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힘 - 내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언어 컬러 시리즈
캐런 할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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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에 빛이 있기에 세상은 온통 색으로 가득하다. 물체는 빛을 받아 일부를 흡수하고 나머질 반사한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색은 그 물체가 반사한 색이다. 고등학교 때 식물이 청색광과 적색광에서 잘 자라고 오히려 녹색광을 싫어해 반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 색은 그 물건의 본질 같지만 실상은 반사하기에 어쩌면 본질과 가장 먼 셈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변이 색으로 가득하니 인간은 당연히 색을 잘 구분하게 진화했다. 

 인간은 1700만 개의 색을 구별한다. 그런데 구분할 수 있는 색은 단 3가지로 빨강, 초록, 파랑이다. 인간의 눈은 광수용기가 2개인데 적은 빛을 감지하는 간상체와 많은 빛과 색채를 처리하는 추상체다. 추상체는 다시 세 개로 나뉘는데 L추상체는 파장이 긴 빨강을 구분하고, M추상체는 중간 파장인 초록을, S추상체는 파장이 가장 짧은 파랑을 구분한다. 개는 추상체가 두 개뿐인지라 색인지가 되지 않으며 인간은 대개 여성이 남성보다 색 구분을 잘 한다. 일부 여성은 유전적 변이로 이 추상체가 하나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무려 이론상으로는 1억개의 색 구분이 가능해진다. 

 색은 간상체와 추상체를 거쳐 눈으로 들어오고 화학물질이 방출되며 이것이 뇌의 시상하부로 향한다. 시상하부는 신진대사, 식욕, 체온, 수분 조절, 수면, 자율신경계, 성기능과 재생산의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즉, 색채는 위와 같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텐이라는 사람은 학생들이 특정한 톤의 색채를 선호하고 이것이 그 학생의 성격과 예술적 표현에 관심이 있음을 주장했다. 이를 토널 색채 팔레트라고 하며 이텐은 이것을 4가지 성격 유형과 관련지었고 다시 사계절과 관련시켰다. 라이트는 색채 시스템이 7가지 성격이 있다고 보았다. 우선 모든 톤은 사람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미친다. 색채의 심리적 영향을 보편적이다. 모든 명암, 색조, 농담은 4가지 색집단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모든 색은 그 색이 속한 색집단의 다른 색과 잘 어울린다. 모든 사람은 4가지 성격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된다. 모든 성격 유형은 어느 한 가지 색집단과 일치한다. 색채 계획에 대한 반응은 성격 유형의 영향을 받는다. 

 사실 색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한다. 인류가 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류가 색을 활용하고 색과 상호작용하는 능력도 향상했다. 그래서 신경과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 철학자, 심리학자에게 색채는 점점 더 중요한 연구주제가 되고 있다. 

 개인이 색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3가지다. 우선 색채에 대한 개인적인 연상이다. 특정, 색상, 색조에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어떤 것이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가령 좋아하는 축구티의 색, 그리운 할머니의 가디건 색등이 주는 심리적 영향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뿜어내는 붉은 색의 느낌은 한국인과 라이벌 일본인에게 자못 다른 의미일 것이다. 다음은 문화적 상징적 의미다. 한 사회안에서 특정 색채는 깊은 문화적 전통을 갖는다. 가령 한국인에게 붉은 색은 죽음을 의미하지만 중국에서 붉은 색은 황제의 색이자. 행운의 색이다. 마지막은 심리학적 의미로 색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는 진화의 영역과 관련하는 보편적인 부분이다. 

 학자들의 연구결과 모든 언어가 색채를 동일한 방식으로 분류한다. 단지 색을 묘사하는 단어의 수에 차이가 있을 뿐인데 이는 색채가 인간의 공통적 심리기제가 오래전에 진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모든 문명권에서 색의 구분은 가장 빛과 어둠을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검정과 흰색이 가장 먼저인 것이다. 다음은 빨강, 초록, 노랑, 파랑의 순이다. 이는 파장 길이 순으로 가장 긴 것에서 짧은 순으로 향한다. 그 다음은 분홍, 보라, 갈색, 회색, 주황의 순이다. 

 각각의 색은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갖는다. 

 빨강은 눈에 띄고 신호, 정지, 경고 표시에 적합하다. 따뜻하고 에너지 있고, 흥분되고 남성적이며 성욕을 상징한다. 하지만 분노와 짜증, 피로, 격렬한 논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빨강은 육체적 에너지 수준을 높이나 피로와 부담을 유발하기도 한다. 빨강이 주변에 많으면 긴장되며 남성들은 빨간 옷을 입은 여성에 끌린다. 이런 이미지로 인해 외향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코카콜라나 맥도날도 같은 회사가 이 색을 사용한다.

 분홍은 양육과 돌봄, 따뜻한 사랑의 색이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하고 연약하고 힘없는 느낌이다. 마케팅에선 감정적 호소력, 공격적 감소효과 차분함에 이용된다. 

 노랑은 우리를 자신만만하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자존감을 높인다. 단점은 짜증, 불안, 조바심, 우울, 자살충동이다. 노랑은 햇빛의 색으로 행복을 의미한다. 그래서 고객이 아이인 경우 많이 사용되며 많은 유아기관의 색은 노랑이다. 노랑은 패스트푸드의 색이며 맥도날도는 빨강과 노랑을 같이 이용하여 빠른 움직임으로 사람을 고양시켜 회전을 빨리한다.

 주황은 친근하고 에너지가 높으며 사회적 상호작용과 대화를 촉진한다. 풍요로움의 상징이나 유치하고 경솔하며, 싸구려로 보이기도 한다. 주황은 넉넉하고 긍정적인 느낌이 있어 저가 항공사 이지젯과 명푸믑랜드 에르메스의 색이기도 하다. 주황에 검정을 섞으면 전통적 가치와 고품질의 감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갈색은 안심하고 안전한 느낌이다. 협력적이고 편안하고 따뜻하나 지루하고 생기가 없다. 고집이 세고 비타협적이기도 하다. 오랜 전통의 호텔과 클럽이 사용한다.

 파랑은 세계적으로 가장 무난히 선호되는 색이다. 사고의 논리성과 명료성, 고요한 정신과 사색을 의미한다. 하지만 차갑고 무관심하며 냉담한 느낌도 준다. 음식의 경우 독성이 있거나 안전하지 못함을 의미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금융회사와 은행의 상당수가 파랑을 사용하는데 정직과 신뢰, 전문성이 높아보이기 때문이다.

 초록은 본능적 안정감, 평온과 조화와 균형이다. 하지만 정체와 지루함도 준다. 초록인테리어는 전원같은 편암함을 주므로 최근 맥도날도 조차 인테리어에 초록을 도입했다. 

 보라는 고차원적 우주, 영적 각성과 사색, 심사숙고의 진리탐구를 의미한다. 내향적이고 멍해지며 현실감각을 상실하기도 한다. 색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워 오랜 기간 왕족, 부유층, 성직자의 색이었으며 로마의 아우구스투스는 자신만이 보라를 쓰도록 하기도 했다.

 회색은 중립의 색으로 색채가 없어 시선을 끌지 않는다. 편안함과 숨기에 적합하고 외부세계와의 차단을 의미한다. 지나치면 심신이 피로하고 고갈된다. 현대사회는 매우 급박하게 변하는 사회로 그래서인지 현대에는 안정감을 위해 회색이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흰색은 순수와 평화, 정화, 순결, 단순, 명쾌하다. 차갑고 무신경하며 무미건조하기도 하다. 위생적이고 질서정연하나 환자입장에선 춥고, 고독하다. 그래서 최근 병원과 학교는 흰색에서 탈피하고 있다.  

 토널배색조화는 자연의 모든 색이 4개의 토널 색군에 위치하고 같은 색군은 언제나 조화롭고 사람은 성격에 따라 이 토널배색군중 하나를 선호한다는 이론이다. 

 봄은 따뜻하고 선명하며 밝고 섬세하다. 노랑이 섞이고 검정은 없다. 명랑하고 밝고 봄을 연상시킨다. 워터멜론, 피치, 하늘색, 아쿠아마린, 라일락, 크림색이다. 봄의 성격유형은 외향적이고 즉흥적이며 장난기가 많고 친절, 다정하며 열정적이며 야외활동을 즐긴다. 그래서 집은 자연광이 필수적이고 마당이 넓고 발코니를 선호한다. 옷은 얇고 가벼우며 구김이 적은 직물을 선호하며 가볍고 동적인 액세서리를 좋아한다.

 여름은 파랑이 섞여 시원하고 섬세하며 우아하고 은근하고 점잖으나 무겁지 않은 색이다. 로즈핑크, 플럼, 세이지, 파우더 블루, 라벤더가 이런 색이다. 여름 유형의 사람은 냉정하고 침착하며 평정을 유지한다. 조용하고 평온한 집을 좋아하고 부드러운 곡선과 우아한 선의 가구를 좋아하고 비례와 균형을 좋아한다. 조용하고 품격있는 스타일을 선호하며 타원형 액세서리를 좋아한다.

 가을은 짙은 노랑을 포함하고 검정을 포함하는 색군이다. 가을을 연상시키고 안정적이고 사랑스럽고 묵직하다. 올리브, 포레스트, 틸블루, 가지색, 민트 오렌지, 아이보리 화이트가 이런 색이다. 가을 성격의 사람은 따뜻하고 보살핌을 잘하며 외향적이고 타인에 관심이 많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선호하고 자연의 질감과 색을 선호한다. 패션도 자연의 질감과 색을 선호하며 오래된 금, 호박, 비취, 황옥의 준보석류 악세사리를 좋아한다.

 겨울은 순백과 순검정을 포함하는 유일한 색군이다. 대담하고 극적이며 마젠다. 레몬 옐로, 필라박스 레드, 아이스 블루, 순회색이 포함된다. 담대하고 차가운 성격이며 타협을 모른다. 세련되고 극적이며 압도적인 느낌이다. 취향과 스타일이 담대하고 압도적이며 자신감이 있다. 정확한 선과 깨끗한 집을 선호하고 표면이 광택이 있고 각진 느낌을 좋아한다. 대비가 뚜렷한 색채를 선호하며 옷도 윤곽이 중요하다. 

 책의 후반부는 자신에게 맞는 색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자신에 맞는 토널군을 찾는 설문도 있는데 나는 여름에 속했다. 대개 맞는 느낌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채도가 좀 떨어져 편안한 보라 느낌을 좋아한다. 라벤더에 가까운 색이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 직장, 집, 옷 중 그런 색은 단 하나도 없다. 정말 좋아하는 것이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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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11-28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이렇게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스펙트럼을 연관시키지 않으면 의미가 전달 안되는 명칭이란 생각을 항상 합니다.^^
색깔에 관련된 심리학 책들도 많이 나오죠
에바 헬러의 책도 재미있었던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