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 닥터 스트레인지 보는 동안 오랫만에 산미구엘과 독서.

남편은 에메렌츠에게 구애하지 말라는 농담을 건네며 이렇게 된 상황을 바꾸려 애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시간 개념이 없고 모든 규정을 무시하기도 하지만 우리 집에서 온갖 집안일을 맡아 한다면, 그녀에게는 덧없이 지나가는 그림자가 어울린다고, 그녀는 단 한 잔의 커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메렌츠는 이상적인 조력자였다. 만약 일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나에게 전부가 아니고, 모든 사람과 정신적인 교류도 하기를 원한다면, 그렇다면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 P31

나는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말로 풀어낼 수도, 또는 앞서 일어난 일들의 전율을 전할 수도 없었다. 한입에 들이킨 음료 역시 그 효과가 남아 있었기에 깨고 나서야 내가 잠들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 P35

"너는 주인마님과는 원하는 대로 해도 좋아. 뛰어 엉킬 수도 있고, 얼굴이나 손을 핥을 수도 있어. 소파에선 마님 옆에서 잘 수도 있지. 주인마님은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 다 참는 거야. 주인님은 물처럼 고요한데, 물 아래는 어떤지 모르니 물을 휘휘 젓지는 마. 얘야, 너는 여기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주인님의 화를 돋우지 마. 강아지에게는 그 어떤 곳이라도 집 안에 있는 것이 좋은 거라면, 너에겐 좋은 보금자리가 있는 거잖아." - P63

경험은 나에게 절대 무언가에 대해 다그치지 말라고 가르쳤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두려워하기에 말수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 P85

저녁에 남편에게, 에메렌츠와 오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야기하자, 남편은 손을 가로저었다. 남편에 따르면, 모든 일과 모든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내가, 낯선 이의 삶의 일정 부분을 계속 감당하기 때문에 이런 일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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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아노 - 모든 것은 건반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무튼 시리즈 48
김겨울 지음 / 제철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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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모든 것이었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가, 느릿느릿 돌아온’ 피아노 사랑에 대한 이야기. 소리에서 계이름이 들린다고요? 클래식에서 색이 보인다고요? 절대음감이란 어떤 느낌이죠?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피아노 한번 배워보지 못한 사람이, 가 닿을 수 없지만, 그런 척 한번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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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5-05 0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저도 상상하지 못하는 경지. 특히나 저는 박자치라서 어릴 때 피아노를 가르쳤더니 어려운 랩의 박자를 딱딱 맞추는 딸들을 보고 경악! 아니 그걸 어떻게 맞춰했으니 말이죠. ㅎㅎ

햇살과함께 2022-05-05 09:06   좋아요 0 | URL
랩 박자를 맞추다니! 감각있네요!
음.. 저는 음치에, 박치에, 소리가, 음악이 잘 안들리는 사람입니다
스토리에 집중하는 타입이라 드라마나 영화봐도 OST 못듣고요. ㅎㅎ
 

당혹스러운 일이다. 나는 종종 이러한 색채와 음의 연관 관계가 어렸을 때 받은 피아노 교육의 영향이 아닐까 의심하곤 했다. 사실 이건 착각이 아닐까? 학원 피아노 교재에서 그런 색을 반복적으로 썼던 걸 연상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뮤지코필리아』에 따르면 음과 색을 연결시키는 것은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에게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 P43

피아노 연주는 피아노의 몸과 연주자의 몸과 공간의 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만나는 사건이다. 그 모든 과정에서 피아노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혼을 가지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 P53

재즈 피아노는 다른 악기와 결합하면서 리듬악기 겸 베이스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중음부에서 코드를 담당하다가 화려한 즉흥 솔로를 선보이기도 한다. 반면 클래식에서 피아노는 세세한 부분 모두 정해진 악보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기를 요구받는다. 존 케이지의 <4분 33초> 같은 파격이 아닌 한 클래식 피아노에서 키스 자렛의 ‘The Köln Concert 같은 음반이 나오기는 어렵다.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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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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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강렬한 표지 그림이다.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죽을 거라는 말에 ‘싫다면요?‘ 라고 내뱉는 듯한 저 표정! 이 책이 재미없는 것은 아직 판타지를 사랑할 재능이 없는 나의 부족함인 것으로, 해리포터도 실패했으니(죽기 전에 사랑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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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죽이고 싶은 아이 (무선) 1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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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용의자는 범인이 아니라는 클리셰를 생각하며 읽어도 마지막까지 설마?! 하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우리는 보여주는 것만 볼 수 있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마지막 페이지의 “Fact is Simple”이 독자를 바라본다. Fact는 정말 단순한가, Fact는 진실과 얼마나 가까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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