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란 이미 설치되어 있는 시설이나 건물을 거두어 치우는 일이다. 물리적인 작업이다. 하지만 그 시설이나 건물에도 사람의 추억이 묻어 있다는 사실을.
어젯밤 거리를 걷다가 본, 철거 전문 업체 트럭 옆면의 놀라운 글 한 줄.
“아픈 마음까지도 철거해 드립니다”
이 정도면 시(詩)가 아닌가. 서점에 있는 수많은 시집들이 순간 무색해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