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반대한다~


나‘도’ 반대한다. 양철나무꾼님! 힘 내라, 힘!

이번 휴가 중 공주의 공산성에 올랐습니다.
부여의 역사도 역사이지만 4대강의 쟁점에 서 있는 금강을 보고 싶었습니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곳곳이 파헤쳐지고 공산성 기슭에 있는 누각이라던지 그 옛날의 물저장고가 수몰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불과 얼마 전 12억을 들여서 강기슭을 정비하여 주차장, 체육시설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다시 파헤쳐서 6미터 깊이의 보를 만든다고 합니다.

예수쟁이의 시작으로 보면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자연만물을 ‘다스리라’고 명령하셨지 ‘파괴하라’고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강을 강 본래의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습지도 생기고 기슭도 생겨서 온갖 동식물들이 깃들이게 되는 겁니다.
사람과 동식물들이 함께 가는 것이지요.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 표어를 써서 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자연 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황폐해진 자연은 더 이상 사람을 보호해 주지 못합니다.
홍수나, 가뭄, 폭설, 무더위의 자연재앙으로 우리 사람에게 돌아오는 것이지요.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여전히 아프지만 그래도 한 가지 위로가 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무더위에도 강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무소불위의 공권력으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3%의 소금기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만드는 것처럼 결국 역사는 소수의 정의자들에 의해서 움직여간다고 믿고 싶습니다. 


공산성에서 바라본 공주시가지

조만간 파헤쳐질 작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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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8-2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스러운게 가장 좋은거 같아요.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가는거... 그렇게 내버려두어도 좋을텐데 말이죠.

gimssim 2010-08-25 22:21   좋아요 0 | URL
자연은 한 번 훼손하고 나면 원위치로 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잖아요.

sslmo 2010-08-2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 무더위에도 강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죠~
그들을 잊지않는게,그들에게 힘을 보태는 거란 미욱한 현실이 눈물납니다~^^

gimssim 2010-08-25 22: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잊지 않고 있는 거...작은 글들이나마 남기는 것이
힘을 보태는 거지요.

순오기 2010-08-26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파헤쳐진 현장을 보면 '미친짓'이란 생각에 불이 납니다.
아니~ 그네들은 왜 자연의 질서를 못 느끼는 걸까요?ㅜㅜ

gimssim 2010-08-26 07:47   좋아요 0 | URL
또 한가지 문제는 거기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정이지요.
자기네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복지예산이 많이 깍인 건 사실이지요.
삽질 하느라 '최소한의 사람답게 살 권리'가 묵살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슬픕니다.
예수쟁이라 가끔 '하나님 뭐하세요?' 혼자서 물어보곤 합니다.

순오기 2010-08-26 17:17   좋아요 0 | URL
엉뚱한 삽질하느라 다른 부분 예산은 삭감되고...
하느님은 '침묵'하실 뿐인가...

꿈꾸는섬 2010-08-2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맞아요.^^

gimssim 2010-08-26 20:25   좋아요 0 | URL
자연은 사람보다 정직할 걸요.
 

양동마을...세계문화유산 등재 

전통 민속마을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촌으로 5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문화 보존 및 볼거리,역사적인 내용 등에서 가장 가치가 있는 마을이다.
전국에 6개소의 전통민속마을이 있으나, 마을의 규모, 보존상태, 문화재의 수와 전통성,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때묻지 않은 향토성 등에서 어느 곳보다 훌륭하고 볼거리가 많아 1992년 영국의 찰스 황태자도 이 곳을 방문했다.
한국 최대 규모의 대표적 조선시대 동성취락으로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하여 500년이 넘는 고색창연한 54호의 고와가(古瓦家)와 이를 에워싸고 있는 고즈넉한 110여 호의 초가로 이루어져 있다.
양반가옥은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주택이 양반가옥을 에워싸고 있다.
경주손씨와 여강이씨의 양 가문에 의해 형성된 토성마을로 우재 손중돈선생, 회재 이언적선생을 비롯하여 명공(名公)과 석학을 많이 배출하였다.
마을은 경주시에서 동북방으로 20km쯤 떨어져 있으며, 마을의 뒷배경이자 주산인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뻗어내려 네줄기로 갈라진 등선과 골짜기가 물(勿)자형의 지세를 이루고 있다. 내곡, 물봉골, 거림 하촌의 4골짜기와 물봉 동산과 수졸당 뒷동산의 두 산등성이, 그리고 물봉골을 넘어 갈구덕으로 마을이 구성되어 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 수백년 된 기와집과 나지막한 토담으로 이어지며, 통감속편(국보 283), 무첨당(보물 411), 향단(보물, 412), 관가정(보물 442), 손소영정(보물 1216)을 비롯하여 서백당(중요민속자료 23) 등 중요민속자료 12점과, 손소선생 분재기(경북유형문화재 14) 등 도지정문화재 7점이 있다.
양동마을은 1984년 12월 20일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자료189호)로 지정되었다.

최근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혼자 떠난 중전의 여행가방입니다.
일 년에 서너 차례 1박2일 여행을 떠나곤 합니다.
양동마을을 거쳐 전도연이 주연한 영화의 배경이었던 ‘밀양’ 근처
자그마한 동네 ‘청도’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왔지요.
지난 6월의 일입니다.
마침 양동마을이 문화유산에 등재되었기에 사진 올립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요즈음은 관광객으로 무지 붐빈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안동 하회마을보다 이곳을 더 좋아합니다.
제 친구 중에 양동마을 사진 엄청 많이 찍고 있는 얘가 있어요.
지금도 필이 꽂히면 새벽에도 달려가 찍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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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진 강의 아니예요,인생 강의 맞아요~!
    from 양철나무꾼 2010-10-06 01:41 
    중전님의 서재야 항상 좋은 사진들로 넘쳐나지만,언젠가 '양동마을..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이 페이퍼의 사진을 보고 이런 댓글을 남겼었다. 나의 댓글;    우와~~~~    사진을 보고보고 또 보고,    나갔다 들어와서 또 보고...그랬어요~    (저는 사진을 찍을줄도 볼줄도 모르는데...)
 
 
라로 2010-08-25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안동 하회마을도 양동 마을도 다 못가봤어요!!ㅠㅠ
사진을 보니 더 가고 싶어요~.

gimssim 2010-08-25 08:02   좋아요 0 | URL
한 번 보시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겁니다.
단 걸어야 하는 거리가 만만찮으니 봄, 가을이 좋을 것 같아요.

sslmo 2010-08-25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사진을 보고보고 또 보고,
나갔다 들어와서 또 보고...그랬어요~

(저는 사진을 찍을줄도 볼줄도 모르는데...)
유명한 사진가들의 작품보다 중전님의 사진이 더 좋아요~

왜냐하면 시선도 크게 넘나들며 욕심 부리지 않으시고,
정겨운 것이...중전님도 저러실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다,다아,좋은데...전,나무가 만들어낸 둥근 프레임에 자주 멈춥니다.

gimssim 2010-08-25 08:04   좋아요 0 | URL
으흠...욕심이 없는 게 사진이 늘지 않는 저의 한계이지요.
말씀하신 사진은 정말 겸손한 자세로 찍었어요.
카톨릭 사제가 서품 받는 자세로요.
바닥에 납작 엎드렸지요.
둥근 프레임과 그 위의 사진은 '심수정'이라는 누각의 난간이에요.

마녀고양이 2010-08-25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 다녀오셨어여? 아후, 넘 좋다...
사진이 왜 늘지 않으셔여? 진짜 사진 좋은데...
여기서 더 사진이 좋아지면, 눈부셔서 못 봐여, 중전 언니~

그런데 나무가 옆으로 쓰러져서 자라는건가요?
오랜 나무같은데..

gimssim 2010-08-25 22:23   좋아요 0 | URL
네 거의 누워서 자라더군요.
중간에 나무를 받쳐놓았어요.
생명력 대단하죠?

잉크냄새 2010-08-2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경주에서 올라오는 길에 길을 잘못들어 찾아든 동네군요. 저기 된장맛이 끝내줍니다. 전통가옥에서 파는 된장국과 된장에 푹 찍힌 풋고추맛은 가히 일품입니다.

gimssim 2010-08-25 22:28   좋아요 0 | URL
경주에서 올라오시는 길이었다면 양동마을이 맞아요.
아직까진 고즈넉한 풍경을 유지하고 있는 듯 합니다.

blanca 2010-08-2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도 넘 좋고. 이렇게 여행 다니시면서 사진찍는 중전님에게 따라붙고 싶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군요.

gimssim 2010-08-25 22:30   좋아요 0 | URL
사진 찍은 데 많은 시간을 두지는 못해요.
일상이 많이 빡빡한 터라...그래도 숨은 좀 쉬어야지요.
이학기에 사진반에 등록했어요.
줄은 잡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순오기 2010-08-26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회마을은 가봤는데~ 양동마을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장독대와 접시꽃이 눈길을 붙잡는 요런 집에서 살고 싶어요.^^

gimssim 2010-08-26 07:49   좋아요 0 | URL
양동마을...좋아요.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 올려볼까요?

꿈꾸는섬 2010-08-2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너무 멋져요.^^ 중전님 혼자 훌쩍 떠나는 1박2일~~~
양동마을도 다녀오고 싶네요. 멋진 사진보여주셔서 감사해요.^^

gimssim 2010-08-26 20:26   좋아요 0 | URL
사진은 맛보기이구요.
한 번 와보시면 좋을 곳이에요. 추천!

pjy 2010-08-2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해지면 가볼곳이 너무 많아요^^ 장독대가 너무 탐이나네요~

gimssim 2010-08-27 22:11   좋아요 0 | URL
여행도 독서만큼 매력이 있지요.
 


일상으로의 귀환

4박5일의 휴가를 마치고 무사히 삶의 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짐 풀어헤쳐서 제자리에 놓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저녁밥 해먹기, 사진 대충보고 저장해놓기,......등등의 일을 마치고 뜨거운 커피와 함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아니 한 가지 더, 여행기간 동안 쓴 돈 몇 개의 항목으로 나눠 계산해 다이어리에 메모해 두기.

안톤 슈낙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중에 ‘휴가의 마지막 날’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을 설파했지만 사실은 그것을 뒤집어보면 휴가는 ‘열심히 일함’을, <밥벌이의 지겨움>은 밥벌이를 할 힘과 능력을 전제로 하는 것이겠지요.

점심을 휴게소에서 대충 먹은 터라 저녁엔 남편이 좋아하는 ‘멍멍탕’을 끓여 상에 올렸더니 -전 안 먹습니다- 반가운 얼굴로 “웬 거야?”
“낼부터 다시 열심히 돈 벌라고 땀 뻘뻘 흘리면서 끓였지.”

 부여 박물관에서 바리에 담긴   불탄 쌀을 보고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숭고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먹고 사는 것이 이렇게 시대를 초월하는 것일진대 ‘밥하기 싫어서 징징대는’ 짓은 하지 말아야겠구나, 하는 착한 생각도 했습니다.

 

가지고 간 ‘김만중’은 겨우 삼분의 일 정도만 읽고 왔습니다.
<유배문학>에 대해 목을 축이려했는데 발만 적시고 왔습니다.
증거를 남기려고 남편에게 부탁을 했더니 사진을 이렇게 찍어주었습니다.
세로로 세워서 책 읽는 아줌마가 저 위쪽에 있어야 제대로 된 구도로 나왔을텐데...하기 싫은 일 시키니 이렇게 대충하고 맙니다.  


 

                                              무료한 틈을 타서                    
                                              발에 내려앉은
                                              두 마리의 잠자리와
                                              한참을 놀았습니다


 

 

이렇게 지내도 둘째 날 부여국립박물관에서의 충격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리가 되면 언젠가 페이퍼로 한 번 써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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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8-20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만 담그고 책읽는 중전마마~~~~ 삶으로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잠자리가 빨간 발톱에 유혹됐을까요?^^

gimssim 2010-08-21 19:53   좋아요 0 | URL
휴가 갔다오니 가기 전보다 더 더운 것 같아요.
폭염 주의보라니.
만지던 일이 있어서 땀 뻘뻘 흘리며 하고 있어요~~~
제가 발톱에 메니큐어를 칠한 건 저를 위한 게 아니고,
팬 서비스 차원에서이죠.
스타킹도 안 신고 다니는데 그냥 맨발은 좀 예의가 아니어서...

라로 2010-08-2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여행갔다 왔는데 "짐 풀어헤쳐서 제자리에 놓기, 빨래하기, 청소하기, 저녁밥 해먹기, 사진 대충보고 저장해놓기,......등등"은 제 옆지기가 했어요,,,^^;;
저도 사진정리해서 몇개 올려보려구요,,,
그런데 부여라면 제가 사는 곳과 아주 가까왔어요,,,저희는 이번 여행에서 제일 멀게는 평창까지 갔었어요.
암튼 발톱에 바르신건 요즘 유행을 따르시느라 프렌치로 하신거?????^^

gimssim 2010-08-21 15:10   좋아요 0 | URL
부여 여행은 제게 사고의 전환을 가져다 준 가슴뭉클한 여행이었어요.
하던 일이 마무리 되면 페이퍼로 한 번 써볼 생각입니다.
메니큐어는 제 발을 보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0-08-2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발 담그고 책 읽으시는 모습, 너무 여유로와염.
가을이 가까운 듯한 푸근한 페이퍼 감사드려여~

중전 언니, 휴가 편안하게 다녀오셨네요. ^^

gimssim 2010-08-21 15:12   좋아요 0 | URL
마고님, 휴가는 잘 다녀오셨나요?
얼음처럼 찬 계곡 물이 벌써 그립습니다.
망중한을 보냈지요.
돌아오니 매미 소리 아직 귀를 지르는데...그래도 가을은 올 겁니다.
다음에 가을 풍경 페이퍼 올리지요.

꿈꾸는섬 2010-08-2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 다녀오셨군요.^^ 부여 참 좋지요.^^
계곡물에 발담그고 책을 읽는 모습 너무 아름다우세요.^^
예쁘게 단장한 발도 참 보기 좋네요.
여행다녀온뒤 정리할게 많죠.^^

gimssim 2010-08-22 23:36   좋아요 0 | URL
서울, 원주에 몇년 산 걸 제외하곤 경상도에서 나서 경상도에서만 살아왔어요.
그래서 부여엔 처음 갔었어요.
겨울 쯤, 백제문화에 대해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sslmo 2010-08-22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래도 두번째 사진이 제일 좋은걸요~
사진을 찍으신 분은 독서하는 중전님에 눈이 부셔,
구도 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덕분에 부여 구경도 하고...좋은걸요~^^

gimssim 2010-08-22 23:39   좋아요 0 | URL
우린 빵과 우유로 아침을 먹고 왔더니만 나중에 우리 주위에 가족끼리 연인끼리 와서는 숯불피워 삽겹살 구워서...
옆에서 침만 삼켰어요.
'육신의 배가 고프면 영혼은 더 맑아진다' 메모하며 최면을 걸었다는 전설!

pjy 2010-08-2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때일수록 잘 드셔야되는데 약오르게 숯불삼겹살이라니욧!
정신수양만으로 극복하기 힘듭니다ㅋ

집에서 다시 삼겹살을 그 기분이 안나는데..그래도 집에서라도 드셔야죠^^

gimssim 2010-08-25 00:32   좋아요 0 | URL
언젠가 아이들과 함께 한 휴가 때 옆에서 솥 가지고 와서 삼계탕을 끓여먹는데 얼마나 군침이 돌던지요.
그 다음해 휴가 가면서 압력밥솥에 삼계탕거리까지 사서 갔다는 거 아닙니까.
근데 요즘은 짐싸기도 싫고 가지고 다니는 건 더 싫어서...

집에 와서는 열심히 삼시 세끼 꼬박꼬박 잘 먹고 있음다.
오늘 저녁엔 우럭 매운탕을 끓였다오.
 

 우리 집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산다


내일부터 4박5일 예정으로 휴가를 떠납니다.
구월 말까지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좀 집중을 했더니 많이 피곤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지만
우리 집엔 두 종류의 인간이 살고 있어서 그건 저의 희망사항이 될 것 같습니다.
앞뒤를 철저하게 계산하여 행동하는 원칙론자와
형편에 맞게 행동하면서 웬만하면 만족하려는 상황론자가 삽니다.
심리학에서는 원칙론자를 maximizer라 부르고 상황론자를 satifiser라 부른다고 합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공주, 부여 쪽으로 우선 가닥을 잡았습니다만
계획대로 움직여야만 하는 원칙론자와 많이 피곤한 상황론자의 여정이 만만치 않아보입니다.
시작부터 작은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시고모님이 돌아가셔서 일단 출발하여 문상을 하고 휴가를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작은 ‘희망사항’ 하나를 가방에 챙겨 넣었습니다.
올 가을, 서포 김만중과 유배문학에 대해 공부를 해보고 싶습니다.
부디 목을 적시고 오기를 빌어주십시오.

그리고 서재의 님들...좋은 한주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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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08-16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중간 어디쯤에서 타협도 함 모색해 보세요~^^

휴가 잘 다녀오세요~^^

gimssim 2010-08-20 21:12   좋아요 0 | URL
다녀왔습니다.
페이퍼로 쓸 수 있을런지...가슴 뭉클한 휴가였습니다.

마녀고양이 2010-08-1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공주 부여 한번도 못 가봤어요. 아 부러워요.
중전 언니... 기분 전환하고 오셔여~ 꼬옥 즐거운 여행 되셔염~

gimssim 2010-08-20 21:14   좋아요 0 | URL
공주, 부여로의 여행.
제 사고의 한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페이퍼로 써야 할 것 한 아름 안고 왔는데...
날씨도 여전해 덥고, 해야할 일은 많아서리...
 

 

<아몬드나무 양산>을 위한 변명

올 봄, 이사를 하면서 되도록 무얼 사는 걸 자제해야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가족에게도 그렇게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집에 있어서 나의 4.26선언(이사한 날) 들은 사람이 남편 밖에 없지만 말이다.
그런데 집에 양산이 두 개나 있구만 기어이 고흐의 아몬드나무 양산을 사고 말았다.
물론 남편에게 들키진 않았다.
그래서 표면상으로 나의 선언은 유효하다.
요즘 열심히 잘 쓰고 다닌다. 자외선 차단도 제대로 되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써온 양산은 그저 무늬만 양산이었던 것 같다.
십 년도 넘은 것이어서 그런가?

나는 다소 메모광이다.
지금이야 건망증 땜에 그렇다 쳐도 옛날 젊은 시절에도
떠오르는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메모해 놓고 보석을 발견한 양 즐거워하기도 했다.
가끔은 그 메모한 걸 어디 두었는지 찾는데 막대한 시간을 들여서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작은 노트나 수첩 사기를 즐긴다.
시내에 나가면 일부러라도 문구점을 기웃거리고, 낯선 도시로 여행을 갈 때도 문구점 가기를 즐긴다.
그렇게 모은 수첩들이다.
쬐끔 맛보기로만 찍었다.
내가 아끼는 수첩은 카메라가 그려진 작은 수첩과 고흐의 아몬드나무 수첩이다.

서재를 뒤져 삼사 십년 쯤 전에 샀을 고흐 그림책도 찾아냈다.
거금 550원짜리다.
그 당시에 대구에서 부산까지 기차요금이 150원이었다.
소풍날 친구들과 소풍 안가고 부산으로 바다 보러 가서 알고 있다.

또 한 가지 내 핸드폰 컬러링이 돈 맥클린의 <Vincent>이다.
박은옥의 <봉숭아> 올려주신 것처럼 이 음악도 올려주시면 참 좋겠다.
이만 하면 양산이 두 개, 아니 우산 겸용으로 쓸 수 있는 것까지 합치면 세 개나 있는 데도 기어이 양산을 또 ‘구입’한 걸 용서하실 수 있을 터이다.

***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쓴 건, 무슨 선언을 거창하게 해놓고
유야무야, 입 쓱 닦고 지나가는 꼴(?)을 너무 많이 봐와서...
도둑이 제발 저려서 그런 겁니다.
세상에서 제일 강하다는 대한민국 아줌마가 이 정도의 새가슴이라니
좀 실망스럽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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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on McLean - Starry Starry Night
    from 跡者生存 2010-08-14 23:09 
    중전님의 페이퍼를 읽다가 이 노래를 좋아하신 다는 글을 읽었다. 누구에게 부탁하신건지 모르지만 내친김에 내가 올려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지인중 한분도 중전님처럼 이 곡을 제일 좋아하셔서 이 곡을 그분의 컬러링으로 평생 사용하셨는데,,,,,, 별이 빛나는 밤은 아니지만 그분도 절실히 생각나고, 한번도 만나뵙지 못한 중전님도 생각나고,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서 본 빈센트의 해바라기도 생각난다. 그리고
 
 
비로그인 2010-08-1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아몬드나무 양산 어디서 구입하셨습니까?
가르쳐 주세요.. 이쁩니다.

책가방 2010-08-14 21:5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팔아요..^^
저도 엄마께 선물했거든요..^^

gimssim 2010-08-15 00:13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요.
순오기님 페이퍼 보고 홀딱 넘어갔다니까요.

blanca 2010-08-14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저도 요즘 너무 열심히 수첩을 사 모으고 있어요. 오늘은 반성했어요. 아몬드 양산 넘 이뻐요. 중전님이 쓰고 다니시면 너무 근사할 것 같은데요^^

gimssim 2010-08-20 22:35   좋아요 0 | URL
맞아요.수첩 열심히 사모으신다는 분이 blanca님이셨지요.
뭐, 반성까지는 하실거 있나요?
전, 일저질러 놓고 나한텐 이정도는 해줘야 해.
억지쓰며 넘어갑니다.ㅎㅎ

순오기 2010-08-15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10년이나 된 양산이면 새로 장만하셔도 뭐라 할 사람 없겠네요.^^
나는 고흐의 아몬드나무 우산도 있어요.ㅋㅋ
맑은 날은 양산, 어제처럼 비오는 날은 우산 들고 나가지요.
하지만, 아몬드나무 수첩은 없어요.ㅜㅜ

gimssim 2010-08-15 21:11   좋아요 0 | URL
제가 그리 펑펑 쓰는 사람은 아니라오. 물건을 좀 오래 쓰긴 하지요.
헌데 집에 우산은 정말 엄청 많아요.
순오기님 또 펌프질?
언제 마음 꿀끌할 때 아몬드나무 우산도 질러볼까 생각중입니다. ㅋㅋ

세실 2010-08-15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몬드나무 양산 예뻐요~~ 충분히 사실 조건 되십니다. ㅎㅎ
전 고흐의 'rose' 선물 받았답니다. 요것도 예뻐요~~~
음 고흐 수첩. 전시회 갔을때 샀어야 하는건데...아쉬워요.

gimssim 2010-08-15 20:5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저도 고흐 수첩 좀 여러개 샀었어야 하는데 달랑 한개만 사서...
아몬드 나무도 나무지만 제가 원래 바탕색을 엄청 좋아해요.

프레이야 2010-08-1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에서 저 양산 보고 너무너무 사고 싶었는데
양산 잘 안쓰면서 왜 그래?,,, 이러며 자제하고 있었어요.
근데 중전님이 다시 펌프질을 ㅎㅎ
수첩도 예쁘네요.

gimssim 2010-08-15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순오기님 한테 펌프질(?)을 당했어요. ㅎㅎ
소신껏...직진하세요.
저처럼 뭐가 있나 곁눈질 마시구요.

페크pek0501 2010-08-15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동질감..., 반가워 죽겠네요.
문구점에 들어가는 것, 저도 무척 좋아해요. 예쁜 대학노트와 볼펜을 사곤 했지요.
지금도 예쁜 볼펜이 있으면 무조건 삽니다. 지금은 노트북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래도 일기는 꼭 대학노트에 볼펜으로 쓰고, 작은 노트는 독서목록의 기록장으로 사용해요. 이런 건 컴퓨터가 아니라 육필로 해야 제 맛이죠. 노트나 볼펜을 산 날은 행복해지는데, 적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것이죠.

지금 비가 세차게 멋지게 와요. 잠깐 창 밖의 풍경을 보고 아라비카커피를 마시고 왔어요.
문구점의 추억과 비와 커피... 오늘 중전님 덕분에 기분이 흥분 모드인데요. ㅋ

gimssim 2010-08-15 21:01   좋아요 0 | URL
저위에 계신 blanca님도 수첩을...
중고등여학생들 틈에 미운오리새끼 마냥 어중간한 아줌마가 수첩 고르고 있는 모습...그림 좀 우습지요.
그래도 뭐...저는 제 갈길 가는 거지요.
저는 책 읽을 때 밑줄 많이 긋느라 샤프도 부지런히 삽니다.
전 내일부터 휴갑니다.
오늘 새벽 2시에 자고 네시 반에 일어나서 하루종일 움직였더니 많이 피곤합니다.
휴가 짐 싸고 있고, 커피생각 간절하지만 오늘은 잠 좀 자두어야 할 것 같아서 참습니다.
서재에서 가끔 뵙는 님들이긴 하지만 좋은 에너지를 받을 때가 많아요. 감사한 일이지요. 좋은 한 주 되세요.

비로그인 2010-08-15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삼십년 전에 산 책은 어떤 느낌일까욥 +_+
30년 후에 만약 메모해 책속에 끼워둔 메모장을 발견한다면?

하는 좀 재밌는 상상을 덕분에 하고 갑니다. ㅋ

gimssim 2010-08-15 21:09   좋아요 0 | URL
옛날에는 책을 사면 날짜와 간단한 메모를 해두곤 했습니다.
그 책을 살 당시의 짧은 감상같은 거지요,
바람결님의 말씀처럼 오래된 책에서 그걸 들춰보는 재미도 쏠쏠하긴 합니다.
가령 1983년 단행본으로 출간되 최명희의 <혼불> 맨 뒤페이지에
'일천구백팔십삼년 칠월 십사일 목요일 비.
생일 전날 장마비가 거침없이 오시는 중에 외출하다....어쩌구저쩌구...아마 내 외로움의 근원은 바로 그 언저리가 아닐까'로 끝맺고 있네요.
그 때는 무엇 때문에 그리 외로웠을까, 그럼 지금의 이 외로움은 또 뭔가, 잠시 생각을 해 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정말 책을 많이 샀었어요.
십오년 쯤 전 집안이 전소되는 화재를 만난터라 남아있는 책이 별로 없어요.

sslmo 2010-08-16 0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중전님.
외롭지 않은 사람도 외롭게 만들어 놓을 수 있는게 바로'혼불'의 힘 아닐까요?
전 양산은 탐나지 않는데,
수첩과 책은 엄청 부러운 걸요~^^
이게 nabee님을 starry starry night하게 만든 그 페이퍼였군요~^^

gimssim 2010-08-20 21:17   좋아요 0 | URL
'혼불'은 가슴 멍~하게 만드는 책이지요.
수첩 좀 더 많이 모야야 할 일이 생겼어요.
앞으로 좀 더 분발해서 '구입'해야할까봐요(?)

마녀고양이 2010-08-16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저 수첩들 좀 봐. ^^
중전 언니 때문에 저 양산 질르게 생겼습니다.
너무너무 색상이 이쁘네요.

gimssim 2010-08-20 21:18   좋아요 0 | URL
그전에 심리학 공부를 했었는데 '자기보상'이라는 용어가 있었어요.
전 가끔 활용합니다.
갖고 싶은 물건 사면서 '명분'을 갖다 붙이는 거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