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게도 저자는 시간관리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대신 저자가 말하는 바는 시간을 장악하라는 것이다. 둘의 차이는 이렇다. 시간관리가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빠뜨리지 않고 해 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면, 시간의 장악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 시간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지금은 준비하는 시기라고만 생각한다. 문제는 그 기간이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처리해야 하는 일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고, 그 일들을 처리하다보면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가치들(가족이라든지, 친구라든지, 꿈같은)은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저자는 자신의 가치관을 중심으로 일을 시작하고, 최종 목표를 위한 결정을 지금 내리라고 말한다. 우리 삶은 짧다. 최종 목적을 뒤로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그 목적을 위한 실천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의미다(문제는 자신의 최종 목표가 없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아닐까).
책에는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제적인 도구들이 제시된다. 프로젝트 겹치기, 전문가 아웃소싱, 동기화를 통해 일이 알아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라는 것 등이다.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일은 직장생활이나 대기업보다는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와 닿을 만한 일이다. 특히 최근 스타트업 대표들과 자주 만나면서 가장 실감나게 경험하는 건, 이들이 정말로 시간에 쫓기면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에게는 여기 실린 조언이 좀 더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