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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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프로야구에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단다. 잘 나가던 신인이 2년차에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를 이야기하는 거야. 그런 2년차 징크스 비슷한 것이 작가들에게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 책을 읽었단다. 김혼비님의 <아무튼, >. 김혼비님의 첫 번째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아빠가 얼마나 극찬을 했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구나. 지인들에게도 선물을 했던 책. 그런 김혼비님이 두 번째로 내 놓은 책이니 얼마나 기대를 했겠니? 책의 이야깃거리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였어. 평범한 축구 이야기도 그렇게 환상적인 양념을 곁들여 이야기해 주었으니, 이미 많은 작가들이 술에 관한 책을 썼지만, 김혼비님은 어떻게 술에 환상적인 양념을 곁들일까 기대를 했단다.

아빠가 너무 기대를 했나? 아니면 술에 대해 아빠가 공감을 잘 못할 정도로 멀리해서일까. 실망을 했단다. 2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에 책의 편집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 마치 약속한 출간일을 맞추기 위해 작가와 편집자가 급하게 책을 만들어낸 듯한 기분마저 들었단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아빠의 높은 기준에 의한 평가라는 점을 감안해 주길 바래. 많은 이들이 여전히 이 책에 주고 높은 평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에 대한 아빠의 박한 평가가 아빠의 편견에 의한 평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프로야구 선수의 2년차 징크스로 인해 그 선수를 미워하지 않는 것처럼 아빠 또한 두 번째 책에 아빠가 실망을 했다고 해서 김혼비님의 책을 외면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다음 책들을 기대해 봐야지.


1.

술 없이는 못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단다. 아빠도 유리와 같은 20대에는 고주망태가 될 정도를 마신 적도 있어.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런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언젠가부터 술을 먹고 난 다음날 술병으로 고생을 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게 되어 술을 줄였단다. 특히 소주는 조금만 먹어도 다음날 두통으로 하루 종일 고생을 해서, 아예 입을 대지 않게 되었고, 시원함으로 마시던 맥주도 요즘에는 평일에는 거의 먹질 않는단다. 물론 회사 회식 때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게 되면 한 잔 가볍게 걸치긴 하지.

책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아빠의 술 이야기를 했구나.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다 보면, 다들 자신의 술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싶구나. 그만큼 술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이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비록 책 한 권을 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말이야. 아빠도 사실 찬찬히 술에 관한 에피소드를 기억해 내서 다 이야기하자면, 꽤 한참을 이야기하겠지만, 썩 좋은 기억만 있은 것은 아니라서…. 그리고 또 하다 보면 영웅담처럼 미화될 수도 있으니

지은이 김혼비님이 이 책에 쓴 내용이 모두 자신의 경험담이라면, 건강에 걱정이 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더구나. 그리고 약간은 영웅담 이야기하듯이 술 마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직 성인이 안된 독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음주가 약간은 미화된 듯한 느낌도 들었거든. 과음이 내는 사고는 정말 무서운 사건 사고들이 많은데 말이야.

김혼비님의 첫 번째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읽고 나서 다른 이들에게 선물도 하곤 했는데, 이 책은 위와 같은 이유로 선물이나 추천은 하지 못하겠더구나. 부디 세 번째 책은 다른 이들에게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책을 써주길 바란다. 비록 비주류 책이라도 말이야.

책의 두께가 얇은 만큼 독서편지도 짧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대체 어디서 듣고 입에 딱 붙여왔는지 언젠가부터 엄마가 마이너-메이저’, ‘비주류-주류같은 말을 쓰기 시작했다.

책의 끝 문장: , 이제 술 마시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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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1-24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새해복많이받으세요.

bookholic 2020-01-24 19:33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행복하고 여유롭고 즐거운 설 명절 되십시오.
늘 때마다 인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22)

경험을 통해 스스로 가짜와 진짜를 알아보는 눈을 갖는 일은 어떤 조언보다 값지다.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판단력을 갖게 된 사람은 남을 의심하거나 절망하느라 삶을 낭비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그 길에 이르는 과정을 섣부른 충고나 설익은 지혜로 가로막지 말아야 한다. 경험하지 않고 얻은 해답은 펼쳐지지 않은 날개와 같다. 삶의 문제는 삶으로 풀어야 한다.


(24-25)

삶은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경험은 우리 안의 불순물을 태워 버린다. 만약 그 친구가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면 랑탕 트레킹은 내 혼에 그토록 깊이 각인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그때 그 길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믿는다. 경험자들의 조언에 내달려 살아가려는 나를 직접 불확실성과 껴안게 하려고. 미지의 영역에 들어설 때 안내가 아니라 눈앞의 실체와 만나게 하려고. 결국 삶은 답을 알려줄 것이므로. ‘새는 날아서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도 나는 법을 배운다는 말을 나는 좋아한다.


(30)

지금 내 마음에 얼마나 많은 생각의 눈송이들이 소리 없이 쌓이고 있는가. 생각만큼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없다. 마음은 한 개의 해답을 찾으면 금방 천 개의 문제를 만들어 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작가이다. 마음이 자기와 전쟁을 벌이지 않을 때 완전히 다른 세상을 경험한다.


(31)

행복한 일이든 불행한 일이든 이것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그것을 그렇게 큰일로 만들지 말라.’

물론 이런 조언은 함부로 흉내 내선 안 된다. 만약 큰 성공으로 행복해하거나 불의의 상실로 고통받거나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이에게 그것을 그렇게 큰일로 만들지 말라고 조언했다간 당신은 당장 쫓겨나거나 절교를 당할 가능성이 높다. 그 조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적용할 때 의미가 있다.


(36)

마음속에서 하는 말을 조심하라는 격언이 있다.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해도 자기 자신이 듣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단어는 무의식 속에서 정신을 부패시키고, 어떤 단어는 기도처럼 마음의 이랑에 떨어져 희망과 의지를 발효시킨다. 부패와 발효는 똑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어떤 미생물이 작용하는가에 따라 해로운 변질과 이로운 변화로 나뉜다.


(40-41)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에 대해 페라이어는 가슴 시린 해석을 내린다.

많은 학자들이 <월광 소나타>는 달빛과는 상관없다고,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경매에서 이 곡을 작곡하기 직전 베토벤이 쓴 에올리언 하프를 사야겠다는 메모가 발견되었다. 바람이 하프의 현에 닿아 소리를 만들면, 바람의 신 아이올리스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에올리언 하프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젊은 연인이 세상을 떠나면 달빛만 있는 행성에 간다는 전설이 있다. 이들이 사는 고독한 섬과 같은 슬픔이 에올리언 하프를 울려 우리에게 전달된다는 생각을 베토벤은 <월광 소나타>에 담은 것이다.’


(47)

영적 교사 페마 초드론은 말한다.

안전하고 확실한 것에만 투자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당신은 행성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59)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삶의 여정에서 막힌 길은 하나의 계시이다. 길이 막히는 것은 내면에서 그 길을 진정으로 원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존재는 그런 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곤 한다. 삶이 때로 우리의 계획과는 다른 길로 우리를 데려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길이 우리 가슴이 원하는 길이다. 파도는 그냥 치지 않는다. 어떤 파도는 축복이다. 머리로는 이 방식을 이해할 수 없으니 가슴은 안다.


(97)

다만 매장

의 차이는 있다고 나는 믿는다. 생의 한때에 자신이 캄캄한 암흑 속에 매장되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 어둠 속을 전력질주해도 빛이 보이지 않을 때가. 그러나 사실 그때 우리는 어둠의 층에 매장된 것이 아니라 파종된 것이다. 청각과 후각을 키우고 저 밑바닥으로 뿌리를 내려 계절이 되었을 때 꽃을 피우고 삶에 열릴 수 있도록. 세상이 자신을 매장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을 파종으로 바꾸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매장이 아닌 파종을 받아들인다면 불행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105)

미국 시인 마야 안젤루는 썼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과 당신이 한 행동을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잊지 않는다.”

나 자신이 실제로 누구인가는 감추거나 꾸미는 것이 불가능하다. 나는 부지불식간에 그것을 드러내며, 내가 주장하는 사상이나 철학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행동이 나에 대해 가장 잘 말해 준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인가? 그것이 가장 진실된 나의 모습에 가깝다.


(116)

고정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명칭은 역할에 따른 약속 명사일 뿐이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할 때만 의사이며,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만 교수이다. 밖에 나오면 그 역시 승객이고, 길 가는 행인이며, 관광객이고, 손님일 뿐이다. 만약 그가 의사, 교수라는 명사로 자신을 고정시킨다면 그는 자기 규정에 갇혀 존재가 가진 수많은 가능성과 역동성을 잃는다.


(121)

에게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면 허무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의 역동성에 눈뜨게 된다. 그때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열심히 놀이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는 다른 놀이로 옮겨 간다.


(124-125)

, 이 나무는 걱정을 걸어 두는 나무입니다. 일하면서 문제가 없을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그 문제들을 집 안의 아내와 아이들에게까지 데리고 들어갈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저녁때 집에 오면 이 나무에 문제들을 걸어 두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아침에 다시 그 문제들을 가지고 일터로 갑니다. 그런데 아침이 되면 문제들이 밤사이 바람에 날아갔는지 많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176)

모든 일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나며,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도 이유가 있어서 만난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모든 만남에는 의미가 있으며, 누구도 우리의 삶에 우연히 나타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삶에 왔다가 금방 떠나고 누군가는 오래 곁에 머물지만, 그들 모두 내 가슴에 크고 작은 자국을 남겨 나는 어느덧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179-180)

소설가 보르헤스는 썼다.

우리 삶을 스쳐 지나가는 모든 이들은 각각 특별한 존재이다. 누구든 항상 그의 무언가를 남기고, 또 우리의 무언가를 가져간다. 많은 것을 남긴 사람도 적은 것을 남긴 사람도 있지만, 무엇도 남기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은 없다. 이것은 누구든 단순한 우연에 의해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분명한 증거이다.”


(205)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구덩이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그것이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이다. 티베트 속담은 말한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209)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얼마만큼 아는 것을 의미할까? ‘안다처럼 정반대의 말과 같은 의미인 단어가 또 있을까? 가까운 관계라 해도 어떤 사람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에 가깝다. 섣부른 판단으로 우리는 누군가를 잃어 간다. 관계가 공허해지는 것은 서로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이 향하는 방향만 볼 뿐, 그가 어떤 지하수를 길어 올리는지 알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 진실한 관계를 맞는다는 것은 자신의 편견을 깨고 그와 함께 계단 끝까지 내려가는 숙제를 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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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의 비극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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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예전에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 보면, X의 비극이니 Y의 비극이니가끔 이런 책을 보곤 했었어.  제목이 독특하네, 이러면서 책 소개를 대충 보니, 책제목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추리 소설이었단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어. 아빠가 위에서 이야기한 2권의 책을 예전에 사두었거든. 아무래도 X가 알파벳 순서상 먼저니까 <X의 비극>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

소설을 읽기 전에 이번에는 책에 대한 소개와 이 책을 쓴 지은이에 대해 자세히 읽어봤어. 아빠는 엘러리 퀸이라는 분의 소설은 처음이거든. 그런데, 놀랍게도 엘러리 퀸은 두 사람이더구나. 그러니까, 엘러리 퀸은 필명인데,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라는 두 사촌 형제가 공동 집필한 소설의 필명이야. , 놀랍구나. 그들 둘이 쓴 첫 번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엘러리 퀸이었는데, 그 주인공을 필명으로 해서 소설을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독특하면서 기발하신 분들이구나.

이번에 아빠가 읽은 <X의 비극>은 드루리 레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4부작 중에 첫 번째 소설이란다. X의 비극, Y의 비극 말고 Z의 비극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마지막 4부는 <드루리 레인 최후의 사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4부작이 처음 출간될 당시에는 엘러리 퀸이 아닌 바너비 로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대.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는 또 다른 필명으로 출간한 것이야. 엘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는데, 그 필명을 숨기고 새로운 필명으로 소설을 내다니… X의 비극이 출간(1932)이 된 지 8년 뒤 재출간할 때 지은이는 엘러리 퀸이라고 정체를 밝혔다고 하는구나.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들이구나. 그런데 한 소설을 두 사람이 같이 집필하면 어떤 식으로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사촌 지간이더라도 사이가 좋지 않으면 같이 한 소설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말이야. 정말 놀라운 분들이구나. , 그럼 이제 X의 비극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1.

이 소설의 주인공은 60살의 원로 연극 배우 드루리 레인이라는 사람이란다. 추리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니, 이 사람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탐정 같은 사람이야. 단지 직업이 은퇴한 원로배우라는 것이지. 이 사람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나이 먹은 셜록 홈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드루리 레인이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이제 한 권 읽었지만, 이 소설에 드루리 레인이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 셜록 홈즈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소설 속 셜록 홈즈가 나이 먹게 되면 드루리 레인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브루노라고 하는 지방 검사와 섬 경감은 햄릿 저택에 살고 있는 드루리 레인을 찾아왔어. 예전에도 드루리 레인이 사건에 도움을 준 적이 있었거든. 최근에 발생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도움을 청하려고 왔어. 아참, 드루리 레인은 나이를 먹으면서 귀머거리가 되어서 사람들의 입술 모양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구나. 아무래도 오랫동안 연극을 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 입 모양을 보지 못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멀리서 이야기하는 것이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입 모양만 보인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단다.

그럼 다시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게. 할리 롱스트리트라는 주식 중개인이자 사업가가 체리 브라운이라고 하는 젊은 여배우와 약혼 발표를 위한 파티를 열었어. 동업자인 존 드위트를 비롯하여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는데, 호텔에서 파티를 열던 그들은 롱스트리트의 집에 가서 만찬을 하자면서 집으로 이동을 했단다. 오늘날 같으면 고급승용차를 타고 이동을 했겠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초반이란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전차를 타고 이동했어. 그런데 전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지. 할리 롱스크리트는 무심 결에 자켓의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무엇인가에 찔린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고 2~3분만에 죽고 말았어. 이 전차에 경위 한 명이 타고 있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빨리 수습하였고,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하고 차고로 이동했어. 섬 경감에게 연락을 해서 섬 경감이 이 사건을 맡게 된 거야.

섬 경감과 경찰들은 전차 내부를 조사하고, 손님들을 일대일 조사를 했어. 특히 롱 스트리트의 일행들은 별도 조사를 했단다. 하지만 특이점이나 단서를 찾지 못했단다. 롱스트리트의 주머니에는 누가 넣었는지 모른 밤송이 같이 생긴 물건이 있었는데, 그 물건에 독이 묻어 있었고 그 독에 찔려 죽은 것은 보였어.


2.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섬 경감은 조사를 하기 시작했어. 롱스트리트의 동업자인 존 드위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존 드위트가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되었지. 사건 당시 같은 전차 안에 있었고, 접근하기도 가장 쉬웠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사이가 좋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빌려주기도 했어. 그리고 롱스트리트가 존 드위트의 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어. 여러모로 존 드위트가 의심스러웠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단다. 며칠 뒤 익명의 투서가 날아왔어. 전차 안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에 대해 알고 있고, 그가 한 짓도 봤다는 내용이야. 며칠 뒤 선착장에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어. 이런 일련의 내용을 섬 경감은 드루리 레인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리고 며칠 뒤 선착장에서 경찰들은 몰래 대기를 했어. 드루리 레인도 그곳에 있었단다. 약속 시간이 살짝 지난 즈음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배가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그 배의 상판에서 한 사람이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어. 그런데 그 사고는 사고가 아니고 살인 사건이었단다. 떨어진 사람을 건져 올렸더니, 얼굴에 흉측하게 공격을 당하여 죽은 이였어. 그리고 그는 다름 아닌 롱스트리트가 죽었을 당시 전차를 몰았던 운전사 찰스 우드라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배에 존 드위트도 타고 있었단다. 강력한 용의자 존 드위트 말이야.

, 이제 그럼이 그려지니? 찰스 우드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편지를 익명으로 보냈고, 찰스 우드는 경찰을 만나러 가는 배 안에서 살해를 당했어. 그리고 그 배에는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의 용의자 존 드위트가 타고 있었고 말이야. 찰스 우드의 주머니에서는 존 드위트의 담배 종이였나? (아빠의 기억 가물가물) 아무튼 존 드위트의 것이 있었어. 이런 정황으로 존 드위트는 범인으로 기소했어. 물론 드루리 레인은 성급한 판단을 하지 말라고 섬 경감에게 조언을 했지.. 존 드위트는 범인이 아니고, 자신이 조사하고 있는데, 확신이 설 때 이야기해준다고그런데도 존 드위트는 그대로 기소가 되었단다.

존 드위트의 변호사 라이먼이 레인을 찾아왔어. 아무래도 존 드위트는 불리한 상황이었어. 레인은 그 불리한 상황을 한방에 뒤집어 엎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단다. 존 드위트가 범인이 아닌 명백한 증거. 그 도움은 재판장에서 변호사 라이먼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었고, 검사 측에서 시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게 존 드위트는 무죄로 풀려 나게 되었어.

무죄로 풀려났으면 그냥 조용히 집에서 지내고 있지, 무죄로 풀려난 것을 기념한다고 존 드위트는 축하파티를 했어. 레인도 초대되어 갔는데일행이 다 같이 집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그만 존 드위트가 또 죽고 만 거야. 이번에 가슴에 총을 받고 죽었단다. 마지막으로 존 드위트와 일대일로 대면한 사람이 마이클 콜린스라는 사람이었어. 마이클 콜린스는 롱스트리트와 사업을 하고 손해를 본 사람인데, 롱스트리트가 죽자 동업자인 존 드위트에게 손해 배상을 요청했건 거야. 마이클 콜린스와 마지막 만남을 갖고 죽었으니 이번에는 마이클 롤린스가 용의자로 몰리는 것은 당연했단다.


3.

다음날 집에 머물고 있다가 마이클 콜린스는 경찰에 잡히게 된다. 마이클 콜린스는 당연히 무죄를 주장했단다. 읽은 이들도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을 거야. 추리 소설에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은 범인이 아니거든. (그걸 역이용해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결론 짓는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단다.)

, 그럼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일 텐데.. 그 범인을 찾으려면, 먼 과거를 뒤져야 한단다. 롱스트리트와 존 드위트가 사업을 하기 전부터 캐야 하는 거야. 그들이 우루과이에 있었을 때부터 말이야.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완전 스포일러가 되는데나중에 아빠의 기억력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서 스포일러지만 짧게 이야기해볼게.

스토프스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가 망간 광산을 발견되어, 크로켓, 롱스트리트, 드위드와 동업을 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동업자 중에 크로켓이라는 사람이 스토프스의 아내를 죽이고 스토프스에게 누명을 씌웠어. 그래서 스토프스라는 감옥에 가게 되었지. 후에 감옥을 탈옥한 스토프스는 복수를 위해 미국에 오게 되었단다. 롱스트리트와 드위트의 죽음은 이런 스토프스의 복수극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거야. 스토프스가 미국에서 본명으로 돌아다니지 않았겠지.. 얼굴도 변장하고 이름도 가짜 이름으로 다녔겠지. 그렇겠지? 아빠가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 속 등장 인물은 많이 소개하지 않았지만, 오늘 소개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바로 범인이란다. 오늘 이야기한 사람들 중에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 좀더 큰 힌트를 주면 범인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바로 범인이란다..^^

….

X의 비극생각보다 괜찮았단다. 아참, 왜 제목이 X의 비극이냐? 존 드위크가 죽으면서 손가락을 x모양으로 하고 죽었기 때문이야. 그것은 죽으면서도 범인을 가리키는 단서를 남기고 싶었던 거지.. 나중에 Y의 비극을 비롯하여 드루리 레인 4부작을 모두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눈 아래 저 멀리서 우울한 안개에 싸인 허드슨 강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섬 경감과 본인이 내일 아침 10 30분 심심한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비공식적으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관한 귀하의 의견을 묻고자 방문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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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이런 장애를 모두 잊으려고 했지만, 청각장애는 이중으로 쓰라린 경험을 맛보게 했다. 잘 들리지 않으니 더 크게 이야기해주시오, 외쳐달라고, 어찌 이야기하겠는가. 다른 누구보다도 완벽해야 할 내 귀에 장애가 있다고 어떻게 남에게 털어놓는단 말인가. , 난 그럴 수 없어. 한때는 어떤 음악가보다도 완벽했던 내 귀의 장애 때문에, 사람들과 즐겨 어울리고 싶어도 자리를 피해야 한다. 사회에서 어울리지도 못하고, 벗들과 생각을 나누고 세련된 대화를 할 수 없어 세간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꼭 필요할 때만 사람들과 지내고, 거의 홀로 마치 추방된 자와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과 가까이할 때면, 내 비참한 상태가 알려질까 봐 몹시 불안해진다.


(68)

내 안에 있는 것을 모두 표현해낼 때까진 세상을 떠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 비참한, 정말로 비참한 삶을 참아내고 있다. 내 육체는 아주 사소한 변화에도 나를 최상의 상태에서 최악의 상태로 전락시킬 만큼 예민하다. 인내. 그것을 내 지침으로 삼아야 했다. 그렇게 참아왔고, 운명의 여신이 내 생명의 밧줄을 끊을 때까지 저항의지를 간직하길 바라왔다. 스물여덟 살에 이미 모든 것을 달관한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예술가에게는 더욱 그렇다.


(92)

, 사랑하는 요제피네, 아는 그저 이성관계로서 그대에게 끌리는 것이 아니오, 나는 당신 그 자체, 우리 앞의 모든 걸림돌을 비롯해 당신의 전부를 사랑하오. 내 모든 감성이 그대에게 사로잡혀 있고. 당신을 만난 그때부터 내 가습은 다른 어떤 사랑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소. 당신은 나를 정복했소. 당신이 나를 원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대답을 듣고 싶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생각하며, 내 가습이 얼마나 뛰는지. , 신이여, 어떻게 말을 해야 합니까.


(144)

음악가도 일종의 시인이라오. 두 눈의 마술이, 불현듯 음악가를 위대한 영혼이 노니는 아름다운 세계로 옮겨가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내게 하는 거라오. 당신과 함께 지내는 동안 내게 떠오른 영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소. 잠시 동안이었지만, 그 아름답던 비 내리는 5월은 내게 충만한 순간이었소. 아름다운 주제가 당신의 눈에서 내 가습으로 미끄러져 들어와, 언젠가 베토벤이 죽은 뒤에도 그 음악은 세상을 매혹할 거요. 하느님이 시간을 더 허락해주신다면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리운, 그리운 베티나,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엔 거짓이 없다오. 우리는 서로의 정신까지 사랑하지 않소? 나는 언제까지나 그대의 정신을 구하오. 당신이 인정해주는 것은 온 세상 그 무엇보다 기쁜 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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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3 - 중원을 장악한 남방의 군주 춘추전국이야기 3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공원국이 쓴 <춘추전국이야기> 3권을 읽었단다. 1권에서는 제나라 환공과 관중에 관한 이야기였고, 2권에서는 진나라 문공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빠가 이 책들도 읽고 너희들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를 읽어보면 대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거야. 아빠의 졸필로 인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제 환공과 관중, 진 문공에 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야. 물론 책을 통해서 얻으면 더욱 좋고

그렇게 1권과 2권을 일년에 한 권씩 읽고, 시간은 또 일년이 훌쩍 가서 3권을 읽었단다. 아빠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일 년에 한 권씩 읽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약속했거든.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일 년을 참지 못할 경우가 오면, 바로 다음 책을 집어 들겠지. 그런데 아빠에게는 그 정도의 재미는 주지 못하고 있단다. 더욱이 이번에 3권을 읽을 때는 회사에서 골치 아픈 일과 엮여 있어서 책에 집중을 하지 못했거든.. 그래서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려고 메모해 놓은 내용도 별로 적지 못하고일단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1.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번 3권에서 이야기할 사람은 초나라 장왕이라는 사람이란다. 초나라는 남쪽에 치우쳐 있던 나라야. 아직까지는 크게 주목을 맞지 못한 작은 나라였다고 보면 돼. 초나라는 큰 강들에 둘러 쌓여 있어 물이 풍부하고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단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한수, 남북을 연결하는 상강, 남쪽에 길게 굽이치는 장강. 거기에 커다란 호수들도 있었어. 동정호화 파양호. 이런 강과 호수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 형주라는 곳이 초나라의 중심지였단다. 초나라 장왕이 왕 위에 오르기 전에 국내외 정세는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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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초 장왕이 출현하기 이전의 국내외 정세는 대체로 이러했다. 초 목왕은 성복대전 패전의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국내의 거대 씨족들은 누르는 정책을 썼다. ()은 조돈이 정권을 잡아 법치를 내세우는 동시에 패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고, ()은 여전히 진()을 상대로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한편 화북에서 산동까지 항상 중원세력들의 버거운 상대였던 적족의 한 일파는 멸망했다. 이는 춘추전국의 무대가 점점 중원국가들 위주로 돌아가게 하는 신호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쪽의 초나라에서 새로 군주가 될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춘추 세 번때 패자 장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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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장왕은 당시의 국내외 정세를 잘 이용해서 세력을 키워갔단다. 정나라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晉나라가 정나라를 못살게 구는 반면, 초나라는 정나라에게 친교를 해와서, 정나라는 초나라의 그늘로 들어가게 되었어, 초나라는 정나라를 이용하여 송나라를 쳤어. 이에 晉나라가 정나라를 공격했는데, 이때 초나라가 도와주어 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어. 초는 그 외에 약점이 있는 주변의 국가들을 하나씩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세력을 키워나갔단다.

초 장왕의 능력도 물론 있지만, 그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관료가 있어서 가능했단다. 아빠에게는 생소한 손숙오라는 사람이야. 하기야 사실 초나라 장왕도 낯선 인물이니까… (아빠의 역사 상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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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장왕 개인은 대범하면서도 과감하다. 대국의 군주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패자가 되는 것은 개인의 차질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정이란 복잡해서 전체를 조정하고, 여러 인재들을 이끌어갈 조력자가 필요하다. 제 환공의 관중이나 진 문공의 호언 등이 바로 그런 인재들이다. 초나라에는 손숙오가 있었다. 그러나 손숙오는 장왕과는 판이하게 다른 인물이었다. 장왕이 보기에 손숙오는 재미를 모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왕은 손숙오와 같이 했다. 손숙오를 등용한 일 자체가 바로 장왕의 능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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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오의 신분이 역사서마다 다르게 기록되어 있지만, 그가 귀족이 아닌 농민출신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하는구나. 평범한 신분을 가진 이를 중히 쓴 장왕의 안목을 높게 평가하려고 그렇게 기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사람을 잘 쓴 것은 사실이니까...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관료를 찾아내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 같구나.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신의 능력만 믿고 사람 쓸 줄 모르는 리더들이 꽤 있음에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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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관료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무 능력과 더불어 최소한 두 가지 미덕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관료는 청렴해야 한다. 공직을 수행할 때 청렴하지 않으면 훈령을 강제할 수 없다. 그다음은 자신을 왕 위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관료와 권력자의 차이다. 권력자는 인민에게 자신을 부각시켜야 한다. 그러나 관료는묵묵히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자()는 그 관료를 신임한다. 아래와 위에서 동시에 신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훌륭한 관료가 되려면 아래와 위의 압박을 모두 견뎌야 한다. 손숙오가 그런 관료식 재상의 원형이었다. 그런 원형이 이어지고 이어져 청나라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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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손숙오는 땅을 개간하고 수로를 정비하는 등 내정도 잘하였고, 전쟁에 있어서도 작전 능력, 특히 장기전의 능숙해서 많은 승리를 이끌었다고 하는구나.


2.

.. 아빠가 초나라 장왕을 잘 모르지만, 노자와 비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인가? 지은이 공원국님은 초나라 장왕을 노자에 비유했더구나. 노자가 실존하는 인물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노자는 속세와 멀리하고 도를 깨우치는 사람 아닌가. 몇몇 공통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노자와 거의 동일시할 수 있는 인물인지는 아빠는 잘 모르겠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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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노자>의 성인을 장왕으로 바꾸어서 읽어보라. 장왕이 보기에 어렵사리 얻은 것이라 해도 자신이 갖지 못한다면 버리는 것이 더 낫다. 정나라 군주가 항복을 청하자 장왕은 한계를 인정했다. 남의 아래에 처할 수 있는 군주라면 아직 민심을 잃지 않았다. 그런 나라는 아직 삼킬 수 없다. 장왕이재물을 얻기 위해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나라를 얻고서 땅을 취하지 않는 것을 모티브로 <노자>성인은 귀한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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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전쟁에게 진 상대 나라에게 잔인함을 보이지 않고 관용을 베풀었다는 점에서, 로마의 카이사르를 아빠는 연상이 되었단다. 지은이는 그 점도 노자에 빗대어 이야기했단다. 아빠가 노자에 대해서 잘 몰라서 고개만 살짝 갸우뚱했단다. 노자에 대한 책 좀 읽어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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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물론 장왕이 평화를 사랑한 군주는 아니었다. 그는 중원을 대신하여 동쪽으로 무자비하게 국토를 확장했다. 그는 현실의 군주일 뿐노자와 같은 심오한 사상가는 아니었다. 그는 북쪽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사실은 동쪽으로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그가 동쪽으로 진출하면서 잔혹한 방법만 썼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소나라는 장왕의 포로들은 풀어주지 않았다가 망하고 말았다. 비록 침략자지만 그는 자신의 사람과 남의 사람을 최대한 살린다는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그래서 장왕은 무()라는 이름을 가진 형이며 노자는 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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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권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요약해서 이야기하면, 초나라 장왕이 손숙오라는 신하와 함께 세력을 키워 초나라를 강력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

그런데 그런 초나라의 강력함도 오래가지 못했어. 초나라 장왕 사후 다시 그저 그런 나라가 되었어. 이 책에는 초나라 장왕이 죽은 후의 판세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빠는 생략할게. 이해바람..^^


PS:

책의 첫 문장: 왕과 신하들이 질펀한 잔치를 벌이던 날, 날이 어두워지고 술이 한참 올랐을 때 갑자기 촛불이 꺼졌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사당 안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채 초사의 격하면서도 애잔한 분위기에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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