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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스페인 이야기 37 - 천의 얼굴을 가진 이베리아 반도의 뜨거운 심장
이강혁 지음 / 지식프레임 / 2018년 7월
평점 :
서가를 거닐다가 스페인에 관한 책을 골랐다. 프랑스와 영국에 관한 책에 비해서 스페인에 관한 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스페인에 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적은 나로서는 산책하듯이 스페인을 거닐 수 있는 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처음 만나는 스페인 이야기 37'을 선택했다. 스페인은 어떤 나라일까?
스페인은 모순이 가득한 나라이다. 첫째, 하나의 나라이 면서 4개의 언어가 공식언어가 존재한다. 카탈루냐, 바슼, 갈리시아, 카스티야라는 4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하나의 나라라니... 그럼 우리가 스페인어라고 부르는 언어는 도대체 어떤 언어라는 말인가! 보통 스페인어도 카스티아어를 지칭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1국가 1민족 1언얼르 당연시하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생소하고 놀라운 일이다. 우리의 당연함이 타인에게는 생소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더올린다.
둘째, 다양함 속에서 획일성을 추구하는 나라이다. 이베리아 반도에 로마인, 게르만족, 무슬림이 쳐들어왔다. 레콩키스타를 통해서 로마 카톨릭 세력이 재정복을 완성하고 나서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공존하는 이벨리아 반도가 로마 카톨릭으로 획일화 되기 시작했다. 신항로를 개척하며 밖으로 나아가는 스페인이 내부에서는 획일성을 추구하는 모순된 일이 벌어졌다. 종교와 민족이 다른 스페인 사람들을 로마 가톨릭으로 묶으려했으나, 결국, 로마 가톨릭을 선택하고 부유함을 포기하는 꼴이 되었다. 하느님은 사랑을 이야기했으나, 스페인은 성인 '산티아고'의 이름을 외치며 신대륙에서 인디오를 학살하는 군대의 사기를 높였다.
셋째, 승리하는 시대와 패배하는 시대의 교차점 펠리페 2세! 스페인 절대왕정을 이끌었던 펠리페 2세는 스페인 쇠락의 주점이라는 사실이 모순적이지 않은가? 1588년 무적함대가 영국에게 패배하면서 그 이전을 칼롤로스 1세, 펠리페2세의 '승리하는 스페인'이라하고, 그 이후 합스브르크 왕가 시대를 패배하는 스페인이라고 한다. 무리한 영국 침공과 무리한 로마 가톨릭 정책으로 해가지지 않는 제국 스페인은 쇠락하고 있었다. 특히 유대인을 비롯한 이슬람인들을 추방하고 종교 재판으로 화형에 처하면서 금융과 상업 및 제국 통치에 필수 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외화내빈의 스페인! 내실을 다지지 않고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그들은 결국 패배하는 시대를 맞이한다. 그것도 너무도 빨리.....
넷째, 유럽이라는 선진지역에 위치하지만, 1975년까지 프랑코라는 독재자에 의해서 통치된 나라이다. 독재자 프랑코는 마드리드가 위치한 카스티야지방에는 전폭적인 지원을 했지만, 바로셀로나가 위치한 카탈루냐 지방은 탄압을 했다. 이것은 카탈루냐 지방이 분리 독립을 외치는 씨앗이되었다.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모습은 박정희와 신군부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영남을 발전시키면서도 호남을 소외시킨 것과 너무도 흡사하다. 독실한 로마 가톨릭 신자로서 가톨릭에 특혜를 주었던 독재자 프랑코! 그는 로마 가톨릭에서 말하는 천국에 갔을까?
스페인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나와 같은 사람에게 무척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스페인이 친밀해졌다. 코로나 19 펜데믹이 끝나면 가보고 싶은 나라이다. 그런데, 이 책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현재 남부의 도시 카디스는 페니키아인이, 동부의 도시 카르타헤는 카르타고인이 건설했다."(89쪽)라고 적어 놓았는데, 페니키아인들이 건설한 도시국가가 카르타고이다. 그렇기에 페니키아와 카르타고를 분리해서 서술할 필요가 없다. 저자에게 직접 물어볼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저자가 대전에 스페인어 교사로 있다니, 기회가 된다면 만나서 스페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