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의 과학, 치아 테마 사이언스 2
나탈리 토르디망 지음, 곽노경 옮김, 요르그 뮬러 그림, 김동현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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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이가 튼튼하지 못해서 어려서부터 고생했다. 게다가 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았었나보다. 어떤 사람들은 과히 신경쓰지 않아도 많이 썩지 않는다는데 나는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표가 난다. 그래서일까. 아이들도 이가 약하다. 내가 너무 고생을 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를 튼튼하게 유지시켜 주려고 노력했건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한 번 썩으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이는 꾸준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어려서 양치질을 해 주는 것이 어찌나 귀찮던지... 빨리 스스로 할 때가 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 스스로 양치를 하게 되면서 금방 썩기 시작했다. 정말 순간이었다. 그때 좀 더 주의를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되지만 이미 늦었다.

사실 치아에 관한 상식은 이제 누구나가 알고 있는 기본지식이 되었다. 이를 어떻게 닦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저 알고만 있을 뿐이다. 그것을 실천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 치과에 가는 일은... 어른인 나도 무섭고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곳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된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 데리고 치과 가서 꼭 정기검진을 받으리라... 이왕이면 어른들도.

이 책에는 이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부터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까지 나와있다. 젖니가 나오고 영구치가 나오는 시기나 과정은 물론 이의 역할과 관리 방법, 그리고 치열이 고르지 못할 때 교정하는 방법이나 이유까지 나와 있다. 대개 이를 잘 닦아야 하고 이는 이래서 중요하다까지가 대부분인 것에 비하면 이 책은 한 발짝 더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와 있는 동물의 이빨에 관한 이야기는 특히 재미있었다. 물론 내가 살아가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내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만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니기에 그 정보의 가치를 존중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나와 있는 치아와 관련된 직업은 아이들이 치아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직업의 세계를 이해하는데까지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그저 간호사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세분화해서 치위생사와 원무 코디네이터로 분리된다니 새롭게 안 사실이다. 거기다가 특별 보너스로 이와 관련된 속담까지 나와 있어서 아이들이 책을 덮고 나도 잊지 않을 것 같다. 두껍지 않아서 아이들이 부담없이 꺼낼 수 있고, 평생을 함께 지내야 할 이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꼭 맞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테마 사이언스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 나올 예정인가본데... 한편으론 걱정이다. 이 시리즈 계속 사야하니 말이다. 아이들과 내가 모두 좋아하는 이런 종류의 책은 나올 때마다 부담되면서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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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 얽힌 12가지 살아 있는 역사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 살아있는 역사 4
김선희 지음, 장수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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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는 틈만 나면 길을 떠난다. 전에는 주로 산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아이들 공부와 관련된 곳을 주로 다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역사 관련 장소를 많이 가게 된다. 하지만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더 재미있어하고 새로운 사실을 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곤한다.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고 새로운 궁금증이 생기며 진작에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학교 교과목 안에서만 만나는 역사가 아닌 현장에서 만나는 역사를 알려주고 싶어 틈만 나면 여기저기 다니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장소를 보니 반 정도는 갔다 왔던 곳이다. 하지만 미리 관련 책을 읽어 보고 가거나 그곳에서 해설사의 해설을 들었던 경우는 기억이 나고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 온 곳은 그저 갔다 왔다는 것만 기억날 뿐이다. 역시... 물론 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처럼 차이가 확연히 날 줄은 몰랐다. 특히 화엄사의 경우 분명 작년 가을에 갔다 온 곳이건만 거기서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구조가 어땠는지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그처럼 오래되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을 휘 둘러보기만 하고 왔다는 것이 어찌나 안타까운지 모른다. 워낙 먼 곳이라 쉽게 갈 수도 없는 곳을 말이다. 이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나보다.

고대의 고인돌부터 무령왕릉, 포석정을 비롯하여 경운궁과 독립문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의의가 깊은 건축물 12가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간단한 사전지식을 얻기에 적당하다. 물론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알고자 한다면 다른 책을 참고해야 겠지만 처음 접하는 책으로서는,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책으로서는 아주 적당하다고 본다. 아직도 정확한 학설이 자리잡지 않은 이야기들에 대해서도 여러 학설을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믿음이 간다. 만약 거기서 예전에 주장하던 학설만을 이야기했다면 아마도 계속 읽을 마음이 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수원 화성에 관한 이야기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거중기는 실제로 거의 사용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글쎄...

이제 이 책을 들고 남한산성과 부석사 등 못 가본 몇몇 곳을 가 봐야겠다. 갈 장소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책을 들고 다니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기쁨도 쏠쏠하다. 물론 아직은 아이들보다는 내가 더 기쁨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는 것이 아쉽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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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는 날에는 진짜가 되는 거야 이야기 보물창고 2
마저리 윌리엄즈 글,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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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물건일지라도 많은 이야기와 추억이 있는 물건이라면 당사자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물건이 된다. 남동생도 어려서 엄마가 처음 사 준 작은 곰인형을 어찌나 가지고 놀았는지 귀도 닳고 다리도 실밥이 다 뜯어졌음에도 커서까지 아니 지금까지 깊숙이 숨겨 두고 있다. 이사 갈 때도 엄마는 버리고 갔건만 나중에 슬쩍 가져왔다고 한다. 이런 추억이 있는 물건은 남자냐 여자냐의 구별도 필요없다. 남동생에게 그 곰인형은 단순한 인형이 아닐 것이다. 엄마의 사랑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이 모두 들어있는 귀한 물건일테지.

여기 그와 같은 추억을 담고 있는 인형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벨벳 천으로 된 토끼 인형. 그러나 그 인형이 처음부터 아이에게 소중한 물건이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항상 가지고 자던 인형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그 대용품으로 아무거나 골라 잡은 것이 이 토끼 인형이었던 것이다. 창고에 있을 때 조랑말에게서 진짜가 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토끼 인형은 가끔은 그 때를 그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와 항상 붙어 다니며 아이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아이가 숲으로 놀러 갈 때도 정원에서 놀 때도, 심지어는 아플 때도 그 옆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이제 부드러웠던 천은 너덜너덜 해졌다. 그래도 인형은 기쁘기만 하다. 아이가 자신을 진짜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심하게 아프고 나서 병균이 있다며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책을 태워버려야 한단다. 이제 토끼는 버려진 것이다. 아이는 식구들과 바다로 놀러 간다는 말에 인형은 신경도 안쓴다. 과연 인형은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조랑말이 해 줬던 진짜가 된다는 이야기. 진짜가 되면 아플 수도 있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과 그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눈물... 인형이 눈물을 흘린 것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음에도 이 책은 좀 다르게 다가온다. 요즘 나온 책들이 뭐랄까... 진동 폭이 큰 것에 비유한다면 이 이야기는 진동 폭이 작지만 더 오래 울리는 그런 느낌이랄까. 물론 서술이 약간 길어서 자칫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이 1922년에 씌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요즘의 문화가 빠른 전개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요즘 아이들에게는 진짜로 될 만한 인형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진다. 과연 내 남동생의 인형은 진짜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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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갈매기 섬의 등대 좋은책어린이문고 3
줄리아 엘 사우어 지음, 최승혜 그림, 김난령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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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장 상상하기 어려운 장소가 바로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내륙에서만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서 저런 데서 살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은 단지 장면으로 보여지는 모습만 보기 때문이리라. 그들의 삶이 내가 생각하듯이 낭만적이거나 아름답지만은 아닐 테니까. 물론 어느 곳에서 살든 삶이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낭만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힘든 시기도 있고 고난도 있었기에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보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내가 소로우가 월든 숲에서 살았던 삶을 동경하듯 바닷가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아무도 살지 않는 등대가 있는 섬에서의 삶을 동경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매일 반복되는 삶.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삶...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으며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삶을 지금은 동경하고 있지만 막상 그 시간과 장소가 내게 주어진다면 어떨까. 아니 그보다 이 책에서처럼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도 없고 누군가에게 연락을 취할 수도 없는 그런 곳이라면... 글쎄, 자신이 없다. 백 번 양보해서 그런 곳에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일정한 기간만이라는 단서가 붙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로니와 모스 부인이 2주일 정도라는 약속한 기간 동안은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보내지만 그 기간이 지나자 서서히 초조해지고 떠날 날만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말이다. 

제비갈매기 섬이 모스 부인에게는 남편과의 추억이 있는 곳이고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지만 이제 열 두 살인 로니는 그저 잠시 여행을 하는 그런 곳일 것이다. 그러나 결국 로니도 나중에는 그 섬을 사랑하게 된다. 비록 처음에는 바이런씨가 속였다는 사실 때문에 화가 났지만 그의 사연을 알고 나서는 즉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서는 그 상황이 결코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주 낯선 곳에서 지내는 크리스마스, 더구나 (비록 본의는 아니지만)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게 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큰엄마와 로니는 분명 두고두고 추억에 남는 시간을 보낸 것일 게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슴이 찡한 부분은 바이런씨가 열 살에 배를 타게 된 이후로 젊은이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조카들과 보내기 위해 오래전부터 모스 부인과 로니를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준비를 했다는 점이다. 그것도 아들이나 딸이 아니라 조카라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아마도 직계 가족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섬에서 등대지기를 하며 보낸 삶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물론 이것은 세속적인 것만을 값지다고 생각하는 다분히 속물적인 발상일 수도 있겠다. 여하튼 자신의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로니와 모스 부인의 크리스마스를 희생시키기는 했지만 결국 그들 모두가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오래 전에 뉴베리 아너 상을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은은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그러나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그림이 너무 왕자와 공주 이야기 같은 느낌을 주어서 이야기에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거기에는 우리 작가가 재해석해서 그림을 그렸다는 선입견도 작용했을 수 있겠다. 그래도 왠지 글과 그림이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못 받겠다. 그림 자체만 보면 분명 아름답고 예쁜 그림임에도 어딘지 어색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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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왜 사람과 함께 살게 되었나 그림책 보물창고 27
잰 브렛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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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가장 기르고 싶어하는 동물을 꼽으라면 대개의 아이들이 강아지를 꼽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하도 강아지 노래를 해서 얼마전부터 키우고 있는데 틈만 나면 강아지를 끌어 안고 다닌다. 아이들이 어찌나 예뻐하는지 모른다. 물론 나도 가끔은 귀찮다는 생각도 들지만 외출이라도 하면 집에 혼자 있을 강아지가 걱정되고 낮에 혼자 있을 때 말이라도(비록 야단치는 것이 주로라지만...) 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외출햇다 돌아오면 가장 먼저 뛰어나가 반기는 것도 강아지 몫이다.

인류와 가장 오래 전부터 함께 살아온 동물 개. 과연 그 개는 처음에 어떻게 사람과 함께 살게 되었을까. 물론 지금처럼 가까워지기까지는 수많은 세월이 걸렸겠지. 그러나 간혹 야생동물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서 서로에게 정이 들어 인간과 함께 사는 동물을 볼 때마다 그리 많은 세월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습성이나 그 밖의 소소한 것들이 변하는 시기는 오래걸렸겠지만 정이 드는 과정은 많은 세대가 걸려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

여기 개가 어떻게 사람과 함께 살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아니 이야기하는 책이 있다. 이 이야기가 진실이라고 믿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이런 식으로 인간과 함께 살게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세밀한 그림과 테두리에 가득 들어 있는 그림을 보며 어딘지 낯익다는 생각을 하고 작가소개를 읽어보니... 아하, 그랬구나. 바로 <털장갑>을 쓰고 그린 작가란다. 그 책에서도 테두리에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배치했었지. 그리고 무엇보다 세밀한 배경과 인물 그림이 아름답게 다가왔던 작가였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넘긴다.

사냥을 나갔던 킵이 자신의 보금자리인 동굴로 돌아가는 길에 늑대를 만난다. 도처에 널려 있는 많은 맹수들을 피해서 가고 있는 중에 만난 늑대는 킵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코뿔소 갈비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킵은 놀리기만 할 뿐 나눠 먹을 생각을 않는다. 그냥 한 개 주지... 그러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텐데 말이다. 냄새도 잘 맡고 소리도 잘 듣고 귀도 밝은 늑대는 번번이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피한다. 덕분에 킵도 위험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다. 결국은 호랑이에게 먹을 것을 모두 빼앗기고 간신히 목숨 많은 건진 후에야 늑대의 능력을 인정하고 서로 타협한다. 늑대는 위험으로부터 킵을 보호해 주는 대신 킵은 늑대에게 맛있는 먹이를 나눠주기로 하고 말이다. 킵은 자신의 목에 걸었던 목걸이를 늑대에게 걸어 주고는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해서 개가 인간과 함께 살게 되었단다.

마치 이래서 그렇게 되었단다라는 식의 옛이야기 같다. 아니 그런 옛이야기라고 해도 되겠다. 어차피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만들어낸 정확한 이야기가 아닐테니까...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한 그림은 시원함마저 느낀다. 태초의 자연을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나중에 늑대 중에서 맨 처음으로 꼬리를 흔들었다는 표현에서 안도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까지 늑대라고 생각했던 그림이 갑자기 온순하고 친근한 개로 변하는 느낌이 든다. 그림은 그대로인데 말이다. 아마도 늑대를 바라보는 내 시신이 변했기 때문이겠지. 여하튼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책을 넘길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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