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앤>이라는 애니메이션에 기반한 백영옥 작가의 에세이다. 초록지붕집에 가기 전 어린 앤의 귀여운, 사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안녕, 앤>은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라는 책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아는 앤의 프리퀄이다. 버지 윌슨이라는 캐나다 작가가 썼으며, 루시 모드 몽고메리 협회와 캐나다 정부가 선정한 '앤 탄생 100주년' 공식 기념작이란다. 이런 책과 애니메이션이 있는 줄 몰랐네. 앤 좋아한 거 맞나. 이 책도 읽어보고 만화도 찾아보아야지. 신난다!
















이런 책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릴라 아주머니로만 기억하고 있는 마릴라의 어린 시절, 처녀 시절 이야기다(물론 매슈 오라버니의 젊은 시절도). 여기 잠깐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얘기도 나온다는 걸 어떤 리뷰에서 보아 더 흥미가 생겼다. '지하철도'의 최종 종착지가 캐나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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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한 서점에서 소설가 김연수에게 ‘매일 달리는 방법‘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그는 매일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매일 같은 시간에 밖으로 나가는 습관을 만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달리는 기술을 익히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 신발 끈을 묶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그 지루한 일을 매일 반복할 수 있다면・・・・・・ 당신은 끝내 매일 달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 P48

행복이 지속되거나 쉽게 저축되지 않는 이유는 어떤 일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이아무리 크더라도 적정선을 넘어가면 더 이상 증폭되지 않기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행복의 평균값‘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우리는 행복이 ‘크기‘가 아닌 ‘빈도‘라는 명제를 끌어낼 수 있다. 큰 행복을 기다리느라 자잘한 행복을 놓쳐선 결코 안되는 것이다. 행복한 사람은 ‘경험‘을 사는 데 돈을 쓰고, 불행한 사람은 ‘물건‘을 사는 데 돈을 쓴다고들 하지 않는가. - P54

인문학자 고미숙 선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는 자본주의가 너무 사랑 타령이라 우정이 폄훼되는 게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사랑의 기본은 ‘독점과 배타적인 소유‘다. 그래서 집착을 낳기 쉽고 화폐와 긴밀히 연결된다. 결혼을 약속하는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의미하는 게 무엇이겠는가. 이런 관계에만 몰입하면 존재가 작아진다. 가족 관계는 애증과 부채감이 기본이라 수평 - P80

적인 대화가 어렵다. 같은 말도 친구에게는 좀 더 살갑고, 가족에게는 매정한 건 이런 관계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랑과 가족을 초월해 우리를 가장 성장시키는 건 ‘도반‘, 즉 우정이라는 게 고미숙 선생의 말이었다. 빨리갈거면 혼자, 멀리 갈거면 함께 가라는 말이다. - P81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에 보면 과거에는 음독과 낭독만이 존재했다(묵독은 마녀의 독서법으로 중세때 금지돼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필사하지 않고 글을 암기해야 제대로 된 지식이라 생각했다.
도무지 의욕이 나지 않고 괴로울 때, 암송할 수 있는 문장이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내게도 지치거나 눈가의 주름이 깊어 보일 때, 비타민처럼 섭취하는 문장이 있다. ‘오늘이 내인생의 가장 어린 날이다.‘
자신만의 문장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부자다. 나만의 문장은 안전지대의 울타리를 만드는 일이다. - P97

이럴 때 기억해두면 좋을 스코틀랜드 속담이 하나 있다. 세상에 나쁜 날씨는 없다. 맞지 않는 복장이 있을 뿐이다. 날씨는 계속 변한다. 자라나는 아이도 그렇다. - P116

개인적인 얘길 꺼내는 건 내가 그때 ‘코치‘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어찌할 줄 몰라 헤맬 때뿐만이 아니라, 잘하고있다고 생각(대개는 착각!)할 때조차 그렇다는 걸 깨달았다. 이전의 나는 내가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열심히만 하는 사람이었다. 다시 말해 ‘배우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채 뭔가 한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내가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신중하게계획된 방법으로 ‘제대로‘ 연습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것은 내가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지금 필요한 건그러므로 ‘관성적으로 연습하기를 멈추고 이성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 P177

"남에게 밧줄을 던져줄 때는 반드시 한쪽 끝을 잡고 있어라…………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슬픔에 빠진 이에게 입증할 수 없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예를 들어 누군가 ‘그분은 더 좋은 곳으로 가셨어요‘라고 한다면, 이때 이 사람은 밧줄의 반대쪽 끝을 잡고 있지 않은 것이다…….… ‘걱정말아요, 괜찮을 거예요‘라고 했다면 이 사람 역시 붙잡을 수 없는 밧줄을 던지는 것이다.… 반면 ‘밤새도록 휴대전화를 쥐고 있다가 당신 전화번호가 뜨면 언제라도 받을게요‘라고 말해준다면 한결 더 낫다. 이는 그 사람이 알수 있는 사실이고, 또 할 수 있는 일이다. 신뢰해도 되는 밧줄이다."

『슬픔의 위안』이라는 책에서 이 말을 발견했을 때, 나는 위로하는 법을 몰라 괴로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이 문장 - P182

을 읽어주고 싶었다. 슬픔에 빠졌을 땐 말이 정말 중요해진다. 그렇게 평소의 "괜찮아!"가 슬픔 앞에선 ‘무심한 폭력‘으로 둔갑한다. 힘내라거나 잘될 거란 말이 그 사람에게 가닿지 못하고 미끄러진다.
위로의 방법을 몰라 무력하게만 느껴질 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시간이 약이에요", "다 지나가요. 괜찮을 거예요"처럼 상투적이거나 확인할 수 없는 말보다 그를 위해 차를 끓이거나 밀린 집안일을 돕는 게 낫다. - P183

"내가 얻은 좋은 기회는 미래의 퍼포먼스가 아니라 과거의퍼포먼스의 결과다. 과거의 내가 열심히 해서 지금의 나를만들었고, 지금의 내가 두려워하지 않아야 미래의 내가 더좋은 기회를 얻으리라. 현재의 내가 누군가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나다. 미래의 나여, 현재의 나에게 고마워하길."

『출근길의 주문』에서 이 문장을 발견했을 때, 나는 늘 불안에 시달린 내 안의 나와 만나는 느낌이었다. 뛰어나지 않으니 열심히 해야 하고, 비범하지 않으니 성실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주문을 끝없이 외우던 과거의 나 말이다. 그런데 그런 과거의 내가지금의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괜찮은 원고를 쓸 수 있는 게 바로 너라고.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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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는 거절하지 않습니다
김남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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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내밀기 전에 호의를 내밀 줄 아는 레이더를 가진 사람들과 그 호의를 즐겁게 받을 줄 알고 또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주는 작가님. 다정하고 다정한 사람이 가득하다. 진정 여행 내공이 인생 내공을 만들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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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위로> 에마 미첼
<예수는 없다> 오강남
<고래를 기다리며>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천천히 두 시간을 걸으니 야영하기 맞춤한 터가 보였다. 아래로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가고, 주변은 나무가 무성했다. 넓으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무엇보다평일이어서 공터에는 우리뿐이었다. 캠핑에 승자가 있다면 그는 최고의 장비를 갖춘 사람이 아니다. 평일에 캠핑을 갈 - P157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승자. 그러니 우리의 캠핑은 시작부터 이미 최고일 수밖에. - P158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 있는 초소형 독립공화국우주피스가 그런 곳이었다. 리투아니아어로 ‘강 건너편‘이라는 이름처럼, 빌넬레강 너머에 자리한 예술인 공동체다. 1997년 4월 1일에 만우절 농담처럼 우주피스는 독립을 선포했다. 우주피스에는 계절마다 색이 바뀌는 네 개의 국기와 국가, 고유의 헌법과 화폐가 있다. 대통령이 있고 내각이수립돼 있으며, 물론 군대도 있다. 열두 명의 군인은 어린이와 청소년이다. 600명이나 되는 대사들도 활약중인데 대표하는 분야가 좀 이상하다. 고양이 대사, 개 대사, 바람 대사등등이니. 현재 공화국 대통령은 로마스 릴레이키스로 시인이자 음악가, 영화감독이다. 대통령 스펙이 이 정도라면 말다하지 않았나. - P182

제1조. 모든 국민은 빌넬레 강변에 살 권리가 있고, 빌넬레강은 국민 곁에 흐를 권리가 있다.
제5조. 누구나 개성적일 권리가 있다.
제8조. 누구나 익명의 보통의 존재가 될 권리가 있다.
제10조. 모든 국민은 고양이를 사랑하고 돌볼 권리가 있다.
제11조. 모든 국민은 어느 한쪽이 죽을 때까지 개를 돌볼 권리가 있다.
제13조. 고양이는 집사를 사랑할 의무는 없으나 필요한경우 집사에게 협조해야 한다.
제20조. 누구도 폭력을 사용할 권리가 없다.
제32조. 모든 국민은 그들의 자유에 대한 책임이 있다. - P184

올해는 선생님을 뵙지 못하고 지나가는구나 싶어 그리운 마음에 책장에 꽂힌 선생님의 책을 꺼냈다. 선생님과의인연이 시작된 책이다. 2004년 9월 어느 날, 친구 H가 이상한 제목의 책을 내밀었다. "나는 이 책 읽고 교회를 탈출했어. 나를 구원한 책이야"라면서. 자신이 한 일 중 가장 잘한일을 교회를 탈출한 일로 꼽는 친구였다. 그날 건네받은 책「예수는 없다』를 읽기 시작했다. 책에는 ‘이래도 되나‘ 싶은 내용이 가득했다. 내가 알았던 기독교 세계관과는 완전히 달랐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문자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나님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일 수도 있다, 교인이 교회나 목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독립적인 사고와 믿음을 갖게 해주는 곳이 교회여야 한다, 인간의 해방만이 아니라 생태계의 해방을 같이 고민해야 한다, 지구와 인간이 겪고 있는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모인 사람의 무리가 교회가 되어야 한다 등등. 가히 혁명적이었다. - P207

어떤 상냥한 기운이 내 삶 전체를 두르고 있는 것 같다. 주저앉고 싶어질 때마다 그 알 수 없는 기운이 내 어깨를두드린다. 살아라, 살아라,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그렇게. 가진 것 없이 나이들어가는 중년의 삶이 문득 두려워질 때마다 구원의 밧줄처럼 따스한 손길이 내밀어진다. 서로의곁에 좋은 사람이 되어 머물러주는 다정한 사람들. 나는 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코로나 이후 집에 갇혔던 시간 동안나는 삶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이들을 만났다. 멀리 가지도 못했는데 나는 여행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라는 그 깊고 넓은 존재를, 그 복잡하고 다면적인 얼굴들을 사람들이 왜 이렇게 내게 호의를 베푸는 걸까. 여행을 하고, 글을 쓰며 살아왔다는 것. 그것 하나로 내게 호의를 건네는 건 아닐 것이다. 아마도 내게 일어나는 선의의 순환을 보는 즐거움이 있기때문이 아닐까. 내 안의 선한 마음을 드러내는 순간, 그 마음은 다른 이에게 오롯이 전해진다. 그 선의를 받은 이가 나에게, 혹은 다른 이에게 다시 선의를 베푼다. 마치 커다란 고리 위에서 물방울이 떼구루루하고 굴러가듯 그렇게 선의가 이어진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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