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 모든 주장을 하는데 있어서 과학적인 통계나 분석 작업이 부족했다는 점은 지적될 수밖에 없다. 책 전체에 걸쳐서 통계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 건 처음의 몇 개의 장뿐이었고, 그 중 하나는 헝가리의 개신교인과 가톨릭교인들 사이의 각급 학교 진학률과 관련되어 있는 내용이었는데, 물론 종교에 따라 어떤 분야에 관심을 더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통계이긴 하나, 헝가리는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발전에서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한 지역은 아니다.
또, 저자 자신도 언급하듯이, 어떤 지역에서 소수파는 상대적으로 정치보다는 경제 쪽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49), 그리고 근대 자본주의가 발달한 지역들은 애초부터 어느 정도의 자본이 축적되어 있는 지역이라 자본주의 발달에 유리한 정황을 가지고 있었고, 그 후에 개신교를 받아들인 것(독일의 경우)라는 주장(43)도 무엇보다 저자의 주장에 대한 강한 반론의 논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또 하나,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생각해 볼만 한 부분은, 어떤 지역이 특정한 종류의 개신교가 지배적인 상황이 되었다는 것과, 그 지역에 속한 사람들이 그 신앙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는 주장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에를 들면 영국 국교회인 성공회가 주류였던 시대 영국의 시민들이 정말로 일상생활에서도 국교회 신앙에 충실하게 살았을까?
오히려 남아 있는 여러 자료들에 의하면 당시 시민들의 교회 출석률부터가 매우 낮았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신학적인 내용에 무지하거나, 오히려 교회를 조롱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어떤 지역의 주류 신앙에 따라 그 지역의 자본주의 발전이 달라졌다는 저자의 주장의 타당성은 상당 수준 감소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