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부턴가 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 전동킥보드가 방치돼 있었다. 내가 놀라서 아내한테 말하면서 대화가 시작됐다.

아니, 저렇게 멀쩡한 것들을 길가에 방치해 두다니, 잃어버리면 어떡하려고들 그러지?”

당신도 참. 저걸 운영하는 업체나 사람이 회수해가겠지.”

글쎄, 값이 제법 나갈 것 같은데 회수해 가기 전에 누가 슬그머니 자기 집으로 갖고 가지 않겠어?”

당신도 참. 사방에 cctv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제는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길가 물건이라도 함부로 자기 집으로 갖고 가고 그러지들 않아.”

정말 그럴까?”

아내가 결국 혀를 차면서 이렇게 말했다.

하긴 당신이 워낙 어렵던 시절에 살았으니 그런 쓸 데 없는 걱정을 할 만도 하지.”

아내는 나보다 여섯 살 아래다. 고작 6년 차이 갖고서 어렵던 시절운운하다니 나는 은근히 울화가 치밀지만 참았다. 괜히 나와 상관없는 전동킥보드 때문에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정말 저렇게 멀쩡한 전동킥보드를 길에 내버려둬도 되는 걸까? 나는 아무래도 라떼는 말이야의 라떼 시절 사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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