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등산' 책 검색하다 찾은
책. 등산하는 여자들에 대한 에세이인가 했는데 등산하는 여자들에 대한 연작 단편소설집이다. 마루후쿠 백화점에서 일하는 입사동기 여성직원 3명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그들이 등산 중 마주치는 사람들이 각자 주인공인 단편들이 연계되어 나온다. 매 단편마다 새로운 산에 오르면서.
처음 산에 오르는 사람도, 과거에 등산 동아리나 산악회 활동을 하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다.
‘마운틴 걸’ 유행 따라 오르는 사람도, 가족에게
자신의 능력(체력?)을 인정받고 싶은 사람도, 그냥 문득 산이 오르고 싶은 사람도, 고민을 안고 산을 찾는 사람도, 옛 추억과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새로운 우정을 찾고, 누군가는 새로운 사랑을 찾고, 가족애를 발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을 마주치게 되는 산.
산은 생각을 하기에 딱 좋다. 동행이 있어도 말없이 한 줄로 걷고 있으면 자기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때 마음속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자기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으면 인생도 자기 발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일상생활에서는 외면하던 문제와 똑바로 마주 봐야 할듯한 느낌이 든다. 이 발로 정상에 도착하면 가슴속에도 빛이 비쳐드는 것 아닐까 하는 기대가 가는 길을 격려해준다.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과 마주 보면서 걷는 것이 등산이라 생각했다. - P361
잔잔하고 슴슴한 평양냉면 같은 소설이다. 이른 아침 고요히, 다소 힘겹게 산을
오르는 사람의 뒷모습이 풍경과 함께 보이는 듯 하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기준에 따른 100대 명산이 있는데, 일본에도 역시 100대 명산이 있다. 우리나라 산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해발 2000 미터, 3000미터가 넘는 산들이라니. 뉴질랜드 남섬과 북섬의 트레킹 코스가 배경인 단편도 있다. 유명한
밀포드 트레킹도. 등산이나 트레킹을 위한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다.
미스터리 소설로 유명한 작가라는데 처음 들어보았다. 미스터리 대표작도 찾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