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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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은 부의 죽음 후 2달만에 삼촌과 결혼한 어머니를 천박한 여자라 원망하나, 그녀에게 선택권이 있었을까, 햄릿은 오필리아의 죽음을 애도하나, 그녀를 진정 사랑했었나. 그녀들은 햄릿의 삼촌에 대한 분노, 울분, 복수를 대신 받고 희생된 것이 아닌가. 읽는 내내 배우들의 목소리가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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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8-19 1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햄릿이 오필리아를 사랑?
ㅎㅎㅎㅎ 제가 오필리아였다면 시장 노점에서 배추 파는 총각 꼬드겨서 아빠한테 받은 귀금속 패물 몽땅 챙겨 덴마크 보다 더 북쪽 스칸디나비아나 갈리아 혹은 라인 동쪽 땅으로 도망쳤을 거 같습니다.
1도 사랑하지 않았던 듯. ^^;; 당시 왕도에는 사랑이란 단어는 아예 처음부터 포함되지 않았던 거로. -_-;;;

햇살과함께 2022-08-19 20:4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자기 감정을 분출하는 쓰레기통으로 사용한 듯요. 역시 왕자. 역시 동등한 관계가 아니구나 다시 느꼈네요.

새파랑 2022-08-19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디오북으로 들으셨군요 ㅋ 더 재미있었을거 같아요~!!
이 책은 표지도 너무 좋습니다~!!

햇살과함께 2022-08-19 20:43   좋아요 2 | URL
오디오북 아니고^^ 연극 본 장면과 배우들 대사가 계속 들려요~
오디오북으로 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세익스피어 비극은 다 오디오북으로 들어봐야겠어요!
 

재판과정에서 가해자의 사망. 잔인하고 비겁하고 치사한 놈들이다.
조민기도, 박원순도!

그리고 저 어이없는 도표라니! 합의가 성사되든 안되든 가해자의 형량에 유리하게 반영되는 한국 사법 현실…

보복성 고소와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문제, 수사 과정에서의 무고 인지 문제, 원 피해 사건 재판 과정에서의 양형 반영 문제 등 풀어가야 할 다양한 숙제들이 쌓여 있다. 피해자의 말을 막고 연대와 지지기반을 무너뜨리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가해자들의 ‘보복’을, 이 사회는 어떻게든 막고 책임을 지울 것이다. - P74

‘위력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자 가해자(정신과 의사)는 피해자의 말과 글을 막기 위해 가처분신청까지 했다. 공론화를 무력화하고 법적 절차를 밟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가해자들이 취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이 모든 법적 절차를 피해자 혼자서, 그것도 경제적 여유가 없는 피해자가 알아서 대응하기는 어려웠기에 성폭력위기센터를 통한 무료법률구조를 권했고, 피해자와 함께 하나씩 차분하게 대응하려 노력했다. - P80

그러다 2020년 봄, 가해자는 사망했다. 자신의 가해에 대한 그 어떤 인정도, 반성도, 회복을 위한 노력도 없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고통을 감수하고 사법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던 피해자들의 허탈감은 얼마나 컸을까. 죽음에 관대한 한국 사회의 정서상 오히려 가해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피해자에게 묻는 이들도 있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마무리되지 않았냐며 피해자들에게 망각을 강요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해자의 죽음 그 자체가 곧바로 피해자의 회복과 일상의 재구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죽음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려 애썼다. - P84

사람들은 가해자에 대한 법적 단죄가 마무리되면 저절로 피해가 회복되며 일상이 재구성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니다.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다. 그렇게 시작된 싸움은 지리멸렬하고 이해받지 못하기도 한다. 지원은 끊기고 관심도 사라진 상태에서 피해자 혼자 덩그러니 남는 경우가 태반이다. 다 끝났는데 왜 그러고 있냐는 핀잔을 듣기 쉽다. 왜 아직 못 벗어났냐고, 이제 열심히 회복하고 사회로 복귀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피해자도 그러고 싶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렵다. - P86

지은 씨는 기록을 시작으로 하나씩 일상을 다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세상 밖으로 편하게 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당시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출판을 권유한 것은 ‘이후의 삶’에서 주도권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가 외부 평가에 의해 박제된 삶을 살기를 원치 않았다. 내 연대의 지향은 피해자들이 ‘이후의 삶’에서 주체적이고 안정적으로, 안전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것이다. 그래서 찾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기록과 영상이다. 《김지은입니다》는 피해 회복과 일상 재구성을 위해 그가 선택한 첫걸음이자, 개인 연대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연대의 하나인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기가 어렵다. - P88

피해자가 숨을 고르고 사회 복귀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데, 사회는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다. ‘회복적 사법 restorative justice‘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피해자의 실질적 회복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것이다. 신변보호, 주거와 생활비 등 경제적 지원,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관련된 각종 의료적 지원, 직업교육 등 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 안전망 구축 등 아주 기본적인 회복 지원도 여전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긴 ‘응보적 사법 retributive justice‘ 역시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아직은 지나치게 큰 기대일 수 있다. 그렇기에 ‘법대로‘ 하는 것은 피해자가 여전히 많은 상실을 각오해야 하는 선택지다. 법적 절차가 종료된 후 피해자가 사회로 복귀하기까지 사법 시스템은, 사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 P89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고통, 충격)"라는 표현을 쉽게 내뱉는다. 이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 대한 시스템의 책임 회피이자, 피해회복을 피해자 개인의 몫으로 돌리는 사회의 비겁한 변명이기도 하다. 시스템에 기반해 정의를 제때 실현하고, 응보적 측면의 책임부터 견고히 해야 한다. 아울러 다양한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싸움 이후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사회 복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P90

피해자들은 대부분 피고인 퇴정 등 공간 분리를 요구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판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같은 공간에 차폐막만 쳐놓고 피해자 증인신문을 강행하기도 한다.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이윤택(70세, 남) 전 연극연출가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차폐막 너머에서 헛기침을 하거나 차폐막을 발로 차며 위압감을 주는 행위를 일삼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증인신문을 견뎌야 했다. 이런 형태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압박하고 신문을 방해하는 행위가 잦기 때문에 피고인 퇴정 등 공간 분리는 매우 중요하다. - P97

피고인 쪽의 부적절한 신문을 재판부가 제지하지 않아 고통을 겪는 일도 다반사다. 실제로 2019년 이후 성폭력 사건 재판의 증인신문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자라면 이런 상황을 동의로 받아들일 수있지 않겠어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클럽에 가거나 모텔에 남성과 - P98

투숙하는 것은 성관계 동의로 볼 수 있지 않겠어요?", "본인이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남성 혐오감을 갖고 있어 예민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는 모두 2016년 사법정책연구표시의원 연구보고서에서 부적절한 신문 유형으로 지적된 것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과도하게 괴롭히거나 겁을 주거나 공격적인 질문", "빈정거리거나 모욕하거나 폄하하는 질문", "집요하고 반복적인 질문", "성관계 행위 내지 신체적 특징을 불필요하고 지나치게 구체적으로 묘사하도록 하는 질문", "피해자의 사생활 내지 성적 행위 이력에 관한 질문" 등은 모두 부적절한 신문 유형이다. - P99

이처럼 피고인(가해자)이 범죄 혐의를 인정한다는 조건을 걸어 피해자로부터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받아낸 후, 재판 결과가 유리하게 나오면 돌변해 무죄를 주장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그런데도 수사기관이나 재판부는 합의에 이르는 과정, 합의내용, 합의 이후(공소제기 이전일 경우) 피의자 또는 공소제기 이후일 경우) 피고인의 태도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합의‘는 가해자의 족쇄를 풀어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 P105

가해자들이 수사와 재판의 과정에서 ‘합의‘를 이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수사 과정에서는 소의 취하를 유도하기 위해 합의를 요구하지만, 실상 합의에 실패해도 불리할 것이 없다.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금전적 요구를 했거나 금전적 보상 제안에 응했다면, 그 사실을 내세워 피해자가 돈을 노리고 접근한 것으로 몰아가면 되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는 합의해야 공소사실(범행 내용)을 인정하겠다고 버티거나, 합의를 해야 법정 싸움이 길어지는 걸 막고 피해의 일부라도 회복할 수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밀어붙인다. 그리고 재판 과정에서도, 합의에 실패한 피고인은 불리하지 않다. ‘진지한 노력‘을 한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한국 법원은 합의에 성공해도, 합의에 실패해도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판단한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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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왕 지금 당신 말한 대로 생각한다 믿지마는
우리들이 작심한 바 우린 자주 깨뜨리오.
결심이란 기껏해야 기억력의 노예일 뿐,
태어날 땐 맹렬하나 그 힘이란 미약하오.
그 열매가 시퍼럴 땐 나무 위에 달렸지만,
익게 되면 그냥 둬도 떨어지는 법이라오.
부대우리들이 자신에게 빚진 것을 잊어버려
못 갚는 건 정말이지 피할 수가 없는 거요.
격정 속에 우리들이 자신에게 제안한 건
그 걱정이 사라지면 결심조차 없어지오.
슬픔이나 기쁨이나 격렬하면, 행동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그 자체가 소멸되오.
기쁜 마음 광분하면 슬픈 마음 통탄하고,
별것 아닌 사건으로 슬픔 기쁨 엇갈리오.
이 세상은 영원하지 아니하며, 사랑조차
운에 따라 바뀌는 건 이상할 것 하나 없소. - P111

햄릿 마마, 극이 마음에 드시옵니까?

왕비 내 생각엔 왕비의 맹세가 너무 과하구나.

햄릿 허나 약속을 지킬 겁니다.

왕 줄거리를 들어봤느냐? 거기에 무슨 악의는 없더냐?

햄릿 예, 예. 농담일 뿐입니다――농담 속의 독이랄까.
절대 악행은 없습니다.

왕 극의 제목은 무엇이냐?

햄릿 「쥐덫」이오. 거 참, 기막힌 비유지요! 이 극은 비
엔나에서 있었던 살인을 본뜬 겁니다―공작의 이름
은 곤자고, 그의 부인은 밥티스타이며—곧 보시게
될 겁니다. 악랄한 작품이지만, 그게 뭔 상관입니
까? 그것이 전하와, 죄없는 영혼을 가진 저희들은
건드리지 못한다구요. 찔리는 게 있는 놈이 움츠리
지, 우린 떳떳합니다. - P113

길든스턴 허나 그것들을 구사하여 어떤 화음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그런 기술이 없습니다.

햄릿 그래, 이 보라고. 자네가 날 얼마나 형편없는 물
건으로 생각하나. 자넨 날 연주하고 싶지. 내게서
소리나는 구멍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아. 자넨 내
신비의 핵심을 뽑아내고 싶어해. 나의 최저음에서
내 음역의 최고까지 울려보고 싶어. 그렇다면, 여기
이 조그만 악기 속엔 많은 음악이, 빼어난 소리가
길 들어 있어. 그런데도 자넨 그걸 노래 부르게 못해.
빌어먹을, 자넨 날 피리보다 더 쉽게 연주할 수 있
다고 생각해? 나를 무슨 악기로 불러도 좋아. 허나,
나를 만지작거릴 순 있어도 연주할 순 없어. - P119

왕 자 햄릿, 폴로니어스는 어딨느냐?

햄릿 야식중이오.

왕 야식중? 어디서?

햄릿 그가 먹는 곳이 아니라,먹히는 곳에서. 정치꾼
같은 버러지 한 무리가 회동, 이 순간에도 그를 차
지하고 있지요. 먹는 데에는 구더기가 유일한 황제
랍니다. 우린 우리가 살찌려고 다른 모든 짐승들을
살찌우며, 우리 자신은 구더기를 위해 살찌웁니다.
뚱보 왕과 마른 거지란 다양한 식사에 불과한데——
음식은 둘이나, 한상에 오르지요. 그렇게 끝난답
니다. - P144

레어티즈 왜 그걸 물으시죠?

왕 부친을 사랑하지 않았다 생각해서가 아니라,
사랑의 발단은 시간임을 알며,
레어 그 불꽃과 열기도 시간 가면 줄어듦을
실제 증거를 통하여 보았기 때문이다.
사랑의 불길 속엔 그것을 약화시키는
일종의 심지나 검댕이 자라는 법이며
언제나 꼭같이 좋은 것도 없는 법이다.
왜냐하면 좋은 것도 넘치면 홧병처럼
제풀에 죽기 때문에. 우리가 하고픈 일
하고플 때 해야 돼. 왜냐면 <하고픔>은
말이 많고 손이 많고 사건이 많은 만큼
변하고 줄어들고 지연되며, <해야 됨>도
한숨이 피 말리는 것처럼, 누그러지면서
우리를 해치니까. 허나 궤양의 뿌리로.
햄릿이 돌아온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아버지의 아들임을 보여주기 위해
넌 뭘 하겠느냐? - P168

햄릿 여보게, 날 용서하게. 내가 잘못했어.
그러나 자네는 신사이니, 용서하게.
내가 정신이상으로 어떻게 벌받는지
여러분이 알고 자네도 필시 들었겠지.
내가 했던 일,
자네의 효성,명예심, 그리고 반감을
거칠게 일깨웠을 그 일은 광기였음을
여기서 공언하네.
햄릿이 레어티즈에게 잘못해? 햄릿은 절대 아냐.
햄릿이 자기 자신과 분리되어
자기가 아닐 때 레어티즈에게 잘못하면,
그건 햄릿 짓이 아니라고.
햄릿은 그걸 부인하네. 그럼 누가 했지?
그의 광기야. 그렇다면
햄릿은 피해를 입은 쪽에 속한 거지.
그의 광기가 불쌍한 햄릿의 적이야.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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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셀러스 그게 선왕 같지 않던가?

호레이쇼 자네가 자네인 것처럼.
바로 그런 갑옷을 선왕께서 입으셨지,
저 야심 많은 노르웨이 왕과 싸웠을 때.
그런 인상 쓰셨지, 담판중 노하여 썰매 탄
폴란드 놈들을 얼음 위에 때려눕혔을 때.
이건 이상해. - P13

왕 좋은 때를 즐겨라 레어티즈, 네 시간을.
네 훌륭한 자질을 마음대로 발휘해라.
그런데, 내 조카이자 아들인 햄릿———

햄릿 동족보단 좀 가깝고 동류라긴 좀 멀구나. - P21

햄릿 보이다뇨, 마마? 아뇨, 유별납니다.
전 〈보이는 건〉 모릅니다. 어머니,
저를 진실로 나타낼 수 있는 건 검정 외투,
관습적인 엄숙한 상복, 힘줘 뱉는 헛바람
한숨만도 아니고, 또 강물 같은 눈물과
낙담한 얼굴 표정, 거기에다 비애의
모든 격식과 상태와 모습을
합친 것도 아닙니다. 그런 건 정말 보이지요,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행동이니까요.
허나 제겐 겉모습 이상의 무엇이 있으며,
그런 건 비통의 옷이요 치장일 뿐입니다. - P22

햄릿 제발 놀리지 말게, 학우여.내 어머니의
결혼식을 보려고 온 것으로 생각되네.

호레이쇼 정말이지 왕자님, 연달아 있었지요.

햄릿 절약이야 절약, 호레이쇼.
장례식 때 구운 고기, 혼례상에 차갑게 내놓았지.
호레이쇼, 그런 날을 맞느니 차라리
내 철천지 원수를 천국에서 만났으면
아버님―내 아버님을 보는 것 같아— - P27

레어티즈 햄릿 왕자와 그의 하찮은 호의란 건
유행이요 젊음의 객기이며 청춘기의 꽃송이라,
빨리 피나 영원하진 못하고
달콤하나 오래가진 못하니,
한순간의 향기요 시간 때우기 이상은 아니다
생각해라. - P31

오필리아 이 훌륭한 교훈의 골자를 제 마음의
파수꾼 삼을게요. 그러나 오라버님,
은총 잃은 어떤 목사들처럼 나에게는
천국 가는 가파른 가시밭길 보여주고,
자기는 허풍선이 무모한 탕아처럼
환락의 꽃길을 밟으며, 자신의 설교를
저버리진 마세요. - P33

폴로니어스 이 일은 잘 끝났습니다.
전하, 마마, 왕의 지위는 무엇이고
임무는 무엇이며, 왜 낮은 낮, 밤은 밤,
시간은 시간인지를 규명해 보는 것은
밤과 낮과 시간 낭비일 뿐이옵니다.
그러므로 기지의 핵심은 간결함이요
장황함은 팔다리와 겉치레인지라,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왕자님은
미쳤습니다. 미쳤다고요, 왜냐하면
진짜 광기를 정의함에 있어 그런 상태를
미쳤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다치고.

왕비 말재주보다는 요점을. - P65

폴로니어스 정말, 그게 바람 없는 곳이지요. ——(방백) 때론 얼
마나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지——이런 재치 있는 응
답은 광기에 빠진 사람이 종종 하는 거라고. 이성이
나 맑은 정신 가지고는 이렇게 꼭 들어맞는 말을 할
순 없지. 그를 떠나 곧장 그와 내 딸이 만날 방법을
주선해야겠다. ―저하, 소신이 물러가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 P71

폴로니어스 이 세상에 으뜸가는 배우들입니다. 비극, 희극,
사극, 목가극, 희극적 목가극, 목가극적 사극, 사극
적 비극, 목가극적 사극적 희극적 비극과, 무슨 극
인지 알 수 없거나, 끝없이 긴 연극도 좋습니다. 세
네카의 비극이 아무리 무거워도, 플로터스의 희극이
아무리 가벼워도 좋습니다. 극작법을 따른 극이든
무시한 극이든, 이들이 유일한 배우들입니다. - P79

폴로니어스 저하, 그들의 값어치에 따라 그들을 대접하겠나
이다.

햄릿 나 원 참, 봐요, 훨씬 더 낫게 해야지. 모든 사람
을 각자의 값어치대로만 대접하면, 태형을 피할 사
람 있어요? 당신의 명예와 가치에 버금가게 그들을
대접하시오, 그들의 자격이 모자랄수록 당신의 선심
은 더욱 값질 테니까. 안으로 데려가시오. - P85

햄릿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 P94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자는 것. 자는 건
꿈꾸는 것일지도――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밖에 ㅡ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왜냐면 누가 이 세상의 채찍과 비웃음,
압제자의 잘못, 잘난 자의 불손,
경멸받는 사랑의 고통, 법률의 늑장,
관리들의 무례함, 참을성 있는 양반들이
쓸모없는 자들에게 당하는 발길질을 견딜 건가?
단 한 자루 단검이면 자신을
청산할 수 있을진대. 누가 짐을 지고,
지겨운 한 세상을 투덜대며 땀흘릴까?
국경에서 그 어떤 나그네도 못 돌아온
미지의 나라, 죽음 후의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의지력을 교란하고, 우리가
모르는 재난으로 날아가느니, 우리가 - P94

아는 재난을 견디게끔 만들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양심 때문에 우리들 모두는
비겁자가 되어버리고, 그럼에 따라
결심의 붉은빛은 창백한 생각으로
병들어 버리고, 천하의 웅대한 계획도
흐름이 끊기면서 행동이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가만있자, 고운 오필리아!
요정이여, 그대의 기도 가운데
내 모든 죄를 잊지 말아주소서. - P96

왕 그리 할 것이오.
높은 자들의 광기는 방관하면 아니되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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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 피해자에서 생존자, 그리고 감시자가 된 마녀 D의 사법연대기
D 지음, 김수정 외 감수 / 동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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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상에 살지 않아 이런 대단한 분이 있는지 몰랐다. ‘주제 파악과 거리 유지라는 원칙에 입각해 연대자로서의 정체성의 선‘을 넘지 않으려는 작가님의 냉철함이 처절하게 느껴진다. 예상을 깨는 냉철한 현실 감각에 더 신뢰가 간다. 이건 감정이 아니라 법의 문제이므로. 끝까지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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