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김시천 지음 / 더퀘스트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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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의 애청자로서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이책의 저자 김시천은 차분한 목소리로 학자들의 수다를 진행하며, 학자들의 말들을 알아듣기 쉽게 정리하고, 언제가 깊있는 자신의 소견을 말해서, 나로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했다. 그의 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라는 책이 논문을 엮어 놓은 책이라는 느낌이드는 다소 아려운 내용이었다면, 이 책'논어,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는 대중을 위한 친근한 책이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논어 한글 역주'를 읽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논어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읽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화려한 주연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조연들이 열심히 자신의 역활을 하던가! 우리는 논어를 읽으면서, 공자의 말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공자의 제자들을 이해해왔다. 그리고 공자의 말은 금과옥조 처럼 외우고 마음속에 새겨야된다고 생각했다. 그리하면 나도 공자와 같은 성인이 될 것이며, 공자의 지혜를 얻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 김시천의 생각은 달랐다. 일찍이 장자를 읽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대붕의 입장에서 장자를 이해하려하는 것에 반기를 들고, 대붕을 조롱하는 매추라기의 입장에서 장자를 이해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는 김시천! 우리는 모두 사극을 보면서 왕과 사대부의 입장에서 사극을 이해한다. 그러나 우리 조상은 조선 전기 2~3%의 양반이기 보다는 97%의 천민과 농민이었을 가능성이 더많다라는 사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한다. 조선후기 그렇게 많은 족보들이 위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시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영화는 주인공의 관점에서, 모든 책들은 화려한 주인공의 시선으로 이해된다. 김시천은 이것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주연 같은  조연'을 찾아내어 그들의 삶을 재구성해냈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논어의 구절들을 다시 읽어냈다.

 

  공자를 만남으로써 운명을 바꾼 자로!, 공자처럼 살기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다 요절한 안회! 공자가 성인으로 될 수 있었던 단초를 제공한 자공! 그리고 공자에게서 배웠으나, 안회처럼 공자의 사상을 이어받기 보다는 나름의 길을 가려했던 재아와 염구, 그리고 공자의 학통을 이으며 전전긍긍하며 살았던 불쌍한 증삼! 그리고 경학을 탄생시킨, 자하와 유술의 자장, 장자로까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민자건, 중궁, 헌원 등등의 인물들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도올의 시선으로만 보았던 논어를 주연같은 조연인 제자들의 입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눈이 틔였다. 그리고 '논어 한글역주 2'를 다시 펼쳐들어 읽기 시작했다. 전 3권중에서 2권을 읽고 있으니, 이제 3권을 펼쳐들 날도 멀지 않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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