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러분에게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며칠 전, '자만심과 행복과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행복은 남들과의 비교’로 생겨나는 것이라고 글을 썼습니다.

 

 

“행복의 문제에서 남들과의 비교는 필수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씀.) - pek0501의 페이퍼에서.

 

 

제 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스티븐 핑커의 글을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행복의 절대 기준 같은 것은 없습니다. 구석기 시대 수렵채집인은 운동화나 중앙난방이나 페니실린이 없다고 짜증을 냈을 리가 없어요. 뇌는 추구할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있는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뇌는 주위를 둘러보면서 남들이 얼마나 풍족한지 살필 수 있습니다. 그들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이죠. 남들은 우리의 행복 등급을 정하고, 나 자신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루기를 희망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안타깝게도 그 방식은 많은 이들을 불행하게 하는 행복의 한 가지 특징을 빚어냅니다. 즉 자신이 주변의 모든 사람보다 좀 더 나으면 행복하고 좀 못하면 불행해지는 것이죠. 월급봉투를 보고서 월급이 5퍼센트 오른 것을 알면 기뻐하겠지만, 다른 모든 동료의 봉급이 10퍼센트 오른 것을 알면 망연자실할 겁니다.

 

 

- 스티븐 핑커 외 지음, <마음의 과학>, 26쪽

 

 

 

 

이에 대해 오렌 님이, 남들과의 비교를 하지 않고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도 많다고, 댓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역설적으로는 '남들과의 비교'로부터 벗어나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수없이 많거든요.” - 오렌 님의 댓글에서.

 

 

이런 말씀에 전혀 공감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은 다양하니까요. 또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믿습니다. 다만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 대해서 말한 것이니까, 그런 사람들을 예외로 놓고 글을 썼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80~90프로의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고, 오렌 님은 10~20프로의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2.

또 하나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남들과의 비교'로 인해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선 비교적 결핍(결핍의 고통)을 느끼지 않는 넉넉한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의 페이퍼에 제가 쓴 것처럼, 행복에는 자만심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게 맞는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어느 하나에 대해서라도 자신감 또는 우월감을 갖는다면 남들에게 관대해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를 들면 영어 실력이 있는 사람이 글 잘 쓰는 친구에게 시기심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마음속에서 ‘그래도 영어는 내가 더 잘해’라고 생각한다면 시기심을 물리칠 수 있다는 얘기죠. 아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마음속에서 ‘그래도 우리들 중에서 내가 제일 돈이 많아’라고 생각한다면 관대해질 수 있고요. (이게 맞는지 여러분에게 여쭙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남자라면(아직 이 시대는 여자와는 달리 남자가 직업이 없으면 좋은 시각으로 보지 않음을 고려해서 남자로 가정함.), 친구들은 다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저만 직업이 없을 경우에,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들 모임에서 어울릴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제 생각엔 처음 몇 년은 그 모임에 나갈지 몰라도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직업이 없다면 저절로 나가지 않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친구들 중 반 이상이 직업이 없다면 문제는 달라지지요. 낙천적으로 놀다 올 수 있을지 몰라요. 이게 바로 ‘남들과의 비교’ 때문이지요.

 

 

지난 시절 아이엠에프(IMF) 체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잘 버티며 지낼 수 있었던 건, ‘나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며 위안을 받고 힘을 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이것도 ‘남들과의 비교’때문이지요.

 

 

저는 어떤 확신을 가지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잘 몰라서 여러분에게 여쭙고 있는 것입니다. 제 생각이 맞는지, 틀린 생각인지...

 

 

..............................

다양한 의견의 댓글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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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2-11-17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 님,
내가 10%이면 어떻고 90%이면 어떻겠어요.
아무것도 대수롭지 않아요.
나는 그저 나일 뿐이에요.

아이들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좋아하는 까닭은
돈이 많거나 잘생기거나 집이 있거나 자가용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내 어머니요 아버지이기 때문이에요.
아이들한테 어버이는 0.00001%도 안 되는 사람이겠지요.

pek0501 님 스스로 즐겁고 아름답다고 여기는 길을 걸어가면 돼요.
누구한테 무얼 묻기 앞서
스스로 마음속에 모든 대답이 다 있으니까,
그 대답을 즐겁게 바라보셔요.

남자이자 집안일을 도맡는 제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번듯한 직장도 간판도 이름도 월급도 없지'만,
어떠한 모임에서도 꿀리지(?) 않아요.
외려, 내 동무들이 나더러 '회비 내지 말라'고 해 주어요.
돈 못 버는 저한테 회비를 받을 수 없다고 하고,
때로는 택시비도 준답니다.
나는 즐겁게 다 받지요.
그 대신 나는 동무들한테 '삶을 누리는 즐거움'이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말이나 글로 들려줘요.

그러면 되지요.
그런데 나는 동무들한테 아무것도 못 주어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나는 동무들하고 서로 '동무'이지
'적대관계'나 '경쟁관계'가 아니거든요.

이것저것 서로 재고 따지고(비교) 한다면,
이렇게 하는 데부터 서로 '동무' 아닌 적이나 경쟁일 뿐이잖아요.

페크(pek0501) 2012-11-17 18:37   좋아요 0 | URL
하하하~~~ 그것 보셔요. 제 말이 맞지요.ㅋㅋ
된장 님은 글 쓰시는 분이라 꿀릴 게 없는 게 아닐까요?
만약 책을 내신 분이 아니라면 다른 모습일지 몰라요.

"그 대신 나는 동무들한테 '삶을 누리는 즐거움'이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말이나 글로 들려줘요."라고 하셨는데, 만약 이 능력이 없으시다면 무엇으로 답례를 하시겠어요? 아니면 답례를 아예 하지 않고도 매번 즐거우실 수 있는지요?

된장 님의 말씀은 한 가지라도 뭔가 우월한 게 있어야 삶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요, ㅋㅋ 제가 잘못 읽었을까요?(잘못 읽었다면 죄송해요.^^)

저는 제 생각이 맞는지를 알고 싶을 뿐이에요.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럼 고쳐야지요. 모든 사람들이 저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제가 착각한 것이라면 수정해야 되지 않을까요?


숲노래 2012-11-17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이 맞거나 틀리거나 대수롭지 않아요.
게다가 내 동무들은 내가 낸 책을 거의 읽지도 않아요.
꾸준히 만나는 고등학교 적 동무들 가운데도 한둘만 읽어 주지
다른 아이들은 읽어 주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동무라 해 봤자 '제가 무얼 하는지 모른다'고 할 텐데,
그저 '서로 동무'라는 것으로 만난다고 하겠어요.

제가 살아오기로는
'내가 남보다 낫다' 싶은 대목이 있어서
내 삶이 즐겁지 않아요.
나 스스로 내 삶을 즐길 무엇이 있을 때에 즐거울 뿐이에요.
그래서 오늘 제 서재에 쓴 '책느낌글'에서도
이 대목 하나를 밝히는 글을 썼어요.

즐거우려고 하는 사람만 즐거워요.
사랑하려고 하는 사람만 사랑을 나눠요.

pek0501 님 스스로 '즐거움(행복)' 뿌리를 찾고 싶기 때문에
이 뿌리는 언제나 스스로 찾을 수 있어요.

다만, 틀을 세우거나 경계를 짓지는 마세요.
모두 즐거이 받아들이면 돼요.

페크(pek0501) 2012-11-17 18:48   좋아요 0 | URL

제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이 있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짜증을 자주 내더군요. 그래서 깨달은 건 열등감이 많으면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었어요. 이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반면에 행복한 사람은 주위 사람들에게 불평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2-11-17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언니,
오랜만에 들렸다가 재미있는 페이퍼라서 유심히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이상적으로는 비교하지 않고 자신으로 행복한 사람이 가장 좋겠구나 하는 생각은 들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비교를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타인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될테니 그것도 문제가 있겠구요. 아시겠지만 항상 문제는 균형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열등감은 분명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심리학의 아들러는 "인간이 된다는 것은 자신을 열등하게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라고 말하며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일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열등감으로 인해 신경증에 이르는 과정과 우월성의 추구를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이냐, 아니냐... 이런 이분법적 답으로 해결할 수 있는게 아닌
오렌님과 언니의 말씀, 된장님의 말씀까지도 모두 일리있고 올바른 말씀이라 생각되네요.
역시....... 이런 토론은 참 좋습니다. 오랜만에 다른 생각을 좀 해보았어요. 쪼옥~

페크(pek0501) 2012-11-17 21:43   좋아요 0 | URL
아, 보고픈 그리고 그리운 달여우 님... 매우 반가워요.

안 그래도 어제인가 님이 생각나서 님의 서재에 들러 봤답니다.
새 글이 없길래, 바빠서 그런가 보다(무슨 일로 바쁜지 잘 알기에... 괜히 자극 주지 말아야지 하면서)하고 흔적을 안 남기고 그냥 왔답니다.

님의 고견에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

다크아이즈 2012-11-18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행복은 홀로 서고 지극히 주관적이긴 하지만 페크님 생각과 마찬가지로 비교우위의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정 스님 같은 분 정도야 비교 상대 없이 모든 걸 놓을 때 행복하다고 하시겠지만 저같은 필부필부에겐 어디 그렇겠습니까. 열등감 가진 사람의 피해의식은 어떻게든 나타납니다. 저도 그것에서 자유롭지 못하구요. ㅋ

두 번째 의견도 제 경험으로는 많이 가진 자가 (정신적)여유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피해의식도 덜하고, 눈치도 보지 않고, 자학하지도 않고, 겸손으로 위장하지도 않고... 저는 그 반대이기 때문에 그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누적된 과거가 오늘이기 때문에 이런 성향은 하루 아침에 발현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이 두 의문엔 정답이 없다는 사실만이 정답이 될 것 같사옵니다.



페크(pek0501) 2012-11-18 12:37   좋아요 0 | URL
제 생각과 일치하는 1인을 만나 반갑습니다. 제 말이 그 말이에요. ㅋ
저도 열등감 있는 어느 부분에서 괜히 과잉 반응하고 속이 좁아집니다.
그래서 열등감 있는 자의 심리를 알게 되었답니다.

정답이 없음에도 동의합니다. 사람은 제각기 다르니까요. 다만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었답니다. (제가 갖고 있는 편견이 있다면 깨고 싶었고요.)

님의 고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들 댓글을 참 잘 쓰세요.)

프레이야 2012-11-18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답 없는 얘기지만 행복지수를 조사해본다는 것 자체가 행복에 관심이 많고
행복의 조건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 같아요. 예를 들어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행복지수 1위라는 건 우월하거나 열등한 비교대상이 없이 고만고만한 환경이어서
그런가 싶어요. 덴마크 사람들도 마찬가지고요.
사람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조건들 중 경제적, 정치적 안정된 사회가 그 기여도가 큰 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봉사하는 삶이라고 들었어요. 대가 없이도 자신의 존재감이 발휘되는
환경을 말하는 것이겠죠. 개인적인 생각으론, 행복한 관계맺기가 행복의 조건이 아닐까해요. 저도 그것에 능숙하지 못하지만 노력하면 불행한 관계맺기를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자신부터 진정 사랑해야 가능하겠죠.
물론 페크님의 페이퍼 내용에는 동감하구요. 자만심이라고 표현하셨지만 그건 '자존감'
혹은 '자긍심'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한 단어로 저는 읽었어요.^^
일요일 행복하게 보내셨어요? 전 행복감 유지하려고 영화까지 한 편 보고
들어왔어요. 롱폴링, 좋은 영화였어요. 제 행복의 이유 중 하나^^

페크(pek0501) 2012-11-19 13:36   좋아요 0 | URL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행복지수 1위라는 것, 저도 신문에서 보고 놀랐어요. 결국 행복은 부(물질)에 비례하지 않는가 봐요. 차라리 주위 사람들로부터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겠죠.

봉사하는 삶의 가치는 저도 알고 있어요. 봉사를 통해서 오히려 많이 배우고 감동하고 행복을 얻는다고 하더군요. 봉사하는 선배님으로부터 자세히 들었어요.

맞아요. 행복한 관계맺기가 중요해요. 다른 말로 바꾸면, 주위에 좋은 사람들을 배치하기, 가 됩니다. 배치로 끝날 게 아니라 좋은 관계가 되도록 노력도 필요하겠죠.

예리한 지적입니다. 자존감 또는 자긍심이 더 좋겠네요. ㅋ

저는 남편과 한 달에 한 편 영화를 보게 되더라고요. (남편이 영화광이라서 예약을 해 놔요.) 그런데 저와 취향이 달라서 제가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닌, 남편이 좋아하는 영화만 보게 돼요. 지난 주인가 007영화 봤어요. ㅋㅋ그건 재밌었어요. 그건 남편과 놀아 주기, 이고ㅋㅋ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혼자서 보게 되더라고요. 혼자 보면 편하고 좋아요. ^^

페크(pek0501) 2012-11-1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제가 쓴 글보다 여러분의 댓글이 더 돋보이는 그런 페이퍼가 되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oren 2012-11-1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핑커가 말 그대로 '마음의 과학'을 통해 얻은 결론도 얼마든지 수긍할 수는 있지만, '마음'을 과학적으로만 분석하려드는 태도에 대해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건 단지 과학자의 얘기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싶어요.

결국 '남들과의 비교'를 행복과 불행의 동기로 삼는다는 것은 그것에 너무 큰 역할을 부여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분명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즉시 불행과 행복 사이의 '낮은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 수 있는 것도 사실이겠지만("나는 신발이 없다고 한탄했는데, 거리에서 발이 없는 사람을 만났다"는 앤드류 카네기의 명언 하나만 떠올려봐도 그렇죠), 그런 행복감 이외에도 '온갖 행복'에 이르는 '삶의 온갖 다양한 방식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꼭 특별한 예술가나 종교인의 삶 속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세상 곳곳에서 자기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그것이 자신의 일이나 취미나 예술활동을 통해서든, 혹은 보다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 헌신하려는 다양한 사회활동들을 통해서든) '남들과의 비교' 없는 평온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2-11-19 14:16   좋아요 0 | URL
스티븐 핑커가 말 그대로 '마음의 과학'을 통해 얻은 결론도 얼마든지 수긍할 수는 있지만, '마음'을 과학적으로만 분석하려드는 태도에 대해 늘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건 단지 과학자의 얘기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싶어요.

- 이 글을 기억해 두겠습니다. 제게 필요한 것 같아서요. ^^

oren 2012-11-19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여전히 지구는 도는데....'라는 말이 떠오를 만한 댓글도 달아봅니다. ㅎㅎ

* * *

인간의 비극

여러 시대에 걸쳐 인간의 조건을 관찰했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비극을 지적해 왔다. 사람들은 이웃들보다 낫다고 느낄 때 행복하고, 그들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불행하다.

그런데, 아! 다른 사람의 눈으로 행복을 들여다보는 것은 얼마나 씁쓸한 일이냐!
- 윌리엄 셰익스피어(《뜻대로 하세요》5막 2장)

행복 [명사] 타인의 불행을 생각할 때 생겨나는 흡족한 기분.
- 앰브로즈 비어스

성공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실패해야 한다.
- 고어 비달

곱사등이가 즐거워할 때는 언제인가? 다른 사람의 등에서 더 큰 혹을 보았을 때다.
-이디시 속담

- 스티븐 핑커,『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中에서

oren 2012-11-19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은 참된 불행이나 행복, 다시 말해 지금까지 줄곧 이야기해 온 그 두 원천이 실은 보잘것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는 갈채에 위로를 얻는다. 이와 반대로, 어떤 의미에서나 그 정도를 불문하고 조금이라도 자기 허영심이 손상되거나 모욕받거나, 또는 무시당하거나 멸시를 받으면, 영락없이 격분하거나 때로는 커다란 비애를 느끼게 되는 것을 보면 놀라울 정도이다.

- 쇼펜하우어,『삶의 예지』中에서

oren 2012-11-1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의 비극

행복의 비극은 3막까지 있다. 부정적인 감정(두려움, 슬픔, 불안 등)이 긍정적인 감정보다 두 배나 많으며, 손실이 같은 양의 이득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테니스 스타 지미 코너스는 인간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나는 이기기를 좋아한다기보다는 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비대칭은 실험실에서도 발견되었다. 한 심리학 실험에서는, 사람들은 확실한 이익을 확보할 때보다 확실한 손해를 피하려 할 때 더 큰 도박을 벌인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의 기분은 이득을 상상할 때 상승하는 폭보다 손실을 상상할 때(예를 들어, 학교 성적이나 이성과의 관계에서) 하락하는 폭이 더 크다는 것을 밝혀냈다. (중략)

상황이 점점 좋아지는 경우 적응도의 증가는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음식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그것도 어느 한도까지다. 그러나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 적응도의 감소는 게임 종료로 이어질 수 있다. 음식이 부족하면 세상을 하직해야 한다. 무한히 열악해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전염병, 굶주림, 잡아먹힘, 추락 등등), 크게 좋아지는 방법은 많지 않다. 그 때문에 미래의 이득보다는 손실에 주목할 가치가 더 큰 것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쾌락의 쳇바퀴'에 갖힌 존재

초기의 진화심리학자로서 즐거움의 심리를 연구했던 도널드 캠벨은 인간을 가리켜 행복을 획득해도 결국에는 더 행복해지지 않는 '쾌락의 쳇바퀴'에 갇힌 존재라고 묘사했다. 사실 행복에 대한 연구는 종종 전통적인 가치관을 옹호하는 설교처럼 들린다. 그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은 부유하고 특권이 있고 힘이 세고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 배우자와 친구와 종교, 그리고 도전적이고 뜻있는 일을 가진 사람이다. 이 발견이 과장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개인이 아니라 평균에 들어맞기 때문이고, 원인과 결과를 쉽게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결혼 생활은 행복을 주지만 또 한편으로 행복은 결혼과 결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캠벨이 내린 다음의 결론에는 수천 년의 역사 속에 존재했던 현명한 사람들의 생각이 녹아 있다. "직접적인 행복 추구는 불행한 삶을 만들어 내는 조리법이다."

- 스티븐 핑커,『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中에서

페크(pek0501) 2012-11-19 14:14   좋아요 0 | URL
곱사등이가 즐거워할 때는 언제인가? 다른 사람의 등에서 더 큰 혹을 보았을 때다.
-이디시 속담

오렌 님이 옮겨 놓은 이 글을 보니 그런 글이 생각납니다. 거지가 부러울 때는 동료 거지가 한 끼의 밥을 더 동냥을 얻었을 때이다, 라는 것. 거지는 부자들을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ㅋㅋ

긴 여러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댓글은 인쇄해서 봐야 하는 거죠. 인쇄한 프린트를 읽으며 그 뜻을 음미하며 커피를 한 잔 때리겠습니다.

오렌 님,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염.

루쉰P 2012-11-2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이번에는 논쟁의 페이퍼를 들고 오셨네요. ㅋ
당연히 저 역시 비교의 행복 속에서 살고 있어요. 음 뭐랄까? 저 사람과 나의 생활을 비교하는 것도 그렇고, 내가 필요한 것들, 그리고 내가 필요로 하는 돈들이 있을 때 행복감. 그건 살아가며 필요하다고 봐요. 필요 없다면 그건 거의 인도에서 수행하는 수준 ㅋ
그러니까 상대적인 행복이라고 할까요? 무엇이 있을 때 얻어지는 행복감. 근데 제가 생각하는 상대적인 행복감은 타인의 삶을 내 삶과 비교할 때 얻어지는 것과는 좀 틀려요. 그건 사람이 아니라 물질적 행복감이라고 할까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존 물품들과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해 얻어야 하는 것들을 얻을 때 행복감이라고 생각해요.
이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절대적 행복감도 필요하다고 봐요. 루쉰 선생의 아Q정전에서의 아큐처럼 자신의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정신승리법이 아니라 자신의 어떤 목표, 그리고 이상을 놓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 그 누구에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품은 꿈을 향해 가고 그 꿈이 타인을 위해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남들과의 삶에 도움이 되도록 만드는 싸움. 그게 나름대로의 절대적인 내 안의 행복감이라 할까요? 나와 함께 그대도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 그런 삶 ^^
참으로 말은 쉬운데 실천은 어렵죠. 저야말로 사랑의 핵폭탄을 안고 자폭했으니 말이죠. ㅋㅋ 오랜만에 저도 글 하나 써서 올렸어요. 여전히 길어요. ㅋㅋ
읽으시고 철저한 문법 지적 부탁드려요. 후후후

페크(pek0501) 2012-11-20 15:48   좋아요 0 | URL
아, 이게 누구신가요? 아주 오랜만의 출현이 아니신가요?
님의 글이 궁금하여 벌써 글을 읽고 왔답니다. ㅋ
뭐 검색할 게 있는데 거실까지 나가기가 귀찮아서 침대에서 넷북을 켜고 보다가 이곳 들어와 님의 댓글을 봤어요. 반가웠어요. 아주 많이...

여전히 소설 같은 글입니다. 재밌어요. 슬픔에도 재미라는 게 들어있을 수 있죠. 그래서 슬픈 영화에 관객이 많은 것이고요. 어느 부분에선 빵 터졌어요. 역시 재능이 뛰어납니다. 또 기대해도 되겠지요? 팬으로서 파이팅!!!!!!


마태우스 2012-12-03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직업이 없었거나 변변치않았다면 친구들 모임에 못나갔을 것 같아요. 초등동창 중 1%재벌이 좀 있어요. 그네들이 저한테 같이 놀자고, 자기네 모임에 가입하라고 한 적 있어요. 못했지요. 직업이야 어떻든 재산 면에서 그들의 상대가 안되니깐, 괜히 주눅이 들더라고요. 글구...요즘 제가 테니스장에 갈 때마다 마음이 괴롭습니다. 테니스가 너무 안되서요. 그럴 때 "내가 기생충은 더 잘해'라는 생각을 하긴 어렵더라고요. 코트에선 오직 테니스 실력만으로 평가되니깐요.

페크(pek0501) 2012-12-04 11:11   좋아요 0 | URL
그 기분, 알 것 같아요. ㅋㅋ저도 글 잘 쓰는 알라디너들의 글을 보면
기죽는데, 그럴 때 논술은 내가 더 많이 알아, 라고 생각해 봤자
별로 위안이 되지 않더라고요. 글쓰기는 오직 글쓰기 실력만으로 평가되니까요.
오늘 좋은 날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