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단순히 강 건너 갈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을 넘어 그리움의 수단이 아닐까?

영월 판운리 섶다리를 직접 눈으로 본 순간 나는 그 그리움을 체험하고 싶었다.

내 발길 아래 그리움이 하나하나 추억으로 바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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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면()에서 제일 높은 4층 건물에 숙소를 얻었다.

해가 지고 밤이 되었다.

자정이 다 됐는데도 왠지 잠이 오지 않았다.

무슨 까닭일까?

뒤척이다가 결국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밖을 내다보았다. 수만(數萬) 층 높이의 어둠이 있었다.

그 어둠의 무게 때문에 잠이 못 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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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판운리 섶다리를 어제 직접 가 보았다. 본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위를 걸어도 보았다. ‘해마다 10월이면 섶다리를 새로 놓는다는 안내판이 있더니 과연 새로 놓은 지 며칠 되지 않은지 깐 흙이 부드러웠다. 걸음을 디딜 때마다 미세하게 흔들려서 시멘트나 철근 하나 들이지 않고 오직 사람의 손길로 만든 다리임을 실감케 했다. 다리 밑으로는 맑은 강물(서강)이 흘렀다.

문득 고조선 시대의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가 떠올랐다.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은 결국 물을 건너시네.

물에 빠져 죽었으니,

장차 임을 어이할꼬.

 

 

 

이런 아름다운 섶다리가 놓였더라면 사별의 한은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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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일로 여기 춘천에서 300리 넘는 곳에 있는, () 소재지 마을에 다녀왔다. 그 면에서 숙소까지 얻어 1박 하고 돌아왔으니 웬만해서는 춘천을 떠나지 않고 사는 나로서는 경이로운 사건이다.

그 면에서 하루 지내면서 재미난 경험을 했다.

새벽 6시에 아침밥을 먹는 습관이라 할 수 없이‘24시 편의점을 찾아갔다. 삼각김밥이나 컵라면이라도 사 먹을 생각에서다. 전 날, 그 면에도 24시 편의점이 한군데 있는 걸 봐 두었었다.

하지만 24시 편의점은 불도 꺼지고 문도 닫혀 있었다. 그 면에서 24시 편의점은 간판일 뿐, 그냥 구멍가게나 다름없었다.

생각다 못해 차를 몰고 면의 중심가로 갔다. 다행히도 서넛의 식당들이 이른 아침에 문을 열고 영업했다. 그 중 한 군데에 들어갔다. 주문을 바라는 아주머니한테 나는 벽에 있는 메뉴판을 보고서 말했다.

육개장을 부탁합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말했다.

콩나물 백반만 됩니다.”

그럼 그걸로 해주세요.”

아주머니가 주방으로 들어가 밥상을 준비하는 중에 나는 벽의 메뉴판을 다시 살폈다. 놀랍게도 콩나물 백반이 없었다. 메뉴판에 적어놓은 음식들은, 실제로 준비되는 음식과 아무 관련이 없었던 것이다.

지난 6,70년대 춘천의 모습을 보는 듯한 경이로움!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전개되고 있는 그 시골 면에 나는 사랑을 느꼈다. 속도를 따지지 않는 인간 중심의 슬로우 시티, 그 시골 면.

 

아주머니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차려내온 콩나물 백반. 아주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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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다. 나는 철지난 바닷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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