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엔 안개를 무서워했었다.
내 두려움의 근원은 아마 동생이 태어나서 시골 친가에 잠시 떨어져 살았던 것 때문인 것 같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거짓말처럼 주위의 풍경이 바뀌어있었다.
부산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아니라 적막한 고요가 먼저 느껴졌다.
그래서 소리없이 다가오는 안개는 내게 두려움이었다....
학창시절,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었다.
'무진에 명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것은 안개다.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이 대목에서 안개에 대한 무장해제를 했다.
사진을 기웃거리고 있는 지금은 안개는 좋은 사진감이다.
삼천 장쯤 찍으면 삼십 장쯤 추려서 전시회를 한 번 해볼까 싶지만 언제 안개 삼천 장을 찍나 싶어 무모한 도전일 듯...
안개는 아련하다.
베일에 싸인듯 드러나지 않지만 해가 뜨면 사물이 있는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가 아무리 가면을 쓰고 포장을 해도 자신을 숨길 수 없는 것처럼.
그래서 요즘은 그런 안개가 좋다.


가끔씩 숨을 수 있어서...

 

 

1박 2일로 떠난 여행...우포늪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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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면서

 

 

친구들이랑 1박2일로 거제, 통영에 다녀왔다. 친구들이라 하지만 좀 색다른 구성원들이다. 남편의 고등학교 동기 부인들이다. 이십여 년전 부터 부부 동반으로 착실히 모였었는데 사오 년 전 남편들쪽에서 브레이크를 걸었다. 부인들끼리 따로 모이라는 것이었다. 아마 가는 세월을 생각해보니 좀 억울한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좀 진한 곳으로 진도를 나가고자 해도 옆에 붙어있는 부인들 땜에 일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열 시면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우리집 '바른생활'은 열외이다.

 

부인들은 하나같이 혀를 끌끌찼다. 그래도 옆에 붙어있는 것이 행복인줄 모르고...... 우리들은 쿨하게 갈라섰다. 그리고 지금까지 씩씩하게 두 달에 한 번씩 얼굴을 보고 있다. 작년 겨울엔 3박 4일로 제주도 여행을 했었다.

큰소리 치던 남자들의 모임은 정작 부인들이 빠지자 시들해지는 조짐이 보였다. 그래서 재작년부턴 다시 합치자고 성화를 댔다. 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아, 됐거든!"

 

열한 명의 회원 중에 한 명만 빠지고 열 명이 출발했다. 처음에는 외씨버선길을 걷자고 했지만 겨울이라 아무래도 따뜻한 남쪽나라가 좋을 것 같았다.

나는 이 모임이 참 마음에 든다. 생각해 보면 어릴 적 친구도 아니고, 학교 동창도 아니고, 아이들의 학부형도 아닌 특이한 모임이다. 남편들이 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고 모두들 배운만큼 배운터라 대화도 잘 통했다. 남편의 친구 부인들이니 말하지 않아도 지켜야 할 것은 지키고 조심해야 할 것은 조심하고 있다. 의견이 통일 되지 않는 적도 잘 없다. 나는 이 모임에서 '소통'이 어떤 것인가를 배우고 있다.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소통'의 문제를 많이 고민해 왔다. 너무 '일방통행'적인 삶을 살아와서 작년엔 기어이 상처가 터지고 말았다.

 

우리 모임에 누가 말하지 않았는데도 역할 분담이 확실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12인승 승합차를 렌트해 갔었다. 물론 그 절차를 완벽하게 해내는 부인이 있다. 두 명은 번갈아 운전을 한다. 삽십 분쯤 일찍 일어나 전복죽이나 누룽지를 끓여서 모두에게 아침을 굶지 않게 하는 부인도 있고, 전국의 맛집을 훤히 꿰고 있어서 무엇을 먹을까 하는 걱정을 덜어주는 부인도 있다. 거제도에 가서는 멍게 비빔밥을, 통영에 가서는 장어를 먹었다. 모임이 이곳 하나 밖에 없어서 완벽하게 일을 하는 총무도 있다. 한방병원에 근무하는 부인도 있으니 가벼운 투통이나 체한데도 별 문제가 없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사진만 찍는다.

 

그런데 모든 일에 '완벽'은 없는 법이다. 남편과 나는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1박 2일 여행을 하곤한다. 미리 안내지도와 책자를 구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떠난다. 먹을 것은 물론이고 둘러봐야 할 코스와 잠자리, 비용, 출발 시간, 도착 시간 등등 빈틈없이 계획해서 집을 나선다. 수년 동안 그렇게 여행을 해온 터라 나도 모르게 그런 방식에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우리 모임은 그저 목적지만 정하고 잠자리만 예약을 해놓고 떠났다. 그러니 무엇을 볼 것인가, 어떤 코스로 갈 것인가 미리 계획되어 있지 않았다. 한나절이 지나는 동안 나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많이 답답했다. 머릿속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그려져야 하는 나로서는 난감하기 그지 없었다. 그냥 길을 따라 가다가 여기에서 설까? 이것 보고 갈까? 하면 그 자리에서 모두 내려서 그곳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나는 무슨 일이든지 그냥 주어지는 법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다. 한나절을 말없이 일행과 다니다 보니 문득 깨달음이 왔다. 지금까지의 삶이 내가 계획하고, 준비해서 걸어가는 방법이었다면 이렇게 여행하는 것도 때로 괜찮을 것 같았다. 여행을 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텐데 나는 늘 한 가지 방식으로만 여행을 해오지 않았나.

마찬가지로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여러 가지 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늘 내 방식만 고집하고 다른 방식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나와 다르면 늘 불편하고 힘이 들었다. 그러니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머릿속에서 그렇게 정리가 되니 그 다음부터는 별 문제가 없었다.

 

깨달음은 이렇듯 어느 순간에나, 무슨일을 통해서나 다가 온다. 내가 해야할 일은 다만 마음문을 열어놓는 것이다.

 

 

자유로운 갈매기

 

바람의 언덕

 

아줌마 본능... 남편들의 밥상에는 아마 홍합밥이 오를 것 같습니다

 

 동피랑 마을에서 본 통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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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2-04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좋고 사진도 좋습니다.
홍합을 파는 할머니의 얼굴을 보면서 저 할머니의 인생은 어떠했을까, 혼자 또 상상의 날개를 펴보기도 하고요.
다 읽고 태그에서 통영꿀빵을 발견한 이 빵순이! 이상하다, 내용중에 통영꿀빵이 있었나? 위에서부터 다시 읽어보았답니다 ^^

gimssim 2012-02-04 21:32   좋아요 0 | URL
몇 년 전부터 한시간 남짓 대구에 다녀와도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라도 사서 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늘 퇴근길에 우리 사남매 먹을 것을 사들고 오시던 아버지를 닮아가나 봅니다.
열개들이 통영꿀빵을 사왔는데 남편이 여덟 개, 제가 두 개를 먹었는데 마지막 남은 한 개를 제가 마저 먹고 나자 사진을 찍어둘 걸, 하는 생각이 떠올랐답니다. 정말 나이가 한 살 더 먹긴 했나봐요.
굴도 조금 사왔드랬는데...

순오기 2012-02-0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가 가고 싶어 몸살 앓는 통영!!
어제도 우리 애들한테 일욜에 통영 갈까~ 했다가 딱지 맞고,
그럼 전주 갈까~ 했더니, 왜 자꾸 어딜 가자고 하냐고 한소리 들었어요.
모처럼 막내도 기숙사에서 나와 며칠 쉬는데 머리들이 컸다고 움직이는 걸 싫어해요.ㅜㅜ
난 씩씩한 아줌마, 언제든 혼자 고속버스 타고 떠날 수 있는데도 왜 그게 안 되는지...
남편 친구 부인들과 정기적으로 여행한다니 부러서워 주절주절~ ^^

gimssim 2012-02-04 21:36   좋아요 0 | URL
남쪽 나라는 겨울에 여행할만 해요.
우리 아이들도 집에만 오면 좀처럼 움직일려구 하지 않아요.
우린 모처럼 왔으니 바람쐬고, 외식하자고 채근하지요.
제일 좋은 방법은 여행단짝 친구를 만드는 것이에요.
사월쯤 청산도 가자고 친구를 꼬셔볼 참이에요.
남편은 뒀다가 휴가때 가자고 하지만, 청산도는 아무래도 사월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러면 그동안 열심히 살아야 되는데(숙제!)...

라로 2012-02-05 23:34   좋아요 0 | URL
아~ 내가 가고 싶어 몸살 앓는 통영!!2
언니 그럼 저하고 통영갈까요!!!^^;

저는 남편이 친구가 없어서 이런 여행은 꿈도 못 꿔요,,,ㅎㅎㅎ
그러니 알라딘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런 여행을 꿈꿔봅니다.
맨 위의 사진,,낮게 날으는 갈매기 사진 진짜 멋진걸요!!>.<

프레이야 2012-02-0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 홍합밥 맛나게 해 드셨어요?
통영 겨울나들이 참 좋아보입니다.^^

gimssim 2012-02-07 07:03   좋아요 0 | URL
전 사진 찍느라 홍합 못사고 시장에 가서 굴을 샀었지요.
굴밥에 굴전, 굴무침 해 먹었지요.

나들이는 다 좋아요. 역마살인감?

세번째 사진, 홍합 사는 아줌마는 우리 중 제일 젊은데 남편이 재작년 폐암으로 다른 나라에 갔어요. 열심히 총무일을 하는 친구이지요. 군대간 아들, 고삼 딸이 있어요.

진주 2012-02-0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가지 역활 중에
제 눈엔 사진 찍는 분이 제일 멋있어 보입니다^^
나중에 남는 건 역시 사진이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사진의 피사체 되는 게 너무 쑥스러워
지금까지 사진이 별로 없어요. 중전님과 친하게 지내면
이쁜 사진 많이 찍어주시나요? ㅎㅎ

gimssim 2012-02-04 21:52   좋아요 0 | URL
의외로 사진찍히는 데 거부감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제 친구 말이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니까 빨리 찍어.'
맞는 말이죠? 오늘이 제일 젊은 날.
저는 뻘쭘 서는 '단체 사진'보다 순간포착 '스냅 사진'을 좋아해요.

라로 2012-02-05 23:39   좋아요 0 | URL
여기서 진주님과 또 같은 생각!!^^;;
사진 찍는 분을 둔 그분들 복이 많으신 것 같아요,,ㅎㅎㅎ

숲노래 2012-02-05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씨들하고 아줌마들이 함께 마실하면
아줌마들은 온갖 시중을 드느라 바쁠 테니
힘들지요.

아저씨들은 저희끼리 다니면
비로소 시중하는 심부름꾼 없어
얼마나 몸이 고단한가를 깨닫고는
심부름꾼을 부르고 싶겠지요.. -_-;;;

아저씨들은 홀로서기를 빨리빨리
배워서 즐거이 마실을 누릴 수 있어야 해요~

gimssim 2012-02-06 00:32   좋아요 0 | URL
실제로 자녀들이 보내준 효도여행 가서 많이들 싸우신다고 하네요.
집에서 하던 그대로 남편이 사탕까서 혼자 먹고 빈껍데기를 처리하라고 부인에게 준다네요.
그래서 가이드들이 효도관광팀은 별로 반기지 않는다고 해요.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경주 보문호수이다.

올해는 경주에 대해 좀 더 깊이있는 공부를 해볼 참이다.

 

겨울 저녁 인적이 드문 보문호숫가를 친구와 산책을 했다. 

몇년 전, 유방암을 앓았고 수술을 햇다.

오 년이 지났으니 한고비는 넘김 셈이다.

자그마한 체구인데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다이나믹하다.

그것 때문에 병을 이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학선생님이어서 생각도 합리적이다.

병을 알고 그 병을 다스려 나가는 과정이 담담하지만 단호했다.

병을 이기기 위해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번호를 매기듯히 그 하나하나를 실천해 나갔다.

그런 투병 과정에는 남편의 도움은 전혀받지 못했다.

남편의 위로나 배려, 보살핌 같은 것도 안되는 것 중의 하나였다.

보통의 사람들이면 본질은 물건너 가고 그것 때문에 싸우고 마음 아파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이 친구는 그런 문제들을 밀쳐놓고 자신의 몸에만 집중했다.

드디어 병을 이겨냈다.

 

그리고 이년여 동안 날마다 출근하는 남편에게 '아빠 힘내세요'하는 율동을 하고,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이 이마며 볼에 뽀뽀를 했다는 것이다.

나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울다 웃다 했다.

이 친구는 두해 전쯤 퇴직을 했다.

요즘은 그랬던 남편에게서 하루에 한 번 정도 '점심은 드셨는지요?' 하는 문자가 온다고 했다.

 

나는 내 친구에게 말했다.

'그대를 의지의 한국인으로 명하노라'

 

이 이야기를 나보다 한 십 년쯤 젊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모두다 이구동성으로 의지의 한국인은 내 친구가 아니라 그녀의 남편이라는 거였다.

 

오늘 아침, 예수쟁이라 교회에 가면서 나보다 좀 먼저 가야 하는 남편을 현관에서 불러세웠다.

그리고 안아주며 말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사실 지난 연말 언성을 높이며 싸웠드랬다. 그래서 냉전 중이었다.

정말 하기 힘든일이었지만 내가 누군가.

의지의 한국인의 친구가 아닌가.

저녁에는 소파에 나란히 누워 '나는 가수다'를 보았다.

 

삼 일마다 새로이 작심을 하면 좀 더 나은 '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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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1-02 0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지의 한국인, 내가 즐겨쓰던 말이었는데...^^
저도 2012년엔 의지의 한국인으로 건강관리를 잘 하겠습니다!!

먼저 안아주며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훌륭하십니다.
오늘 출근하는 남편에게 냉전중은 아니지만 나도 해봐야겠어요~
반응은 나중에 알려드릴게요.ㅋㅋ

gimssim 2012-01-05 07:18   좋아요 0 | URL
네. 건강관리 잘하시고 늘 왕성한 활동 기대합니다.
어금니를 깨물고서라도 안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아요.
'그대를 사랑합니다. 그대를 축복합니다.'
나중에 페이퍼로 결과 읽게 되길 ...ㅎㅎ

하양물감 2012-01-0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없는 싸움...아시죠? 우리집은 그런 상태..무관심...
이 페이퍼 읽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의 무관심이 현재의 상태를 만들었구나..
그렇다고 내가 모든걸 내탓이요, 하는 성격은 아닌지라... 100% 공감은...ㅋㅋㅋ

늦었습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gimssim 2012-01-02 16:17   좋아요 0 | URL
때로 나의 문제를 좀 더 객관화시켜 볼 수 있다면 방법은 보일 것 같습니다.
우리 내외는 '아는 것이 많아서 몸이 고생'하는 스타일이지요.
더 지치기 전에 줄을 놓으면 될 것 같습니다만...그게 잘 안됩니다.ㅎㅎ

그러나 사는 것 또한 그런 것이 아니겠는지요.

하양물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

마녀고양이 2012-01-02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언니, 연말에 옆지기님과 싸우셨어요? ^^

사진 너무 고즈넉하네요, 늘 그러시듯이.
작년에 주위 사람들의 암에 걸린 소식을 꽤 많이 들어서, 이젠 가슴이 덜컹덜컹하네요.
친구분께서 그렇게 이겨내셔서, 참 기쁩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즐거운 일 가득하셔요.

gimssim 2012-01-02 21:36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제가 서재에 좀 뜸했었어요. 잘 지내시죠?
새해에는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도 많이 읽고, 글도쓰고, 사진도 찍고...

새해...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하늘바람 2012-01-05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참 잘 쓰셔서요
제가 많이 배우고 갑니다

gimssim 2012-01-06 07:13   좋아요 0 | URL
올해 저의 희망사항은 '폭풍 글쓰기'입니다.
질보다 양을 추구할 생각입니다.
녹슨 머리를 벼리기에는 아무래도 많이 써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이제 연말이라 해야할 일도, 올해 안에 읽고자 한 책도 많이 있건만 몸은 자꾸만 밖으로 향합니다. 마음의 말을 거부할 수 없어서 몸을 움직였습니다. 이제 정말 책 읽고 일을 해야지, 다짐해 봅니다. 작심삼일이 될 지라도...으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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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11-08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로만 듣던 내장산 단풍이군요^^ 명성대로 화사하네요~

gimssim 2011-11-08 22:27   좋아요 0 | URL
올해는 전반적으로 단풍이 곱지 않다고 하네요.
이곳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옛추억을 떠올려보면 제 생각엔 설악산보다 내장산 단풍이 더 고운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11-08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장산에서 전남 장성 백양사로 내려와도 단풍이 멋집니다.유명한 등산로지요.

gimssim 2011-11-08 22:28   좋아요 0 | URL
단풍을 즐길려면 카메라를 버려야겠더라구요.
기회가 되면 그쪽으로도 한 번 가보고 싶군요.

페크pek0501 2011-11-16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런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지내셨다면 당분간 책을 읽지 않아도 될 것 같군요.

책보다는 삶이 우선하죠. <종이책 읽기를 권함>이란 책에 이런 글귀가 있어요.
"“강아지와 산보하는 일, 가족과 바닷가에 가서 연을 날리는 일, 이런 일이 있으면 책 읽기를 그만두고 그 일을 하자. 우리는 책 읽기 위해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다.”(36쪽)


gimssim 2011-11-16 22:12   좋아요 0 | URL
많은 위로가 됩니다.ㅎㅎ
사실 올 가을엔 비 오는 날씨가 많아서 이날 이 사진들 건진것도 행운이죠.

으흠...
그래도 종이책을 읽을 겁니다.
우선 써야할 리포트 좀 들여다 보구요.
 


양동마을 이야기

어제 양동마을에 갔었다. 우리 집에서는 자동차로 삼십여 분이면 갈 수 있다.
몇 년 전, 처음 가보고 나는 이 양동마을이 마음에 들었다.
인적이 드물고 고즈넉하여 정말 내가 조선시대 어느 마을길을 걷고 있는 듯했다.
이제 이 마을의 운명도 어떻게 변할는지 알 수가 없어서 ‘보존관리’라는 미명하에 본 모습이 사라져 버리기 전에 가끔씩 와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양동마을은 안동하회마을과 더불어 2010년 8월 1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는 등재 결의안을 통해 그 등재 사유로서 주거 건축물과 정자, 정사(精舍 : 학문과 휴식의 공간), 서원 등의 전통 건축물들의 조화와 그 배치 방법 및 전통적 주거문화가 조선시대의 사회 구조와 독특한 유교적 양반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전통이 오랜 세월 동안 온전하게 지속되고 있는 점과 문집, 예술작품과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학술 및 문화적 성과물과 공동체 놀이, 세시풍속 및 전통 관혼상제 등 주민들의 생활과 신앙에 관계된 무형유산이 세대를 이어 전승되고 있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하였다고 한다.

양동마을은 경주시 중심시가지에서 동북부인 포항 쪽으로 약 16㎞ 떨어진 형산강 중류지점에 있다. 안동 하회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양반마을의 전형으로 1984년 12월 24일에 월성양동마을이란 명칭으로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되었고, 월성군이 경주군으로 개칭되면서 경주양동마을이 되었다. 마을 내에는 보물 3점, 중요민속자료 12점, 도지정유형문화재 4점, 도지정민속자료 1점, 도지정기념물 1점과 문화재자료 1점이 있다.

약 520년 전 손씨의 선조인 손소(孫昭)라는 사람이 이 마을에 살던 장인인 풍덕 유씨 유복하(柳復河)의 상속자로 들어와 정착하면서 월성 손씨(月城孫氏)의 종가를 지어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풍덕 유씨의 후손은 절손되어 외손인 손씨 문중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또한 손씨의 딸은 이 마을의 여강 이씨(驪江李氏) 번(蕃)에게 출가하여 조선시대 성리학 정립의 선구적 인물인 이언적(李彦迪)을 낳아 번성하게 되었다. 손씨는 이씨의 외가이면서 상호통혼을 통하여 인척관계를 유지하고 마을 대소사에 협력하여 왔다.

현재 양동마을에는 월성 손씨 40여 가구, 여강 이씨 70여 가구가 남아 양대 문벌을 이루는 동족집단 마을을 계승하고 있으며, 월성 손씨의 종손인 손동만(孫東滿)은 손소의 19대손이고, 여강 이씨의 종손인 이인식은 이언적의 15대손이다.

주요문화재로는 무첨당, 관가정, 향단, 양동강학당, 양동낙선당, 양동수운정, 양동수졸당, 양동심수정, 양동안락정, 양동이동기가옥, 양동이원봉가옥, 양동이원용가옥, 양동이향정, 양동이희태가옥, 경주손동만씨가옥 등이 있다.
그밖에 문화재로는 손소선생분재기, 적기공신논상녹권, 양동대성헌, 양동의 향나무, 손종로정충비각 등이 있다.

양동마을은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여 살고 있어서 이 민속마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다. 역사는 지나간 시절의 산물이 아니다. 오늘이 바로 역사의 현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양동마을은 박제된 역사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면서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 고즈넉한 조선시대 마을이 이제는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우리 집 주위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도 가을 소풍을 다녀왔다. 어제도 서울에서 관광버스 세 대로 나누어 타고 어느 단체에서 오는 등 작은 시골마을이 사람들로 넘쳐났다.

내가 그리던 양동마을은 사라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어디 사라져가는 것이 그것 뿐이랴.
아쉬운 마음에 카메라에는 사람사는 냄새가 배어있는 곳을 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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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0-26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역시나 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그런데 저 소나무는 어찌된거예요? 왜 옆으로 누웠을까요? 너무 독특해요.
깜둥 강아지도 너무 정겹네요. 아, 가보고 싶어요.
주렁한 감과 장독 좀 봐..... 가을이네요.
양동마을. 꼭 기억하고 있겠어요.

gimssim 2010-10-26 22:31   좋아요 0 | URL
이런이런~~설명이 좀 친절했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아래에서 두 번째 사진을 보면 왼쪽 끝에 있는 기와집이 관가정이고 오른쪽 끝에 있는 건 향단이에요. 첫째 사진이 관가정, 중간 어디에 있는 기와집이 향단이죠.
그 두 집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관가정은 성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우재 손중돈이 살던 집이고 향단은 성리학자 회재 이언적이 경상 감사로 있을 때 모친의 병간호를 하도록 중종이 지어준 집이라고 해요.
나무는 소나무가 아니고 향나무인데 경상북도 기념물 제8호라고 하네요.

그리고 깜둥강아지는 절대 귀여운 놈 아니에요.
클릭 하셔서 큰 사진으로 오른 쪽 귀퉁이의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기를 ...
사실은 그 글 땜에 찍었는데 카메라가 시원찮아 많이 당기지 못했어요.
'개조심
물린 사람 억수로 많음'

마녀고양이 2010-10-27 08:26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언니 댓글에
아침부터 너무 웃고 있어요. 상쾌한 아침 감사드려요!

비로그인 2010-10-26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저녁 먹었는데..

사진을 보니 푸짐한 저녁을 먹은 듯 기분이 더 좋아지네요~ 더 추워지면.. 못 보게 될 그런 파란 하늘 . 참 멋집니다. ^^

gimssim 2010-10-26 22:34   좋아요 0 | URL
파란 하늘 아래 향단의 기와지붕이에요.
흙벽 앞에 가을 꽃들...정말 시골기분 나지요?

양철나무꾼 2010-10-2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가을이 한창인걸요~
간식은 조오기 잉어빵이랑 오뎅으로 해결하셨나요?

저 양동마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사진이 글보다 많은 사연을 담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걸,님 덕에 다시 한번 느껴요.

날이 많이 차졌어요.
새벽기도 가실때,목도리 단단히 해주세요~^^

gimssim 2010-10-27 06:5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가을의 절정을 지나고 있지요.
그 양동점방은 1970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네요.
시골마을의 점방이지만 역사가 오래 되었지요.
이번엔 저 혼자가서 가지고 간 바나나, 빵으로 간식...아직 혼자 무얼 사먹을 만큼 용감한 아줌마는 아니어서리.

그렇잖아도 목이 시원찮아서 새벽기도 갔다가 좀 일찍 왔음다.
아무래도 어제 새벽바다 찍느라 무방비로 바다 앞에 잠시 서 있었던 게 원인이었을 듯...
염려해 주심에 감사드리고...곧 겨울이 오겠지요. 감기조심!

느린산책 2010-11-01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동마을..
안동하회마을과 함께 꼭 가보고 싶다고
울 오빠랑 맨날 얘기하는 곳~
집에서 가까우시다니 부러워용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유산 사진전에서도 봤는데,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올해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참 뜻밖이었어요^^

gimssim 2010-11-01 22:12   좋아요 0 | URL
양동마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아서 그만큼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지요.
가을이 좀 더 깊어지면, 그래서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 때 쯤 한 번 더 가서 사진을 찍을까 합니다.
그때 다시 사진 올리지요.

11월 첫날,
촣은 출발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