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정경호 옮김 / 오픈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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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리처를 혹시 아시나요?

톰크루즈 주연의 액션 영화로 주소나 전화도 없는 떠돌이 영웅인 잭 리처의 활약을 그린 영화입니다. 뭐, 광고에서는 미션 임파서블, 본 시리즈의 뒤를 이은 액션 영웅 캐릭터라고 치켜 세웠는데, 사실 영화는 그다지 별로였던거 같습니다. 더구나, 책을 읽고 나니 상상의 잭 리처는 톰크루즈 스타일이 전혀 아니더군요. 


저자인 리 차일드는 17편의 잭 리처 시리즈를 출간했다고 합니다. 영화의 원작 소설은 '원샷'입니다. 

'1030'의 주인공도 당연히 잭 리처인데, 특이하게 이 책에서는 잭 리처가 군대에 있을 때 같은 부대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료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스토리 전개가 약간 다릅니다. 그래도 잭 리처의 활약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잭 리처는 뭔가 특이한 캐릭터입니다. 집도 없고, 전화도 없습니다. 여행 가방도 없습니다. 신용카드도 안 씁니다. 그냥 혼자 돌아다니면서 사건을 해결합니다. 보상을 받기 위해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아닙니다. 정착지도 없고,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사람도 없으니 이건 뭐 찾을 수가 없습니다.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나쁜 짓을 하는 악한 자들이 두려움으로 떨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왜냐하면, 악한 자들이 주로 쓰는 수법이 주변 사람들을 협박하거나 먼저 쳐들어가거나 해야 하는데,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가 올 때까지 두려움에 떨며 기다릴 수밖에 없는거죠. 그가 오면, 그냥 몇대 때리고 경찰에 넘기는 것이 아니므로 긴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고독한 방랑자, 정의의 사도로 보일 수도 있는데, 정말 궁금한 것은 이렇게 지저분하게 다니는데, 정말 톰크루즈처럼 잘 생겼는지 주변에 미인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 내용은 재미있습니다. 어떤 소설은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보다 더 재미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이 그렇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독서한다면서 그런 대중 소설 읽는다면,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보다 뭐가 낫지?" 

이에 대한 대답은 그냥 책이라서 읽는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보다 재미있어서 읽는 것입니다. 무슨 자기계발이나 상식, 교양, 지식을 쌓기 위해서만 책을 읽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잭 리처 시리즈를 모두 구해 읽을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기회 닿는 대로 읽어 보고 싶습니다. 왠지 잭 리처라는 캐릭터에 빠져드는 거 같기도 합니다. 물론,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 스타일이기 때문에 진부한 면도 있지만, 가끔씩 기분 전환으로 그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러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는 법만 믿지 않고, 악한 자에게는 정당한 응징을 하기 때문에 속이 후련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연말 정산 보면서, 정말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하고 싶은 사람들이 떠오르네요. 어쩌면 잭 리처가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5.01.29 Ex Libris HJK

   

잭 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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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4시에 거제도로 출발해서 일요일 오후 6시 집에 도착했습니다.

운전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구경 잘 했습니다. 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어느 여행이나 아쉬운 면은 있죠.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 많고, 풍경 사진은 별로 없어서 오해할 수 있지만, 풍경은 정말 좋습니다.^^


거제도를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발전한 곳이었습니다. 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고, 시내 중심가나 편의 시설도 잘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도 조선소가 있다 보니 경제 발전이 많이 된 곳이더군요. 하지만, 양날의 검이라고 할까요? 엄청난 규모의 조선소가 멋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남해의 멋진 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약간 돌리면, 한 눈에 들어오는 조선소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더구나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환한 조선소 불빛이 고즈넉한 겨울밤 분위기를 해치더군요. 

아, 전 덕포해수욕장 근처에 숙소를 잡아서 대우조선소가 보였지만, 조선소가 안 보이는 숙소도 많을거 같습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조선소로 인한 경제 발전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금요일은 오후 9시 30분 정도에 도착 후 바로 씻고, 잠을 잤습니다. 휴게소를 3곳이나 들리면서 쉬엄쉬엄 갔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린거 같습니다. 토요일은 아침 먹고, 바로 바람의 언덕으로 출발, 10시 30분 정도에 도착했습니다. 혹시 가실 분들은 오전 일찍 가시기 바랍니다. 오후부터는 사람이 몰려서 주차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바람의 언덕.. 정말 추천합니다. 남해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주 이쁜 곳입니다. 사진 찍고, 구경 후 12시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바다에 떠 있는 금강산 같은 절경의 섬)을 보고, 외도로 들어갔습니다. 해금강도 멋있고, 외도도 멋있습니다. 배 타는 것이 무서워 안 타려고 하다가 큰 맘 먹고 탔는데, 후회가 없더군요. 이쪽은 조선소도 안 보이기 때문에 절경이 더 멋있습니다. 그리고, 남해안의 푸른 바닷빛이 정말 이뻤습니다. 








외도까지 구경 다하고, 오후 2시 30분 경에 몽돌해수욕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해변에 앉아서 돌도 구경하고, 바다에 던지기도 하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해변에 가면, 항상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도 않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왜 이리 아웅다웅 하면서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 모든 근심, 걱정이 어찌 보면, 자연 앞에서 부질없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자연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봅니다.



다음은 거제조선해양박물관을 구경했습니다. 15분짜리 4D 체험관이 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아이와 함께 본다면 말이죠. 거제도의 다양한 생선, 고기잡이 도구, 선박 등에 대해서 알 수 있습니다. 야외에 거북선도 있는데, 음.. 이건 별로였습니다. 


토요일은 점심으로 회를 먹고, 저녁으로 굴구이를 먹었습니다. 식당에 따라 다르겠지만, 회는 별로 기억이 안 남고, 굴구이는 정말 추천합니다. 정말 엄청난 양의 굴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유명한 이유가 있네요.


일요일은 한 곳만 구경했는데, 바로 거제도 포로 수용소 유적입니다. 딸아이도 보여 줄 겸 갔는데, 제가 더 신나게 구경한거 같습니다. 포로들의 생활상을 디오라마로 재현했고,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도 느낄 수 있는.. 아이들과 함께 간다면, 한 번쯤은 들릴만한 곳입니다. 

점심으로 멍게비빔밥을 먹고, 바로 출발했는데, 멍게비빔밥은 별로더군요. 관광지 앞에 있는 식당보다 맛집을 찾아야 하는데, 외지인이 맛집 찾기는 쉽지가 않죠.




거제도는 1박2일로는 부족하고, 2박3일 정도는 되어야 구경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전 금요일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3박4일로 통영도 들러 보고, 거제도에서 낚시도 해보면 좋았을텐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통영에도 놀러 가보고 싶네요.


2015.01.27 Ex Libris HJK 


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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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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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개운치 않은 소설입니다. 

스릴러 소설은 아닌데, 마지막 3페이지를 읽고 나서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나의 이햬력에 무지함을 느끼면서 단서가 될만한 내용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b = s-v+a 또는 a2+v+a x s = b 같은 수식도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라 포드의 편지, 그 이후 베로니카의 몇 번의 만남도 다시 읽어 보면서 나름대로 결론은 내렸는데, 솔직하게 베로니카, 사라 포드, 에이드리언, 토미의 마음속 생각을 도저히 추정할 수 없었습니다. 결말은 있는데, 그들이 왜 그런 행동과 생각을 했는지는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이해력의 부재인지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지.. 잘 모르겠네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의 책 제목은 저로서는 공감이 안되네요. 왜냐하면, 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부터 생각했던 예감은 모두 틀려 버렸거든요. 

1부에서는 나이 든 화자가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그 때의 사랑,가치관, 혼란에 대해 에세이 형식의 소설 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말같은 내용은 하나도 없고, 그냥 2부로 넘어가 버리더군요. 그래서, 40년 뒤의 이야기가 전해질 때는 1부는 그냥 회상이고, 2부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잔잔한 소설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베로니카의 어머님인 사라 포드의 편지를 받은 이후부터 올드 보이처럼 과거의 잘못을 추적하게 되고, 한 순간의 잘못된 편지로 인한 주변 사람들의 불행을 초래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화자가 반성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저의 예감이 틀려 버렸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하고 바꾸던 결말이 모두 안 맞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의 어렸을 때를 잠시나마 기억해 보았습니다. 정확하게 생각나지는 않는데, 저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상처주는 사람은 기억할 수 없어도 상처받는 사람은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겠죠. 더구나 인간의 기억은 정말 보잘거 없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무심코 내뱉는 말이 없도록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책에서 평균치라는 말이 나옵니다. 저도 지금까지의 인생을 생각해보면, 평균치였던 거 같습니다. 학생일 때, 사회에서, 친구 사귈 때, 연애할 때.. 어찌 보면, 평균치로 살면서 평온하다는 착각을 얻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만 하면 중간은 간다는 식의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토미가 남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악의에 찬 편지 내용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을 실제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관점의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글쎄요. 저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요? 


오늘밤은 이것 저것 많이 생각하며 잠이 들거 같습니다.


2015.01.18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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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5-01-1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진짜 재밌게 읽었었어요.. 이젠 소설들은 못 읽게 되어버린 걸까 하면서, 소설책을 끝까지 못 읽는 시기였었는데, 터닝포인트 같은 게 되는 저만의 기념비적인 작품이었거든요... 마지막 내용도 사실 예감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높이 사는 게 아니고, 질풍노도의 십대후반과 이십대초반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요, 게다가 데미안 같은 존재를 등장시키는 것도 그러보면, 독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의 패턴 같은 게 따로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타락시아 2015-01-19 17:12   좋아요 0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 막판 반전에 저의 머리가 안 쫓아가서 당황한거지 읽을 때는 재미있었어요.
 

전 반지의 제왕, 호빗을 정말 좋아합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대단하지는 않지만, 소장품을 보여드릴께요.

반지의 제왕을 재미있게 보고, 소설도 읽고 하는 중에 우연찮게 레고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레고로 표현하는 반지의 제왕은 저 같은 팬에게는 그동안 꿈꿔온 상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었죠. 물론, 레고는 더 이상 아이들의 장난감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지경의 가격을 표방하고 있었고, 반지의 제왕이라는 라이센스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서 쉽게 구매하기는 어려웠지만, 틈틈이 하나씩 모으게 되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1편 반지원정대를 기억하시나요? 반지원정대가 산을 넘어가기 위해 들어간 곳이 모리아광산입니다. 반지원정대가 집결한 곳인 리븐델에서 남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리아광산에서 오크, 트롤과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그 전투를 묘사한 레고 제품이 9473 The Mines of Moria입니다. 주말에 조립했는데 잠시 구경시켜 드릴께요. 








좀 더 자세한 리뷰는 아래 링크 참고하셔서 브릭스월드 카페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알라딘에서는 한꺼번에 사진을 올릴 수가 없네요.^^


http://cafe.daum.net/legomarket/RxST/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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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5-01-18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골라스도 프로도도 정말 깜찍합니다-;-) 참 재밌는 취미를 갖고 계시네요.

아타락시아 2015-01-18 20:36   좋아요 0 | URL
프로도하고 많이 헷갈리죠? 저애는 피핀이에요. 술 밝히는 호빗이요.^^

icaru 2015-01-19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색과 갈색이 많은,,, 블럭의 색감을 보니, 그거 생각나네요. 스타워즈의...음 제품번호 같은 걸 외울턱이 없네요~ㅎㅎ 너무 방대하기도 하고,
와아,,, 진짜 너무 비쌉니다.. 그레서 중국의 왕게(?)를 사다 줘보기도 했는데,, 손이 되게 아픈 모양인지,, 만지작거리려 하지를 않더라고요~ 청소할 때마다 조각들이 나오는데,, 이게 하나에 얼마꼴인줄 아냐고 애들에게 잔소리 하기나 하고,,, ㅎㅎ (그럴거면 사주지나 말지 말이죠.)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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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현대 장편소설입니다. 거의 7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내용 전개가 스피드하고, 흥미진진해서 몰입했네요. 다카노 가즈아키 저자의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기회 봐서 다른 책도 읽어볼 생각입니다.


제노사이드는 집단 살해, 이민족 살해, 이종족 살해 등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위키에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범죄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책 내용중에 잔인한 침팬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인간도 침팬지와 다를바 없다는 일종의 경고로 해석됩니다. 책 표지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써 있습니다.

"어째서 우리는 인간끼리 서로 죽이고, 두려워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합니다. 책에서는 나름대로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한 이래로 제노사이드가 행해지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십자군 전쟁 때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그 안에 있던 이슬람 교도 100만명을 살해한 자들이 기독교도입니다. 콩고, 르완다 등지에서 벌어지는 제노사이드를 마치 미개인들이 저지르는 잔인한 행위로만 볼 수는 없다는 거죠.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어디에서나 행해졌던 행위입니다. 


자세한 책 내용 소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안하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서평을 읽다가 결말을 알아버린 적이 몇 번 있어서 특히 소설은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을거 같습니다.


저자는 인류 본성, 본질에 대한 질문을 하면서 최신 과학 기술 근간으로 스토리를 전개합니다. 생물학, 약학, IT, 최신 무기 등을 잘 버물려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매끄럽게 끌고 갑니다. 자유 민주주의 제도의 비판, 최고 권력이 한 명의 불안전한 사람에 집중되었을 때의 문제점, 미국 정부에 대한 비판 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공감을 했습니다. 흥미진진한 내용, 적절한 반전, 개성있는 캐릭터, 몰입감 있는 전개 등이 재미있는 소설을 만드는데 있어서 필요한 요소라고 한다면, 이 책처럼 다 읽고 나서 뭔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소설은 좋은 소설이 아닐까 합니다. 재미있는 소설과 좋은 소설의 차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역사, 특히 지중해 관련된 역사책을 매우 좋아합니다. 페르시아, 그리스 도시국가, 로마, 마케도니아, 카르타고, 이집트, 동로마 제국, 지중해 해양국가, 오스만 투르크, 십자군 전쟁 등.. 그런데, 이 책에서 역사학에 대해 한 문장으로 평한 내용이 있습니다. '지배욕에 사로잡힌 멍청한 인간이 저지른 살육을 영웅담으로 바꿔서 미화한다.' 이것이 바로 역사학이라는 것입니다. 음.. 왠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화에 현혹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네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자는 책 중간쯤에 한국인 캐릭터를 등장시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한국의 정을 잠시 소개합니다. 한국과 일본.. 어찌 보면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는 나라입니다. 일본이 행한 제노사이드의 희생양이기도 했던 한국이기 때문에 이렇게 일본에서 언급되는 한국 관련 내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인 다카노 가즈아키는 일본이 과거에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습니다. 일본의 치열한 반성이 없는 한 아니 반성을 한다고 해도 그들과의 거리는 영원히 안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마음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인간끼리의 증오, 배척, 잔인함의 시작일지도..


주말 아침에 다 읽고 나서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날씨는 좋으니 잠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산책하러 가야겠습니다.


2015.01.17 Ex Libris H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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