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신 주디스 로프터스 아줌마~

경고문

이 이야기에서 어떤 동기를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기소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교훈을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추방할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어떤 플롯을 찾으려고 하는 자(者)는 총살할 것이다.

——— 지은이의 명령에 따라
군사령관 G.G. - P11

이런 식으로 하루하루가 흘러갔습니다. 강은 양쪽 둑 사이로 다시 흐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이 맨 처음 한 일 가운데 하나는, 껍질을 벗겨낸 토끼를 큰 낚싯줄에 매달아 길이가 6피트 2인치에다 무게가 무려 2백 파운드가 넘는 사람 크기만한 메기한 마리를 잡아올린 것이었습니다. 물론 우리들은 이놈을 다룰수 없었지요. 잘못하다간 도리어 이놈이 우리들을 일리노이 주쪽 강둑에다가 내동댕이쳐 버렸을지도 모를 것 같았습니다. 우리들은 이놈이 제 멋대로 이리 펄떡 저리 펄떡 날뛰다가 드디어 죽는 꼴을 그저 둑에 앉아서 지켜보고만 있었지요. 밥통 안에는놋쇠 단추 하나, 둥근 공, 그리고 여러 가지 잡동사니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도끼로 공을 갈라보았더니 그 속에서 실감개가 나왔습니다. 짐은 이 메기가 그 실감개를 오랫동안 밥통 안에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무엇으로 자꾸만 싸고 또 싸서 이렇게 공이 되고 만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시시피 강에서 잡은고기 중에서 가장 큰 놈이라고 생각됩니다. 짐도 이보다 더 큰놈을 본 적이 없다고 했지요. 마을로 가지고 가서 팔면 꽤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마을 시장에서는 이런 물고기를 파운드 단위로 팔고, 누구나 다 얼마만큼씩은 이 고기를 사가기든요. 살이 눈처럼 하얀 것이 기름에 튀기면 그 맛 죽여줍니다. - P123

그리고 그 낡아빠진 사라사 옷을 입고 여자들 사이를 돌아다니지 마라. 여자 흉내가 서툴러 남자를 속일 순 있을지 모르지만, 얘야, 바늘에 실을 꿰려고 할 때에는 실을 움직이지 않고 바늘을 실 쪽으로 갖다대는 게 아냐. 바늘을 움직이지 않고 실을 바늘구멍에 갖다 꿰는 거 – 그게 바로 여자들이 거의 늘 실을 꿰는 방법이란다. 하지만 남자들은 하나같이 그 반대로 하거든. 그리고 또 쥐나 뭐에게 물건을 던질 때에는 여자라면 발끝으로서서 되도록 어색하게 팔을 머리 위로 가져다가 쥐 있는 데서육칠 피트 떨어진 곳에다 던져버리는 거야. 팔을 뻣뻣이 내뻗어어깨에 회전축이라도 있는 듯이 어깨에서부터 던지는 게야 여자들이 하는 식으로 말이다. 팔을 한쪽으로 쭉 뻗어 손목과 팔꿈치로 던지는 것은 남자들이 하는 식이지. 그리고 말이다. 뭘 무릎으로 받으려고 할 때 여자는 두 무릎을 벌리는 법이야. 네가 납덩어리를 받았을 때처럼 두 무릎을 갖다 모으진 않아. 난 네가 바늘에 실을 꿰려고 할 때 사내녀석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지. 그걸 확인하려고 다른 걸 생각해 낸 거야. 자, 이젠 삼촌 댁에 어서 가거라, 새러 메리 윌리엄스 조지 엘랙산더 피터스, 그리고 무슨 문제가 생기면 주디스 로프터스 아줌마에게 연락하려무나. 그게 내 이름이거든. 할 수 있는 데까지 널 돌보아줄 테니까. 죽 강둑 길만을 따라가는 거다. 그리고 요담에 여행을 할 때에는 구두와 양말을 가지고 오도록 해, 강둑 길은 돌투성이라 고셴에 도착할 때면 네 발 꼴이 말이 아닐 게다. - P137

「하지만 짐, 짐은 요점을 놓치고 있어 제기랄, 요점을 놓쳐도 한참 놓치고 있단 말야」
「누가? 나 말여? 요점 같은 소리 집어치우랑께. 이래 봬도 사리분별 정도는 알고 있는 나랑께. 그 솔로몬이 한 짓은 분별이 있는 사람이 하는 짓은 아니제. 재판은 반쪽짜리 애에 관한 것이 아니구 완전한 애에 관한 거였지. 온전한 애에 관한 재판을 반쪽짜리 애로 처리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작자는, 비가 오셔도 비 한 방울 피하지 못할 위인이랑께. 헉, 나한테 솔로몬얘기 같은 건 아예 꺼내지도 말랑께. 내사 그 사람에 대해선 손바닥 들여다 보듯 빤히 알고 있으니까 말이제」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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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몽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2
김만중 지음, 송성욱 옮김 / 민음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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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되도다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한바탕 꿈이로구나 8명의 선녀와 한바탕 희롱하며 잘 놀고 깨어난 성진. 해설에서 설명하듯 남주가 부귀영화보다 여인과의 애정을 중시한다는 것도, 남주를 둘러싼 8명의 여성 간 시스터후드를 볼 수 있다는 것도 독특하다. 김만중은 특이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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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25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예전에 성진의 여성관계 정리해서 써봤던 기억이 납니다. 왜 그랬을까요 ㅎㅎㅎ

햇살과함께 2022-04-25 21:47   좋아요 1 | URL
너무 많은 여인들이 나와서 엄청 헷갈려서 저도 이름 나온 페이지는 접어가며 읽었네요~ 꿈이라지만, 부러운 인생 ㅎㅎ
 

부인이 왈,
"어찌 속지 않으시리오? 다만 겁내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려 하였는데 심히 눈이 멀어 귀신을 꺼릴 줄 모르니 호색(好色)하는 사람을 여색(女色)에 굶은 귀신이라고 하는 옛말이 틀리지 않으니 귀신이 어찌 귀신을 두려워하리이까?"
모두 크게 웃더라. - P184

섬월과 경홍이 들어온 후 승상을 모시는 사람이 많은지라. 승상이 각각 거처하는 곳을 정했다. 정당의 이름은 경북당이니 유 부인이 계신 곳이고, 그 앞은 연희당이니 좌부인 정 부인이 처하고 경북당의 서쪽은 봉수궁이니 난양공주가 거했다. 연희당 앞은 응향각이니 그 앞은 정하루라. 이 두 집은 승상이 거처하며 궁중에서 잔치하는 곳이고, 누각 앞은 치사당이고 그 앞은 예현당이니 이 두 집은 승상이 빈객을 맞이하고 일을 하는 곳이다. 봉수당 남쪽에 해진원이 있으니 숙인 진채봉이 거처하는 곳이고 연희당 동남쪽은 영춘함이니 가춘운의 집이고, 청하루 동서에 각각 작은 누각이 있으니 녹색 창과 붉은 난간이 극히 화려하고 행각을 지어 청하루와 응향각에 연결되어 있으니 동쪽은 화산루요 서쪽은 대궐루라. 계섬월과 적경홍이 있는 곳이더라 - P193

두 부인이 여섯 낭자를 거느리고 관음화상으로 나아가 분향하고 말하되,
"유(維) 연월일(年月日)에 제자 경파 정 씨, 소화 이 씨, 채봉 진 씨, 춘운 가 씨, 섬월 계 씨, 경홍 적 씨, 요연 심 씨, 능파 백 씨는 삼가 남해대사께 아뢰나이다. 제자 여덟 사람은 각각 다른 곳에서 나서 자랐으나 한 사람을 섬겨 마음이 합해져 하나가 되었습니다. 비유컨대 한 나무의 꽃이 바람에 날려 궁궐에 떨어지고, 혹은 규중에 떨어지고, 혹은 촌가(村家)에 떨어지고, 혹은 길거리에 떨어지고, 혹은 변방에 떨어지고 혹은 강호에 떨어졌지만 근본을 찾으면 어찌 다름이 있으리오? - P221

오늘로부터 맹세하여 형제 되어 생사고락을 함께하고 두구든지 다른 마음이 있으면 천지가 용납하지 않으리이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대사는 복을 내려주시고 재앙을 없이 하여 백 년 후 함께 극락세계로 가게 하소서."
하였더라. - P222

"사부는 어찌 소유를 정도로 인도하지 않고 환술(幻術)로 희롱하나뇨?"
대답을 듣기도 전에 구름이 날아가니 중은 간 곳이 없고 좌우를 돌아보니 여덟 낭자 또한 간 곳이 없는지라. 놀라고 당황해하더니 높은 누대와 많은 집이 한순간에 없어지고, 향로에 불이 이미 꺼지고 지는 달이 창에 이미 비치었더라. 스스로 자기 몸을 보니 백팔염주가 손목에 걸렸고 머리를 만지니 깎은 머리털이 까칠까칠하였으니 완연히 소화상의 몸이지 대승상의 위의가 아니더라. 정신이 멍하여 오랜 후에 비로소 제 몸이 연화도장 성진 행자인 줄 알고 생각하니, 처음에 스승의 책망을 듣고 풍도로 가고 인간 세상에 환생하여 양 씨집의 아들이 되어 장원 급제 한림학사를 하고 출장입상하여 공을 이루고 벼슬에서 물러나 두 공주와 여섯 낭장하 같이 즐기던 것이 다 하룻밤 꿈이라.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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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를 시켜 어전의 유리 연갑과 백옥 필통과 옥으로 된 두꺼비 연적을 양 상서 앞에 옮겨놓고 모든 궁인이 미리 대령하였는지라. 각각 화전, 비단 수건, 부채 등을 앞에 내놓자 상서가 술기운을 타고 붓을 떨치니 바람과 비가 놀라고 구름과 안개가 이는 듯한지라. 절수도 지으며 사운도 지으며, 한수를 쓰기고 하고 두 수를 쓰기도 하니 필세(筆勢)가 휘동하여 용이 울며 봉황이 나는 듯하여 나무 그림자가 옮겨지지도 않았는데 이미 다 썼는지라. 궁녀가 차례로 어전에 글을 바치니 상이 칭찬하기를 그치지 아니하시고 모든 궁녀에게 이르시되,
"학사가 수고하였으니 모름지기 각각 잔을 바쳐라." - P102

양 상서가 그 여자를 보니 구름 같은 머리털을 위로 올려 금비녀를 꽂았고 소매 좁은 전포(戰袍)에 석죽화(石竹花)를 수놓았고, 발에는 봉의 머리처럼 수놓은 신을 신었고, 허리에는 용천검을 찼더라. 천연한 절대 미색이 마치 한 송이 해당화 같으니 만일 종군(從軍)하던 목란(木蘭)이 아니면 금합(金盒)을 도적하던 홍선(紅線)이러라. - P121

상서가 매우 기뻐,
"경이 위태로운 목숨을 구하고 몸소 섬기고자 하니 이 은혜를 어찌 다 갚으리오? 백 년을 함께 늙기 원할 뿐이리라."
하고는 이날 밤에 원수가 장중에서 요연과 잠자리를 함께 하니 창과 칼의 빛으로 화촉(華燭)을 대신하고 조두(斗)소리를 금슬(琴瑟)로 삼으니, 군영 가운데 달빛이 밝고 관문 밖에 봄빛이 가득하였으니 깊은 밤 비단 장막에 한 조각 각별한 정과 흥이 넘치더라. - P123

이 소저가 말하되,
"저는 누추한 사람이라. 엄친이 세상을 버리시고 모친이 응석받이로 기르시니 무슨 배운 일이 있으리오? 스스로 한탄하는 바는 남자는 천하에 벗을 얻어 어진 일을 돕거늘 여자는 시비 밖에서 서로 만날 사람이 없으니 어디 가서 허물을 고치며 뉘게서 학문을 닦으리오? 저저께서 반소(班昭)의 문장과 맹광(孟光)의 행실을 겸하여 몸이 집 안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명성이 온 나라에 가득합니다. 누추함을 벗고 빛난 덕을 보기를 원하더니 이제 저저께서 버리지 않으시니 평생을 위로하리로소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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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생이 은근히 감탄하며 말하되,
"옛날 신녀(神女)는 아침에 구름이 되고 낮에 비가 되더니 춘랑은 아침에 신선이 되고 저녁에 귀신이 되니 족히 대적하리로다. 강한 장수의 군대에 약한 사람이 없다 하니 부하가 저러하니 대장을 알리로다." - P87

한림이 크게 기뻐 이르되,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운은 서로 구하는 법이니 아주 기쁜 일이로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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