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어제로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곤 했는데,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나면 할 일을 끝낸 것 같아 마음이 시원해진다. 차례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추석 때는 차례상에 올리기 위해 잡채를 추가해 만들어 시간이 많이 들었다. 이왕 일을 하려면 열심히 하고 싶었다.
추석 다음날이었던 어제는 가족과 함께 외식을 했다. 차례 음식을 만드느라 수고했으니 소풍을 나가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실외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골랐다. 코로나19로 인해 금지되었던, 일 년 만에 하는 외식이었다. 야외 식당에서 한강을 보며 고기를 구워 먹으니 꿀맛이었다.
비가 오고 난 뒤에 맑게 갠 하늘을 보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아침에 오던 비가 그치고 날씨가 개어서 우리가 점심 먹을 때는 공기가 매우 맑았고 한강 위의 하늘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름이 조금씩 움직이며 시시각각 모양이 달라졌고 그에 따라 진기한 풍경이 펼쳐졌다. 우리 가족은 구름이 있는 가을 하늘을 보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 이 멋진 풍경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어 두었다.
점심을 먹을 때 벗었던 마스크를 쓰고 귀가하면서 아름다운 가을을 잘 만나고 왔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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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당신은 밖에 나가서 우산을 편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구질구질하게 또 비가 오는군!” 이런 말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비도, 구름도, 바람도 결코 마음대로 되지 않는데 어째서 “비 한번 시원스럽게 내리는군.”하고 말하지 못하는가.
-알랭, 「날마다 행복해지는 225가지 이야기」 中
<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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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생각 : 날씨 하나로 인해 기분이 상쾌해지는 건 권할 일이지만, 날씨 하나로 인해 불평을 늘어놓는 건 삼갈 일이다. 불평은 행복과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