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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에 있으면 그 품을 깨닫지 못한다. 춘천에 살면서 춘천이 봉의산 자락에 있는 도시임을 깨닫지 못했다. 가을 어느 날 호수 건너 언덕에서 바라본 춘천은 ‘봉의산이 어머니 같은 모습으로 그 치맛자락에 품고 있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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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쭉은 봄철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는 대표적인 꽃나무다. 그런데 요즘 같은 가을철에는 잎사귀들이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게 단풍들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알리려고 사진을 여러 장 찍었지만 이상하게도 단풍든 아름다움이 제대로 나타나는 사진을 한 장도 얻지 못했다. 어떤 풍경이 피사체(被寫體)가 되면 대개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변하는 게 일반적인데 정말 이해 못할 일이다.  

올린‘단풍든 철쭉’사진은 그 중 하나다. 실제의 아름다움에 전혀 못 미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따듯하나 싸늘한 기가 도는 가을 햇빛에, 화려하나 담백함을 잃지 않은 단풍든 철쭉의 아름다움’. 말로써 한 번 읊어봤지만 여전히 표현 불능임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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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 07: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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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나 아내는 풀밭에 참외 씨를 뿌린 적이 없다. 아마, 먹고 버린 참외 씨들이 어쩌다가 싹이 터 자라난 결과 같았다. 그래도 그렇지 하나나 둘도 아니고 여럿이라니. 풀밭을 치다가 낫을 든 채 멍하니 선 아내한테 참외들이 이런 아우성을 치는 것 같았다.

“우리 부모님은 어디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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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0 1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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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이병욱 2018-10-21 10:32   좋아요 1 | URL
정말, 참외 먹고 남은 씨도 함부로 버리지 못할 것 같은 심정이더라고요. 숲에서 농사지으니까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과일나무가 경우에 따라서는 아름다운 꽃나무일 수도 있었다. 춘천 율문리 어느 사과 농장에서 깨달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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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 이름 중에는 참 이상한 이름도 있다. 아내와 함께 오늘 춘심산촌 밭가 담 밑에 심은 화초가‘으아리’란다. 밭가 담 밑을 으아리 심는 장소로 정한 까닭은 으아리가 덩굴식물이기 때문이다. 말이 담이지, 사실은 오랜 세월 밭에서 농사짓다가 나온 돌들을 밭가에 놓으면서 형성된 돌무더기다. 돌무더기에 흙까지 얹히자 자연스레 담 비슷해졌다.

으아리를 심기 전 담을 뒤덮은 환삼덩굴들부터 제거하는데 이런, 아주 작은 철쭉이 그 밑에서 발견되었다. 잎사귀들이 파란 게 다행히도 살아있었다. 우리가 지난봄에 이 녀석을 심어놓고서 그 동안 몰랐던 것은 무심해서라기보다는 환삼덩굴들이 번식력이 대단해 순식간에 일대를 뒤덮어 안 보인 때문이다. 그 지랄 같은 나쁜 놈들 행패 속에서도 죽지 않고 마침내 이 가을 햇빛을 받게 된 작은 철쭉 녀석.

 

박대 받은 기억만 있을 담 밑에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내가 삽으로 녀석 밑을 깊이 파서 농막 앞 양지 바른 자리로 옮겨 심었다. 잡초방지매트도 다시 깔아주었다. 아내가 특별히 당부해 물도 한 주전자 부어주었다. 그러자 녀석이 이런 말을 하는 듯했다.

“감사합니다. 잘 크겠습니다. 내년 봄을 기대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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