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때가 반 년 전인 5월이다. 여러 가지 바쁜 일이 생겨서 한동안 페북에 글을 올리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던 때 아내가 이런 조언을 했다,
“‘좋아요’란 표시로 당신 글을 반기는 페친들한테 ‘한동안 페북을 쉬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야 되지 않을까?”
나는 잠시 생각해보곤 아내의 조언을 사양했다. 그 까닭은 이렇다.
“아니, 내가 처음에 페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할 때 페친들한테 페북 시작 인사를 드렸나? 시작 인사를 드리는 일 없이 시작했으니까, 한동안 쉬겠다는 인사를 드린다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지. 뭐, 그냥 아무 말 없이 쉬는 거지.”
반년이 지난 어제부터 나는 페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새삼스레 글을 올리기 시작한다는 인사를 할 필요도 없었다.
하긴 인생이 그렇다. 어디 누가 “저는 이제부터 인생을 시작합니다”고 선언하던가? 그냥 태어나고 그냥 죽음을 맞는 거다. 그것이 자연이다. 우리는 자연 속에 있다. 첨단의 의사소통 방법인 페북조차 자연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