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상대적으로 짧은 전반부는 윌로우크릭 교회의 설립자였던 빌 하이벨스의 성범죄와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교회가(그리고 아마도 빌 하이벨스가) 시도했던 다양한 공작들을 고발하고 있고, 좀 더 긴 후반부는 좋은(히브리어로 “토브”) 교회가 되기 위한 몇 가지 조건들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한 때 유명했던,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던 목회자들이 성범죄로 무너지는 모습은 더 이상 드물지 않게 되어버렸다. 안타까운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다. 이런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생하기도 한다. 벌써 오래 전 일이지만, 청년들이 많이 모이기로 유명했던 서울의 한 대형교회의 J목사가 많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드러나 결국 사임을 했던 사건이 있었다.(물론 이런 일은 비단 그곳 한 곳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런 일들이 터져 나올 때마다 단골로 써먹는 변명이 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라고, 특정한 일부 교회의 일탈이라고 문제를 축소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교회에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벌어지고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을 보면, 이 문제가 단순히 한 교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금세 알게 된다.
예컨대 앞서 언급한 J목사는 사임을 하면서 수 억 원의 전별금을 받아 챙겼고, 이후 홍대 쪽에 새 교회를 개척했다. 이 과정에서 그를 목사 면직시켜야 한다는 요구는 노회의 성범죄 동조자들(이들도 다 늙은 목사다)에 의해 무시되었고, 그 무시의 이유라는 것이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이루신 부흥은 인정해야 한다”는 헛소리였다.
비단 이런 문제가 교회 안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비슷한 문제는 가톨릭에서도, 불교에서도 일어난다. 그럼 종교만의 문제일까? 그것도 아니다. 크고 작은 기업에서도, 정부 부처에서도, 각급 학교에서도, 아니 그냥 가정에서도 늘상 일어난다. 또,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생한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그러니 교회만 뭐라 하지 말라는 반응은 최악이다. 그건 교회를 다른 여느 세상의 기구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 조직으로 축소하고 나아가 왜곡하는 행위다. 교회는 달라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교리와 신조들은 다 헛것이 되고 말 테니까. 문제를 개개의 인간에게만 국한 시키려 해서도 안 된다. 이런 일이 이렇게 자주 발생한다는 건, 그게 개인의 문제를 너머(물론 개인의 책임은 무겁게 져야 한다) 교회라는 조직의 문화에 근본적인 비틀림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