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K의 고개 (1)에는 그리스신화의 오르페우스 얘기가 인용된다.
……오르페우스는 악기를 잘 다뤘다. 어느 날 사랑하는 아내가 독사에 물려 갑자기 세상을 뜬다. 깊은 슬픔에 빠진 오르페우스는 악기의 선율에 그 슬픔을 담아 아내를 살려달라고 온 세상을 향해 호소한다. 그래도 소용이 없자 그는 결심한다.‘마지막으로 저승의 신들께 부탁해 보자’고. 우여곡절 끝에 어둡고 험한 저승세계로 간 오르페우스는 저승의 신들 앞에서 자신의 애달픈 사연을 악기에 담아 노래 부른다. 저승의 신들이 감복하여 아내를 지상으로 데려가도 좋다고 허락한다. 다만 지상에 도착하기까지는 절대로 뒤돌아보아서는 안 된다는 단서를 단다. 오르페우스가 앞서고 아내가 뒤따르면서 어둡고 험한 저승세계를 걸어 마침내 지상세계로 나가는 출구에 닿았다. 아내가 뒤따라오나 궁금해진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보는 순간 그녀는 다시 저승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라오스에 가 살고 있는 후배 허진이 얼마 전 ‘긴 나무다리’(2)사진들을 보내왔다.
아 … 오르페우스가 아내를 데리고 가는 장면의 배경 사진 같았다.
(1) 무심 이병욱의 대표 소설
(2) U - bein Bridge in the rainy season. Myanmar Mandalay.
우기철의 우베인 다리. 만달레이 근교, 미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