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피트니스 - 나는 뭔가를 몸에 새긴 것이다 ㅣ 아무튼 시리즈 1
류은숙 지음 / 코난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무튼 시리즈가 처음 나올 때부터 이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피트니스라니 그땐 관심이 하나도 없는 주제였다(이 책이 아무튼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고 두번째 책이 아무튼 서재인데 서재에는 관심이 많아 구매했었다). PT는 솔직히 시간과 돈에 여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라 생각했다. 지금은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물론 시간과 돈도 무시할 수 없지만). 나이가 들며 내 몸에서 근육이 서서히 사라지는 걸 체감하며 근력운동에 대해 생각은 했으나 실천하지 못하다가 러닝을 시작하며 부상 없이 오래 즐기기 위해 보강운동, 근력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제대로 된 동작으로 운동하기 위해 PT라는 걸 받기 시작했다. 1주일에 한번, 이제 7개월차. 조금씩 근육 쓰는 법, 몸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 PT 선생님이 운동을 왜 하냐고 묻길래, 죽을 때까지 보행기구나 보조인의 도움 없이 내 발로 걸어서 동네 빵집에 가고 화장실 가기 위해 라고 했다. 내 목표다. 아 그리고 나도 ‘계속 마시기 위해서‘. 이걸 빼놓을 수 없지. 내 일상을 잘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하고, 또 작가가 말하듯 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일상이 잘 유지되어야 한다. 피트니스가 아니더라도 각자 자기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즐기며 일상을 즐기며 나이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일단 글이 재밌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6-07-21 08: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고 여동생 줬는데 여동생도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근력운동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햇살과함께 2026-07-21 09:14   좋아요 0 | URL
이제 근력운동이 생존에 필수인 나이, 내 몸에 투자해야 할 나이입니다 ㅠㅠ

서곡 2026-07-23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끙 저도 읽은 책인데요 왜 피트니스를 하지는 않고 있을까요? ㅋㅋㅋ 등록하러 가야 할텐데 계속 미루기만 하는 일인입니다요 ㄷㄷㄷ

햇살과함께 2026-07-23 23:35   좋아요 1 | URL
서곡님 운동하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요~~ ㅎㅎㅎ
 
다시 전태일 ㅣ 평화 발자국 29
이종철 지음 / 보리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잊지 않기 위해 계속 말해져야 할 이름,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 현실은 다시 전태일, 또 전태일, 여전히 전태일이다. 청계천 전태일기념관 방문을 추천하며 녹색병원에서 추진하는 전태일의료센터에도 관심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상상 속의 삶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아서. 아니,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나라면 찾지 않을 아버지라는 존재. 어쩌면 아버지 찾기는,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핑계일 뿐이고.

아니, 정확하게는 살아있는 현재의 아버지를 찾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과거를 찾는 것일 뿐. 현재의 아버지를 찾는 것은 아니다. 이미 죽었을 거라 생각하며. 아버지의 동생, 줄리언이 말하듯, 형을 쉽게 찾을 수 있으나 아무도 찾지 않았다고. 모두에게 그런 존재이지 않았을까. 안타깝지만 찾고 싶진 않은 존재.
앤드루 포터의 문장은, 차분하고 담백하며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역시나 좋았지만 주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개인적으로는.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는 거라면? 더 공감할 수 있었을까.

아버지를 통해 나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책에서 영문과 교수였던 아버지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작가가 프루스트여서 아버지의 상황이나 성향에 대한 회상에서 프루스트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종종 언급된다. 잃시찾을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하나더 추가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난 이대로 막 살다가(=폭음과 폭식을 즐기다가) 혹시 병 걸려 죽을 것 같으면, 다 정리하고 여행을 떠날 거야. 이리저리 원 없이 떠돌다가 아무도 모르게 이국에서 죽을 거야."
그 계획을 듣고 다들 웃으며 ‘나도 나도 했다. 나보다 연장자인 한 사람만 내 얘기에 심각하게 말했다.
"류! 병이란 게 그런 식으로 오는 게 아녜요. 쌩쌩하게 활동하다가 한 번에 죽을병이 오는 게 아니라구요."
"네?"
"여기저기, 조금씩 조금씩 아파요. 만성적인 병이 늘어요. 병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거예요."
그이 말이 맞았다. 나는 지금 당장 죽을병에 걸린 건 아니었다. 이 병과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나는 ‘마지막 여행‘ 대신, 살기로 했다. - P8

하루라도 직접 몸을 굴려보면 폼 잡겠다고 엄두를 낼 정도가 아니다. 개처럼 구르는 단계에서 그만두고 싶은 맘이 굴뚝같기 때문이다. 운동을 마치고나면 너무 힘들고 너무 진이 빠져서 일상의 나머지 시간에는 노곤하게 늘어질 지경이다. 운동하느라 온힘을 써서 일할 기력이 부족하니 운동을 계속하다간 이도저도 다 망하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최소치이자 현실성 있는 목적을 잡아야만 한다.
나의 목적은 뭘까, 친구들은 입 모아 만장일치로 말했다. "계속 마시기 위해서!"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스무 살 때부터 마셔온 인생, 인생에서 이걸 - P15

지워버리고 산다면 그런 삶은 내겐 ‘건강한 삶‘이 아니다. 기억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 하지 않는가. 같이 마신 사람들이 기억해주는 게 내 삶이다. 내가 그들을 기억하며 만든 유대가 내 삶이다. 맞다. 계속 마시기 위해선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 P16

그러나 데드리프트 이후로는 그런 감정이 싹라졌다. 나이스는 내 몸의 ‘바로 그 부위‘에 내 머리를 심고 움직이라 했다. 쫙쫙, 쭉쭉빵빵. 정확한 부위에 생각을 보내고 움직이기라..
‘바로 이 느낌이야!‘
드디어 빨간 색연필로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친순간이 왔다. 이때의 감각을 기억해야 한다. 옆에서봐주지 않더라도 내 몸 어느 부위에 어떤 느낌이 오는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 나이스는 내가 운동을 하고 나면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어딘지 나에게 물어보고 확인했다. 근육통은 내가 제대로 동작을 취했는지를 확인하는 잣대다. 과녁으로 삼은 위치가 아프지않고 엉뚱한 곳에서 통증이 느껴지면 자세가 틀렸기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했다. - P51

그런데 그 지루함이 반전이 되기도 한다. 나는운동신경이 아주 둔한 사람이라 할 줄 아는 운동이라곤 하나도 없다. 미련할 정도로 꾸준히 버티는 건 잘한다. 느리더라도 자기 속도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 묵묵히 갈 수 있다는 데 피트니스의 매력이 있다 "어리석은 자가 그 어리석음을 고집하다 보면 현명해진다"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구처럼 말이다.
삶이 지루하다 해서 늘 익사이팅한 경험을 만들고 매일 여행을 떠날 순 없지 않은가. 살아가려면 늘고만고만한 일상과 맞물려 돌아가는 소소한 성취에서 기쁨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피트니스의 지루함은 삶의 그런 모습과 닮아 있다. 피트니스의 문제라면 잘하게 될수록 복근 운동 세트 수가 늘어나는 것처럼 오히려 할 게 더 늘어난다는 점이다(아차, 삶도 그런가. 삶에서도 뭔가를 잘할수록 더 많은 책임이 따르게 되는 것 아닌가.) - P81

무기력은 변덕스런 날씨처럼 고개를 치켜든다갑작스런 비처럼, 거짓말 같은 활짝 갬처럼, 기력과기분은 시소를 탄다. 다른 일이 꼬였는데 운동만 잘하는 건 불가능하다. 생활의 힘이 골고루 안배되어야운동도 해나갈 수 있다. 일상을 잘 유지하는 것, 그것이 잘 사는 것 아니겠는가. 눈 뜨면 이부터 닦는 일, 잘 씻고 갖춰 입는 일, 아무리 재촉하는 일이 있어도제때 끼니와 잠을 챙기는 일, 이런 걸 유지해야 운동을 해나갈 힘이 생긴다. - P1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당시 우리집 앞마당에는 웅장한 여러해살이 식물 화단이있었는데, 거기에는 치자나무와 히비스커스, 흰 협죽도와 플럼바고, 원추리와 향나무가 가득했다. 뒷마당의 수영장 너머에는 아보카도나무와 자카란다나무, 폭포처럼 흘러내리는부겐빌레아와 란타나 꽃송이들, 극락조화, 붓꽃, 멕시칸 부시세이지, 재스민이 있었다. 내가 이 많은 꽃 이름을 아는건 그것들을 어머니와 함께 심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골분, 알팔파, 닭똥, 이탄 따위로 된 이상한 혼합물을 흙에 섞을 때 나는 옆에 서 있었다. 아버지가 부엌에 앉아 과제를 채점하는 동안, 어머니는 내게 어디에 서야 하고 무엇에 물을주어야 하는지 부드럽게 일러주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정원가꾸는 일을 무척 중시했으며 특히 새로운 식물을 심을 때는더욱 그랬다. 그러는 사이 아버지는 창밖을 내다보며 우리를격려하는 말이나 가끔은 어머니에게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듯한 이상한 말을 외치기도 했는데, 그러면 어머니는 대개눈을 굴리거나 때로는 피식 웃어넘기곤 했다. - P14

그 편지는 삼 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어머니의 아파트에서 발견된 작은 편지 묶음에 들어 있었다. 아버지는 거의 평생을 프루스트에 집착적으로 몰두했지만 내가 아는 한 그 작가를 주제로 글을 쓴 적도 없었고 수업에서그의 작품을 다룬 적도 없었다. 그것은 아버지의 개인적 집착이었고, 하워드 호크스와 더글러스 서크의 영화에 대한 개인적 집착과 다르지 않았다.
아버지는 항상 『스완네 집 쪽으로』가 자비로 출판되었다-모든 경비가 프루스트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사실을즐겨 이야기했다. 마치 그것이 프루스트가 자신의 천재성이 - P76

나 중요성을 굳게 믿었다는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또 아버지는 프루스트가 오랜 세월 알프레도라는 이탈리아인 운전기사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좋아했다. 하지만 나는 나중에 아버지의 일기를 읽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어린시절에 아버지는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어린 내가볼 때 프루스트에 대한 아버지의 집착은 순전히 학구적인 것이었다. 아버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지금까지 창작된 단 하나의 가장 위대한 문학작품이라고 자주 말했다. 그리고 이 일곱 권의 책은 평생에 걸쳐 여러 번 다시 읽을 수있으며 각기 다른 나이에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감상할 수있다고 했다. - P77

종신 교수직을 받지 못할 거라는 영영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사실을 알기 며칠 전에 쓴 일기에서 아버지는 슬픔에관한 프루스트의 글을 인용했다. 긴 구절이었지만 아버지가밑줄을 그은 한 문장이 유독 기억에 남아 있다. "우리 스스로가 불러온 눈물을 견디기란 종종 힘든 법이다." 뒤에서 그는다른 문장도 인용했다. "우리는 고통을 온전히 경험해야만그 고통을 치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프루스트의 인용구 사이에는 여러 모호한 단상들이 끼어들었는데, 대부분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 난해했지만 그것을 읽을 당시에는-그때는그 일기가 쓰인 시점으로부터 여러 해가 지난 뒤였다- - P239

아버지는 서재 책상 앞 벽에 프루스트의 다음 구절을 적은작은 쪽지를 우리에게 남겼다.

진정한 낙원은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이다.

나는 언제나 이 구절을 어머니와 나에게 남긴 사과라고, 자신이 우리를 저버렸음을 인정하는 글이라고 받아들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것을 완전히 다른 의미로 남겼을 가능성도 있다. - P423

나는 그녀의 말대로 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믿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점진적인 과정이었고, 다만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글쓰기가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글쓰기가 가장 유용했을 것이다. - P4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