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속의 세계사 창비청소년문고 10
이영숙 지음 / 창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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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삶은 역사적 결과물들 속에서 이뤄어지는 이야기들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물건들은 누군가의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하기에 역사는 수업시간에 스토리 텔링의 소재이며, 처음 만나는 사람과 어색함을 깨뜨리기 위한 좋은 도구이다. 세계사를 가르치며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소재들을 수집해왔다. 나름의 소재를 쌓아오면서 더 다양한 소재들을 찾던중에 '옷장 속의 세계사'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영숙이라는 국어교사가 쓴 책이 미덥지는 않아보였지만, 읽기에는 좋을 것으로 보였다. 과연 나의 걱정을 이 책을 얼마나 덜어주었을까?

 

1. 이미 익숙히 알고 있었던 내용들

  이 책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만들어낸 책이다. 눈높이가 청소년에 맞춰져 있기에 대부분의 소재들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다. 금광열풍이 만들어낸 청바지, 동서교역을 가능케한 비단, 1차세계대전의 산물 트랜치코트, 핵실험에 경종을 울린 비키니 등등.... 비교적 잘 알려진 내용들이었으며, 세계사 수업시간에 많이 설명하던 소재들이다. 특히 비단은 시험문제에도 잘나오는 소재라서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소 식상할뻔했던 이 책은 옷과 옷감이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세계사를 아울러 서술했다. 국어교사의 글솜씨가 쉬운 세계사 이해에 도움을 주었기에 나름 의미 있어 보였다. 이를 뒤집어 본다면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쉬운 수준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 역사와 옷을 보다 밀접하게 설명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소재

벨벳 혁명을 설명하면서,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 혁명'을 바츨라프 하벨이 왜? '벨벳'이라 명명했는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것은 벨벳이라는 소재와 세계사의 관련성을 약화시키는 빌미로 다가왔다. 부드러우면서도 고급스러운 벨벳의 감촉을 비유해서 '벨벳 혁명'이라 불렀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저자가 이부분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 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넥타이와 양복'이라는 주제도 세계사의 관련성이 높아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넥타이를 맷다고 이를 '옷장속의 세계사'의 한 주제로 삼은 것은 좀 무리가 있어보인다. '마녀의 옷'이라는 제목으로 잔다르크를 설명했으나, 그녀의 복장과 '마녀의 옷'이라는 제목은 관련성이 강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았다. '바틱'이라는 주제는 도입부에 '바틱'에 대해서 설명을 할 뿐, '바틱'이라는 옷감이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어떠한 관련성이 있는가에 대한 설명은 너무도 약했다. 억지춘향의 느낌이 강했다.

 

  세계사에 관한 재미있는 책들이 과히 많다고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데 의미가 커보인다. 역사에서 스토리텔링의 소재를 찾는 사람들이나, 세계사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읽는다면 더 없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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