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셀러스 그게 선왕 같지 않던가?

호레이쇼 자네가 자네인 것처럼.
바로 그런 갑옷을 선왕께서 입으셨지,
저 야심 많은 노르웨이 왕과 싸웠을 때.
그런 인상 쓰셨지, 담판중 노하여 썰매 탄
폴란드 놈들을 얼음 위에 때려눕혔을 때.
이건 이상해. - P13

왕 좋은 때를 즐겨라 레어티즈, 네 시간을.
네 훌륭한 자질을 마음대로 발휘해라.
그런데, 내 조카이자 아들인 햄릿———

햄릿 동족보단 좀 가깝고 동류라긴 좀 멀구나. - P21

햄릿 보이다뇨, 마마? 아뇨, 유별납니다.
전 〈보이는 건〉 모릅니다. 어머니,
저를 진실로 나타낼 수 있는 건 검정 외투,
관습적인 엄숙한 상복, 힘줘 뱉는 헛바람
한숨만도 아니고, 또 강물 같은 눈물과
낙담한 얼굴 표정, 거기에다 비애의
모든 격식과 상태와 모습을
합친 것도 아닙니다. 그런 건 정말 보이지요,
누구나 연기할 수 있는 행동이니까요.
허나 제겐 겉모습 이상의 무엇이 있으며,
그런 건 비통의 옷이요 치장일 뿐입니다. - P22

햄릿 제발 놀리지 말게, 학우여.내 어머니의
결혼식을 보려고 온 것으로 생각되네.

호레이쇼 정말이지 왕자님, 연달아 있었지요.

햄릿 절약이야 절약, 호레이쇼.
장례식 때 구운 고기, 혼례상에 차갑게 내놓았지.
호레이쇼, 그런 날을 맞느니 차라리
내 철천지 원수를 천국에서 만났으면
아버님―내 아버님을 보는 것 같아— - P27

레어티즈 햄릿 왕자와 그의 하찮은 호의란 건
유행이요 젊음의 객기이며 청춘기의 꽃송이라,
빨리 피나 영원하진 못하고
달콤하나 오래가진 못하니,
한순간의 향기요 시간 때우기 이상은 아니다
생각해라. - P31

오필리아 이 훌륭한 교훈의 골자를 제 마음의
파수꾼 삼을게요. 그러나 오라버님,
은총 잃은 어떤 목사들처럼 나에게는
천국 가는 가파른 가시밭길 보여주고,
자기는 허풍선이 무모한 탕아처럼
환락의 꽃길을 밟으며, 자신의 설교를
저버리진 마세요. - P33

폴로니어스 이 일은 잘 끝났습니다.
전하, 마마, 왕의 지위는 무엇이고
임무는 무엇이며, 왜 낮은 낮, 밤은 밤,
시간은 시간인지를 규명해 보는 것은
밤과 낮과 시간 낭비일 뿐이옵니다.
그러므로 기지의 핵심은 간결함이요
장황함은 팔다리와 겉치레인지라,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왕자님은
미쳤습니다. 미쳤다고요, 왜냐하면
진짜 광기를 정의함에 있어 그런 상태를
미쳤다고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다치고.

왕비 말재주보다는 요점을. - P65

폴로니어스 정말, 그게 바람 없는 곳이지요. ——(방백) 때론 얼
마나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지——이런 재치 있는 응
답은 광기에 빠진 사람이 종종 하는 거라고. 이성이
나 맑은 정신 가지고는 이렇게 꼭 들어맞는 말을 할
순 없지. 그를 떠나 곧장 그와 내 딸이 만날 방법을
주선해야겠다. ―저하, 소신이 물러가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 P71

폴로니어스 이 세상에 으뜸가는 배우들입니다. 비극, 희극,
사극, 목가극, 희극적 목가극, 목가극적 사극, 사극
적 비극, 목가극적 사극적 희극적 비극과, 무슨 극
인지 알 수 없거나, 끝없이 긴 연극도 좋습니다. 세
네카의 비극이 아무리 무거워도, 플로터스의 희극이
아무리 가벼워도 좋습니다. 극작법을 따른 극이든
무시한 극이든, 이들이 유일한 배우들입니다. - P79

폴로니어스 저하, 그들의 값어치에 따라 그들을 대접하겠나
이다.

햄릿 나 원 참, 봐요, 훨씬 더 낫게 해야지. 모든 사람
을 각자의 값어치대로만 대접하면, 태형을 피할 사
람 있어요? 당신의 명예와 가치에 버금가게 그들을
대접하시오, 그들의 자격이 모자랄수록 당신의 선심
은 더욱 값질 테니까. 안으로 데려가시오. - P85

햄릿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어느 게 더 고귀한가. 난폭한 운명의
돌팔매와 화살을 맞는 건가, 아니면
무기 들고 고해와 대항하여 싸우다가 - P94

끝장을 내는 건가. 죽는 건——자는 것뿐일지니,
잠 한번에 육신이 물려받은 가슴앓이와
수천 가지 타고난 갈등이 끝난다 말하면,
그건 간절히 바라야 할 결말이다.
죽는 건,자는 것. 자는 건
꿈꾸는 것일지도――아, 그게 걸림돌이다.
왜냐하면 죽음의 잠 속에서 무슨 꿈이,
우리가 이 삶의 뒤엉킴을 떨쳤을 때
찾아올지 생각하면, 우린 멈출 수밖에 ㅡ
그게 바로 불행이 오래오래 살아남는 이유로다.
왜냐면 누가 이 세상의 채찍과 비웃음,
압제자의 잘못, 잘난 자의 불손,
경멸받는 사랑의 고통, 법률의 늑장,
관리들의 무례함, 참을성 있는 양반들이
쓸모없는 자들에게 당하는 발길질을 견딜 건가?
단 한 자루 단검이면 자신을
청산할 수 있을진대. 누가 짐을 지고,
지겨운 한 세상을 투덜대며 땀흘릴까?
국경에서 그 어떤 나그네도 못 돌아온
미지의 나라, 죽음 후의 무언가에 대한
두려움이 의지력을 교란하고, 우리가
모르는 재난으로 날아가느니, 우리가 - P94

아는 재난을 견디게끔 만들지 않는다면?
그리하여 양심 때문에 우리들 모두는
비겁자가 되어버리고, 그럼에 따라
결심의 붉은빛은 창백한 생각으로
병들어 버리고, 천하의 웅대한 계획도
흐름이 끊기면서 행동이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가만있자, 고운 오필리아!
요정이여, 그대의 기도 가운데
내 모든 죄를 잊지 말아주소서. - P96

왕 그리 할 것이오.
높은 자들의 광기는 방관하면 아니되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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