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딸 외우고픈 감동영어 101
열린기획 엮음, 이윤선 감수 / 열린생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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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문장, 혹은 일주일에 한문장을 읽고 쓰기를 하고 있다. '논어'가 공자의 어록을 모아 놓은 것이라면, 영어 명문장을 모아 놓는다면 이 또한 21세기의 논어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을 읽는데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때로는 너무 길고 어려운 문장이라 이해가 가지 않기도 했다. 의역한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영어 번역기를 돌려 직역한 문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리며 나에게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 문장을 살펴보자.

 

1. 교육을 생각하다.

'딸딸 외우고픈 감동여어 101'에는 우리 교육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 있다. 그 몇가지 문장을 살펴보자.

 

 They come through you but not from you, and though they are with you yet they belong not to you(그들은 그대들을 거쳐 왔을 뿐 결코 그대들에게서 온 것은 아니로다. 그러므로 비록 그대들과 지금 함께 있을지라도 아이들이란 그대들의 소유는 아니니라.)

 

자녀에 대한 애착이 강한 학부모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자녀를 자신의 아바타로 생각하고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를 어떻게 바라보아야할까? 자녀를 자신의 악세사리로 생각하며, 자녀의 꿈보다는 자신의 한을 풀어줄 판사나 검사를 하기를 바라는 부모를 아름답게 생각할 수는 없다. 내가 담임 했던 학생중에서 이러한 경우가 많았다. 자녀는 실업계로 전학하여 요리사가 되고 싶지만, 부모는 자신의 한을 풀어주길 바란다. 판사나 검사가 되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뤄주길 바란다. 그러면서 자녀의 요구를 "뭘 몰라서 하는 말이에요"라고 무시한다. 결국, 그 학생은 징계가 누적되더니, 2학년에 올라가서 학교를 자퇴했다. 부모가 자녀를 망친 전형적인 예이다. 우리 학부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감동영어이다.

 

One who is generous to others and strict to himself is happy while the other who is strict to others and generous to himself is unhappy.(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부드러운 사람은 행복하고 자기에게 후하고 남에게 가혹한 사람은 불행하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부드러운 사람이 행복할까? 동의할 수 없는 문장이다. 특히 이러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할까? 그렇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남들에게는 너무나 예의바르고 올바른 학부모인데, 자녀는 몸이 아프거나 사고를 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한예로 내가 담임했던 반의 학생이 시험 전주만 되면 아파서 보건실에 누워있었다. 상담선생님에게 학생 상담을 의뢰했다. 상담선생님은 학부모와 학생 사이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정신과 진료를 받도록 해야한다는 상담선생님의 말에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학생의 증상을 자세히 설명했다. 학부모의 입에서는 "그럼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아야겠네요."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나는 때를 놓치지 않고 학부모에게 그래야한다고 알려주었다. 그후, 학부모를 통해서 알게된 사실은 문제는 부모에게 있었다는 사실이다. 자녀가 타인에게 폐를 끼칠까봐 엄격히 키웠고, 학부모 자신도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삶을 살아왔다. 부모의 이러한 모습이 결국 학생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서 자녀의 이상증세로 표출된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하지 않았던가!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말라, 그렇다고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지 말라, 타인에게도 너무 엄격하지도, 너무 관대하지도 말자.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니까.

 

Try  to be better than yourself(지금의 나보다 잘하자.)

 

타인과 비교하기 이전에 과거의 나와 비교하자.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가 발전했다면 나는 의미 있는 삶을 산 것이다. 타인과 비교하면 우리는 더욱 불행해진다. SNS를 통해서 넘쳐나는 타인의 삶은 나의 삶과 비교하며 나를 불행하기 만든다. 학교현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신과 타인을 끊임 없이 비교하면서 학교현장에서는 1등 조차도 1등을 놓칠까봐 불안해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가 더 나아지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보다 더 발전한다면 나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있지 않을까?

 

2. 현실의 불공평함에 맞설 것인가? 

  이 책을 읽다보면, 인생을 생각하게하는 문장들이 많다. 과연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야할까?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것을 받아들여라.)-빌 게이츠

 

유명한 인물이 한 말은 모두 옳다는 잘못된 관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빌 게이츠가 마운틴 휘트니고등학교에서 한 이 말도 과연 옳을까? 인생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적응하며 살아야할까? 아니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현실에 저항할까? 빌 게이츠의 말을 받아들인다면, 그는 숙명론자가 되거나 현실에 잘 적응한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에 반해서,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불평분자라는 말을 듣거나, 혁명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해야할까? 현실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탕위에서 사회 변혁을 이룰 방법을 선택해야한다. 나는 그렇게 본다. 현실이 불공평하다는 진실을 보지 못한다면 현실을 변혁시킬 방법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사람의 우리 주변에 있다.

 

Champions arent' made in gyms. Champions are made from something they have deep inside them - a desire, a dream, a vision.(참피언이란 체육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챔피언은 자신들의 내면 깊숙이 있는 - 소망, 꿈, 이상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무하마드 알리

 

불량배들에게 맞지 않기 위해서 권투를 배워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노예 출신 흑인 이라는 이유로 백인 전용 레스토랑에서 쫓겨난 캐시어스 클레이의 말이다. 백인 전용 레스토랑에서 쫓겨난 사건은 그의 삶을 바꿔 놓는다. 현실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직면하고, 현실을 변혁하려 했다. 노예 신분으로 태어나 주인의 성을 땄던 이름을 버리고 이슬람교로 개종한 그는 무하마드 알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는 더 이상 캐시어스 클레이가 아니다. 무하마드 알리로 다시 태어났다. 월남 참전 징집 명령을 거부하고, 현실과 투쟁했다. 파킨스씨병 투병중에도 세계 빈곤국과 장애인 지원 사업에 앞장섰고 2005년 유엔 평화상을 수상했다. 무하마드 알리는 현실을 변혁하고 있었다.

 

You could build the embankment stretching from the sky to the ground after you have completed a castle in the clouds. One who starts his foundation only on the ground never builds a house that reaches the clouds.(구름 위에 궁전을 지어놓은 다음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탄탄한 축대를 쌓을 수도 있다. 시작을 오로지 땅에서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은 결코 구름까지 닿는 집을 짓지 못한다.)-린다 김(로비스트)

 

유명한 로비스트 린다 김의 글이 이 책에 등장할 줄은 미쳐 몰랐다. 린다 김은 구름 위의 꿈의 궁전을 짓고 그 후에 축대를 쌓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집을 오직 땅으로부터 지어 올려야 한다는 것은 땅을 가진 자의 논리라고 주장하는 린다 김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땅이 마땅치 않다고 꿈조차 초라할 필요는 없다는 말은 가슴을 아리게한다. 불행한 현실을 냉철하게 인정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구름위의 궁전을 짓는다는 말은 허황된 망상일 뿐이다. 로비스트 린다 김의 삶을 본다면, 더욱이 동의할 수 없다.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지 못한 삶은 행복할 수 없다.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야한다는 진리는 앨리슨 래퍼의 삶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I cannot be mentally disabled even though I am physically disabled.(장애인이지만 정신마저 불구일 수는 없다.)-앨리슨 래퍼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생후 6주 만에 생모에게 버림받고,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괴물'이라 놀림받으며 살았던 앨리슨 래퍼의 말이다. 남편에게 버림 받기까지 했지만,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려 브라이튼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세계 여성 성취상을 수상하며 대영제국 국민훈장까지 받는다. 그녀는 자신의 암담한 현실을 직시했다. 현실은 그녀에게 너무도 불공평했지만, 그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했다. 타인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예술과 미소로 승화시키는 삶을 살고 있다.

정신분석학에서 심리치료를 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직면'이다. 자신의 현실을 직면하는 것, 과거의 고통과 직면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현실이 불공평하다는 사실에 직면하고 이 현실을 변혁시킬 방법을 찾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를 해야한다. 무하마드 알리와 앨리슨 래퍼의 삶은 현실과 맞서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 삶이 얼마나 값진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3. 어떠한 평가를 받고 싶은가?

  인생을 살아가며, 혹은 인생을 마치고 나서 어떠한 평가를 받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이 책에는 어떠한 평가를 받는 삶을 살 것인지에 관한 글들이 있다.

 

When you were born, you cried and the world rejoiced, Live your life so that when you die, the world cries and you rejoice.(네가 태어났을 때, 네가 울고 세상이 기뻐했단다. 네가 죽을 때는, 세상이 울고 네가 기뻐할 수 있도록 세상을 살아라.)-체로키 인디언 속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죽을 때 자신은 기뻐하며 죽지만 세상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삶! 이러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할까?

 

Love means to be their feet toward happiness excluding me.(사랑은 나 이외의 사람에 대한 행복을 위해서 발이 되는 것이다.)-톨스토이

 

톨스토이의 말에 동의하는가?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시키는 삶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버지의 눈을 띄워드리기 위해서 공양미 300석에 자신을 팔고,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를 효녀라고 할 수 있을까? 자신 때문에 인당수에 빠진 심청 아버지는 행복할까? 가장 이상적인 사랑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삶이다. 자신이 행복해지면서 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경지가 최고의 사랑이 아닐까? 자녀가 맛있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기만해도 좋아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진정한 사랑은 어느 일방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사랑을 주는 쪽도 사랑을 받는 쪽도 모두 행복해야한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The best time to plant a tree is twenty years age; The second best time is right now.(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두 번째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중국 속담

 

매번 후회하는 학생들에게 해주면 좋은 명언이다. 아니, 우리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명언이다. 지금 아쉬움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자. 그러면, 20년 후의 자신은 행복해할 것이다.

 

We fought - we fought as hard as we could. And though we feel short, the failure is mine, not yours. I wish God speed to the man who was my former opponent and will be my president.(우리는 최선을 다하여 싸웠습니다. 비록 아쉬움은 있지만, 실패는 나의 것입니다. 여러분이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나의 반대편에 섰던, 그리고 나의 대통령이 될 오바마의 행운을 빕니다.)-존 매케인

 

어리석은 친구보다 현명한 적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경합한 존 매케인이 바로 그러한 존재이다. 자신의 경쟁자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도량 넓은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낀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경쟁자에게 덕담을 건넬 수 있는 도량과 여유를 가질 때에 우리 삶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Beautiful young people are accidents of nature, but beautiful old people are works of art.(아름다운 젊음은 우연한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이다.)-엘리노어 루즈벨트

 

자신을 이롭게하면서도 타인을 행복하게 하며,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 지금 당장 그 일을 시작하고, 자신의 경쟁자에게 패하더라도 그에게 행운을 빌어주는 넉넉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의 노년은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그래서 아름다움은 우연한 자연현상이지만, 아름다운 노년은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숨을 거둘때, 자신은 행복해하고, 세상사람들은 슬퍼서 눈물을 흘릴 것이다.

 

 

If we do not live as we think, we think as we live.(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스콧 니어링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에 남는 문장이다. 스콧 니어링은 유복한 자본가의 아들로 태어나서, 대학교수 시절 아동 노동 착취와 세계 대전에 반대했다. 1932년 미국 버몬트의 한적한 시골에 내려가서, 직접 집을 짓고, 농사지으며 검소하게 살아간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시간만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명상으로 보낸다. 최대한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하고 육식을 금하고, 적게 먹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1983년 100살에 스스로 죽음이 다가왔음을 느끼고는 일절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 성자와 같은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 어찌 이런 삶이 가능할까? 라는 경외감마져 든다. 아마도 해답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는다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는 그의 말에 있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이상적 삶을 살아가려 노력할 때만이 살아 있는 주체적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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