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 시절 뺨처럼 팽팽하고 싱그러운 베개에다 뺨을갖다 대었다. 시계를 보려고 성냥을 켰다. 곧 자정이다.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환자가 낯선 호텔 방에서 잠이 들었다.
가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깨어나 문 아래로 스며든 한 줄기 햇살을 보고 기뻐하는 순간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벌써 아침이라니! 곧 종업원들이 일어날 테고 종을 울릴 수 있고, 그러면누군가가 와서 보살펴 주겠지! 고통을 덜 수 있다는 희망이아픔을 견뎌 낼 용기를 준다. 그때 마침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발자국 소리는 가까이 다가오더니 이내 멀어진다. 문 아래 보이던 빛줄기도 사라졌다. 자정이다. 가스등의불도 방금 꺼졌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종업원도 떠났고,
그는 밤새 아무런 처방도 없이 고통에 시달려야 한다.
- P17

처음엔내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했다. 내겐 동물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생존에 대한 지극히 단순한 감정만 있었을 뿐, 아니, 동굴속에서 살았던 사람들보다도 더 헐벗은 존재였다. 그러자 추억이, 현재 내가 있는 곳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내가 살았던곳, 혹은 내가 살았을지도 모르는 곳에 대한 추억이 저 높은곳에서부터 구원처럼 다가와 도저히 내가 혼자서는 빠져나갈수 없는 허무로부터 나를 구해 주었다.  - P19

이 소용돌이치는 혼란스러운 회상은 아주 짧은 순간만 지속되었다. 내가 있는 장소에 대한 이런 짧은 순간의 불확실성은, 마치 우리가 영사기를 통해 달리는 말을 보면서도 말의 연속적인 자세에서 각각의 자세를 분리해 내지 못하듯이, 그 불확실성을 구성하는 여러 다른 가정들을 자주 구별해 내지 못했다. - P22

 습관! 능숙하면서도 느린이 조정자는, 잠시 머무르는 숙소에서 몇 주 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다가, 우리가 찾아내면 행복해지는 그런 것이다. 습관의 도움 없이 정신이 가진 수단만으로는 우리의 거처를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울프 여사가 정말 존경스럽네요!!ㅎㅎ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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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3-03 2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책 제작년에 사놓기만 하고 시작도 못했는데 ㅜㅜ완독 기원합니다~!

모나리자 2021-03-04 10:09   좋아요 1 | URL
저도 20대 초반에 읽다가 놓고 지금에야 다시 잡았네요.ㅋㅋ
워낙 읽기 어려운 책이라서 한 달에 1권씩 읽으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이것도 잘 되려나 모르겠어요. 아무튼 응원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새파랑 2021-03-04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0대 초반에 전 뭘한건지 ㅜㅜ 저도 한달에 1권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잘 읽으세요^^

모나리자 2021-03-04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한달 1권 읽는 방법 괜찮은 것 같죠?ㅎ 읽기 어려운 책 계속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그 사이 사이 다른 책을 읽어가면서 머리도 식히고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원래 이런 책은 여러번 읽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고전 읽는 분은 이 책을 해마다 한번씩 읽는다고 하더군요. 새파랑님의 도전 응원할게요~!!

scott 2021-03-04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나리자님 한달에 한권씩이면 올해 끝자락에는 완독으로 멋진 엔딩을 !
응원합니다 ^.^

모나리자 2021-03-04 14:00   좋아요 1 | URL
넵!! 감사합니다~스콧님!
이렇게 공약을 했으니 어떻게든 될 거예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