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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2000년부터 <씨네21>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는 저자 이다혜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여러 매체엣 진행한 글쓰기와 말하기 강좌들이 이 책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부터 자신의 글쓰기를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좋겠다. 쓰고 싶은데 막상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시작하고 보고 읽은 것에 대해 쓰는 연습, 에세이스트가 되는 방법 등 실용적인 글쓰기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그 중 소재 발전시키기 방법이 신선했다. 소재 발전시키기의 예로 I Remember 나는 기억한다,~ 는 조 브레이너드가 발견한 기억과 글쓰기에 시동을 거는 주문이라고 한다.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글쓰기 강습에 활용되었다는데 기억을 소환시켜 글쓰기를 하는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쓰는 방법도 있었다. 우리는 언제나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를 하곤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 일에 대해 반추하면서 앞으로 계획을 다지는 동기부여 의미도 있을 것 같다. 운동처럼 꾸준히 하면 당연히 글쓰기 실력도 늘 것이다. 글쓰기를 하는 장소, 시간 정하기, 음악 고르기, 손 씻기, 향초 켜기, 청소하기 등 다양한 루틴이 있는데 ‘마감’이야말로 글을 업으로 사람들이 가장 큰 도움을 받는 루틴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글쓰기에 있어 나의 루틴은 무엇이 있을까. 아직은 글쓰기라고 해야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다. 글쓰기에 들어가기 전에 일기처럼 메모를 하고 이 리뷰를 잘 써 보자는 나름의 나를 위한 응원 같은 말을 적고 나서 시작한다. 쓰다가 좀 막힌다거나 하면 산책을 하기도 하고 눈을 좀 쉬기도 하면서 사이를 두었다가 다시 쓴다.
리뷰를 쓸 때 그 대상에 대한 ‘첫인상’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나왔다. 검색하기 전에 기록을 남기는 것과 ’나‘의 경험이 반영된 리뷰가 리뷰 쓰기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했다. 대체로 나도 이런 조언처럼 쓰고 있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첫인상‘은 사람을 만날 때도 중요하지만 글의 도입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처음에서 잘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야 글 전체를 끝까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영화 리뷰 쓰기는 작품이 주는 인상을 생각해야 하므로 내용을 적어 두기를 권하고 있다.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고 ’어디까지 쓸까‘를 염두에 두면서 작품과 관련된 글을 찾아 읽을 때 ’정보‘가 있는 인터뷰 글이 좋다고 한다.
무엇이든 글쓰기의 소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남자가 42일간의 가택연금을 받아 방 안에서 꼼짝 못하게 되었는데 <내 방을 여행하는 방법>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어떤 상황이든 제대로 직시한 채 살아간다면 밖으로 향하는 문은 열리기 마련이라는 것을.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퇴고만큼 친숙한 단어도 없을 것이다. 퇴고는 공산품 제작과정으로 예들 들자면 최종 검수 작업에 해당한다. 이 부분에서는 ’남의 시선으로 읽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편집자를 지칭하는 단어를 여러 개 접한 적이 있는데 단행본인가 일간지와 주간지, 월간지와 격월간지인가에 따라 각 편집자, 편집기자, 에디터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편집자를 꿈꾸는 신입사원이 교열부의 직무를 맡게 된 일드를 본 적이 있다. 맞춤법 교정은 물론 사실 확인을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거나 작가를 만나는 등 그런 장면이 나와서 흥미로웠었다. 그런 열정과 노력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나오는 구나 싶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따로 있어 전문화되어 있는 영미권 출판문화와 달리 한국의 경우는 믿을 수 있는 편집자를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한다. 이런 현실을 보면 내가 쓴 글을 ’편집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는 것에 수긍하게 된다. 즉 ’타인의 시선으로 읽기‘가 필요하다는 거다.
**기억에 남는 유용한 문장**
1. 퇴고시에는 원고를 가능한 한 빠르게 중얼거리듯 읽어 본다. ‘걸리는’ 부분을 찾아낸다. 이런 부분은 문장이 길어지면서 주술호응이 맞지 않거나 표현의 흐름이 어색한 부분이다.(p199)
2. 단행본을 내려면 일단 글을 많이 써라.(p205)
3. 어떤 독자들이 당신의 책을 골라주기를 원하는가. 가상의 독자를 상상하며 기획안을 쓴다.(p224)
4. 글쓰기를 좋아는 사람이 되기야말로 꾸준히 글을 쓰는 최고의 방법이다.(p233)
5.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면 말하기 능력도 키울 수 있다. 내가 쓴 글을 반복해서 읽어보고 녹음해서 들어보고 멈추지 않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하며 모니터한다.(p249~250)
또 시대의 변화이니 만큼 SNS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었다. 한때 유명인이나 전문작가는 출간하면 판매가 보장된 듯 여겨졌는데 지금은 SNS팔로워가 많은 저자가 강력한 판매력을 지닌다고 했다. '베스트셀러는 신이 만든다.'는 말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