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내외가 오늘 아침 새 아파트로 이사 간다. 내외가 맞벌이하는 바쁜 생활이라 단풍 보러 여행 한 번 못가고 이사 가는 거여서, 조금은 안 돼 보였다. 하지만 웬걸, 떠나는 아파트 구내에 아름다운 단풍이 그림처럼 물들어 있을 줄이야!
춘천의 가을은 ‘춘천 mbc 사옥이 있는 곳’에 가야 볼 수 있다. 가까이로는 공지천이, 멀리로는 봉의산 자락의 건물들까지 한눈에 보이는 그곳에… 이 가을을 맞아 ‘한국현대조각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춘고 1학년 시절(1967년) 가을, 문예반 친구들과 동인지를 냈다. 동인지의 이름은 '소연'. 소박한 잔치라는 뜻일 게다.
이 건물을 설계한 분이 뭐라고 그 설계 취지를 말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막국수를 뽑는 국수틀과 가마솥을 본떠서 건물을 지어 봐야지!’하는 동심이 한몫했을 것이다.
내가 사는 춘천에는 이런 동심이 엿보이는 구조물들이 더 있다. 소양강 스카이 워크가 그 중 하나다. 보나마나 ‘강물 위로 걸어간다면 얼마나 무섭고 신이 날까!’하는 동심이 그 구조물 건립에 한몫했을 것이다.
춘심산촌은 구봉산 골짜기 안에 있다. 그 덕분에 링링태풍이 스치듯 지나갔다. 무사히 살아난 꽈리밭. 그 기쁨을 새빨간 열매들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