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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우리는 이렇게 놀았어요
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전편에서 일곱 살이었던 짱뚱이가 여덟 살이 되어 입학을 한단다. 당시 입학할 때 모습이 그대로 나와있다. 난 기억은 안 나지만 부모님이 하시는 이야기와 비교해 보면 정말 똑같다. 그때는 코 흘리는 아이들도 참 많았지.
소풍은 또 어땠고. 지금이야 소풍을 차 타고 멀리 가지만 그때만 해도 걸어서 갔었다. 게다가 저학년 때는 부모님도 따라오셨던 기억이 난다. 십 리가 되는 학교를 걸어갔다가 다시 소풍지까지 걸어가면 돌아올 때는 기진맥진이다. 그 먼 길을 쬐그만 아이들이 어떻게 걸어다녔나 모르겠다. 그래도 결석 한 번 안 하고 학교를 갔으니 거의 인간승리다. 지금 같으면 도저히 못할 것이다. 그렇게 시키는 부모도 물론 없을 것이고.
긴긴 겨울밤에는 심심하니까 아이들끼리 이불 속에서 놀이도 했다는데 난 동생과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러지는 못했다. 대신 동네 아이들과 모여서 이야기하고 놀았던 기억이 난다. 짱뚱이 언니는 얌전하게 그려져서 동생을 잘 돌보고 이해심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냥 평범한 언니의 모습이다. 동생이 더 좋은 걸 가지고 있으면 샘이 나서 어떻게든 빼앗으려 궁리하고 아쉬우면 잘 데리고 노는 전형적인 언니.
그때는 참외 서리를 해도 먹을 만큼만 따 가라고 할 정도로 인심이 좋았는데 지금은 바로 경찰서에 갈 각오를 해야한다. 그만큼 인심이 팍팍해진 탓일 게다. 한번은 앞집 동생이 우리집에 와서 수박을 서리했는데 하나도 안 익어서 못 먹고 버렸다고 엄마 있는데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 말을 가만히 듣던 우리 엄마, '얘, 그거 우리 밭이야!' 그래도 혼나는 일은 없다. 돌이켜 보니 마음만은 부자였던 시절이다. 문득 그때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