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의 글들이 모두 읽어볼 만하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한국교회의 역사를 구체적으로 돌아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거의 모든 일에는 전사(前史)가 있기 마련이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여러 부분에서 미덥지 못하게 된 건 어느 특정한 하나의 사건이나 인물에서만 그 연유를 찾아서는 안 된다.
예컨대 국가조찬기도회(정식 명칭은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라는 모임만 해도 그렇다. 국가조찬기도회라니, 우리나라는 국교가 헌법으로 인정되지 않는 나라다. 국가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붙어 있는 ‘국가’라는 단어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다양한 정부측 요인들이 참여하거나 주최한다는 의미이고, 여기에 소위 재벌로 불리는 경제인들까지 잔뜩 참여하는 정경유착의 장으로 전락해버렸다.
박정희 시절 교회 길들이기와 정권 정당성 홍보를 위해 시작된 이 모임은 불과 얼마 전 이 모임의 회장이었던 한 건설사 회장이 1억의 뇌물을 김건희에게 바친 대가로 자신의 사위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올린 것이 발각되었고, 부회장인 이배용 역시 마찬가지로 김건희에게 금거북이를 바치고 국가교육위원장이라는 중요한 자리에 임명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비위에만 집중하지만 애초에 이런 모임 자체가 문제였던 것.
여전히 어지간한 규모의 교회 목사들은 여기에 초대되고, 기도나 설교를 하는 것을 무슨 명예인 양 착각하지만, 서울 시내의 비싼 호텔에서 조식을 먹으면서 하는 기도가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 자리에 참석한 정치인, 경제인들을 만나고 온 게 자랑스러운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부드럽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왕궁으로 가는 것이(눅 7:25) 과연 그리스도의 길이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