를 하는 과정이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종교 같은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말은 아주 간곡하다. 천천히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이 책을 읽고 나서 거기서 끝내지 말고 부디 써라.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라.(P18)고 말한다. 이 책이 나온 지 32년이나 되었는데도 전혀 고루한 이야기가 아니다. 글쓰기 워크숍이나 글쓰기 교실에서 있었던 다양한 사례의 이야기와 글쓰기 전반에 관한 것을 알려준다. 부드럽기도 하고 때로는 단호한 일침도 들어있다. 하지만 주된 내용은 끝없는 글쓰기 예찬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열정이 행간에 그득하다. 글쓰기는 외로움이며 고통이지만 모든 인간은 어차피 외로움과 고통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며 그것에 연연하지 말라고 한다.


종국에는 이렇게 말한다.


글쓰기는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P167)


정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이다. 쓴다는 행위 자체로 상실감, 우울감, 박탈감 등 온갖 고통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자유를 줄 것이다. 다른 사람이 행복해보여도 누구나 비슷하게 크고 작은 아픔들이 있다. 온갖 글쓰기의 장점이 있겠지만 치유의 글쓰기는 삶의 의미를 찾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글쓰기는 매번 지도 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이다.’(P19)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마음을 지속적으로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P30)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는 법을 배운 다음 글을 쓰게 되면, 그것이 사업상의 서류이든 장편 소설이든 박사 논문이든 또는 여행기이든, 그 글에는 힘이 실리게 된다.’(P30)


글쓰기도 훈련을 통해서만 실력을 쌓을 수 있다.’(P31)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P32)

 

이처럼 당신이 자신의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앞으로 5년 동안 쓰레기 같은 글만 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보다 더 많은 세월 동안 글쓰기를 멀리하며 살았기 때문이다.(P43)


 처음부터 욕심을 부려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는 기대를 하다보면 커다란 절망으로 끝나기 쉽단다.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하듯이 천천히 한 단어 한 문장씩 써내려 가는 것이다. 자신을 믿고 순수한 마음으로 멈추지 말고 쓰라고 한다. 그렇게 쓰다보면 어딘가에 도달할 날이 올 것이고 글쓰기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쓴 글에서 우쭐하고 멈추면 안 된다. 일단 쓴 글은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글쓰기 훈련에 자신을 충실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몰입하는 사람만이 자기 인생에도 몰입할 수 있다고 하였다.


 무엇을 쓸까. 하얀 백지를 마주하고 글이 써지지 않아 괴로웠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평소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어 두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라고 조언한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다. 한 단어든 한 문장이든 이러한 목록이 쌓이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글감이 된다고 했다. 메모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글을 쓰기 위해 이런 작은 생각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정신 자세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글쓰기를 배운답시고 쓸데없이 대가들과 문학 강의를 좇아 철새처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당신이 훌륭한 대가를 열 사람이나 만난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는 글쓰기를 배우지 못한다.'(P64)


 글쓰기는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말이 어쩌면 안도감을 주기도 하고 이보다 더 막연한 것이 또 있을까 싶은 느낌도 준다. 그만큼 글쓰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이 글 속에는 저자가 글쓰기를 교실을 운영하면서 사용한 다양한 방법들이 많았다. 글의 주제를 고르고 쓰는 일, 글을 발표하고 또 자신이 쓴 글을 어떤 방법으로 고쳐야 하는지 알려준다. 삶에 대한 세상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극진하게 느껴졌고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그 단호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직까지 계속적으로 써 본적이 없지만, 쓴다고 하더라도 어떤 것을 써야 할지 막연할 때가 많았는데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응용하여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떠오르는 주제에 대한 생각을 종이에 적어 나만의 글쓰기 상자를 만들어 그 속에 넣었다가 한 장씩 제비뽑기 하듯이 꺼내어 써보는 것이다. 이것을 활용하면 어떤 주제가 걸릴까 예상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고 어떤 주제로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세 가지는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 주고, 많이 써보는 것이라 한다. 여기에 어떤 이의를 달 것인가. 중요한 것은 기계적으로 연습량과 들인 시간으로 채우려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한다. 우울한 느낌이든, , 희망 등 진정한 자신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충분히 몰입을 할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나온다는 것이다. 무엇을 쓰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든 감각을 집중시키는 동물들의 태도를 배워야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저자는 25년간 체험한 선()체험을 글쓰기에 접목하여 보여주는데 우리의 삶과 글쓰기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글을 쓰고 작가가 되는 일이 돈과 명예를 얻는 것도 근사하겠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생각은 세상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이것이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가장 깊은 비밀이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좀 더 깊이 있고 진지한 글쓰기로 나아가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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