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신문에 글줄이라도 쓸 수 있게끔 자란 것은 어쩌면 얘기 잘하는 아버지 덕분인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여느 아줌마 못잖은 수다쟁이였다. 누구네 잔칫집이나 상가에라도 다녀오는 날이면, 대문을 나설 때부터 다시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까지 만났던 사람,
일어났던 일, 먹었던 음식 등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식구들에게 들려줬다.  - P240

 어린 마음에도 아버지가 학교만 제대로 다녔더라면 훌륭한 작가가 됐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들 정도로 기승전결 완벽하고, 인물 묘사, 상황 묘사 뛰어나고 거기다 넘치는 유머까지 더한, 대단한 이야기꾼이었다. 부모님은 무학이니 글을 쓸 리가 없고 형제들 중에도 글을 그리 잘 쓰는 사람이 없는데, 나만 유난히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은 막내여서 아버지의 얘기를 제일 오래,
제일 많이 듣고 자란 덕분이 아닌가 싶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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