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제2국면 - 코로나 롱테일, 충격은 오래간다
우석훈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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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기를 기대한다.그런데, 과연 그럴까? 신석기인이 구석기 시대로 돌아갈 수 없듯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세대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너무도 많은 변화가 우리에게 밀물들어오듯이 들어왔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회식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회식 없는 사회 생활이 나에게 너무도 행복한 시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피곤하게 여러 사람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즐거웠다. 물론, 나 같은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88만원 세대'라는 책으로 유명한 우석훈의 '팬데믹 제2국면'을 꺼내어 읽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로 시작한 변화가 어떠한 사회적 변화를 가져 올지 궁금해서이다. 그 변화가 행복한 변화이길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겼다. 

  

  첫장의 제목은 '우리는 선진국의 간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가장 모범적으로 극복한 나라,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들어섰다는 체감을 하고 있다. 장미빛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환상을 갖기에 좋은 제목이다. "우리가 겪는 변화는 우리의 연봉이 평균적으로 올라간다는 것"(61쪽)이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런데, 우석훈은 "우리 나라 안에서 소득이 오른 것을 체감하기 쉽지 않다."라고 우리의 기대를 무너뜨린다. 모두의 월급이 오른다는 말은 물가도 그만큼 오른다는 말이다. 나라가 선진국이 되더라도 국민은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부자 나라의 가난한 국민"이 늘어날 것이란다. 여기에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계속 된다면, 팬데믹 양극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팬데믹 이후의 세계를 낙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가 올 것이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할까?

 팬데믹 충격 이후 산업의 패턴을 A,B,C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매우 좋아질 산업인 A형, 충격은 받지만 제자리로 돌아올 B형, 어떻게 해도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C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위기를 겪었는데, 오히려 행복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이용해서 부를 축적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흉년에 싸게 나온 땅을 사서 만석꾼이 되는 사람도 있다. 대공황 시기, 낙엽 수준으로 떨어진 우량주식을 쓸어 모아 부자가 된사람도 있다. 위기는 기회를 낳기도한다. 

   

  "정치적 노동 바깥에 존재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디지털 경제의 충격을 줄이는 일과 팬데믹 충격을 줄이는 일이 같은 방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191쪽

  

  팬데믹은 4차 산업 혁명으로의 변화를 촉진시켰다. 4차 산업 혁명에 연착륙할 수 없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는듯하다. 사회가 급속히 비대면 사회로 진입하면서 충격파는 더욱 커질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에서는 모든 인간이 호모 데우스(신이된 인간)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의 발달이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로 우리를 인도하지 않는다. 호모 데우스가 된 인간과 그렇지 못한 인간간의 비극이 펼쳐질 수 있다. 중세 사회에 불어닥친 패스트가 중세를 해체하고 근대로 나가게 했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를 어디론가 이끌어가고 있다. 


  저자 우석훈은 재난 자본주의, 자영업에게 불어닥친 1차, 2차 구조조정, 지방대의 위기, K자 회복 등등의 문제를 지적한다. 우석훈이 제시한 수 많은 문제 상황과 이에 대한 나름의 대책을 살펴보며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기회일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된다. 재난 자본주의에 맞서고, 자영업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을 슬기롭게 넘기며, 지방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면서 새롭게 판을 짤 수 있다. 저들이 팬데믹을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기회로 삼듯이, 우리도 서민을 위한 나라로 대한민국을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공감과 단결이 필요하다. 서민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재설계한다는 원칙에 합의해야한다. 신자유주의의 무한 경쟁에 길들여진 우리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설계하는 원칙에 합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들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석훈이 우리가 가야할 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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