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스쿨혁명 - 메타버스세대 아이들을 위한 미래 교육의 방향
김은형 지음 / 서사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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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스쿨혁명!! 얼마나 거창한 제목인가! 메타버스라는 뜨거운 주제로 우리의 학교를 혁명하겠다는 거창하면서도 가슴 떨리는 제목이다. 거창한 제목은 기대도 거창하게 만든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과연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하는지 의문이들었다. 저자는 메타버스로 어떻게 학교 혁명을 하고자하는 것일까? 저자의 책을 내가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인지, 저자가 제대로 책을 쓰지 못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은 제대로 나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메타버스 스쿨혁명 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책을 쓰려면, 우선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이러한 메타버스를 학교 수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시킬지를 설명한 다음, 이러한 메타버스를 학교에 적용시켜 우리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서술해야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명실 상부한 '메타버스 스쿨 혁명'이라는 하나의 책이 빛을 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수업현장에 적용시킬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내가 이 책에서 기대했던 핵심이 빠진 서술은 책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더욱이 메타버스에 대한 설명도 뜬구름 잡는 듯한 공허한 말들의 연속으로 느껴졌다. 저자는 과연 메타버스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메타버스에 대해서 책을 쓸 정도로 메타버스에 대한 해안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저자가 제시한 메타버스 시대의 새로운 교육방향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1. 수행적 영성 키우기

2. 자급자족 생활능력 키우기 -82"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불교에 심취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러한 저자의 모습은 메타버스 시대의 새로운 교육 방향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수행적 영성 키우기'라는 말은 이책이 교육관련 서적인지, 불교 서적인지 의심케하는 표현이었다. 불교에 심취한 사람들이라면 좋아할 표현이지만, 미래 교육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을 펼친 나로서는 매우 어색한 표현이다. 불교적 표현들을 미래 교육에 맞는 표현으로 수정해서 제시했다면 읽는데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다.

두번째로 제시한 '자급자족 생활능력 키우기'라는 표현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야하는 학생들에게 어울리는 표현인지 의문이 들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 , 환경 파괴 등을 이야기하며 대안적 삶으로 '자급자족'적 생활을 이야기할 수 있으나, 자본주의 사회가 고도화된 메타버스 시대를 소개하는 책에서 '자급자족'이라는 표현은 매우 어색해 보인다.

외래 남발로 읽기 불편했던 쳅터1, 2를 지나서 쳅터3은 비교적 읽기 편했다. 그런데, 쳅터3'메타버스시대 라이프스타일 교육'이라는 소제목에 보다는 코로나19 이후 학교 현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변화해야하는지에 대한 서술이 주류를 이뤘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홈스쿨링이 코로나 19 시대 교육의 모습으로 제시한 것이다. 책의 곳곳에서 홈스쿨링에 대한 언급이 되어 있는 것은 공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유쾌하지는 않았다. 공교육 현장에 메타버스를 끌어들일 방법을 제시하기 보다는 홈스쿨링을 받아들이라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또한 쳅터3'메타버스 시대 라이프스타일 교육'이라는 표현보다는 '코로나19 이후의 라이프스타일 교육'이라는 소제목이 더 어울려보였다. 미래교육에 관한 책을 쓰다가 갑자기 주제를 메타버스로 변경하면서 쳅터3이 메타버스 보다는 미래교육 전반에 대한 글로 쓰여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글귀는 눈에 띈다. 그 몇가지를 공유해보자.

 

"선한 영향력으로 사육되는 삶을 경계하라."-35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서양 속담이 떠오르는 문장이다. 우리에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구글, 유튜브, AI 등이 편리성이라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 속에 무비판적으로 살다보면 우리는 사는 것이 아니라 '사육'될 것이다. 조지 오엘이 '1984'에서 말한 빅브라더가 우리를 사육할 수도 있다. 이는 영화 '메트릭스'의 또 다른 버젼의 디스토피아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한다. 온종일 게임에 빠져 사는 학생들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게임이라는 철창에 갖혀 사육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상품권력 사회에서 생각의 한계는 삶의 한계를 만든다."-43

 

메타버스 사회에서 주체적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소양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약과 파란약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는 기로에 주인공 레오가 잠시 머뭇거린다. 매트릭스 세계에서 빨간약을 먹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다면 우리는 주체적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파란약을 선택한다면 이는 그의 짧은 생각의 한계속에 갖혀서 매트릭스의 노예로 살 것이다. 주체적 인간으로 살 것인지, 메타버스의 노예로 살 것인지는 우리 생각의 한계가 어디인가에 달렸다. 메타버스는 인간을 사육하는 사육장이 될 수도 있고 인간이 창조한 새로운 세계일 수도 있다. 우리의 생각의 범위에 따라서....

 

"자신이 거했던 곳이 픽션의 세계임을 '각성'하고 다시 메타픽션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타자와 대화 나누듯이 자신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메타버스의 미래는 희망적이다."-68

 

장자에는 나비꿈을 꾸고 자신이 나비꿈을 꾼 것인지, 나비인 자신이 인간의 꿈을 꾸는 것인지 분간하지 못했다. 장자도 분간하지 못했던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다면 메타버스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은 과연 어떠한 교육을 해야할까? 저자가말한 명상을 통한 영성 교육이 해답일까? 저자의 의견을 많은 사람이 동의할까? 나로서는 장담할 수 없다.

 

기대가 컷던 것일까? 책을 읽고 해답을 얻은 듯한 상쾌함은 없었다. 에필로그에는 필요없는 내용들이 많았다. 글을 간결하게 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여러가지 잡념이 밀려오면서 좋은 제목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좋은 제목이란 무엇일까? 책을 많이 팔게 만드는 제목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메타버스 스쿨혁명'이라는 제목은 상업적인 면에서 성공한 제목이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여 독자가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는 제목은 아니다. 과도한 제목에 끌려 책을 선택한 독자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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