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라는 지혜에 대한 최인철의 정의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지혜란 자신이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사이의 경계를 인식하는데서 출발한다는 부연설명이 이어진다. 이 말은, 논어 위정편에 나와있는 "아는 것을 안다고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子曰 由 誨女知之乎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라는 공자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인간은 자신이 모든 진리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한다. 자신이 보는 진리는 자신만의 채로 모래사장의 모래를 치는 것과 같다. 채 사이로 빠져나가는 보다 많은 모래들을 보지 못하고, 자신의 채에 남아있는 모래들이 세상의 진리라 말한다. 최인철은 '자신만의 채'를 '프레임'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한언어를 알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알아보자.

 

1. '프레임'! 역사를 생각하다.

  프레임이라는 단어는 역사학의 용어로 환언한다면, '역사관'으로 말할 수있다. 대학을 다니며, '너의 역사관'을 갖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타인의 역사관으로 역사를 바라보지 말고, 자신의 역사관으로 역사를 해석할 수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나는 나의 역사관을 갖으려 노력했다. 수많은 학자들의 글을 읽으며, 나만의 역사관을 확립해나갔다. 나 자신만의 역사관을 정립하면서,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나의 역사관'으로 논리적으로 꾀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또한 수많은 사실들이 나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사실도 깨달았다.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사관이라는 단어가 역사에 국한된 용어라면, '프레임'이라는 단어는 우리 생활과 보다 밀접한 단어이다. 우리의 생활을 어떤 프레임으로 보는가에 따라서 우리의 생활태도, 세상에 대한 태도가 바뀔 수 있다. '민족주의', '사회주의' 등등의 각종 이념도 이러한 프레임 전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든다. 즉, '나는 남들을 잘 알고 있는데 남들은 나를 잘 모른다.'라는 착각은 인간의 자기중심성을 잘 드러내는 지적이다. 프레임을 이 책에서는 개인의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이를 민족이나 국가의 관점으로 확대한다면, 기나기 인류의 역사속에서 벌어진, 각종 이념대립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어느 민족이나 스스로를 최고의 민족이며, 선택받은 민족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타민족을 잘아는데, 타민족은 우리를 모른다라는 생각을 많이한다. 이것이 바로 프레임에 갖힌 민족들의 일반적 모습이다. 자민족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도 있지만, 때로는 그 함정에서 벗어나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지혜도 필요한 법이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고 나면 자신은 처음부터 작은 나비였다고 생각한다.' 즉 회상해낸 자신의 과거 모습은 과거의 실제 모습을 닮았다기보다 현재의 자기 모습을 더 닮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만들어진 전통',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다.'라는 역사학의 격언과 일맥상통한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전통이 기껏해야 2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며, 심지어는 근대화 과정에서 창조해낸 것들이라는 사실을 접했을 때의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우리의 고유 무예라고 생각했던 태권도가 사실은 일본의 가라데와 공수도가 결합되어 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글을 읽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 우리가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사실은 근대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전통은 그 시대의 필요에 의해서 창조되는 것들이다.

  크로체는 '모든 역사는 현대사이다.'라는 말을했다. 모든 역사는 과거 그자체로 존재하지 않으며, 현재의 필요에 의해서 재해석되기 마련이다. 수많은 정권들이 들어서면, 과거의 역사를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다시 쓰려한다. 박근혜 정권의 한국사 국정화 계획을 예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현재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과거를 호출하고, 때로는 과거를 새롭게 만드는 작업들이 역사에서는 흔하다. 우리가 절대적 역사 진리라고 믿는 것들도 때로는 우리가 만들어낸 프레임으로 보는 세계일 뿐이다.

 

2. 프레임 - 우리를 생각한다.   

  '이제 더 이상 날카로운 이빨을 지닐 수 없게 된 존재들은 과거 자신의 이빨이 얼마나 강했는지 떠올리며 현재를 보호하려 한다.' 과거의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거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본다. 왕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느냐는 말은, 자신이 얼마나 초라해졌는지 아느냐는 반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초라한 자들의 모습을 우리는 우리주변에서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다. 박정희 시대가 더 행복했다고 말하며, 박정희 향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P집회에 나가는 불쌍한 루져들! 그들이 바로 이빨빠진 늙은 호랑이들이다.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과거의 향수에 취해서 과거를 강제 인출하려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과거를 강제 인출당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객관화하고, 현재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려 노력해야할 것이다. 그들도 한때는 잘나가는 호랑이였으니까....

  '프레임은 주변의 사소한 물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의 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행동을 좌우한다.' 자신을 변화시키려면 주변의 물건을 바꾸라는 저자의 충고를 교육에도 적용시킬 수있다. 어떠한 자녀로 키우고 싶은가? 어떠한 학급을 만들고 싶은가? 자연스럽게 접촉빈도를 높이도록해보자. 예전에 들었던 팟캐스트에서, '물건에서도 기가 나온다.'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기'라는 동양적 프레임으로 세상을 설명한 점이 다를 뿐, 세상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단순히 타인을 변화시키려하는 것이에서 나아가서, 나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도, 내가 닮고 싶은 모습! 하고 싶은 일! 그것으로 나의 주변을 다르게 꾸며보자.!!

 

3. 프레임 -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프레임을 바꾸면 삶이 바뀐다. 얇지만 가장 두꺼운 지혜를 담고 있는 이 책의 지혜를 소개해보자.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가? 행복한 사람은 의미 중심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 항상 의미, 이유, 목표를 생각하며 상위 수준 프레임을 추구한다. Why를 물으며, 보다 높은 시야에서 생각한다. 반면, 불행한자는 하위수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쉬운지, 성공가능한지 등을 먼저 생각하며, How를 묻는다. 또한 행복한 사람이 '존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불행한 사람들은 '소유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살아간다. 인생을 성취해야할 목표로 생각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현재를 희생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성취하고서는 허탈해하기도 한다. 나 자신이 그랬다. 결국 인생이 도달하는 지점은 '죽음'이다.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도달점이다. 인생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오늘 행복하지 않다면, 내일 행복할 수 없다. 항상 상위 수준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무엇은 소유하려는 목표를 갖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 과정을 중시할 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To have or To be! 당신은 소유를 선택할 것인가? 존재를 선택할 것인가?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유난히도 타인의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들과는 많은 대화를 하기 싫다. 그가 쏟아놓는 험담들은 유쾌하기 보다는 또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 말하는 평가 내용을 들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정보를 알 수 있다고 이 책은 조언한다. 정당하지 않은 비난은 정당화될 수 없다. 정당한 비판만이 정당화될 수 있다. 험담 프레임에 갖혀서 세상 모든 사람들을 험담하는 사람들은 그 자신이 바로 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똥개의 눈에는 똥만 보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더 잔돈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예전예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험사에서 비상시 도로에서 기름이 떨어졌을때, 도움을 요청하라면서 주유 써비스를 해준다. 고급 외제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이 이를 알뜰하게 다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너무도 황당했다. 돈도 많은 사람들이 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프레임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그러하기에 그들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정 지혜로운 부자는 돈의 절대 액수를 중시하기 때문에 상대적 비교에 따른 푼돈이란 이름을 거부한다. 부자는 푼돈 프레임, 상대적 가치 프레임에 빠져, 100원짜리를 버리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않는다. 상대적 가치 프레임에 빠진자들은 콩나물 값을 깎을 때는 100원도 귀하게 여기지만, 10만원 짜리 물건을 살때는 100원을 깍아 주면 오히려 기분나빠한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는 이러한 프레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부자일 수록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립적인 대안'으로 리프레임하라!라는 말의 뜻을 아는가? 현상유지를 하려는 우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중립적인 대안으로 리프레임할 때, 우리는 보다 지혜로워질 수 있다. 사용하는 물건, 서비스, 직업까지 처음 접하는 중립적인 대안으로 리프레임하자! 한번 사용한 써비스를 계속 불평하지 않고 이용하면, 호갱취급을 당한다. 잡은 물고기에게는 밥을 주지 않는다. 변하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의 뇌를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뇌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항상 '중립적인 대안'으로 리프레임하자!

  20대에 이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연의 아픔이 싫어서 계속 연인관계를 지속했던 어리석은 기억이 있는가? 고통이 두려워! 실패가 두려워서 주저했으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과감히 결정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고통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나는 나의 '마음의 면역체계'를 과소평가했다. 생각보다 우리의 면역체계는 강하다. 시련, 고백거절에 대해서도 우리의 마음은 잘 견뎌낸다. 시간이 지나면 웬만한 것들은 다 사소해 보인다. 도전하자! 도전하지 않아서 후회하기 보다는 도전하고 시련의 아픔을 견뎌내자!!

 

  이 책의 마지막장은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이 제시되어있다. 나의 삶에 많은 지침이 되어줄 것이며, 이 글을 읽는 고마운 사람들에게도 많은 지혜를 줄 것이기에 이를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려한다.

첫째, 의미중심 프레임을 갖아라,

둘째, 접근 프레임을 갖아라, 도전하고 실패와 처벌보다는 보상에 관심을 갖자.

셋째, '지금 여기'의 프레임을 갖자,

넷째, 비교 프레임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다섯째,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자.

여섯째,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일곱째, 주변 물건을 바꾸어라.

여덜째, 체험 프레임을 소비하라.

아홉째, 누구와의 프레임을 갖아라.

열번째, 위대한 반복 프레임을 연마하라.

  당신도 위대한 프레임을 갖고 현명해지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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