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 1
조승연 지음 / 김영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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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개의 언어를 안다는 것은 두개의 영혼을 갖는 것과 같다." 샤를마뉴의 말이다. 청소년기! 영어와 일본어를 배우면서 어학공부의 재미를 알지 못했다. 언어에는 우리의 혼이 담겨 있기에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우리말을 지키려 노력했다는 말의 참의미도 깨닫지 못했다.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을 읽으며 알았다. 샤를마뉴의 말처럼, 새로운 언어를 안다는 것은 새로운 영혼을 갖는 일이기에, 우리의 언어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지키는 일이라는 사실도 이해가 갔다. 언어천재 조승연의 언어를 통해서 인문학의 재미에 빠져보자.

 

  조승연은 다양한 영어 어원들을 탐구하며 그 본래의 뜻과 그 뜻이 변천하는 과정을 통해서 하나의 단어에도 인문학이 녹아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조승연의 안내를 받아 탐구하는 언어 인문학의 세계는 재미와 즐거움으로 가득찼다.

  학생들에게 바로크 미술과 로로코 미술을 가르칠 때, '바로크'와 '로코코'의 뜻을 설명해준다면 학생들의 이해가 빠를 것이라 생각해서, 인터넷에서 그 뜻을 검색했던 적이 있다. '바로크'는 찌그러진 여드름'이고, '로코코'는 '조개껍질'이라는 뜻이었다. 어원을 알면 쉽게 이해되리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역효과를 불러냈다. 결국, 어원을 학생들에게 설명하지 않고 수업을 했다. 왜? 절대왕정기의 바로크 양식과 귀족적인 로코코 양식이 이렇게 초라한 어원을 가지고 있을까? 의문을 가졌지만, 의문을 해소할 길은 없었다.

  그 의문을 해소한 것은 바로 이책을 읽고서 해소되었다. '바로크'가 포르투칼어로 '찌글찌글한 여드름 같다.'라는 뜻인데, 해녀들이 흔히 쓰는 도저히 팔수 없는 못생긴 진주라고 하는 말을 가져다 붙인 이름이고, 로코코는 '조개껍질'이라는 뜻으로 당시의 미술이 조개껍질 같다라는 의미로 이름을 붙인 것이라 한다. 즉, 미술은 한시대를 앞서가기에 기존의 미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미술양식이 추하고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미술 사조에 대한 이름이 좋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 나의 머리는 상쾌해졌다. 어원을 통해서 한단어를 인문학적으로 탐구하며,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들의 문화와 예술, 신화, 역사에 대한 공부가 자연스럽에 이루어졌다. 새로운 언어를 안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로 걸어들어갈 수 있는 길을 아는 것이다.

   Thank you라는 말을 통해서도 서양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thank는 think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Thank you"는 네가 해준 일을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겠다.라는 뜻이다. You're welcome라는 말의 welcome는 well과  come라는 뜻이 합쳐진 말로써, 너는 손님이니 빛이 아니다.라는 듯이 담겨있다. "excuse me"라는 말에는 제발 법적인 조치에서 저를 빼주세요. 라는 뜻이 담겨있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기계적 암기를 했다면 그 숨겨진 의미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에서는 그 어원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이를 통해서 서양인들의 정신세계에는 "Give and take"가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조승연은 여기에 그들이 부부사이에도 조그만 일에 "please"와 "Thank you"를 붙이지 않으면 화났다고 생각한다는 일화를 곁들인다. 결국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한국인 여성은 문화차이를 극복못하고 이혼한다. Do ut des.(도 우트 데스. 네가 주기 때문에 나도 준다.)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단어다. 서구법의 기본원리가 된 이 원칙이 그들의 삶에도 녹아 있었다. 모든 것에 공짜는 없다. 상호성의 원칙이 언어와 삶에 녹아있다는 사실은 우리와 다른 점이다. 다르기에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언어 인문학을 알아야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일으면서도 왜? 영어 제목이 "The Prince"인지에 대해서 별다른 의문을 품지 않았다. 저자가 의역을 해서 우리에게 '군주론'으로 알려졌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prince의 어원이 premier이라는 사실과 The prince of Monaco(모나코 국왕), Charles, prince of wales(찰스 왕자)라는 표현을 알고 나서야 "Prince"라는 단어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Prince라는 단어가 국왕에서 왕자로 의미가 변천된 연원이 영국이 웨일스를 병합하기 위해서 즉, 에드워드 왕이 자신의 아들 찰스를 웨일스 계승자로 정하면서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모든 의문점이 해소되었다. 그 단어의 역사를 알아야 진정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Booting라는 단어를 조승연은 문차우젠 백작의 일화에서 생겨난 단어라 설명한다.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기 머리카락을 잡아당겼 끌어올렸다는 일화에서 생겨난 단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어령 교수는 말을 타기 전에 부츠를 신어야 한다는 것에서 온 것이라 설명했다. 말을 타기위해서 부츠를 신어야하듯이, 컴퓨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버튼을 눌러야하기에 부팅이라는 단어가 컴퓨터에 사용되었다는 설명이다. 조승연의 설명보다 이어령 교수의 설명이 간단하면서도 이해가 잘되었다. 아마도, 단어의 어원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 두사람의 주장은 학설의 차이로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언어천재 조승연의 이야기 인문학'이라는 책은 언어를 배우는 것이 새로운 영혼을 얻는 길이며,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특히, 언어를 배울 때는 단순 암기식으로 공부하기 보다는 인문학을 탐구하듯이 그 단어의 어원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해주었다. 조승연의 '비즈니스 인문학'이라는 책도 읽고 싶어졌다. 그래, 단어의 어원을 공부하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며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자.

 

ps. 옥에도 티가 있듯이, 이 책에도 약간의 오류가 있다.

"소크라테스가 살던 아테네는 간접민주국가였다."

=> 아테네는 직접 민주국가이다. 인구가 적었던 아테네는 직접 민주정치를 할 수 있었으나, 현대국가에서는 장소와 많은 인구수로 인해서 국민의 대표가 정치를 하는 간접민주정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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