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
테사 모리스 스즈키 지음, 서미석 옮김 / 현실문화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인생의 지혜를 얻기 위함이라 말하겠다. 인생의 지혜를 얻기 위해서 역사, 철학, 심리학을 비롯해서, 부족한 나의 지혜를 채워줄 책들을 읽고 있다. 지혜를 채워줄 책들을 고를 때, 팟캐스트나 서평, 책제목을 보고 책을 고른다. '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라는 책은 책제목을 보고 선택한 책이다. 북한 역사에 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나에게, 외국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북한의 역사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름대로 재미있는 북한의 역사를 알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놓치지 않았다. 1장 하얼빈과 후난을 시작해서, 2장 장춘과 선양을 거처 3장 랴오양과 첸산을 지날 때가지도 북한의 역사에 대해서 테사 모리스 스즈키의 탁월한 시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특히, 권근의 시를 인용할 뿐만 아니라,  화엄경의 "바다 한가운데에 금강산이라 부르는 곳이 있다. 옛날 옛적부터 모든 보살들은 그곳에 멈추어 살게 되었다."라는 구절을 인용할 때는 테사 모리스 스즈키의 한국사 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에 대해서 감탄을 했다. 테사 모리스 스즈키보다 먼저 금강산을 여행한, 캠프의 기행문의 오류를 지적하기도한 그녀이기에 그녀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다.

  그런데, 4장을 읽어 내려가는데도 저자는 선양과 단둥에 대한 이야기만 줄기차게 서술하고 있었다. '언제 북한에 들어가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북한의 역사를, 하다못해, 북한 주민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고대했지만, 북한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본 것은 7장 '새로운 예루살렘 : 평양'에서부터였다. 그런데, 8장과 9장10장은 남한에 대한 기행이었다. 북한에 대한 깊이 있는 서술은 5장과 6장 11장 12장을 포함한다해도, 12장 중에서 5장밖에 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 근현대사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과 고민을 살펴보기에는 너무 피상적인 북한에 대한 인상들 뿐이었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인생은 "사기를 당했다.!!"라는 절망뿐이었다. 나의 기대와 책의 내용의 불일치 속에서 깊은 배신감이 들었다. 책제목을 '금강산을 가는 길'이라고 정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책의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고, 책을 읽으면서 독자가 기대하는 것과도 일치할 것이다. 그러나, '길 위에서 만난 북한 근현대사'라는 제목 때문에 책의 내용과 제목이 일치하지 않으며,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더구나, '북한 근현대사'라는 제목은 대학교 수업에서나 사용하는 개설서의 냄새가 나기에 독자로부터 외면받기 딱좋다.  출판사 편집자들에게 부탁한다. 제목을 믿고 책을 선택했으나, 책의 내용과 제목의 불일치로 배신감을 느끼는 독자가 없도록 배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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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5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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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5 18: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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