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어 야윈
요즘은 모기에도
물리지 않네

なつやせ このころか夏痩の此頃にもせせられず
소세키 - P53

반딧불 잡고
오는 길 늦게 뜬 달
빛을 비추네

がりきろ おそづきほたる狩帰路の遅さしにけり
다코쓰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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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니
젊은 내가 있구나
봄날의 저녁

めわかわれはるよい眼つむれば若き我あり春の宵
교시 - P33

봄이 아쉬운
하루, 그림 그리고
시를 짓는다

はるおし ひとひしつく春惜む一日画をかき詩を作る
시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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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속에
누군가 살고 있어
희미한 등불

うめ おくおくだれすかす梅の奥に誰やら住んで幽かな灯
소세키 - P13

빌려주고서
나는 우산이 없네
봄날의 비

ひとかわれかさはる あめ人に貸して我に傘なし春の雨
시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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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신문에 글줄이라도 쓸 수 있게끔 자란 것은 어쩌면 얘기 잘하는 아버지 덕분인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여느 아줌마 못잖은 수다쟁이였다. 누구네 잔칫집이나 상가에라도 다녀오는 날이면, 대문을 나설 때부터 다시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까지 만났던 사람,
일어났던 일, 먹었던 음식 등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식구들에게 들려줬다.  - P240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학교만 제대로 다녔더라면 훌륭한 작가가 됐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들 정도로 기승전결 완벽하고, 인물 묘사, 상황 묘사 뛰어나고 거기다 넘치는 유머까지 더한, 대단한 이야기꾼이었다. 부모님은 무학이니 글을 쓸 리가 없고 형제들 중에도 글을 그리 잘 쓰는 사람이 없는데, 나만 유난히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은 막내여서 아버지의 얘기를 제일 오래,
제일 많이 듣고 자란 덕분이 아닌가 싶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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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검토서는 착실하게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한 번이라도 더 편집자와 소통을 하게 되고, 한 번이라도더 기회가 온다. 비록 지금은 내게 번역 의뢰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올 것이다. 출판사에 나를 어필할 수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편집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 생각하고 정성껏 써보기를 권한다. - P138

만약에 후배들이 이렇게 묻는다면 나도 내용증명을 보내세요, 독촉 전화를 하세요, 라고 대답해줄 것이다. 앞서 언급한 출판사의 경우는 사정이 많이 어려우니 반응이 없지만, 어지간한 곳이라면 해주지 않을까? 오래전에 결제를안 해주는 출판사 때문에 끙끙거리고 있을 때, 보다 못한그 출판사의 편집자가 몰래 전화를 해줬다. "선생님처럼 얌전하게 있으면 순위가 계속 밀려나요. 자꾸 괴롭히는 사람부터 먼저 주게 되거든요. 정말 이 바닥이야말로 우는 아이젖 주는 곳이에요." 그렇게 친절히 가르쳐주는데도 성격상나는 못했지만, 후배들은 새겨듣기 바란다. - P146

그러니 ‘유명 작가의 책이 아니어서‘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어서‘ ‘잘 팔릴 것 같지않아서‘ ‘책이 시시해 보여서‘ ‘책이 너무 두꺼워서‘ 등등의 이유로 의뢰를 거절하는 건 프리랜서로서 생명을 단축하는 지름길이다. 번역하기 쉽고 재미있는 책만 선호하다보면, 달콤한 초콜릿과 사탕만 좋아하다 치과 가는 아이꼴이 날지도 모른다. 이건 내 힘으로 절대 무리일세, 싶은작품만 아니라면 다양한 작품을 매끈하게 소화해내는 것이 능력이다. - P151

역자는 번역하기 싫은 책이어도 탈고할 때까지 최선을다해야 한다. 빨리 손에서 놓고 싶다고 교정도 대충 본 뒤넘겼다가는 생각보다 큰 뒤탈이 생긴다. 우리가 한 작업•들은 책이라는 결과물로 남기 때문에 어물쩍 넘어간 게 증거물이 돼버린다. - P154

 번역의 세계는 ‘실력, 이름, 학벌, 그중에 제일은 실력‘
인 곳이다.
일이 없을 때는 무조건 읽고, 쓰고, 공부하기. 아무 생각없이 읽은 책들, 긁적거린 글들이 쌓여서 분명 다음 번역을 반짝거리게 할 것이다. 안다. 조급함과 초조함에 여유롭게 활자를 음미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걸. 그렇지만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드문드문 들어오던 일마저 떨어질지 모른다.  - P159

그러나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부품이 알고 보면 부품이 담긴 비닐봉지일때가 있다. 판매할 때는 부품을 담을 비닐봉지가 필요하•지만, 조립할 때는 봉지가 필요 없다. 부품인지 비닐봉지인지 구분하는 안목은 아무래도 경험에서 나오겠으나, 되도록 깔끔한 번역을 위해서 군더더기가 될 것 같은 단어나 조사는 미련 없이 버리자.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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