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만에 <케이크와 맥주>를 완독했다.
작가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케이크와 맥주>에서 인상 깊은 구절을 뽑아 옮긴다.
(294~295쪽) 작가의 삶이란 가시밭길이다. 우선 가난과 세상의 냉대를 견뎌야 한다.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나서는 살얼음판을 걸어야 한다. 그리고 변덕스러운 대중에 휘둘린다. (중략) 하지만 작가는 한 가지 보상을 얻는다. 뭔가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면 괴로운 기억, 친구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슬픔, 짝사랑, 상처받은 자존심, 배은망덕한 인간에 대한 분노, 어떤 감정이든, 어떤 번뇌든 그저 글로 풀어 버리기만 하면 된다. 그걸 소설의 주제로, 수필의 소재로 활용하면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작가는 유일한 자유인이다.
→ 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발가벗은 몸을 세상에 내보이는 일이다. 이 창피를 무릅쓰고 나는 글을 쓰고 있고 사는 날까지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다.
자존심이 상한 일이나 분노를 일으키게 했던 일을 글로 쓰고 나면 불편한 마음을 덜 수 있었으니, 글쓰기가 주는 위로가 있긴 하다. 글쓰기는 마치 아픈 상처에 약을 바른 것 같은 효과가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