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힘 -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컬러 시리즈
캐런 할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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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 빛이 있기에 세상은 온통 색으로 가득하다. 물체는 빛을 받아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질 반사한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색은 그 물체가 반사한 색이다. 고등학교 때 식물이 청색광과 적색광에서 잘 자라고 오히려 녹색광을 싫어해 반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색은 그 물건의 본질 같지만 실상은 반사하기에 어쩌면 본질과 가장 먼 셈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이 색으로 가득하니 인간은 당연히 색을 잘 구분하게 진화했다. 

 인간은 1700만 개의 색을 구별한다. 그런데 구분할 수 있는 색은 단 3가지로 빨강, 초록, 파랑이다. 인간의 눈은 광수용기가 2개인데 적은 빛을 감지하는 간상체와 많은 빛과 색채를 처리하는 추상체다. 추상체는 다시 세 개로 나뉘는데 L추상체는 파장이 긴 빨강을 구분하고, M추상체는 중간 파장인 초록을, S추상체는 파장이 가장 짧은 파랑을 구분한다. 개는 추상체가 두 개뿐인지라 색인지가 되지 않으며 인간은 대개 여성이 남성보다 색 구분을 잘 한다. 일부 여성은 유전적 변이로 이 추상체가 하나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무려 이론상으로는 1억개의 색 구분이 가능해진다. 

 색은 간상체와 추상체를 거쳐 눈으로 들어오고 화학물질이 방출되며 이것이 뇌의 시상하부로 향한다. 시상하부는 신진대사, 식욕, 체온, 수분 조절, 수면, 자율신경계, 성기능과 재생산의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즉, 색채는 위와 같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텐이라는 사람은 학생들이 특정한 톤의 색채를 선호하고 이것이 그 학생의 성격과 예술적 표현에 관심이 있음을 주장했다. 이를 토널 색채 팔레트라고 하며 이텐은 이것을 4가지 성격 유형과 관련지었고 다시 사계절과 관련시켰다. 라이트는 색채 시스템이 7가지 성격이 있다고 보았다. 우선 모든 톤은 사람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색채의 심리적 영향을 보편적이다. 모든 명암, 색조, 농담은 4가지 색집단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모든 색은 그 색이 속한 색집단의 다른 색과 잘 어울린다. 모든 사람은 4가지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된다. 모든 성격 유형은 어느 한 가지 색집단과 일치한다. 색채 계획에 대한 반응은 성격 유형의 영향을 받는다. 

 사실 색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류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류가 색을 활용하고 색과 상호작용하는 능력도 향상했다. 그래서 신경과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 철학자, 심리학자에게 색채는 점점 더 중요한 연구주제가 되고 있다. 

 개인이 색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3가지다. 우선 색채에 대한 개인적인 연상이다. 특정, 색상, 색조에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어떤 것이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가령 좋아하는 축구티의 색, 그리운 할머니의 가디건 색등이 주는 심리적 영향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뿜어내는 붉은 색의 느낌은 한국인과 라이벌 일본인에게 자못 다른 의미일 것이다. 다음은 문화적 상징적 의미다. 한 사회안에서 특정 색채는 깊은 문화적 전통을 갖는다. 가령 한국인에게 붉은 색은 죽음을 의미하지만 중국에서 붉은 색은 황제의 색이자. 행운의 색이다. 마지막은 심리학적 의미로 색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는 진화의 영역과 관련하는 보편적인 부분이다. 

 학자들의 연구결과 모든 언어가 색채를 동일한 방식으로 분류한다. 단지 색을 묘사하는 단어의 수에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이는 색채가 인간의 공통적 심리기제가 오래전에 진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모든 문명권에서 색의 구분은 가장 빛과 어둠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검정과 흰색이 가장 먼저인 것이다. 다음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의 순이다. 이는 파장 길이 순으로 가장 긴 것에서 짧은 순으로 향한다. 그 다음은 분홍, 보라, 갈색, 회색, 주황의 순이다. 

 각각의 색은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갖는다. 

 빨강은 눈에 띄고 신호, 정지, 경고 표시에 적합하다. 따뜻하고 에너지 있고, 흥분되고 남성적이며 성욕을 상징한다. 하지만 분노와 짜증, 피로, 격렬한 논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빨강은 육체적 에너지 수준을 높이나 피로와 부담을 유발하기도 한다. 빨강이 주변에 많으면 긴장되며 남성들은 빨간 옷을 입은 여성에 끌린다. 이런 이미지로 인해 외향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코카콜라나 맥도날도 같은 회사가 이 색을 사용한다.

 분홍은 양육과 돌봄, 따뜻한 사랑의 색이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연약하고 힘없는 느낌이다. 마케팅에선 감정적 호소력, 공격적 감소효과 차분함에 이용된다. 

 노랑은 우리를 자신만만하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자존감을 높인다. 단점은 짜증, 불안, 조바심, 우울, 자살충동이다. 노랑은 햇빛의 색으로 행복을 의미한다. 그래서 고객이 아이인 경우 많이 사용되며 많은 유아기관의 색은 노랑이다. 노랑은 패스트푸드의 색이며 맥도날도는 빨강과 노랑을 같이 이용하여 빠른 움직임으로 사람을 고양시켜 회전을 빨리한다.

 주황은 친근하고 에너지가 높으며 사회적 상호작용과 대화를 촉진한다. 풍요로움의 상징이나 유치하고 경솔하며, 싸구려로 보이기도 한다. 주황은 넉넉하고 긍정적인 느낌이 있어 저가 항공사 이지젯과 명푸믑랜드 에르메스의 색이기도 하다. 주황에 검정을 섞으면 전통적 가치와 고품질의 감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갈색은 안심하고 안전한 느낌이다. 협력적이고 편안하고 따뜻하나 지루하고 생기가 없다. 고집이 세고 비타협적이기도 하다. 오랜 전통의 호텔과 클럽이 사용한다.

 파랑은 세계적으로 가장 무난히 선호되는 색이다. 사고의 논리성과 명료성, 고요한 정신과 사색을 의미한다. 하지만 차갑고 무관심하며 냉담한 느낌도 준다. 음식의 경우 독성이 있거나 안전하지 못함을 의미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금융회사와 은행의 상당수가 파랑을 사용하는데 정직과 신뢰, 전문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이다.

 초록은 본능적 안정감, 평온과 조화와 균형이다. 하지만 정체와 지루함도 준다. 초록인테리어는 전원같은 편암함을 주므로 최근 맥도날도 조차 인테리어에 초록을 도입했다. 

 보라는 고차원적 우주, 영적 각성과 사색, 심사숙고의 진리탐구를 의미한다. 내향적이고 멍해지며 현실감각을 상실하기도 한다. 색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워 오랜 기간 왕족, 부유층, 성직자의 색이었으며 로마의 아우구스투스는 자신만이 보라를 쓰도록 하기도 했다.

 회색은 중립의 색으로 색채가 없어 시선을 끌지 않는다. 편안함과 숨기에 적합하고 외부세계와의 차단을 의미한다. 지나치면 심신이 피로하고 고갈된다. 현대사회는 매우 급박하게 변하는 사회로 그래서인지 현대에는 안정감을 위해 회색이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흰색은 순수와 평화, 정화, 순결, 단순, 명쾌하다. 차갑고 무신경하며 무미건조하기도 하다. 위생적이고 질서정연하나 환자입장에선 춥고, 고독하다. 그래서 최근 병원과 학교는 흰색에서 탈피하고 있다.  

 토널배색조화는 자연의 모든 색이 4개의 토널 색군에 위치하고 같은 색군은 언제나 조화롭고 사람은 성격에 따라 이 토널배색군중 하나를 선호한다는 이론이다. 

 봄은 따뜻하고 선명하며 밝고 섬세하다. 노랑이 섞이고 검정은 없다. 명랑하고 밝고 봄을 연상시킨다. 워터멜론, 피치, 하늘색, 아쿠아마린, 라일락, 크림색이다. 봄의 성격유형은 외향적이고 즉흥적이며 장난기가 많고 친절, 다정하며 열정적이며 야외활동을 즐긴다. 그래서 집은 자연광이 필수적이고 마당이 넓고 발코니를 선호한다. 옷은 얇고 가벼우며 구김이 적은 직물을 선호하며 가볍고 동적인 액세서리를 좋아한다.

 여름은 파랑이 섞여 시원하고 섬세하며 우아하고 은근하고 점잖으나 무겁지 않은 색이다. 로즈핑크, 플럼, 세이지, 파우더 블루, 라벤더가 이런 색이다. 여름 유형의 사람은 냉정하고 침착하며 평정을 유지한다. 조용하고 평온한 집을 좋아하고 부드러운 곡선과 우아한 선의 가구를 좋아하고 비례와 균형을 좋아한다. 조용하고 품격있는 스타일을 선호하며 타원형 액세서리를 좋아한다.

 가을은 짙은 노랑을 포함하고 검정을 포함하는 색군이다. 가을을 연상시키고 안정적이고 사랑스럽고 묵직하다. 올리브, 포레스트, 틸블루, 가지색, 민트 오렌지, 아이보리 화이트가 이런 색이다. 가을 성격의 사람은 따뜻하고 보살핌을 잘하며 외향적이고 타인에 관심이 많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선호하고 자연의 질감과 색을 선호한다. 패션도 자연의 질감과 색을 선호하며 오래된 금, 호박, 비취, 황옥의 준보석류 악세사리를 좋아한다.

 겨울은 순백과 순검정을 포함하는 유일한 색군이다. 대담하고 극적이며 마젠다. 레몬 옐로, 필라박스 레드, 아이스 블루, 순회색이 포함된다. 담대하고 차가운 성격이며 타협을 모른다. 세련되고 극적이며 압도적인 느낌이다. 취향과 스타일이 담대하고 압도적이며 자신감이 있다. 정확한 선과 깨끗한 집을 선호하고 표면이 광택이 있고 각진 느낌을 좋아한다. 대비가 뚜렷한 색채를 선호하며 옷도 윤곽이 중요하다. 

 책의 후반부는 자신에게 맞는 색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자신에 맞는 토널군을 찾는 설문도 있는데 나는 여름에 속했다. 대개 맞는 느낌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채도가 좀 떨어져 편안한 보라 느낌을 좋아한다. 라벤더에 가까운 색이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 직장, 집, 옷 중 그런 색은 단 하나도 없다. 정말 좋아하는 것이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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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11-28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이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스펙트럼을 연관시키지 않으면 의미가 전달 안되는 명칭이란 생각을 항상 합니다.^^
색깔에 관련된 심리학 책들도 많이 나오죠
에바 헬러의 책도 재미있었던 듯요
 
지도 위의 붉은 선 - 지도가 말하는 사람, 국경, 역사 그 운명의 선을 따라나서는 지정학 여행
페데리코 람피니 지음, 김정하 옮김 / 갈라파고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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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의 좋은 지리 책을 만났다. 여러 지리 책에서 습득한 지식 중 다소 모자란 부분을 채울 수 있었고 더 나아가 문화, 경제를 지리라는 학문으로 설명한 부분이 좋았다. 물론 지리학에서 이런 시도는 오랜 된 것이지만 교양지리학 중 다룬 책은 별로 없어서 특별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인데 미국, 중국, 독일,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을 지리의 관점에서 다루고, 민주주의, 기후위기, 부의 집중 등을 역시 지리의 관점에서 다룬다. 미국과 중국은 다른 책과 비슷해 넘어가고 독일부터 살펴보았다.

 

1. 독일

 독일은 유럽대륙의 한 가운데 위치한다. 독일의 통일은 매우 늦었지만 그 이후로 사실상 유럽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강국이다. 프로이센은 나폴레옹 이후의 프랑스에 굴욕을 안겼고, 통일 독일은 1차 2차대전을 일으켰으며, 현재의 독일은 유럽 최강의 경제국이다. 때문에 독일이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유럽의 향방을 결정해왔다. 그리고 이런 독일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그 경계가 항상 들쭉날쭉했으며 그 변화가 곧 다른 국가의 운명을 결정했다.

 독일의 경계가 불분명한 건 주변에 이렇다할 지리적 경계가 없기 때문이다. 북으로는 좁은 해안이 경계가 되어주지만 큰 의미가 없으며 남으로는 알프스가 지나치게 멀리있고, 동과 서는 이렇다할 경계가 전혀없다. 때문에 최대판도의 독일은 남으론 알프스 서로는 프랑스, 동으로는 러시아까지 치고나갈수 있다. 

 독일은 로마 이후 이를 재건하려는 유럽적 소망을 가장 강하게 가져온 국가다. 독일에 자리한 카롤링거 제국, 신성로마제국, 히틀러의 제3제국이 그렇다. 이중 신성로마제국은 중앙집중경향보다는 지역 자치국의 영향이 강했는데 이런 지역자치적 경향은 현대독일에도 그래도 남아있으며 이 국가의 통합을 늦게 했다. 2차대전 때 독일은 자연에 의한 방어선이 없어 포위되었다는 묘한 신드롬이 있었고 그 결과 활력적인 공간을 확보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대상은 야만인이 존재하는 슬라브의 땅, 그리고 아프리카 식민지였다. 하지만 패전후 독일은 아데나워 수상에 의해 지정학적 선택을 새로하게 되고 철저히 서양을 택한다. 그 결과로 서독의 새로운 수도는 프랑스에 인접한 본으로 결정된다. 

 철저히 서양지향의 운명을 택한 독일은 1990년에 통일하며 새로운 운명을 맞게 된다. 통일 독일은 1700만 동독 주민을 흡수하였고, 경제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1:1 환율로 동독의 통화를 인정해주어 동독지역으로 막대한 부를 이양한다. 초기엔 동독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실업이 급증하고 연방예산에 무리가 따랐지만 지금은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었다. 동독지역의 소득은 현재 서독의 75%수준까지 올라왔다. 독일의 마르크화는 강한 경제력으로 유럽 최고의 화폐였다. 마르크는 안정되었고, 낮은 인플레이션에 높은 구매력을 유지하는 화폐였다. 당시 독일의 통일은 유럽 각국의 불안을 야기했는데 특히, 프랑스가 공포에 떨었다. 프랑스의 미테랑은 독일의 통일을 반대하였으나 역사의 시계추를 돌리기 어렵자 유로화를 하나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독일 역시 과거의 잘못으로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초식강국이었다. 독일은 이 제안을 수용하고 유로화가 출범한다. 2008 경제위기가 닥치자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방국가들이 독일의 소극적 역할을 비판했다. 하지만 독일인에게 경제는 도덕적 의미가 있다. 이들은 오히려 미국이나 다른 유럽국가들이 사치와 낭비로 경제위기를 자처해놓고도 돈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국을 비판하는 것을 못마땅해했다. 때문에 독일은 2008 경제위기에서 중국만큼 적극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 


2. 러시아

 강국이자 침략의 이미지가 강한 러시아는 의외로 역사상 침공을 많이 당한 국가다. 러시아의 역사는 침공으로 얼룩져있고 몽골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전까지 이렇다할 존재감이 없던 나라다. 러시아 역시 독일처럼 동서방향으로 이렇다할 지리적 방어물이 없다보니 항상 침공을 당했고 그 해결의 발로로 확장을 택했다. 러시아는 외부세계를 모스크바와 샹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멀리하는 것이 목표였고 이러한 성향은 지금도 유효하다. 겁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폭력적이라는 건 국가에도 해당하는 셈이다. 

 러시아는 강국이란 이미자강 강하지만 사실 역사상 강했던 적이 없다는게 사실에 가깝다. 그들의 제국은 항상 컸지만 텅 비어있었고 후진적이었다. 1900년대 1인당 소득은 영국의 1/5였고 기대수명은 영국이 52세인데 비해 러시아는 30세 문식률도 1/3에 불과했다. 지금도 러시아는 서구사회에 비해 평균소득이 절반정도에 불과하고 기대수명이 났다. 러시아는 국방력 하나는 강한 편인데 소련시절인 1960년대부터 과학기술을 발달시켜 현재의 무시무시한 핵무기 체계를 갖추게 된다. 하지만 강한 과학기술과 국방산업의 이면은 어둡기 그지 없다. 삶의 수준과 물질적 행복은 제3세계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소련이 붕괴하지 러시아의 국방은 크게 후퇴한다. 1988-1994 러시아 군대는 500만에서 100만을 줄고 예산 역시 2460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가 된다. 푸틴은 2008 조지아 전쟁과 캅카스, 남오셰티아 분리주의 사건을 계기로 이후 10년간 7000억 달러를 쏟아부어 러시아를 다시 군사강국으로 만든다. 

 러시아는 912세기 키이우 인근 드네프르에서 형성했다. 기독교 개종과 키릴로스와 메로디우스 형제 선교사의 슬라브 지역의 복음화가 이뤄졌고 결정적으로 블라디미르 대공의 세례를 받았다.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로마와 비잔티움에 거리를 두며 유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한 나라였다. 하지만 몽골의 침입으로 모스크바와 키이우가 박살나며 서유럽과 분리된다. 이후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무슬림에 기울기도 했고 봉건기사와 도시혁명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서유럽의 르네상스도 겪지 못한다. 이로 인해 오랜기간 후진국에 머물게되며 이 영향을 지금도 남아있다. 

 러시아는 야만족의 침략과 접근으로 러시아 그리스 정교신앙에 집착한다. 또한 자신들은 유목, 아시아, 무슬림에 대항하는 유럽 최후의 보루로 생각하며 이와 관련한 민족적 전설도 만들어낸다. 그래서 러시아의 민족서사에는 자신들이 완전한 유럽인이 아니라는 열등한 자의식과 더불어 유럽을 구원해야 한다는 우세한 자의식이 모순되게 병존한다. 그래서 러시아는 제3의 로마, 범슬라브주의, 국제공산주의 등을 내걸어 유럽을 대표하는 역할을 시도하기도 한다. 

 2009-2012년 푸틴이 잠시 물러난 시기 미국 오바마와 러시아 메드베데프의 사이는 좋았다. 러시아는 WTO에 가입했고 러시아는 미국인이 비자를 면제했다. 하지만 푸틴의 재집권후 그는 집권기반을 다지기 위해 미국을 적으로 간주한다. 나토는 지속적으로 유럽의 동으로 확장하여 러시아의 오랜 컴플렉스를 건드렸다. 러시아는 나토가 정권을 붕괴시키고 민주정치를 장려하여 세계의 질서를 바꾸려 한다고 보았다. 친 러시아 경향의 우크라이나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가 실각하자 우크라이나를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기원으로 간주하는 러시아의 푸틴은 군사작전을 개시해 크름반도를 합병한다. 현재 푸틴의 러시아는 민족주의, 외국인과 동성애 혐오, 가부장주의, 권위주의, 규율, 정보의 통제를 앞세운다. 세계적인 우경화로 세계화와 다민족주의에 환멸을 느끼는 사회가 많아졌지만 푸틴의 영향력은 널리 퍼지지 않았다. 이는 러시아의 경제적 실패때문인데 오히려 비슷하지만 성공적인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다. 잘 드러나진 않지만 중국은 러시아의 여러 염원을 좌절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양으로의 진출을 늘 원했고 그래서 과거 아프간에 접근했지만 이미 중국이 파키스탄의 여러 항구를 통제하고 있다. 이는 중앙아시아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3. 인도

 알렉산드로스의 침공 이후 인도는 항상 서양문명의 일부였다. 인도는 아랍과 인접한다. 육로는 이란, 해로는 페르시아만으로 연결된다. 중국이 신비의 존재인 반면 인도는 항상 서양 교역의 일부이자 목표였다. 그래서 대항해시대 유럽은 인도를 찾아 헤맸고, 엉뚱한 여러곳에 인도의 지명을 남겼다. 

 중국의 대두 후 서양은 중국에 실망한 나머지 인도에서 그 답을 찾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인도는 중국과는 다르게 어쨌든 민주적이며 매우 다원적 국가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에 비해 몇 가지 장기적 우위가 있는데 젊은 노동 연령층과 , 기술적 능력, 민주정치, 영어의 보편화, 서양과의 높은 친근성이다. 인도는 중국의 팽창주의를 저지하는데 이해관계를 미국과 같이 한다. 하지만 인도가 미국과 친근해진건 지극히 최근의 일이며 과거 인도는 미국과 그리 친근하지도 않았고 별로 민주적이지도 않았다. 

 인도의 가장 큰 문제중 하나는 카스트다. 인도는 지리적 한계로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인도전역이 통일된 적이 몇번 없다. 마우리아 왕조와 무굴제국이 전부이며 타의적으로는 영국에 의해서다. 인도는 지리적 분리로 인해 봉건적 성격이 강하며 이로 인해 한 주에서 다른 주로 물건이 이동하는데 같은 국가내에서임에도 관세가 붙는다. 인도에는 무려 16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때문에 침략자가 남긴 영어가 국민통합과 소통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의 위협은 또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문제다. 인도는 인구는 상당하지만 기후변화로 고통받고 있으며 물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인도의 물은 티벳에서 기원하는데 적대국인 중국이 이 지역을 손아귀에 넣고 있어 문제다. 

 다른 위협은 이슬람 근본주의다. 힌두로 통합된 인두에 무슨 종교문제냐 싶지만 4000만의 무슬림이 인도에 거주하고 있으며 파키스탄과의 갈등이 여전하다. 영국의 식민지가 되기 이전 인도는 오랜 기간 무슬림의 침공을 받았다. 결국 완전히 점령되어 무굴제국이 생겨났는데 무굴은 17세기 인구의 1억으로 오스만제국의 5배이고 매우 부유하고, 고급 자원을 보유하고 생산력이 높은 나라였다. 무굴제국은 종교적으로 관용적이어서 개방적 이슬람으로 힌두교, 기독교 등 다른 종교와 평화로이 공존했다. 하지만 1658-1707년 무굴의 황제 아우랑제브는 종교를 탄압했다. 그는 힌두교 사원을 파괴하고 시크교와 시아파를 탄압했다. 이런 탄압이 현재 인도내 힌두교근본주의의 시작이 된다. 

 강력한 무굴제국은 200년에 걸쳐 영국에 복속된다. 종교탄압으로 무굴제국내 교단 공동체의 분열로 이슬람세력도 쇠퇴한다. 그리고 무굴의 황제들은 중국처럼 시대착오적 인식으로 해상보단 내륙에 집중했다. 영국은 부유한 뭄바이, 캘거타를 획득하여 인도의 가장 부유한 벵골에 접근했다. 그들은 벵골상인에게 무굴제국보다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여 막대한 부를 안겼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공고해지자 벵골은 무굴에서 벗어나 영국에 붙는다. 영국은 이 지역의 부로 인도인만으로 구성된 현지병력을 무장시킬 수 있었다. 이후 영국에 산업혁명이 일어나자 관계는 역전되어 인도는 낮은 가격의 원료 공급지로 전락하고 영국의 완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수입하게 된다. 벵골에 부를 쌓아주던 영국이 벵골의 부를 대규모로 유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나라가 넘어가게 되었다.

 이후 독립한 인도의 열망은 엉뚱하게도 종교간 균열로 이어진다. 1946년 영국으로부터의 분리가 승인되었고 네루의 국민회의가 과반을 차지했지만 이슬람 교도는 무슬림 동맹을 지지하여 이탈한다. 그리고 영국은 이 분리를 수용한다. 그래서 1947년 8월까지의 독립을 앞두고 종교에 따른 대규모 이동과 탄압이 일어난다. 봉기와 살인, 학살이 자행되었으며 무려 100만의 사상자와 1100만의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다. 통합을 외쳤던 간디는 1948년 힌두교도에 의해 살해된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서구보다 수십년 먼저 이슬람 테러가 만연한다.  

 힌두교도 입장에서 이슬람은 오랜 침략자이자 인도 카스트 질서의 파괴자다. 카스트의 하층민들은 이슬람과 기독교의 신앙에 끌린다. 몰락한 브라만들은 최하층이 이런 종교를 바탕으로 의회시스템을 장아갛고 균등한 경제정착을 취하는 것이 불만이다. 이런 인도의 종교갈등은 최근 극심해졌는데 유명한 유적지인 타지마하에 대한 유지기금 지원 중단 사건이 대표적이다.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유산이기에 힌두교근본주의자들이 보기엔 매우 못마땅한 건물이다. 그래서 힌두통합주의 사제 아디티야나르가 통치했던 우타르 프라데시 주 정부는 2017년 이 유적에 대한 유지 기금을 중단한다.


4. 동남아시아

 미얀마의 원래 이름은 버마이며 수도는 양곤이었다. 이 나라를 망친 것은 군부다. 미얀마는 기대수명이 아시아 최하 수준이고 아동사망률도 7%에 달한다. 1인당 국민소득도 700달러에 불과하다. 미얀마 군부는 1988년 민주주의 운동의 중심인 도시중산층을 붕괴시키고자 수도를 양곤에서 500km나 북으로 떨어진 네피도로 이전한다. 국명도 미얀마로 바꾼다. 중국과 인도는 미얀마의 곤부를 비호하면서 이 나라의 석유와 풍부한 삼림자원을 약탈하고 있다.

 미얀마의 군부를 오랜 투쟁으로 탄생했다. 미얀마는 영국, 일본, 중국, 게릴라와의 무장투쟁으로 무려 40만의 군대를 갖는다. 이 군대가 변질되어 국민의 모든 자원을 착취중인데 사실상 무장마피아나 다름이 없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고층빌딩과 사치스러운 호텔, 교통체증, 영어의 보편화로 다국적 기업의 콜센터가 많다. 필리핀은 인구 9천만으로 아시아 4위이고 1인당 소득은 중국과 비슷하며 베트남의 2배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매우 크고 종교갈등으로 인해 치안이 불안정하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5년간 800건의 처형이 일어났고, 58명의 신문기자가 살해되었다. 

 긴장의 진원지는 민다나오 섬이다. 민다나오 섬 주민 35%는 무슬림이다. 과거 스페인 기독교 세력의 침공으로 기독교와 사이가 좋지 못하다.  민다나오에서는 지난 10년간 12만이 사망했는데 이는 무슬림의 과도한 폭력때문이다. 이 섬은 1950-60년대 평화스러웠으나 70년대부터 모로해방전선이라는 무장운동이 탄생했다. 독재자의 마르코스의 방치로 섬의 폭력은 더욱 심해져갔고 지난 15년간 이슬람 근본주의가 확산했다. 섬의 젊은이들은 중동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이들은 기독교인들은 개종시키려 한다. 


5. 실리콘 벨리

 실리콘 벨리의 중심은 샌프란시스코다. 이곳이 지금처럼 세계 유수의 5대 빅테크 기업의 요람이 된데는 역사문화적 배경이 있다. 루스벨트는 2차대전이 발발하자 일본과의 대결을 위해 일본과 가까운 태평양연안으로 산업기지를 이동시킨다. 그리고 그 전인 대공황시기에 스탠퍼드 대학의 휴렛과 패커드가 우정을 쌓고 기억을 설립했으며 오클랜드 대학, 버클리 대학에서 핵과학자들이 활동했다. 또한 바버리해안, 잭런던, 1848 황금열풍 등 이 지역은 약탈과 모험의 역사가 자리한다. 여기에 1950-60년대 비틀즈와 밥딜런이 시대를 풍미할때도 이 지역은 시각예술, 환경주의와 더불어 성해방, 동양정신, 전체론적인 이론이 함께하는 뉴에이지 철학이 유행했다. 즉,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반문화의 요람이고 이것이 과학기술과 결합하여 창의성이 발현하기 좋은 지역인 셈이다.

 하지만 이 지역은 지금 기술지배로 인한 독점과 독과점으로 얼룩졌고 극심한 부의 유입으로 빈부격차가 만연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명성에 비해 인구 80만의 비교적 작은 도시다. 노숙자는 6686명인데 매2년마다 4%씩 급증하고 있는게 문제다. 이 지역엔 엄청난 부가 유입되었고 세계 유수의 인재가 모여들면서 물가 및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이로 인해 많은 현지인들이 도시에서 이탈하고 노숙자가 되고 있다. 실리콘 벨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진보적 자본주의로 세금을 회피하려 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렇다할 성장모델을 제시하지 못한다.

 5대 빅테크들은 역설적이게도 좌파의 입장에서 기후변화, 이민, 동성애등은 옹호하면서도 자신들의 독과점과 이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엔 눈을 감는다. 이 기업들은 인간의 일자리를 없애는데 가장 앞장서고 있으며 많은 인력을 아웃소싱하여 저임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에 인터넷 기업은 오픈소스를 통한 평등과 자유의 분위기가 있었지만 독과점과 공급 독점으로 이는 붕괴된지 오래다. MS와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고 구글은 연구동력을 반독점 하고 있으며 메타는 소셜미디어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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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0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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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모든 물체는 떨고 있으며 고유의 진동수를 가진다. 물체의 고유진동수로 그 물체에 진동을 가하면 엄청나게 진동이 증폭하는데 이것이 공명이다. TV나 라디오는 각 채널에 고유 진동수의 전파를 보내며 수신기는 그와 같은 진동수를 일치시켜 공명을 일으키는데 이 원리로 우리는 스위치로 라디오 채널과 TV채널을 수신한다. 

 전자는 양자역학에 의해 특별한 궤도에만 존재하며 이 특별한 궤도가 원자의 고유진동수의 근원이 된다. 그래서 수소원자는 특정한 주파수의 빛만을 흡수한다. 원자는 양성자의 수에 따라 종류가 정해진다. 그래서 양성자의 수에 따라 원자번호가 정해진다. 원자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나 가장 먼저 생겨난 단순한 수소와 헬륨이 거의 100%를 차지한다. 원자는 92번 우라늄까진 자연생성된다. 하지만 3번부터는 자연생성이 안되며 인공물이다. 93번은 넵튬, 94번 플루토늄, 96번 퀴륨, 95번 아메리슘, 101번은 멘델레예프를 기념해 멘델리븀이다. 현재 118번 오가네슘까진 개발되었다. 

 원자 내의 전자는 특별한 반지름을 갖는 궽도에만 존재한다. 한 궤도에서 다른 궤도로는 점프로만 이동한다. 연속적 이동이 아닌 것이다. 전자는 점프를 할 때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 전자는 입자이면서도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 우선 전자는 질량을 갖는 입자이며 그래서 한 순간 한 장소에만 존재한다. 하지만 전자를 측정하면 관측자의 영향을 받아 다른 위치로 가게 된다. 그래서 전자는 위치를 측정할 때마다 여기적시 발견되는데 이것이 전자의 파동성이다.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큰 원자다. 다른 원자를 만나면 바로 결합하는데 산소가 홀로 몸을 돌아다니면 그래서 문제가 된다. 다른 조직과 결함하여 몸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산소를 활성산소라 한다. 이런 위험으로 인체는 헤모글로빈이 폐를 통해 들어온 산소를 결합해서 운반한다. 나머지 원자는 그냥 혈액을 타고 이동한다. 헤모글로빈은 정확히 산소분자에 맞는 빈 공간을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이 공간이 교묘라게도 일산화탄소와도 맞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발생한다. 산소는 포도당을 산화시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포도당의 전자 2개를 빼앗는다. 

 원자간 결합하면 바깥 전자의 껍질끼리 맞닿을 것 같으나 실제로는 아니다. 각 껍질의 전자들이 안개처럼 고체 전체에 스며드는데 이것이 띠이다. 그리고 도체와 부도체는 이 띠의 특성이 결정한다. 띠에 놓인 전자가 전류를 만들기 때문이다. 도체의 띠를 전도띠라 하며 부도체의 띠를 원자가띠라고 한다. 전압을 크게 하면 전류가 더 많이 흐르는데 도체에 따라 그 증가비율이 다르고 이를 전기전도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의 역수가 저항이다. 공기는 저항이 무한대에 가깝다. 전류는 원자전체게 만든 전도띠에 전자가 있을 때 생긴다. 하나의 전자가 모든 원자의 위치에 동시에 존재하는 기괴한 양자역학적 상태다. 상태자체가 전자의 자유를 보장한다. 전자는 원자라는 규칙적인 방해물들이 있을 때는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이동할 수 있다. 즉, 저항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규칙이 깨지면 그 때부턴 저항이 생겨난다. 고체에 불순물이 있거나 온도가 높아지면 저항이 커진다. 온도가 높으면 원자가 요동쳐 규칙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런 저항이 없는 상태가 초전도 상태다. 절대온도0도가 도되면 저항이 0이 된다. 하지만 오히려 고온일때도 저항이 0인 경우가 있는데 이를 고온초전도라고 하며 아직 그 이론적 설명은 없는 상태다. 

 뇌터정리란게 있는데 이는 대칭이 있으면 그에 대응하는 보존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각운동량이 보존되는데 각 운동량은 물체의 질량, 속도, 거리를 모두 곱한 물리량이다. 시간에 대한 대치응로 에너지가 보존되며, 공간에 대한 대칭으로 운동량이 보존된다. 물리학에서는 단진동운동이 중시된다. 단진동 운동은 진자시계에서 진자의 운동으로 원운동도 옆에서 보면 단진동운동이다. 그래서 전자의 운동도 단진동운동이 된다. 파동은 단진동의 모임으로 볼 수 있다. 전파, 빛, 소리는 모두 파동이다. 즉, 모든 것은 단진동운동으로 설명이 된다. 액션-앵글 변수는 모든 운동을 단진동의 조합으로 바꾸려는 수학의 마술이다. 파동은 물질의 운동방식 중 하나가 아니라 물질 그자체의 본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많아졌으며 그래서 진동하는 작은 끈인 초끈이론이 만물의 이론으로 꾸준히 연구 및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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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1-08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넘 어려워요
문과적 머리만 발달한 저에겐 너무 어려워 이해가 안돼요
읽어보고 싶었는데...
포기해야 할까봐요

닷슈 2022-11-10 21:22   좋아요 0 | URL
어렵긴 하죠, 과학이. 그래도 계속 읽다보면 읽을 만 합니다.
저도 문과적인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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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중고교까지 한국 학생들의 학업수준이 높다는 건 사실이다. 단순암기 뿐만 아니라 창의력등 고등 사고력도 높게 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로 그런 자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선행학습과 지식암기위주의 교육 때문이다. 어느 정도의 선행은 그런 고급사고력도 높아 보이게 만든다. 상황은 고등교육, 즉 대학에서 부터 역전된다. 

 대학부터 학생은 사실상 지식 생산자가 된다. 논문을 쓰기 때문이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사안을 창의적으로 바라보고 재조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즉, 문제를 창출하고 그 해결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인데 고교까지 꺼내는 교육이 아닌 집어 넣는 교육만 가능한 한국학생은 여기서부터 뒤쳐지게 된다. 때문에 한국 학생들의 서구권 대학에서의 중도탈락율은 높다. 

 저자는 오래전 회자되었던 서울대에서 에이플러스를 받는 것에 대한 다큐의 관련자다. 나도 대학에서 느낀 것이지만 고등교육에서도 한국의 수업과 교육은 비슷하다. 교수의 견해를 받아들이고 그 관점과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다. 토론은 사실상 거의 없으며 그나마저의 토론도 학생들끼리다. 교수와 대담하며 진행되는 수업은 사실상 없다. 설령 공부하며 교수와 다른 가치와 지식을 갖게 되어도 이를 답안에 쓰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교수의 그것을 따르는 것에 비해 낮은 학점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이런 경우 사실 자신에게 대드는 듯한 기분과, 자신의 수업을 성실히 수강하지 않았다는 편견을 갖는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설득력이 낮기에 평점을 낮게 주었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서구의 교육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주어진 답변만을 충실히 써내려는 답안을 가장 낮게 평가한다. 

 하여튼 저자는 한국의 교육의 문제를 이런 평가에 있다고 지적한다. 주어진 답안을 써내는 교육만을 하니 교육수준이 높을 수 없다는 것이며 IB처럼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는 교육과정과 수업, 그리고 평가를 해야만 교육이 바뀔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지극히 옳은 말이다. 초중고, 특히 입시와 직결되는 고교 및 대학입시의 평가가 이렇게 바뀐다면 한국 교육은 상당히 바뀔 수 밖에 없다. 혁신교육의 실패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결국 입시가 이것에 맞추어 바뀌지 않았던 탓이 크다. 그렇기에 혁신 교육은 초등에서 중학교, 고교로 갈수록 그 위세가 약하며 반발도 심했다. 

 하지만 평가만 바뀐다고 해서 모든 게 바뀌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사회도 같이 바뀌어야 이런 교육도 더욱 빛을 발하고 부정적인 요소를 줄여 진정성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서열화와 능력주의에 빠진 상태에서 이렇게 평가만 아름다워진다면 그 아름다워진 평가에서 능력주의로 무장한 인재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물론 이번엔 다소 진정한 능력을 갖춘 자들이 배출된다는 점이 중요한 차이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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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모독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6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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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케이지의 4분 33초란 음악이 있다. 피아니스트가 무대 가운데의 피아노를 향하여 그 앞에 앉고 악보를 보고 마치 연주할 것만 같다. 청중은 일상적인 연주회처럼 뭔가 기대를 하고 기다리다 곧 이상함을 느낀다. 작은 웅성거림도, 투덜거림도 있었을 것이지만, 무척이나 이상스러운 길고도 짧은 4분 33초를 어떻게든 참아냈을 것이다. 시계를 보던 연주자는 4분 33초가 지나자 인사를 하고 나가버린다. 이 이상스런 상황에서 청중이 만들어낸 모든 소리와 반응, 이게 존케이지가 만들어낸 4분 33초란 음악이다. 

 이건 음악사에 있었던 일인데 그걸 책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아마 이 책 관객모독이 그 자릴 차지할 듯 하다. 책은 무척 얇지만 상당히 이상하다. 책 설정상으로는 독자는 연극을 보러온 관객이다. 그리고 화자는 무대에 선 단 한 사람인 것 같다. 그는 주구장창 설명만을 해댄다. 관객들에게 인내심과 교양을 요구하든, 말이 되면서도 안되는 소릴 하면서도 꾸준히 여러분이란 존칭을 한다. 이게 아마 관객이 참아내게 하는 장치일 듯 하다. 

 그의 설명은 연극을 보러온 나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연극이나 영화같은 것을 보면 우린 편한 자리에 앉아 어느샌가 나를 읽고 가상의 이야기에 빠져들고 공감하며 희노애락을 느낀다. 하지만 서서 본다면, 또는 무대의 경계를 의식한다면, 뭔가 달라질 것이다. 하여튼 그는 이런 식의 설명을 장황하게 한다. 집중하기 힘들다. 하지만 곧 뭔가 시작되겠지란 기대감으로 인내하며 버틴다. 좀 독특한 연극인것 같다란 느낌으로

 그런데 갑자기 무대의 그가 돌변한다. 갑자기 너란 반말을 시작하며 모욕적 언사를 쏟아 붇기까지 한다. 당황스럽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이상했는데 대체 왜 이러는 것일까. 그리고 결국 연극은 애초에 없었음을 선언하고 급기야 무대에서 나가버린다. 아마 처음부터 이런 식으로 연극을 연출 한 것 같다. 이상한 말을 하면서 짧은 시간동안 정상적인 연극을 기대한 사람들의 또 다른 반응을 보는 것. 그리고 마지막에 본색을 드러내며 그것을 절정으로 이끄는 것, 그런 관객을 무대이자 연기자로 관객으로 만들어버리는 연극 말이다.  

 이런 걸 직접 괜찮은 극장 공연에서 당한다면 어떨지 상상해봤다. 독특하고 괜찮은 경험일 것이다. 물론 결국엔 제대로 된 연극을 보여주긴 해야 참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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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0-19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7분 23초. 뭐 이런거 하면 잡혀가겠지요 ㅎㅎ 저는 백남준 악기 부수는거 보고도 아… 예술은 참 어렵구나 했어요. 관객모독이 이런 내용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닷슈님 *^^*

닷슈 2022-10-20 13:00   좋아요 1 | URL
백남준은 소싯적엔 동물 모가지를 전시장 앞에 걸어 놓았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미니님 연주를 하시나 보군요. 부럽습니다.

mini74 2022-10-20 13:03   좋아요 1 | URL
헉. 동물모가지 정말 현대예술은 어려워요 ㅠㅠ 저 연주 못해요 닷슈님 ㅋㅋ 존 케이지처럼 가만 있음 어떨까 욕먹겠지 하면서 상상해봤어요 *^^*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