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구매할 때는 <자기만의 방>만 수록된 것으로 알았다.


500페이지. , <자기만의 방> 명성에 걸맞게 500페이지로 두껍구나 했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서야, 차례를 보고서야 <자기만의 방>170페이지이고 <3기니>나 300페이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3기니>는 민음사 북클럽 특별판으로 이미 읽었는데.


민음사, 단편집도 아니고 2편이 실려 있는데 제목 병기해 주시는 게 어떨까요.


다 읽고 나서야 뒤 표지에 수록작품 자기만의 방 3기니 라고 기재된 것 봤다는. ㅎㅎ


<자기만의 방>은 여자대학의 강연을 바탕으로 쓴 글이기 때문에 좀 더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가장 유명한 내용인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말, ‘세익스피어의 가상의 여동생 주디스 세익스피어의 생애에 대한 글을 포함하여.


<3기니>는 자기만의 방과 다루는 주제는 유사하나(그래서 이미애 번역자님이 두 편을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내는 것을 출판사에 제안한 것 같다) 전쟁 방지를 위한 기금을 요청하는 남성 변호사에게 보내는 가상의 편지 형식의 글로, 남성들의 전기, 신문기사 등의 방대한 자료를 검토하고 직설적이면서도 아이러니를 꼬집는 방식으로, 가부장제와 파시즘의 관련성을 언급하는, 아주 작정하고 쓴 글이다.


<3기니>를 첫번째 읽을 때는 본문만 읽고 60페이지가 넘는 미주는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본문과 미주를 병행하여 읽었다. 버지니아 울프의 주장과 분노를 더 잘 느낄 수 있었다(미주에 레퍼런스 되어 있는 남성들의 주장, 남성들이 쓴 책의 내용은 정말 빡치는 내용이 많다!!).


30페이지 정도의 이미애 번역자의 작품 해설도 좋다.


아. 빨리 나가봐야 해서 급하게 대충 쓴다. 다시 읽어봐야 할 글이다.




『자기만의 방』과 『3기니』에서 울프가 지적한 가부장적 가치와 자본주의 및 파시즘을 비롯한 제국주의의 관련성은 귀중한 문명사적 통찰을 담고 있다. 거의 유일무이한 지적일 뿐 아니라, 당시 세계 최강의 제국으로서 숱한 식민지들의 종주국이었던 영국의 심장부에서 나온 비판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부 여성 작가들은 울프가 제3세계의 여성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계급적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울프는 그 누구보다도 당대의 인종적·계급적·성적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선구적 여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울프의 생각은 이 에세이들이 산출된 1920~1930년대보다는 오히려 현대의 사상적 흐름과 더 강한 친화력을 가진 듯이 보인다. 가령 여성에게 조국이 없다는 주장은 전 세계적인 디아스포라 현상으로 인해서 국가의 정체성이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의 코스모폴리터니즘을 연상시키고, 가정주부에게 국가가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쩌면 미래의 어느 복지국가가 실행에 옮길지도 모를 미래지향적인 발언이다. 전쟁과 여성의 억압이 불가분 관련되어 있다는 예리한 통찰은 결국 인간 삶의 내적.외적 세계를 아우르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생명을 발견하는 총체적 비전으로 나아간다. 울프의 문명사적 비판이 또 다른 감동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494, 작품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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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2-12-31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당대의 여성이 3기니.정도의 글을 쓴다는게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했었습니다.
논리적이고, 시대를 초월하는 글이었어요

햇살과함께 2022-12-31 19:57   좋아요 1 | URL
정말 그렇습니다~
가정주부에게 국가가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생각이나 가부장제와 파시즘의 관계성 등 통찰력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서니데이 2022-12-31 17: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햇살과함께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햇살과함께 2022-12-31 19:5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새해에도 꾸준한 글 기다리겠습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