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뚱이의 보고 싶은 친구들
오진희 글, 신영식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노는 게 일이었다는 그 시절. 겨울이면 방안에서 놀고 대보름이면 돌아다니며 더위 팔고... 그런데 우리 동네에서는 대보름 전날 저녁에 즉 오곡밥을 하는 날에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밥과 나물을 훔쳐서 다함께 비벼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지... 겨울이기 때문에 모일 집을 정하고 방에 따끈따끈하게 불도 때놓고 온갖 나물을 넣고 슥슥 비빈 밥맛은 최고였다. 게다가 집집마다 음식맛이 다르니 똑같은 이름의 나물이라도 맛이 다 달랐다. 그런데 짱뚱이네 동네는 손이 귀한 집 아들만 그런 풍습이 있었단다. 아무렴 어떤가. 풍습은 달라도 마음만을 똑같은 것을.

이가 빠지면 노래 부르며 지붕으로 던지는데 요즘은 그럴 지붕이 없다. 대신 외국의 풍습이 들어왔다. 바로 베개 아래에 이를 넣어 놓으면 이 대신 돈을 놓고 간다지.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놀이를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 단순히 놀이만을 되살린다고 되는 일도 아니라서 더욱 안타깝다. 

지금은 문방구에 가서 돈 주고 사던 찰흙도 그 시절에는 직접 흙을 파서 가지고 갔었다. 그런데 짱뚱이처럼 여러번 치대야 찰흙이 말랑말랑해진다는 것은 몰랐다. 온 동네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함께 학교 숙제도 하고 놀기도 했으니 정이 많이 들 수밖에 없겠다. 지금의 아이들은 그런 친구가 있기나 한지... 물론 그 시절에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먼저 떠나보내는 친구도 있었겠지. 길숙이처럼. 한번 이사가면 그만인 현대의 아이들은 과연 나중에 커서 마음에 남는 친구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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