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외수형이 SNS에 올린 글을, 내가 읽어보고서 분개했다. 형이 감성마을의 정서적 환경 조성 차 몽요담에 산천어를 백만 원어치나 사다 넣었는데 수달들이 하룻밤 새에 다 잡아먹었다는 거다.
형한테 물었다.
“그 못된 놈들을 왜 그냥 내버려둡니까?”
형이 답했다. ‘수달들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천연기념물이라 함부로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속수무책으로 몇 년째 당하며 산다고. 그 때 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행패를 부리면 당장 사법처리 되지만 수달들은 행패를 부려도 법적 보호 대상이라니, 세상에 이런 불공평이 있나?’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
감성마을의 문하생 한 분이 근래 들어 정말 감성 풍부한 글들을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팍팍한 삶의 날들에서 모처럼 보는 감성 풍부한 글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장면이 떠올랐다. 그분이 그런 감성에 젖어 있을 때 주변 숲속의 수달들이 고개를 기웃거리는 장면이다. 그 장면 속의 수달들 행동을 내가 사람 말로써 통역하자면 이렇다.
“젠장, 산천어는 몽요담에 넣지 않고 뭐하고 있는 거야?”
철저하게 본능에 충실한 감성마을 수달들.
그런 생뚱맞은 장면을 떠올려본 뒤 나는 이상하게 그들에게 정이 간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