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양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참담한 현실이 드러날 것이므로.

 

깊은 잠재의식에서 떠오르는 슬픈 기억 같아서 K는 언제나인양현장을 지켜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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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외수형이 SNS에 올린 글을, 내가 읽어보고서 분개했다. 형이 감성마을의 정서적 환경 조성 차 몽요담에 산천어를 백만 원어치나 사다 넣었는데 수달들이 하룻밤 새에 다 잡아먹었다는 거다.

형한테 물었다.

그 못된 놈들을 왜 그냥 내버려둡니까?”

형이 답했다. ‘수달들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천연기념물이라 함부로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몇 년째 당하며 산다고. 그 때 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행패를 부리면 당장 사법처리 되지만 수달들은 행패를 부려도 법적 보호 대상이라니, 세상에 이런 불공평이 있나?’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

감성마을의 문하생 한 분이 근래 들어 정말 감성 풍부한 글들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팍팍한 삶의 날들에서 모처럼 보는 감성 풍부한 글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장면이 떠올랐다. 그분이 그런 감성에 젖어 있을 때 주변 숲속의 수달들이 고개를 기웃거리는 장면이다. 그 장면 속의 수달들 행동을 내가 사람 말로써 통역하자면 이렇다.

젠장, 산천어는 몽요담에 넣지 않고 뭐하고 있는 거야?”

 

철저하게 본능에 충실한 감성마을 수달들.

그런 생뚱맞은 장면을 떠올려본 뒤 나는 이상하게 그들에게 정이 간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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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이 있다. 1964년 처음 상영돼 여배우 카트린느 드뇌브의 풋풋한 미모를 전 세계에 알렸다. 워낙 명작이라 반세기 넘은 지금도 주말 명화로 TV에 나오곤 한다

 

이번에 우리의 봉준호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그 시상식장에서 봉 감독에게 시상하는 늙은 여인이 있어서, ‘저 여인이 누구이던가?’ 알아봤더니 세상에, 카트린느 드뇌브란다.

봉 감독은 1969년에 출생한 분. 카트린느 드뇌브의 쉘부르의 우산첫 상영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것이다.

역시 예술은 시간· 공간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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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한 것은 현실 속에서가 아니라, 관념(觀念, idea)의 세계에서만 이루어진다고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말했다. 

우리 집 아마릴리스가 빨간 꽃을 피웠다. 관념 속에 있어야 할 빨간색이 실수로 현실에 노출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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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섬에 간다는 건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설령 10분여 만에 닿는 섬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 섬이 춘천에 있었다.

중도 

 

 

지금은 레고랜드를 세우기 위해 파헤쳐졌지만 나는 예전의 그 섬을 잊지 못한다. 잔디가 정갈하게 깔려 있었고 그 위로 자전거도 타고 혹은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도 먹었다. 그럴 때 배를 타고 떠나온 춘천 시가는 아득한 고향 같았다.

 

 

레고랜드 공사로 중도 뱃길이 사라지면서 선착장에 스산함이 깃든 지 몇 년째. 그곳에 춘천의 명소 「5 NOTE 카페」가 있다. 나는 그 카페를 떠올릴 때마다 스산한 장소를 일부로 찾아서 자리 잡은 게 아닐까?’의심한다. 그만큼 폐 선착장과 묘하게 어우러지는 멋진 카페다
   

 

이번 주에 서현종 화백이 「5 NOTE 카페」에서 '춘천 블르스 전 - 엄마의 꽃밭'을 연다. KBS에서 시작했는데 장소를 옮긴 것이다. 폐 중도 선착장 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카페 5 NOTE」에서 그의 그림들은 5월을 빛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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