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이 퍽 길다. 제목을 지은 사람이 할 말이 많았나 보다. 원래 이 책은 저자인 윌리엄 윌리몬이 한 교회에서 했던 설교문들을 모아 엮은 것이라고 한다. 사역 초창기에 이런 설교를 했다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은 여전히 통하는 것 같다.
교회 안에서도 꽤나 익숙한, 전형적인 간증 레퍼토리는 한결같다. 한 때 자신은 꽤 성공적인 위치에까지 올랐지만, 어떤 이유로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실제적일 수도 있고, 심리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 때 예수님을 만났고, 모든 것이 회복되었다.
저자는 여기에서 질문을 던진다. 과연 기독교는 이렇게 비참하고, 박탈당하고,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만”을 위한 종교인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기 위해 우선 비참해질(문자적으로든, 상징적으로든) 필요가 있는가. 우리는 억지로 자신이 불쌍한 위치라는 것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하는가.
이런 고정관념이 갖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성경은 우리가 예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그분이 우리를 찾으셨다고 말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결단하시는 것에서 모든 것은 시작한다. 끊임없는 자기 비하와 감정적 회개의 요구는 진정한 회개가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만들뿐더러, 이제 회개 이후의 은혜 안에서의 삶을 상대적으로 덜 강조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주제와 관련해서 앞서의 접근법이 갖는 결정적인 문제 중 하나는, “(경제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강한 사람”에게는 이런 방식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의 교회는 그들을 어떻게든 “무릎을 꿇리려고”(그래야 하나님의 필요를 인정할 테니까) 애쓰기만 하는데, 그들은 정말로 딱히 부족한 게 없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그저 번영의 복음만을 외쳐온 얄팍한 공동체에 대해서도 이들은 별 흥미가 없는데, 그들은 이미 충분히 번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