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스케치 - 버지니아 울프 회고록 쏜살 문고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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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가 죽기 2년 전 1939년부터 1940년 사이 영국 침공의 불안감 속에서 로저 프레이의 전기를 쓰던 시기에 간간이 써내려간 미완성 회고록이다. 어린 시절 이부오빠의 성추행(이 책에서는 아주 잠깐 언급된다), 집안의 기둥이자 중심이었던 어머니의 이른 죽음과 그후 어머니 역할을 대신하던 이부언니 스텔라의 갑작스런 죽음. 이들의 죽음 이후 무뚝뚝하고 자기 중심적인, 어찌보면 자라지 못한 어른인 아버지를 직접 대면해야 하는, 이해받지 못하는 언니 바네사와 버지니아의 상황이 반복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적 시대에, 믿고 의지하던 여성가족의 죽음과 자기 중심적인 남성가족들의 폭력과 억압의 과정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버지니아가 겪은 심리적 충격와 슬픔이 절절하게 전해진다. 어린시절의 행복하고 아름답던 추억들에 대한 묘사도 있지만, 그 중심인 어머니와 언니가 사라지면서 모든 행복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이 두 죽음이 평생 그녀의 의식 속에 잠재되어 그녀의 현재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울프의 책은 3기니와 이 책 밖에 읽지 않았는데, 그녀의 책을 더 부지런히 읽어야겠다(3기니 읽기 어려웠는데 이 책은 3기니보다 잘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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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3-13 09: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햇살과 함께님은 상대적으로 안알려지고 어려운 울프책만 읽으셨군요 ㅋ 이젠 그나마 상대적으로 쉬운 책만 남으신거 같아요 ^^ (다 어렵긴 하겠지만...)

햇살과함께 2022-03-13 10:01   좋아요 3 | URL
그런가요? 새파랑님 얘기에 희망이 생기네요 ㅎㅎ 울프 어렵다고 해서 시도를 잘 못하고 있었는데^^

라로 2022-03-13 16: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란도, 등대로, 자기만의 방, 댈러웨이 부인,,, 저는 이렇게 읽었는데 이 책도 읽고 싶어요!! 3기니에 대한 글은 대강 읽어봤는데 번역본이 있군요!! 저는 파도를 읽고 싶은데 번역본이 전자책으로 안 나왔더라구요. 원서를 읽기에는 제가 잘 이해 못할까 봐 아직 도전하지 않았고요... 그래서 울프 읽기가 잠정적으로 멈춤 상태에요.^^;; 그런데 이 책에 대해서 몰랐는데 덕분에 좋은 책 소개 받은 것 같아요.^^

햇살과함께 2022-03-13 16:23   좋아요 2 | URL
라로님 읽은 책부터 읽어봐야겠네요! 일단 사둔 자기만의 방부터!

책읽는나무 2022-03-14 09:39   좋아요 2 | URL
오호~~이 책도 울프 책이네요.
3기니 보다는 읽기 쉬운 책이로군요?
울프 읽기 시작해야 하는데 어려울까봐 주저하고 있어요.ㅜㅜ

라로님!
어떤 순서로 읽어야 할까요?
읽기 쉬운 순서대로 나열 좀 해주세요^^

라로 2022-03-13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도 전자책이 안 나왔어요.ㅠㅠ 방금 전자책 신청 했어요. 나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