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 세계사 - 세상을 설득한 명연설 50편으로 현대사를 읽다
앤드루 버넷 지음, 정미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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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많은 대중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현명한 리더는 명연설로 그들을 행동으로 이끈다. 베나지르 부토는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을 인용해서 "지옥의 가장 뜨거운 곳은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을 지키는자들에게 예약된 자리이다."라고 말했다. 현실의 불의를 보면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복지부동하는 대다수의 대중들에게 이 말은 강한 힘을 발휘한다. 세상이 변하려면 대다수의 대중을 움직여야한다. 그들이 자신의 가슴속에 담겨져 있는 정의에 대한 정의라는 불꽃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스피치 세계사'에서는 나약한 대중들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거인을 일깨우는 명연설 50편이 실려 있다. 때로는 수준이 낮고 지루한 연설도 있지만, 때로는 나의 가슴을 활활 타오르게 만기도 했다. 그 연설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우리의 가슴과 심장을 깨우는 연설.

 

"나의 재능을 모르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요즘 학생들이 진로 관련된 상담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들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안정된 직업, 혹은 사회에서 선망하는 직업을 선택한다.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사회나 부모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도구로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지 못한다.

그러나, 여기 사회가 열망하는 의사라는 꿈을 이루고도,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혁명가가 된 사람이 있다. 체 게바라!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우리 시대의 가장 완벽한 인간"이라 평했다.

 

"우리는 한 인간의 생명이 세계 최고 갑부의 모든 재산을 합한 것보다 백만배는 더 귀하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깨닭았습니다."-177

 

사회적 명성과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의사가 되기보다는,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에 종사하기 위해서 의사가 되었고, 보다 많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기 위해서 혁명의 길을 선택했다.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세계의 젊은이들의 가슴속에 그는 살아 있다.

우리사회에는 체 게바라와 같이 생명을 존중하는 숭고한 의사가 얼마나 될까? 뉴스에 나오는 함량 미달의 의사들과, 동료 여학생을 성추행하는 의대생들을 보며 절망감을 가졌다. 그런데, 코로나 19 사태가 벌어지고, 대구가 위기에 빠지자, 병원문을 닫고 대구로 달려간 의료진들을 보며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을 갖았다. 묵묵히 자신의 삶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인술을 펼치는 그들의 숭고함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아마도, 사회적 명성을 따라서, 사회적 부를 따라서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라 하더라도, 학생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는 숭고함이 위기의 상황속에 빛을 발했으리라.

가슴을 고통치게 만드는 일에 자신의 운명을 바친 사람이 또 있다. 바로 스티브 잡스이다.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그는 자신의 삶을 상세히 말한다. 자신이 입양아였으며, 양부모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노동자였다. 결국, 평생 모은 돈을 자신의 대학 학자금으로 써야하는 양부모를 생각해서 6개월만에 대학을 중퇴한다. 그후, 자신의 가슴을 끌어당기는 캘리그라피 수업을 듣는다. 이는 매킨토시 설계에 유용하게 쓰여진다. 돈이 되는 일을 쫓아다니는 평범한 학생들에 비해서 그는 자신의 가슴을 끌어당기는 일에 열정을 불살랐다.

 

"사소한 일들이 이어져 길을 내준다고 믿으면 가슴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자신감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351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자신의 삶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을 살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355

 

사회적 욕망과, 부모의 욕망을 충족시키려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연설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은 스스로 많은 시간과 열정, 노력을 쏟아 붓게 된다. 비록 많은 돈을 벌어주지는 못할지라도, 자신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스탠포드 대학생들에게 스티브 잡스는 내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고, 들려주고 있는 말을 그의 삶에 녹여서 말하고 있었다.

 

2. 대중을 악의 길로 이끄는 연설의 힘

 

우리의 열정을 일깨우는 명연설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명연설로 독일인을 비롯한 유럽의 무고한 시민들을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은 사람이 있다. 바로 히틀러다. 그리고 그의 밑에서 앞장서서 독일인을 전쟁터로 떠민 사람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하인리히 힘러도 그중 한사람이다. 그는 친위대 장교를 모아 놓고, 유대민족을 말살하겠다고 당당히 연설을 한다.

 

"이런 과업을 끝까지 완수해 나가면서도 인간의 나약함은 벗어던진 가운데 인간성을 지키기란 우리로서도 힘든 일이지만, 그것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영광의 한 페이지를 역사에 남기는 일이다."-96

 

이미 인간성을 잃어버린 나치가 인간성을 말하니 참으로 가소로울 뿐이다. 이 연설을 들으며, 용기 있게 "아니요"를 외친 사람은 없다. 독일의 상당수 시민들은 나치편이 되어 '신념'을 갖고 행동했다. 대중 선동에 놀아난 사람도 있고, 나치의 신념을 자신의 신념으로 만든 사람도 있다.

니체가 '악마와 싸우는 사람은 악마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우리가 악마를 들여다보면, 악마도 우리의 심연을 들어다 본다.'라는 말을 했다. 히틀러와 싸우는 스탈린도 히틀러와 닮아가고 있었다. 아니, 이미 히틀러와 스탈린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노동자는 독일 파시즘에 대항하는 이 애국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자유와 명예와 조국을 지키기 위해 분발해야합니다."-85

 

이오지프 스탈린은 독일 히틀러에 대항하여 싸울 것을 노동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스탈린은 재능 있는 군 지휘관을 숙청하고 독일 침공 가능성을 말하는 자를 죽였다. 스탈린 자신의 잘못은 말하지 않고 독일의 공격을 통해서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가 '모든 노동자는 독일 파시즘에 대항'하라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

세계 대전이 끝나고, 히틀러가 죽음으로서 악의 세력은 사라졌을까? 니체의 말처럼, 나치에 혹독히 당한 유대인은 나치가 유대인에게 했던 죄악을 학습했다. 2천년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을 힘으로 몰아내고 장벽을 쌓고 심지어는 폭격을 당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언덕에 올라 바라보며 환호한다. 나치라는 악마와 싸우면서 나치가 유대인의 심연을 바라보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이 책에 다비드 벤구리온의 연설이 실려 있다. "오늘 우리는 이 용맹의 길을 개통합니다."라는 연설을 설명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이 무침히 짓밟히 있는 현실을 '현장 속으로'에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단순히 연설만을 모아 놓는다면, 잡탕을 면치 못한다. 제대로 된 관점을 가지고 진실을 말해야한다는 점을 저자가 유념하길 바란다.

제국주의자의 추악한 모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영국 총리 앤서니 이든은 "국가로서 우리의 존립은 석유에 달렸"다고 강조하며, 수에즈 운하를 지키기 위해서 군대를 파병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평화주의자로 살며 평화를 위해 힘쓰고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평화를 위해 협상"해왔다고 강변한다. 해가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유산인 '수에즈 운하'를 지키기 위해서 침략전쟁을 하면서도 자신을 '평화주의자'라고 말하는 영국 신사의 위선적인 모습에 구역질이 난다. 중국에 아편을 팔았던 잘못을 뉘우치기 보다는 자유무역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중국을 공격한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전형적인 제국주의자들의 모습이다. 보수당 당수 해럴드 맥밀런의 연설은 오만한 영국 제국주의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식민지 영토 곳곳에서는 현재 자치제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중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에 자부심을 가져 마땅합니다. 바로 우리가 그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그 길로 들어서게 해준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156

 

수많은 제3세계 국가를 침략하고 자원을 약탈하고, 그들을 노예로 만든 대영제국이 과거의 반성과 배상을 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침략 덕분에 피식민지 국가가 잠에서 깨어나 앞으로 아가고 있다고 괴변을 펼치고 있다. '백인의 짐'이라고 영국 제국주의를 미화시켰던 제국주의 유산을 그들은 청소하지 않고 있다. 반성이 없는 오늘은 과거의 잘못을 내일에 펼쳐 놓을 것이다.

 

3. 대중에게 희망을 주는 리더의 말

희망은 어둠속에서 빛을 보는 것과 같다. 현실은 어둠속에 있지만, 리더는 그곳에서 한줄기 빛과 같은 말을 해야한다. 리더가 어떠한 비젼을 제시하느냐에 따라서, 대중은 절망할 수도, 희망을 발견할 수도 있다. 1939년 네빌 체임벌린은 라디오 방송으로 독일과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영국국민에게 설명했다. 국민들로서는 1차 세계 대전의 악몽이 다시 눈앞에 펼쳐졌을 것이다. 연설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이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 것은 대공항 시기 프랭클린 루스밸트의 연설일 것이다.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단 하나, 두려움 그 자체뿐입니다."-47

 

노변담화로 알려진 루스밸트의 연설은 지쳐 쓰러질 것 같은 미국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들었다. 연설을 하는 루스밸트 자신이 소아마비를 앓았기에 미국인들은 그의 말에 더욱 신뢰감을 갖았을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는 제2의 경제 대공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 어둠의 터널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루스밸트가 말한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단 하나, 두려움 그 자체뿐'이라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효율적인 방역을 통해서 안전한 대한민국, 방역 선진국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는 지금, 한국의 지도자들도 우리가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우리가 선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 가슴에 심어주어야할 것이다. 현실이 아무리 캄캄하더라도 한줄기 희망이 주어진다면 절망은 희망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말로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경우도 있다. 샤를 드골의 '자유 프랑스'는 처칠로 부터 제대로 인정을 받지도 못했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밸트는 처음에 비시 정부를 인정하기도 했다. 비시 정부를 중심으로 프랑스를 바라보면, 프랑스는 나치의 피해국가가 아니라, 나치 협력국가라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 프랑스군이 파리에 먼저 입성하면서 샤를 드골은 프랑스 역사에 남을 만한 명연설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파리를 장악했던 적이 우리에게 항복을 선언했으므로 프랑스는 다시 파리의 보금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102

 

연합군의 압도적인 힘에 의지해서 파리를 해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젠하워가 머뭇거리는 사이 파리를 점령한 샤를 드골은, 이 명연설을 통해서 그들만의 '신화'를 완성했다. 이 신화로 인해서, 프랑스는 나치 협력국에서, 나치 피해국으로 자리 이동을 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비해서, 우리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의 갑작스런 항복으로 독수리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그리고, 샤를 드골이 했던 명연설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고, 강대국의 손아귀에 한반도의 운명을 내맞길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의 샤를 드골을 보면서 우리는 왜? 그러하지 못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냉전시대가 도래한다. 같은 공산주의 국가라 할지라도, 소련과 북한의 모습은 너무도 다르다. 소련이 스탈린 개인 숭배를 비판하며 독립국가 연합으로 재탄생했다면, 북한은 지금도 김일성 개인숭배를 거쳐서, 백두혈통이라는 신화를 통해서 북한인민을 다스리고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니키타 흐루쇼프의 연설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탈린은 설득하고 설명하고 끈기 있게 협력하는 식이 아니라 자기 개념을 강요하고 자기 의견에 절대적 복종을 요구했습니다."-128

"차르들 조차 본인의 이름을 딴 상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133

"동지 여러분, 개인숭배를 단호하고 확실하게 뿌리 뽑아야 합니다."-134

 

스탈린 치하의 혹독한 폭압정치 속에 살아던 민중들로서는 스탈린이 죽었다 하더라도 스탈린을 비판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이때, 용기 있는 리더 니키타 흐루쇼프가 스탈린을 비판했다. 아들은 아버지를 이겨내야 홀로 설 수 있다. 흐루쇼프는 스탈린을 격하시킴으로서, 소련이 홀로 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공산주의라는 과거의 사슬에서 벗어나, 새롭게 독립국가 연합 혹은 러시아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반면, 북한은 3대 세습을 하면서 김일성의 그림자에 그대어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 소련이라는 껍데기를 버리고 러시아로 다시 태어났듯이, 북한도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의 그늘에 안주한 아들은 아버지를 뛰어 넘어 홀로설 수 없다. 리더의 용기 있는 한마디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북한의 물줄기는 바뀌지 않을 것인가?

 

4. 희망을 주는 약자들의 외침

강자의 명연설에는 힘이 있지만, 약자의 명연설에는 감동이 있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가 있다. 그들의 외침이 사회를 바꿔 놓기도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만을 남길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약자의 메아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꼽자면, 여성을 빼 놓을 수 있다. 물론, 남성보다 더 많은 힘과 권력을 쥔 여성도 있다. 그러나,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사회적 약자인 것은 사실이다.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당당히 자신의 목소리를 드높힌 여성이 있다. 바로 애멀린 팽크허스트이다.

 

"국가의 통치에 여성의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여성들에게 투표권이 주어져야 합니다."-16

"남성 유권자와 남성 입법자 들은 남성의 욕구를 우선시하며 여성의 욕구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투표권을 얻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입니다."-20

 

투표권은 권력이다. 투표권이 없는 존재는 정치인으로부터 아무런 관심을 얻지 못한다. 시골 경로당에 밥을 해먹으라고 돈과 쌀이 정부로부터 나온다. 경로당에 대한 복지가 이렇게 잘되어 있는 것은 노인들이 투표권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투표권이 없었을 때, 여성의 일에 관심을 갖을 정치인이 몇이나 되었을까? 그들은 여성의 일에 관심도, 이해도 할 수 없었다. 이 연설에 소개된 일화에 따르면, 어떤 미혼모가 가정부 일을 다니느라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식을 유기한 죄로 3개월 형에 처해졌다. 남자들로 구성된 치안판사단은 미혼모의 급여에도 관심이 없었고, 미혼모의 남편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미혼모가 자녀를 양육해야한다는 사실만을 생각할 뿐이었다. 그것이 그들의 한계였다.

미혼모의 사례는 사회적 약자가 자신을 대변할 대표를 국회에 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려준다. 고양이가 쥐를 위한 법을 만들리 없다. 한나 아렌트도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말했듯이, 유대인들이 나치에게 비참한 일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정치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실이 괴로울수록 사회적 약자는 정치에 관심을 갖아야한다.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현실은 더욱 괴로워질 것이다.

국제사회의 약자로 눈을 돌려보자. 국제사회의 약자는 팔레스타인을 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의 폭력 앞에 무참히 당하고만 있어야하는 팔레스타인의 비극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는 해도 도움의 손길을 내주지는 않는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국가 수반은 비정부기구 대표로서는 최초로 유엔 총회에 연설자로 초청받았다.

 

"오늘 저는 올리브 가지와 자유 전사의 총을 들고 왔습니다. 이 가지가 제 손에서 떨어지지 않게 해주십시오."-243

 

누가 자신의 몸에 폭탄을 짊어지고 스위치를 누르고 싶겠는가? 우리는 테러라는 현상만을 보고 폭력을 비난한다. 그러나, 그 폭력 너머에 있는 무시무시한 괴물은 보지 못한다. 돌과 불타는 타이어를 던지는 팔레스타인 어린이에게 소총사격을 하는 이스라엘 병사를 보라. 팔레스타인 사람이 자고 있는 집을 갑자기 포크레인으로 밀어 버리는 이스라엘인들을 보라. 팔레스타인을 폭격하는 모습을 보며 환호하는 그들을 보면서 신은 존재하는가? 라는 물음을 던져본다. 야세르 아라파트는 제발 우리가 테러라는 수단을 사용하지 않도록 도움을 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는 침묵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여성 정치인 베나지르 부토는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유엔세계 여성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약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정의는 정치적 자유이자, 경제적 독립이자, 사회적 평등입니다."-322

 

그렇다. 팔레스타인은 정치적 자유가 없고, 여성은 경제적 독립과 사회적 평등이 제공되고 있지 않다. "민주주의만으로는 부족하다."라는 부토의 말이 옳다. 우리는 일제로부터 정치적 자유를 되찾고 나서, 민주주의만을 외쳤다. 민주화만 되면 모든 것이 완벽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만으로는 부족했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이상향으로 가기위한 다리에 불과했다. '스피치 세계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명연설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이다. 더 이상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게 하는 연설이다. 모두가 함께 평등하게 어울려 행복하게 사는 미래를 꿈꾸는 것이 더 이상 꿈이 아닌 세상이 도래하길 바래본다.

 

'스피치 세계사'는 세계적 명연설을 모아 놓았다. 같은 명연설이라 할지라도, 강대국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없는 명문장이지만, 우리의 눈으로 바라볼 경우, 제국주의적 냄새가 물신 풍기는 상한 음식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이 책의 서평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사회를 보다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할 한문장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겠다.

 

"악이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선한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아일랜드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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